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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트리거. 팬아트

비자림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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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아트입니다.

살아 돌아가지 못하면 구조대원으로서 실격.

아버지로부터 주입 받은 명제를 거스를 생각은 없으나 말처럼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임을, 그러했으니 몇 번이고 강조하셨던 것이겠으나 이렇게 직접 알고 싶지는 않았던 것을 직접 알게 된 것에 관해서, 별도리가 없다고 생각한 키자키다. 존경은 하고 있지만 똑같이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왔던 아버지도, 무릇 아버지면 으레 그러듯이 아들이 자신을 존경하기를 소망하셨겠지만, 최후까지 동일하기를 바라진 않으셨을 것이다. 아버지고, 그 역시 키자키였으니까.

살아 돌아가지 못하면 아버지로서 실격. 그런 말을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당신은 영원히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아버지일 것이므로.

다만 모든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런 세상은 실격점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한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가차 없이 채점될지도 모르겠다. 그야, 그럴 수 있지 않은가. 세상이 부서졌는데. 무너졌는데.

그러니 다행이었다. 실격을 면해서. 구조대원으로서도, 아이에게서도.

존경은 하고 있지만 똑같이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왔었다. 존경은 바라지 않지만 받는다면 역시 나쁘지는 않으리라. 똑같이 죽기를 바란 적은 없었다. 바란 적은 없지만, 똑같은 삶이라면. 어엿하게 잘 자란 아이의 손으로 죽음의 위기에서 구조되었을 때의 기쁨 정도는 느껴서 나쁜 삶은 아닐 것 같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작정으로 생각하고 만다. 그만큼 기쁘다는 뜻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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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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