정말로 사랑한다면

로판 AU :: 악역 영애 X 여주

知香 by 지향

뿡님 커미션

주의사항: 로맨스 요소, 신분제 사상


#인물 소개

미카

황족들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의 명예를 가진, 개국공신 공작가 가문의 고명딸. 곱게 컸다기보다는 엄한 분위기 속에서 공작가의 명성을 중시하면서 자랐기에 자연히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품격을 기대하곤 합니다. 거만하고 굽힐 줄 모르며 타인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존심이 매우 세며 자신의 미성숙한 내면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화려한 장신구로 겉모습만을 꾸미는 중입니다.

공작가의 권세를 등에 업기 위해 접근하는 사람이 많으며, 미카는 비슷비슷한 귀족 남성들에게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야

한때 유망한 가문이었으나 지금은 평민과 비슷한 수준의 남작 가문 출신, 첫째딸. 비록 가문은 기울었지만 아야의 할머니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거나 굴하지 말고 늘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라고 가르쳤습니다. 할머니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른 아야는 맑고 순수하며 조금 서투를지언정 요령 없이 우직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공작가가 개최한 무도회에 참가하여 사교계에 화려하게 데뷔할 생각으로 수도로 올라왔지만, 공녀의 시선은 영 좋지 못한 듯한데……

남주(모브라서 이름도 안 지어줌)

북부대공. 로판의 잘생긴 흑발 떡대 남주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순수하고 발랄한 아야에게 마음을 빼앗기지만 무뚝뚝한 성정 탓에 속 시원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법이 없습니다. 또한 아야의 귀족답지 못한 면모를 조금 답답하게 여기며, 자신의 사랑으로 고쳐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첫만남

미카의 공작 가문은 하나뿐인 공녀의 생일을 맞이하여 규모가 큰 무도회를 열었습니다. 비슷비슷한 귀족 남성들의 구애를 일일이 거절하며 피로감을 느끼던 중, 미카는 어렵사리 수도로 올라온 아야를 처음 만났습니다.

미카가 아야에게 받은 첫인상은 '과연 소문대로 이름 없는 남작가의 여식이군' 정도였습니다. 다소 조잡하게 느껴지는 리본 장식들에, 짧은 드레스에, 이곳저곳 둘러보며 안절부절못하는 태도까지……. 미카는 저 영애가 무도회의 격을 떨어뜨리지나 않으면 다행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짤막한 생각을 끝으로 미카는 남작 영애의 존재를 잊었습니다.

그러나 음악이 울려 퍼지고 춤을 추기 시작하자 아야의 존재는 단연 빛을 발했습니다. 실수가 없진 않지만 특유의 춤선이 아름다워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미카 역시, 저도 모르게 아야에게 자꾸만 눈길을 주었으며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후 짓궂은 귀족들이 아야를 둘러싸고 난처한 질문들을 던져 대자 아야는 당황하여 그 자리에 얼어붙었습니다. 미카는 저도 모르게 다가가 상황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감히 나의 무도회에서 소란을 일으킬 셈인가? 귀족들이 물러가고 아야는 고마운 마음에 활짝 웃으며 말을 걸었습니다

🍓 고마워요, 공녀님! 저는 수도에서 조금 떨어진 곳 출신이라서 사교계에 발을 들일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공녀님의 무도회에 참여한 것만으로 영광인데, 도움까지 주시니 정말 기뻐요.

그 후로도 아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사교계에서는 자신의 약점을 철저하게 감추는 것이 기본이기에 미카는 조금 당황했어요. 순진한 아가씨의 말을 가만 듣다가, 미카는 불친절한 말투로 한 마디 합니다.

🍎 사교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순진해 빠진 태도부터 고쳐야겠군요.

🍓 앗, 그런가요? 조언해 주셔서 감사해요. 또 어떤 부분들을 고치면 좋을까요?

조금 시무룩해지기는 했지만, 상처받을 법한 말까지 구김 없이 받아들이는 아야를 보고 미카는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과연 정말로 순진해 빠진 사람이군요. 험한 말을 함부로 하기 어려워질 정도로요.

이후 공작가로 돌아온 미카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분명 그런 아가씨라면 수도 생활이 녹록지 않을 테지요. 겪어 봐야 아는 것이 사교계라지만 꼭 물가에 애를 내어 놓은 기분이라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언제 봤다고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요?

#자투리 썰

남주와 아야는 아마 수도로 가던 중에 처음 만났을 것 같아요. 남주는 으레 후회남주가 그렇듯이 퉁명스럽게 아야를 대하지만 아야는 굴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대해 주었습니다. 남주는 묘한 기분을 느끼며 아야를 무도회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뭐지…… 아야는 후회속성 북부대공과 후회속성 악역영애를 양팔에 끼었군요


#혼처를 찾아 줘야겠다!

