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궁금해?
줄리엣 클락 > 크리스틴 랭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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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슬리데린에 올 수 있을 것 같아? 슬리데린의 창립 이념은 가장 순수한 혈통을 지닌 아이들만 받는다, 인데. 못 버틸 걸. 차라리 래번클로로 가는 게 나을 거야.)
(그런데 괜찮겠어? 거기 들어가고 싶어하는 애들 말이야, 대체로 조금…)
(순수혈통이랑 어울린다고 네 피가 고귀해지는 건 아닐 텐데. 랭퍼드나 힐튼을 보면 알잖아. 보통은 가까이 해봤자 무시만 당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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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까지 나랑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지 이해가 잘 안돼, 클락.
짜증나지 않니? 딱히 네가 못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눈총받는게 거슬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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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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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크리스틴에 관한 세 가지 사실.
1. 크리스틴 랭퍼드는 열한 살이다.
2. 크리스틴 랭퍼드는 순수혈통이다.
3. 크리스틴 랭퍼드는 슬리데린이다.
크리스틴은 열한 살 소녀이다. 같은 회색빛 넥타이를 매고 교복 치마를 입은 것을 본 순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키는 거의 어른만큼 (한 뼘은 더) 크고, 머리는 고흐의 물결치는 밀밭을 떠올리게 하는 금발이고, 짙고 강렬한 눈매 가운데의 눈동자는 투명할 정도로 옅은 물빛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열한 살이다. 아마도 조금쯤은 긴장한 탓에 신경질이 났을 수도 있다. 누군가 당신에게 그저 평범한 또래 소녀로서 다가온다면, 충분히 잠시 신분 같은 것은 잊고 한번쯤 수다를 떨어줄 수도 있는 나이이다. 아직은 그렇다- 하지만 줄리엣은 그러지 않는다. 당신이 가장 대우받고 싶은 대로 대우해주기를 택한다.
당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그것은 아마도 적당한 순종과 공포와 존경이 포함될 것이다. 기차에 타기 전부터 랭퍼드의 이름은 들렸다. 이번에 그 집 딸이 입학한다면서요. 걱정이네요, 아시다시피 우리 조카가 혼혈인데… …. 본래도 새하얀 칠일지언정 겉표면에나마 고고함을 두르고 있었던 평판은 한 세대 전부터는 완전히 돌이킬 수 없이 비탈길을 내려가기 시작했으므로. 배정식을 기다리며 서서 르윈 허셜이 슬리데린 테이블에서 특히나 주의해야 할 이들을 짚어줄 때에도 당신의 그 성은 요주의 인물 중 하나로 언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신은 자주 오만하고, 가끔 상냥하며, 모든 순간에 교묘하다. 가장 먼저 슬리데린에 입학한 혼혈 동급생은 어떻게 하더라도 당신의 인정이나 호의나 애정만은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당신은 뒤를 쫓아오는 나를 밀어내다가도 돌연 묻는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고. 답은 자명하지 않은가? 나는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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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줄리엣에 관한 세 가지 사실.
1. 줄리엣 클락은 열한 살이다.
2. 줄리엣 클락은 혼혈이다.
3. 줄리엣 클락은 슬리데린이다.
줄리엣은 열한 살 소녀이다. 런던 한복판, 가장 부유한 지역 중 하나인 켄싱턴의 저택에서 약 11년을 살았다. 한창 천진하고 물정 모를 때이고, 실제로도 그렇다. 가난의 존재를 머리로 알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세 명의 식구와 함께 살아서 집이 너무 조용하다고 늘 말하지만 사용인들은 그 안에 셀 생각을 하지 못한다. 늘 예쁘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었고, 가장 좋은 외국어와 자수 따위의 교육을 받고, 돈이 없기 때문에 뭔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렴풋하게 이해하는 개념이며 철마다 여행을 다니는 것이 당연하다.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 않냐고 말하지 않는 것은 그저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기엔 너무 늦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줄리엣은 혼혈이다. 이는 단지 당신들의 세계가 말하는, 위 몇 세대 중에 마법사와 머글이 모두 존재한다는 의미의 혼혈만이 아니다. 줄리엣은 명백히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교복을 입은 다른 여자아이들과 “같지 않다.” 분명 잘 먹고 다니는데도 키는 반 뼘이 작고, 분명 햇빛은 가끔 정원에서나 받는데도 피부는 우윳빛보다는 조금 어둡고, 검은 머리카락은 곱슬기 없이 얇으며, 웃을 때 접히는 눈매의 모양이 다르다. 세상은 그에게 이를 망각하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주지 않았고,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이에 무지한 채 살아가도록 하는 축복을 주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의 잘못이나 선택이 아닌 것으로 타인과는 다른 삶의 궤적을 겪는 것은 익숙하다. 호그와트에 발을 들이기 한참 전부터, 마법이 처음으로 발현하기 한참 전부터, 걷기 시작할 때부터 그랬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참아넘기는 것 또한 능숙하다. 그래서 괜찮다. 정말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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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도 괜찮지 않아. 하지만 그러니까 괜찮아.
여기에서 나가고 싶어. 하지만 그래서 나는 여기에 있을 거야. 떠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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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플푸프가 공정의 기숙사라면, 슬리데린은 “불공평함”을 이해하지 못해. 세상은 원래 기울어져 있고, 그래서 혈통이나, 인맥이나, 재력 같은 자원은 불공평하게 흩뿌려지고, 우리는 그 안에서 손을 잡을 사람과 밀어낼 사람을 고르는 것뿐이니까. 그래서 너와 나는 같아. 나는 네가 곧 이 잠깐의 흥미를 잃고 날 내버려둘 거라는 걸 알아. 화를 내며 반항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울면서 공황에 빠지지도 않는 조용하고 맥없는 희생자는 재미없으니까. 너는(너희는) 그런 종족이니까.
그러니까, 이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을 한 번의 충동이다. 우리가 열한 살이기 때문에 벌어질.
“…정말로… 정말로 알고 싶어, 랭퍼드? 정말로 궁금하면 다시 물어봐. 그럼 대답해줄게. 아니면,
한 번만 넘어가줘. 거슬리는 일 없이 착하게 굴 테니까.”
*괄호 안에 인용된 것은 타 캐릭터들과의 역극 대화 내용입니다. DM 요청 시 삭제합니다.
**갑자기 제가 쓰고 싶어진 거라,,, 편하게 단문멘션으로 받아쳐 주세요 정말로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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