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무를 위해

산책

과제로그/4학년 신비한 동물 돌보기/줄리엣 클락

누가, 어떤 이유로 만티코어와 화염 게들을 교배시켜서 동시에 물고 찌르고 데이게 할 수 있는 생물체를 창조해 내는 게 좋은 생각이라고 여긴 걸까?

그리고 난 왜 그 망할 내기를 한 걸까? 대가로 이런 걸 시킬 줄 알았더라면….

그런 사념이 머릿속에 떠돌고 있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우유를 갖고 우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타임터너가 있다면 모를까. 그럼 과거의 나 자신의 멍청한 손등을 때려주고 우유 병을 제시간에 붙잡아 바로 세울 수 있을 텐데.

어쨌든, 이번 주의 신비한 생물 돌보기-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순전히 산술점과 점술에 밀렸기 때문에 줄리엣은 듣지도 않는 과목-과제는 1학년의 맨드레이크 옮겨심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번에는 반대로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지만 너무 예쁘게 볼 구석이라고는 없이 불쾌하게 생기고 행동해서 문제지만. 불쾌한 골짜기의 반대쪽 면이랄까.

옆에서 폭탄 꼬리 스크루트가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며 목줄을 사나운 소형견처럼 당기고 있는 와중에 진행되는 오늘의 사념의 주제는 미학이다. 예술은 미학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따지자면 이론과 실전 같은 관계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특정한 방식으로 미를 구현해 내는 것이 예술, 그것을 이론화한 학문이 미학이므로. 따라서, 세상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더 큰 것은 예술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은 결과적으로 세상에 무언가를 창조해내므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 클럽이 정말 무언가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삭막한 이 학교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무언가를. 누군가는 코웃음칠 것이다. 하지만 줄리엣은 그렇다고 믿고 싶다.

…따끔한 감각에 내려다보면 스크루트가 종아리에 매달려 있다.

“아얏- 아, 안 할 거야! 관둬! 내기도 안 지키는 애라고 부르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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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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