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혼

한림 썰모음 2 (21.08.30~21.09.27)

논컾, 긴른

에서 계속됩니다.

<목차>

 

29. [논컾] 화가 긴토키

30. [논컾] 해결사에 나타난 유령 쇼요

31. [논컾] 죽은 사람의 생명과 기억을 맞바꾼다면

32. [논컾] 긴토키의 오토세 보디가드 역할

33. [논컾] 교도관 긴토키

34. [논컾] 술 취한 채로 조폭에게 납치되는 긴토키.

35. [논컾+히지긴] 포로로 잡혀가는 왕자 긴토키

36. [논컾] 석양의 그림자 유령

37. [논컾] 알비노 고딩 긴토키

38. [논컾] 마법의 양탄자와 해결사

39. [논컾] 빌런 요로즈야

 

40. [긴른] 트라우마가 문신으로 나타나는 썰

41. [긴른] 왼의 일기를 찾아 읽는 긴토키

42. [오키긴/타카긴] 이키마스, 이마키스

43. [긴른] 아방수 빔에 맞아버린 긴토키

44. [히지긴타카/타카히지긴] 타카스기 2세와 비혼부 긴토키

45. [카무긴오키/오키긴카무] 하루사메 야토긴 이어서

 

46. [즈라긴] 고양이가 된 긴토키

47. [즈라긴] 즈라긴 2세와 놀이공원

48. [즈라긴] 카츠라의 단발머리를 만지는 긴토키

49. [즈라긴] 고양이 수인 긴토키

50. [즈라긴] 놀이공원 인형탈 알바

 

51. [히지긴] 알파X알파 히지긴

52. [히지긴] 데코히지, 엔미긴 짧은 글

53. [히지긴] 사랑 앞에서 열오르는 긴토키

54. [히지긴] 미각을 함께 느끼는 긴파치/목소리에서 맛을 느끼는 긴토키

55. [히지긴] 빌런 요로즈야에서 추가

 

56. [사카긴] 이혼후 재결합 사카긴

57. [사카긴] 알파 사카모토, 오메가 긴파치

58. [사카긴] 취중 시장놀이

 

59. [타카긴] 아이돌 타카긴

60. [타카긴] 사람이 안 보이는 긴토키

61. [타카긴] 타카스기 대신 복수의 상대가 되는 긴토키

 

62. [카무긴] 나랑 사귈래, 죽을래?


29. [논컾] 화가 긴토키

 

고통을 그리는 화가 긴토키.

그런 주제에 자신이 가장 큰 고통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은 바로 알아차려서 쓱쓱 그리지만, 자신의 고통은 한 번도 그려본 적 없었으면. 그려보려고 시도해도 늘 큰 캔버스 앞에서 붓을 들고 멈춰있다가, 한숨을 내쉬며 포기하겠지.

 

그림을 받은 사람은 크게 위로받으며 울면서 긴토키를 떠남. 하지만 정작 본인은 한 번도 자신을 위로해 본 적 없겠지. 그 이유가 고통이 그림으로 담기에 너무 커서 일지, 긴토키조차 잘 모를 만큼 꽁꽁 숨어서 일지, 아니면 둘 다일지, 긴토키는 몰랐음.

 

그 괴짜가 두 명의 조수를 만나고, 그림으로 이어진 인연이 더 깊은 인연이 되어 긴토키가 그 인연들로 위로를 받게 되는 날,

긴토키는 화실의 가구와 물건들을 전부 비우고 벽 앞에 섰음. 그의 손에는 화구들이 들려있겠지. 긴토키는 화실의 모든 면에 자신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릴 것 같음. 벽부터 천장, 바닥, 문짝까지.

그가 가지고 있었던 고통과 자신이 위로해주었던 고통들, 자신이 받은 위로들까지.

 

방 하나에 자신의 삶을 전부 그려내고는 만족해하면서 그날 화가의 삶을 끝내고 은퇴할 것 같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음.

그리고는 뭐 하냐고요? 빠칭코에 갑ㄴ….


30. [논컾] 해결사에 나타난 유령 쇼요

 

해결사 사무실에 나타난 유령 쇼요

하지만 긴구라파치의 눈엔 보이지 않고, 사다하루만 봤으면 좋겠다.

사다하루는 쇼요가 보이니까 허공에 대고 열심히 짖겠지. 하지만 해결사들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쇼요는 가만히 웃으면서 사다하루에게 비밀로 해달라는 손짓을 할 것 같다.

그렇게 쇼요가 해결사들과 몰래 함께하는 며칠이 시작되겠지.

 

쇼요는 해결사의 일상을 구경했음.

누워서 점프만 읽는 긴토키, 먹을 거 찾아 꺼내는 카구라, 그 사이에서 일거리를 찾아오라며 잔소리하는 신파치.

한참 신파치가 포기하지 않고 잔소리하니까, 긴토키는 한숨을 내쉬고는 알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났음. 그럼 해결사 애들과 쇼요가 쳐다보겠지.

 

“진짜 나가시게요?”

“그래. 돈 벌어오마.”

웬일이래? 긴토키를 바라보던 애들의 눈이 동그래졌음. 긴토키의 발걸음은 당당했겠지.

 

“어디서요?”

아이들을 등지고 걸어 나가던 긴토키는 뒤돌아서 무언가를 돌리는 손동작을 취했음.

파칭코…….

 

쇼요는 웃는 얼굴로 긴토키의 정수리를 주먹으로 내리찍었음.

유령이라 긴토키에게 크게 영향은 안 가고(바닥에 꽂히는 일은 없었다.), 살짝 휘청하는 정도였을 것 같음. 하지만 익숙한 손맛이라 어라? 어라? 하겠지.

