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마 카즈미
어려진 시마 카즈미, 논컾, 4기수
이부키 아이는 생각했다. 지금 제 눈 앞에 있는 꼬마아이가 제 파트너인 시마 카즈미와 매우 닮아있다고. 가족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만⋯. 감이 소리치고 있었다! 이 아이, 시마쨩 아님?! 하고. 하지만 이 모든 감을 무시할 정도로 그것은 말이 되지 않았기에 이부키는 감을 '일단' 무시했다. 아니아니, 아무리 내가 만화를 많이 읽었더래도 그건 아니지~. 그렇게 '상식'적인 생각을 되내어보면서도 마주친 아이의 눈을 바라보면 다시금 불쑥, 생각이 머리를 들이미는 것이다. ...진짜 시마쨩일까?
들어보라. 이곳은 경찰서 그것도 분주소의 안에 10살도 채 되어보이지 않는 어린아이가 들어올 수 있는 확률은..? 이 경찰서 내에 올 때까지 그 어떠한 어른에게도 들키지 않고 심지어 임시이기까지 한 제 4기동수사대의 분주소 안에 어린 아이가 들어와서 저를 기다리고 있을 확률은?! 그런 거 알리가 없잖아~! 그는 애초에 깊게 생각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이런 건 시마쨩 전문이란 말이지~ 이부키는 제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쓰고있던 선글라스의 발을 접었다. 그 이유중 하나는 이 모든 생각을 시작한지 3초하고도 반의 반의 반이 지났기 때문이고 둘은 슬슬 제 앞의 어린아이가 예의바르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나서 이어진 정적에 수상한 사람을 마주한 듯한 표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여어, 꼬마야. 경찰서에는 무슨 일이야? 이름은? 미아려나~?"
근데 여긴 들어오면 곤란하단 말이지~. 그리 덧붙이긴 했으나 딱히 곤란한 얼굴로 말하지 않은 이부키 아이는 간단하게 생각을 마쳤다. 뭐 평범하게 생각해서 미아인 거겠지. 생활안전과가 맡다가 바빠져서 아이가 돌아다니는 걸 몰랐다거나~? 그런 거 아니려나? -보통 그렇다고 해도 여기까지 오나? 같은 생각은 잠깐 무시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저를 올려다보는 아이 앞에 두 무릎을 가볍게 굽혀 쪼그려 앉았다. 그나저나 귀엽네~ 역시 애들은 귀여워~
"시마⋯"
응?
"시마 카즈미.. 입니다."
"에?"
얼빠진 소리가 났다.
⋯동명이인인가?
아니아니아니아니⋯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똑같을 필요 있어?! 이부키의 머릿속에선 말 그대로 폭탄이 하나 떨어진 것 같은 모양새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이름을 말했을 뿐인데 사고가 정지해버렸다. 당연히 표정은 떨떠름해졌다. 아니, 일단 어린아이 앞이니까. 스마일 스마일⋯
"오옷⋯ 우연이네에. 내 파트너 이름도 시마 카즈미걸랑."
"⋯그렇군요."
"심지어 성격도 닮은 듯 한데에~?"
아~ 이거 진짜 큰일났다. 시마쨩으로밖에 안 보이기 시작했어. 아니 그보다 시마쨩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시마쨩 아냐? 나 이제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데? 이부키씨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선이 아닌 것같은데~~
"⋯⋯⋯"
"⋯"
"⋯시마쨩, 몇 살?"
아, 손가락 꼼지락거린다.
"⋯7살이에요."
작아~~!! 어려!!!
"부모님은~?"
"모르겠어요."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모르겠어요."
와아아아⋯⋯⋯. 이 되도않는 문답을 -심지어 생각이 멈춘 이부키 치고는 꽤나 경찰다운 문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낸 이부키 아이는 사람 좋은 얼굴로 제 앞에 시마 카즈미 라 이미 낙인이 찍혀버린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지막 인내심을 가다듬었다.
"좋~아 시마쨩. 부모님 연락처는 기억해?"
"네..."
"적어주면~, 형아가 연락해볼게!"
"⋯"
"응!! 나도 경찰이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약간의 오해를 뒤로하고 아이가 건내준 연락처를 받은 이부키는 웃으며 일어섰다. 좋~아, 그럼 소파에 앉아서 쪼오오끔만 기다려? 그 말을 뒤로 복도까지 여유로운 걸음으로 걸어나온 이부키 아이는 휴대폰을 켰다. 그리고 달렸다. 어제 근무 누구더라?!
"대장님!! 진바씨!! 큐쨩!! 비상 비상 비상~~~!!!!"
왜 하필 오늘 제일 일찍 출근한게 나인거야?! 우렁찬 목소리 뒤로 달리는 소리가 경쾌히 울렸다는 것은 그 시간 건물 내의 모두가 아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시마씨인 것 같다고요?"
"말이 돼?"
응, 알고 있어. 그런 표정으로 쳐다볼 줄 알았어~ 이부키는 졸지에 은은한 표정으로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말하는 것 같은 다른 이들의 표정을 바라봤다. 뭐 의심받는 건 익숙하지만 말이야? 여기에선 좀 자업자득인 면도 알고 있지만 말이야? 물론 물증도 없고 심증 뿐이지만 말이지?? 그래도 진짜인 걸 어떡하지? 이부키씨 난제 포착~ 같은 거라고.