이후로도 미카는 아야를 마주칠 기회가 있었고, 그때마다 상냥하게 말을 걸어 오는 아야가 자꾸만 신경이 쓰였습니다. 어찌하면 저 해맑은 아가씨가 거친 귀족들 사이에서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

미카가 내린 결론은 '좋은 남편이 있다면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었습니다. 일단 자신의 시녀로 들이고(로판 상식: 귀족 영애들은 더 높은 작위의 귀족가 내지 황족의 시녀가 되어 인맥을 넓히곤 했습니다), 좋은 혼처를 알아봐 준다면 아야는 무사히 수도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야는 흔쾌히 공녀의 시녀가 되었고 두 사람은 점차 관계가 깊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카는 ~악역영애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여주의 조력자~정도의 포지션 캐릭터로 보입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

그렇게 괜찮은 남주 후보 찾기에 들어간 미카는 동부의 모질이 영식과 남부의 칠칠이 영식을 비교하며 고민에 빠집니다. 다 비슷비슷하게 찌질한 녀석들이라서, 도저히 아야의 입지에는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어요. 와중에 조금 괜찮은 영식이라고 생각하면 아야의 가문에 너무나 과분해서, 여러모로 균형 잡힌 남주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한편 시녀로 함께 지내면서 미카와 아야 사이에서는 점차 묘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공작가 하인들이 보면 경을 칠 거라면서도 공녀가 시녀에게 립을 발라 준다거나, 최신 유행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핑계로 수도의 유명한 데이트 코스를 함께한다거나.

시녀에게 마음을 쓰는 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상대가 내가 없으면 빵 한 조각만 남을 것 같은 영애라면 더욱! 미카는 그렇게 합리화하며 이상하리만치 부풀어 가는 자신의 마음을 부정합니다. 조금 서투른 면도 사랑스럽고, 부족한 점도 귀엽게 느껴졌으므로 미카는 점차 아야에게 귀족의 예법을 가르치는 일이 줄어듭니다.

그러면서 미카는 슬슬 조력자 여캐가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예법 따위가 별거인가, 나의 연인이 된다면 아무도 이 영애를 함부로 하지 못할 텐데.
……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아니,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야.

#자투리 썰

이런 중에도 아야는 남주와의 서사 역시 착실히 쌓여 가고 있습니다.

후회남주 속성의 남주는 분명 아야에게 큰 호감을 가졌지만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고, 아야는 크게 상처받진 않지만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며 생각에 잠기는 일이 많아집니다. 내가 그렇게나 부족한 사람인 걸까?


#정말로 사랑한다면

애매한 마음을 가진 채 지내던 미카는 남주가 아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북부의 공작, 그와 혼인한다면 아무도 아야를 함부로 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그럼에도 미카는 선뜻 둘 사이에 다리를 놓아 주기 어려웠습니다. 고민이 눈덩이처럼 커져 가니 아야는 늘 안색이 어두워 보이는 미카를 걱정했습니다. 공녀님, 고민이 있으신가요? 차마 당신 때문이라 말할 수 없어 마음고생을 하는 날이 늘어 갔습니다.

어느 눈 내리던 겨울날, 그날도 남주는 아야에게 한소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본도 못하는 이는 귀족이라 불릴 수 없다, 자신의 위치를 잊은 것인가?

미카는 지나가다가 대화를 들었습니다……라고 설명하면 좋겠지만, 미카는 졸렬한 마음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습니다. 아야가 남주를 좋아한다면 진탕 술이나 퍼마실 생각이었는데, 대화를 듣다 보니 남주는 아야를 아랫사람 대하듯 함부로 하고 있었습니다. 미카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남주를 추궁합니다.

🍎 공작가에서 직접 가르친 시녀에게 무슨 부족함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남주는 당황하여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사교계의 기본은 자신의 표정을 감추는 것인데, 화를 참지 못한 미카는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경을 쳤습니다.

🍎 사람을 입맛대로 바꾸려는 게 진정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게 맞나? 미흡한 점까지 사랑해줄 수 없다면 감히 사랑을 입에 담지 마라.

#소중히 여기는 마음

미카가 호되게 경을 쳐 남주는 자리를 떠났고, 미카와 아야는 조금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장미 온실을 거닐었습니다. 줄곧 온실 너머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던 미카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습니다.

🍎 사실 저도 대공에게 그리 말할 자격은 없었습니다. 저도 당신을 고칠 생각으로 시녀로 들였으니까요. 부끄럽군요.

가만히 듣던 아야는 반쯤 꺾인 장미를 가지에서 떼어내며 물었습니다.

🍓 지금은 마음이 바뀌신 건가요?

🍎 네, 지금은 그저 당신의 모든 것이 좋아요.

무척 부끄러운 이야기를 고백하듯 미카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습니다. 평생 귀족가의 위신 아래서 두려움 없이 자란 미카였으나 이번만큼은 아야의 표정을 살피기가 두려웠습니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던 아야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저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화내 주실 줄은 몰랐어요. 감사 인사를 전하기엔 늦었지만, 고마워요.

뒤늦게 미카는 크게 화를 내던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군요. 미카가 겸연쩍어하자 아야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그러고는 장미 한 송이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 공녀님께서 저를 소중히 여겨 주시는 마음, 오롯이 전해졌어요. 그 마음을 저 역시 소중히 여길 수 있게 해 주세요.


이후로는 생각날 때마다 자투리 썰들을 백업해 두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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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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