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요 광공의 집
1. 새로운 시도
아야는 아이돌로서 한 단계 스텝 업하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다양하게 해 보기로 했어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 여러 활동에 도움이 될 테니까요. 지금까지는 해 왔던 것들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의 아야는 보다 폭넓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 이야기를 들은 미카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제안하기를…… 자기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자고 했습니다. 아야에게는 다소 당혹스러운 제안이었을 수도 있지만
🍎 그것도 새로운 시도 아닐까요? 저에게는 파스파레 멤버들과 사뭇 다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있거든요.
🍓 (꽤 설득력 있음) 좋아요~!
그렇게 홀랑 넘어가 버린 것입니다. 미카도 딱히 흑심을 가지고 제안했던 건 아닙니다.
2. 놀러와요 광공의 집
미카의 집은 천장이 꽤 높고 작은 2층이 딸린 복층 구조예요. 깔끔한 흑백 인테리어와 대리석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바닥을 보며 아야는 놀랐습니다.
🍓 정말 멋진 집이에요~! 대리석 바닥이라니, TV로만 봤는데!
🍎 대리석 바닥의 장점 - 청소가 쉬움 / 대리석 바닥의 단점 - 맨날 청소해야됨 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온통 단색 뿐인 공간이지만 근사한 조명 같은 것들이 눈에 띄어 단조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며 아야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미카 씨는 정말 냉장고에 간식 같은 걸 하나도 안 두실까? 하다못해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없을까? 궁금해하는 아야에게 미카는 딸기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었습니다.
🍓 고마워요! 이런 건 안 좋아하시는 줄 알았어요.
🍎 저는 이런 걸 좀처럼 먹지 않지만 마루야마 씨를 위해 사 두었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 없는 냉장고를 보며 아야는 미카가 아이돌로서 자기관리를 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았지만요.
3. 수상한 저녁식사
미카: 저녁은 뭐가 좋으시겠어요?
🍓 음~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온 거니까, 미카 씨가 좋아하는 걸 먹을래요!
그 말에 무언가 진지하게 생각하던 미카는 아야를 데리고 대뜸 으슥한 골목으로 갔습니다. 이런 수상한 곳에 대체 뭐가 있는 걸까 궁금해하던 차, 도착한 곳은 샤브샤브 가게였습니다.
🍎 위생 상태가 어떨지 걱정되시겠지만 일단 저는 아직 배탈이 난 적 없습니다.
🍓 …… 걱정 안 했어요……!
🍎 알겠습니다, 몹시 걱정되는 목소리로 들리지만요.
아무튼 샤브샤브 가게는 골목의 분위기와 달리 고즈넉하고 단정해 보였습니다. 아야는 반신반의하며 먹어 보았는데 정말 몹시 맛있었어요.
🍎 사실 저도 이런 골목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닙니다. 번듯한 프랜차이즈를 주로 찾아다니지요. 그리고 이곳은 제가 처음으로 도전한, 잘 모르던 가게입니다. 지금은 영혼이 공허해질 때마다 찾는 가게가 되었습니다.
🍓 '영혼이 공허해질 때'라니……! 미카 씨가 이 가게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게 느껴지네요.
🍎 그렇다고 해 둡시다. 마루야마 씨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고 했으니 이 정도면 취지에 맞지요?
🍓 그러네요! 저도 숨은 맛집을 찾아보는 도전을 해야겠어요. 저는 양식을 좋아해요, 오므라이스 같은 것들. 저도 미카 씨를 데려올 만큼 맛있는 집을 찾아낼 거예요!
🍎 (양식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초대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4. 어둠 속에서도 앞으로
아야는 자기 기준에서 가장 어른스러운 잠옷을 가져왔지만 미카의 잠옷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귀여운 것이라고는 아야가 선물로 사 온 분홍색 무드등 뿐이었습니다. 인형 하나 없는 집에서 아야는 인형 대신 쿠션을 끌어안고 말했습니다.
🍓 저도 어른이 되면 이런 취향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어른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분홍색과 귀여운 것들이 좋아요…… 헤헤.
🍎 확실히 취향이라는 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니지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도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께서 저를 분홍색과 인형을 좋아하는 어린이로 길러내고자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도 검은색과 흰색을 가장 좋아했지만요. 그래도 그때는 주관이 뚜렷하지 않았어서, 어머니의 유흥에 놀아나 주었습니다.
🍓 어렸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면 너무 어른스러워요~!
미카는 조금 웃고, 곧 아래층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밤이 되어 바닥이 까마득히 멀게 느껴졌습니다. 미카는 원체 뒤를 돌아보며 살아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종종 옛날 생각이 나면 두려워질 때가 있었습니다.
🍎 그때는 아이돌이 될 거라고는 정말이지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예나 지금이나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 정말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이 되고 싶었어요. 재능이 넘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꼭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 저는 마루야마 씨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하루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아야도 이내 꾸물꾸물 다가와 미카와 함께 아래층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러다가도 곧, 커다란 창가 너머로 보이는 밤하늘에 시선을 돌렸습니다. 별이 잘 보이는 집이네요. 아야가 다정하게 말하자 미카는 비로소 그 밤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름 조망권을 고려해서 고른 집이었는데, 막상 밤하늘을 제대로 본 건 처음이었어요.
🍎 저는…… 마루야마 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 엣, 정말요?
🍎 네. 저는 제가 실패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도 거의 하지 않고 미래를 미리 구상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앞날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거든 불을 켜면 되는데, 저는 그저 어둠 속을 걸어나가려 합니다. 눈앞에 놓인 광경이 제 기대와 사뭇 다를까 봐요.
그리 말한 미카는 문득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야가 웃음 지어 주고 있었습니다.
🍓 미카 씨는 그래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있잖아요. 그것도 정말 멋져요. 어떻게든 나아가고 또 나아가다 보면…… 분명 빛나는 곳에 도달하게 될 거라고 믿어요.
그제야 미카도 마주 웃었습니다. 그러고는 생각했습니다, 이렇게나 다정한 마음이 자신을 믿어 준다면 못 갈 곳이 없겠다고.
5. 후일담
🍓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아, 미카 씨가 괜찮으시다면요……
🍎 마루야마 씨가 원하신다면 집 비밀번호를 마루야마 씨 생일로 바꾸겠습니다.
🍓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으셔도 돼요~! 그리고 또 새롭게 제안해 주실 게 생각나면 말씀해 주세요. 새로운 도전은 언제든지 좋으니까!
🍎 그러겠습니다. 아, 그리고……
🍓 그리고요?
🍎 마루야마 씨는 제가 아는 귀여운 사람 중 가장 멋진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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