" 또 그 감 타령이라면... "
"아니아니, 억울해. 본인이 말했다고요!? 시마 카즈미라고!!"
"시마 카즈미입니다."
"⋯"
일동 침묵. 퍼펙트 클리어야 시마쨩~.. 급한대로 사온 도넛을 입에 물려주며 소파에 앉은 작은 시마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있는 대장을 구경하니 진바씨와 큐쨩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눈치챘을 땐 이미 분주소 내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부키씨가 받으신 시마..군의 부모님 연락처를 받아 전화해봤는데 말이죠."
"시마네 부모님께서 받으셨나?"
"차라리 그렇게 됐다면 이야기가 편했을텐데요.."
뜸 들이지 말고 말해줘, 큐쨩. 그리 반응한 이부키와 진바는 침음을 삼키듯 아직 벌어지지 않은 코코노에에게 주목했다. 시마인거야? 시마가 아닌거야? 그의 부모님께서 받았다면 시마인 것이고 그의 부모님께서 받지 않으셨다면 시마가 아니라고 일단락 지을 수는 있게.. 지을 수 있게 되는 게 맞나? 이부키는 아직도 혼란스러웠다. 팍, 하고 꽂히는 느낌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저 아이를 시마 카즈미가 아니라고 못박을 수 있는 단서로는 부족하달까... 그러니 둘 중 하나의 가능성이 확실해진다면 뭔가~ 뭔가 잡힐 것같은데⋯. 애초에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단 말이지... 그런 바람이 무색하게도 코코노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상황을 보다 복잡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없는 번호로 나옵니다."
"진짜냐~.."
이것으로 다시 원점이다. 이걸 진짜 어쩐다? 눈 앞에 있는 미니 시마 카즈미를 시마 카즈미가 아니라 정의할 수도 시마 카즈미라고 정의할 수도 없다는 말이 되었다. 하지만 진짜 시마쨩 같은데... 아 이러다가 시마쨩 노이로제가 오겠어! 시마찰트붕괴! 게슈탈트 붕괴에요. 걸려오는 츳코미도 그리 반갑지 않았다. 모든 게 갑갑했다! 만약 저 아이가 가짜라면 '진짜' 시마 카즈미는 이 시간까지 출근하지 않고 뭘 하고있는거냔 말인가! 이부키 아이의 감이 따끔따끔 울렸다. 저 아이가 진짜 시마 카즈미라고! 역시 그냥 우겨버려? -우긴다고 될 일인가 싶긴 하지만- 같은 생각이 들 때 즈음, 진바가 턱을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만약 저 애가 진짜 시마 카즈미고 기억까지 어려진 거라면 그 사이 부모의 전화번호가 바뀌었을 가능성은 존재하지."
"하지만 상식적으로 최소 30세가 넘은 성인 남성이 7살로 어려지는 게 가능합니까..?"
"내 말이~.. 그래서 답지 않게 의심도 해봤는데 말이지이... 헉, 설마 시마쨩이 보내는 SOS신호?!"
"그럴리가. 아무리 급해도 어린아이를 끌어들일 사람은 아닌 걸 알잖아?"
돌아온 키쿄의 말에 4기수의 모든 사람들이 차분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그렇죠.. 확실히. 그렇게 다시금 두 번째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걸 어쩐다? 곧 있으면 근무시간이다. 아니 사실 이미 근무시간이라고? 그러니까⋯ 가까스로 내고 있는 여유시간도 이제 바닥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럼 진짜 뭘까요⋯. 물론 닮긴 했지만 말입니다."
"하는 수 없지. 지금으로써는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없으니까~..?"
"하루정도는 이부키에게 맡길까."
"엑"
"⋯맡겨도, 괜찮은 겁니까?"
"⋯⋯⋯"
"네!! 거기서 침묵이면 안되죠?! 이부키씨 애는 잘 돌보는 편이거든요?!?"
네~ 또 나왔다. 아무도 믿지 않는 스탠스. 아니 진짜냐고요~. 그리 칭얼거리는 이부키는 조금은 서러웠다. 이럴땐 믿진 않아도 옆에서 시마쨩이 항상 뒷받침 해줬는데.. 꿍얼꿍얼⋯. 그리 투덜거리는 이부키를 뒤로하고 키쿄는 결정을 내렸다. 어찌되었든 우리가 해야할 일은 변함 없어. 시마가 없으니 하는 수 없이 오늘 당직은 401이 먼저 출발해주세요. 전화번호에 관한 건 내가 따로 알아볼테니 일정을 조금 변경해 진행하도록 하죠. 대장, 저는요..? 이부키는 오늘 대기. 엑-! 어쩔 수 없잖아? 그 애의 부모님을 찾거나, 시마가 돌아오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이 아이를 생활안전과에 맡기거나. 키쿄가 들이민 방법들은 전부 합리적이었으나 이부키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비합리적인 선택 뿐이었다.
"확실히 해. 맡을거야? 아니야."
"네에!! 맡습니다!!! 당연히 맡아요!! 믿습니다!!"
그야 정해진 게 당연하잖아?! 시마쨩의 파트너니까!!
라고, 호기롭게 이야기하긴 했으나⋯.
...언제 다시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쓰고싶은 거 다 쓰려면 4000자 더 써야할 것같음..
그냥 작은 시마가 귀여움받는 걸 쓰고싶었을 뿐인데 글도 정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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