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이□계의 △이 소환되어 우주가 멸망할 때까지 3시간

월드 트리거. 이코마 때문에 개그티알 뛰는 진

비자림 by 비
3
0
0

이상한 미래가 섞여들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아니, 정말로. 설명하기 미묘한데, 어째서 그런 결말로 치닫는지 알 수 없는 그런 미래라고 할까. 아, 이 말이 지금 굉장히 불친절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 설명하기가 워낙 어려우니 말이다. 저에게도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보이는 한 모든 맥락을 보아 이야기의 전개를 따라가 보려고 해도 번번이 한계에 도달하고 말았으니, 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어떻게든 저에게만 보이는 이 위기를 해결하고 세상을 구하는 것뿐. 그런데 그 위기라는 것이 하나같이 이상하니 문제였다. 전개가 뭔가 이상하다. 결말은 분명 멸망인데, 어쩌다 그런 결말로 치닫는 건지 자신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와 달리 사이드 이펙트가 없어 미래를 보지 못하는 자들을 위해 예시를 하나 들자면 그런 것이다. 동갑내기 친구들끼리 전골 파티를 하기로 했다. 그랬는데, 파티 마지막에선 이세계의 □이 소환되어 미카도시를 비롯한 모든 도시가 무너져 용암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미래가 보인다. 아니, 진짜로.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진짜로.

“오, 다들 가방이 한 가득이네!”

“아무래도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처음부터 재료는 인당 하나씩이라고 했잖아.”

이 말 같지도 않은 미래엔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이 미래는 모두가 전부 전골 재료를 하나씩 들고 모였을 때, 지금처럼 도망칠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진의 눈에 들었다. 그렇다. 그렇게 실력파 엘리트는 세계 멸망까지의 타임 어택을 강요받는 것이다.

“그래도 이왕 가져온 재료를 빼기는 아쉬우니까…….”

전골 냄비 앞에서.

어째서?

왜!?

“뭘 가져온 건데?”

이런 거 바란 적 없어!

“□.”

그래도 단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미래와 저에게만 보이는 미션이 시작될 때, 중심에는 항상, 항상 지금처럼, 왜 하나씩만 넣어야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투로 툴툴거리며 서 있는―두 개씩 가져오면 벌써 10개가 되어버린다고 몇 번을 말하냐며 꿀밤을 먹이는 유바의 꿀밤에도 아랑곳않고 서 있는―이가 있었다. 학교에서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이런 미래를 불러오는 녀석인 줄은 꿈에도 알지 못한 진이었다. 보더로 스카우트되어 이와 동시에 미카도시로 진학한 소년. 그리고 진이 본 미래에서 진과 절친한 친구가 되는 미래를 보여주는 소년. 그래서 진은―.

‘너랑 좋은 친구가 될 거라고 내 사이드 이펙트가 말해주고 있거든.’

‘사이드 이펙트라면…….’

아니! 근데 이런 미래까지 말해주진 않았어! 제멋대로인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제멋대로잖아, 사이드 이펙트! 나는 미래의 친구와 친구가 되려고 했지 어쨰서인지는 그 애도 나도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세상이 멸망하는 미래의 방아쇠를 당기려고 한 게 아니라고!

‘앞으로 잘 부탁해. 이코맛치라고 불러도 될까?’

‘좋아.’

그렇지만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하고 인상을 찌푸려도 될 헛소리 같은 진의 친구 선언에, 꽤 진중한 얼굴로 고민하다 진이 내민 손을 맞잡고 악수하는 소년이 있었다. 교토에서 온 소년이었다. 아마 그가 진이 내민 손을 내쳤으면 이런 미래는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었을까? 알 수 없었다.

‘나도 잘 부탁한다, 진.’

그리고 미카도시에서 이□계의 △이 소환되어 우주가 멸망할 때까지 3시간 남았다.

카테고리
#2차창작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