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국으로 가득했던 냄비에 흰 거품이 흘러내렸다. 뜻하지 않은 손님 덕분에 이틀만에 비울 수 있게 된 터라, 시마는 내일부터 뭘 먹을까 느긋한 고민에 빠진 채 설거지에 전념했다. 사실 변덕이 불러온 결과치고는 그날 식사가 꽤 마음에 들었다. 그 순경이 학생들에게 끌려와 졸지에 마녀가 되지만 않았어도, 또 매번 사람 좋은 얼굴로 꼬박꼬박 인사하지만 않았
부엌과 거실 창을 연 시마는 된장국 냄새가 빠지는 동안 정리를 마쳤다. 식사 준비는 이미 끝. 덜어내서 식탁에 옮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었다. 내일 아침까지 먹을 양을 만든다는 게 또 사흘치를 만들어버렸지만, 어쨌든 마음은 넉넉해졌다. 미리 만든 반찬도 냉장고에 가득하니 적어도 내일 저녁까지는 밥을 할 필요가 없다. 쓰레기까지 싹 정리해도 시간은
오늘의 사탕을 챙긴 일명 ‘포지타노’는 가볍게 대문을 나섰다. 가방 안이 상큼하게 바스락거렸다. 출근시간대라 차량 몇 대가 코앞에 쌩 하니 지나갔다. 자전거를 탄 사람도 가끔 있었다. 대부분 동네 주민이라 이름도 모르고 인사부터 트게 된 시마는 오늘도 사회성을 열심히 발휘하며 걸었다. 현재 시각 오전 7시 45분. 학교까지는 고작 3분 거리였고 교무실까
방과후의 노을은 늘 짧고 붉었다. 땅거미가 길게 드리울 쯤이면 삼삼오오 모였던 아이들은 으레 그렇듯 집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고, 퇴근길에 오르는 직장인들이 좀비처럼 거리에 듬성듬성 나타났다. 연령대가 극단적인 마을인데도 어디선가 젋은이들이 툭 툭 튀어나왔다. 이 마을에서 젊은이라는 명칭이 포함하는 연령대가 폭 넓기는 해도, 어쨌든 평일 대낮만 되면
*이부시마 *구마 사제 au *제 6회 쩜오 어워드에 발행한 글입니다. *본문에 삽입된 기도문은 '성 미카엘 대천사 기도문’과 ‘악을 대항한 기도’ 중 일부 편집했습니다. *해당 글은 원작과 무관하며 내용은 허구임을 밝힙니다. Sancte Michael Archangele, 성 미카엘 대천사시어 defende nos in proelio,
* 원작과는 일절 관계없는 2차창작입니다(포스타입에서 2021.11.07에 작성한 글을 그대로 옮겼음) #UNNATURAL_MIU404_WEEKLY 전력 키워드 중 하나였던 "노을"을 썼습니다 * MIU404(왓챠 기준) 마지막화 이후 + 역병이 물러간(!) 세계선을 따릅니다. 시간 축은 제로 이후 꽤 지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본편에 등장하지 않는
적막 속에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당신은 그럴 용기가 있는가. 침묵을 깨고 서두를 뗄 수 있는가? 미움받을 각오가 되어 있는가. 타인에게 거부당할 가능성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가? 누군가는 돌을 던지는 자에게 말할 것이다. 그것은 오만이다. 타인에게 간섭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지 않고 그러한 것들이 용서받을 수 있는 시기가 있는 법이라
아래는 트레틀
살다보면 적응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무언가에는 쉽게 적응하고 무언가는 언제가 되었든 며칠이 되었든 몇 년, 몇 십년이 지나도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것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중 한 가지를 뽑으라 한다면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지. 누군가는 패배라고 할 것 이고 누군가는 실패라 할 것이며 누군가는 역설적으로 성공을 말하는 이
뱀파이어 전문 기수 기동수사대. 콜 사인은 4. 우리는 다른 과들과는 다르게 뱀파이어만을 전문으로 다룰 예정이었으니까. 또한, 우리 과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것을 택했어. 뱀파이어는 현재 사회 악이 아니며 공존을 택하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엄연한 시민이니까. 하지만, 후드티, 점퍼, 설렁설렁한 걸음 아니지..껄렁껄렁한 걸음거리라고 해야하나?
"시마~." 또 시작이다. 오늘따라 끈질기게 이름을 불러오는 제 파트너를 반쯤 무시한 채로 시마 카즈미는 차에서 내렸다. 이젠 멜론빵 호도 아닌 평범한 자동차를 뒤로 한 채, 뒤에서 쫄래쫄래 따라오는 파트너는 질리지도 않는지 제 이름을 불러대고 있다. 시마, 시이마, 시마시마시이마~. 운율까지 붙여 부르는 대담함에는 대답 한 번쯤 해주어도 좋지 않겠냐고
이부키 아이는 어느 지점에서 '정지' 했다.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느껴야할 것은 불편함이어야 했으나 그조차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그는 말 그대로 멈춰있었다. 어디에? 라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했다. 자신의 감정이었다. 그는 운동선수들이 가끔 느낀다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감각을 느꼈다. 이부키 아이는 본인의 감정을 정의내릴 수 없었다. 아니, 다른 말로는
* MIU404 이부키 아이 x 시마 카즈미 * 이부시마 교류회 M-TRIP에 낸 글의 외전입니다. * 시점은 원작 이후로 원작과 무관하며 내용은 허구임을 밝힙니다. * 2023. 03. 10 개장판 업로드 미약한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방안. 불현듯 시마는 눈이 떠졌다. 암막 커튼으로 창문을 가려둬 시간은 모르지만 사위는 여전히 어두웠다. 오랜만의
* MIU404 이부키 아이 x 시마 카즈미 * 이부시마 교류회 M-TRIP에 낸 글입니다. * 시점은 원작 이후로 원작과 무관하며 내용은 허구임을 밝힙니다. *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 2018>에서 일부 모티브를 따왔으나 모르셔도 읽는데 무방합니다. * 내용 중 캐릭터의 죽음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읽기 전 주의바랍니다. * 2023. 03. 10
* MIU404 이부키 아이 x 시마 카즈미 * 이부시마 교류회 M-TRIP에 낸 글입니다. * 시점은 원작 이후로 원작과 무관하며 내용은 허구임을 밝힙니다. *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 2018>에서 일부 모티브를 따왔으나 모르셔도 읽는데 무방합니다. * 내용 중 캐릭터의 사망이 나옵니다. 읽기 전 주의바랍니다. * 2023. 03. 10 개장판 업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