 

때마침 의뢰하러 누군가가 찾아오고, 긴토키의 파칭코 계획은 무산되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들어온 고액의 의뢰에 의욕이 차오른 해결사는 ‘이제 일 좀 하러 가볼까!’ 하고 멋지게 출발했음. 쇼요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겠지.

 

분명 의뢰는 사소한 거로 시작했지만, 나비효과로 불어난 사건은 해결사들이 어떤 무리에게 쫓기고 싸우게 만들겠지. 그럼 긴토키는 멋지고 교훈적인 말을 하면서 나쁜 인간들을 잡아야 함.

그 멋진 말은 한때 쇼요가 긴토키에게 가르쳐준 것이었으면 좋겠다.

 

쇼요는 잘 자란 긴토키를 보면서 큰 기쁨을 느낄 것 같음. 해결사들을 조용히 지켜보던 쇼요는 긴토키의 뒤를 노리는 악당들을 목도로 대신 날려버리고, 사다하루에게 조곤조곤 말하겠지.

 

'해결사들을, 에도를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는 떠나기 전에 해결사들의 뒤통수를 한 번씩 쓰다듬을 것 같다. 그 손길을 느낀 해결사들은 특유의 씩 웃는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겠지. 우리에게 맡기고 편하게 가라는 눈빛으로.


31. [논컾] 죽은 사람의 생명과 기억을 맞바꾼다면

 

긴토키에게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있는 대신, 그 사람과 긴토키는 서로의 인연을 완전히 잊어버려야 한다면, 긴토키는 어떤 선택을 할까?

 

특히 그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들었다면, 긴토키는, 타카스기는, 카츠라는 어떤 말을 할까?

 

그 '다른 사람들'중에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 기회로는 오비완을 살릴 수도, 쇼군을 살릴 수도, 이사부로를 살릴 수도 있을 텐데.

 

쇼요를 살리는 대신, 긴토키가 지켜주지 못한 그 사람들은 한 번 더 지켜주지 못하게 되는 것일 텐데.

 

물론 시무라 남매나, 어정번중이나, 노부메는 신경 쓰지 않을 것임. 자신이 잃은 소중한 만큼 긴토키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공감할 테니까. 긴토키가 얻은 기회고, 긴토키의 소중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야.

 

하지만 긴토키는 망설이겠지. 결국 타카스기와 즈라를 위해서라도 쇼요를 택하겠지만, 그것을 선택하는 데까지 많은 내적 갈등이 있었을 것 같음.

 

이 시점에서 타카스기가 긴토키를 말릴지 말리지 않을지도 궁금하다. 쇼요가 살아나면 긴토키는 쇼요를 다시 잃게 되거든.

어린 쇼요를 놓쳤던 것까지 따지면 긴토키는 벌써 5번째로 쇼요와 이별을 하는 것임. 쇼요와의 모든 과거를 잃게 되니 아마 마지막 이별이 되겠지.

 

타카스기는 쇼요와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했지. '환생 스기로 태어나는 순간에 둘이 만났다면 좋겠다.'라고 희망을 품고 있긴 하지만, 일단 공식에선 나온 적이 없으니까.

 

끝까지 쇼요와 쇼카촌으로 돌아가길 바랐던 타카스기는 쇼요를 살릴 기회를 포기할 수 있을까?

타카스기와 카츠라는 쇼요를 잃은 긴토키와 긴토키를 잃은 쇼요를 보며 견딜 수 있을까?

 

다시 살아난 쇼요와 기억이 사라진 긴토키는 어떻게 변할까?

그 네 사람을 지켜보는 사카모토는 어떤 생각을 할까?

 

긴토키는 쇼요와의 기억이 전부 날아가도 쇼요의 가르침은 잃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그것을 가르쳐 준 것이 쇼요라는 사실은 잊어버려도.

 

영혼에 새겨진 기억은 절대로 잊히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그러게. 그렇게 된다면 긴상은 어떤 변화가 일어나도 여전히 긴상일지도.


32. [논컾] 긴토키의 오토세 보디가드 역할

 

해결사에서 빈둥대고 있는 긴토키는, 아무 생각 없어 보여도 은근 스낵바 쪽을 신경 쓰고 있을 것 같음. 그곳에서 살기가 느껴지면 바로 달려갈 수 있게.

그걸 어떻게 평소에도 신경 쓰고 다녀? 피곤하지 않아?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긴토키는 오히려 그렇게 생활하는 게 익숙하겠지. 어릴 적부터 그러고 살아왔는걸. 긴토키도 그게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그게 삶처럼 녹아있어서 하는 것일지도.

 

내가 보고 싶은 장면은, 스낵바에도 분명 취객이 있고 진상이 있을 거야. 그리고 어쩌다가 한 번쯤은 오토세들의 안전을 위협할 때도 있을 것이고.

그때마다 언제 나타난 것인지 뒤에서 긴토키가 그들을 붙잡고 행동을 저지했으면 좋겠음.

 

“여어, 취했으면 곱게 발 뻗고 자라고.”

 

졸다가 온 건지, 긴토키는 하품을 찍찍 내뱉으면서 귀도 한번 파고, 어서 상황 정리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 가득한 표정일 것 같다.

 

자존심 상한 아저씨가 뭐라 뭐라고 하면서 고함을 치면 '예, 예 알겠습니다~'하면서 등 퍽퍽 치고 내보내 버리겠지.

 

그런데 이게 사천왕편 이후로는 조금 바뀔 것 같음.

 

여전히 시큰둥한 자세로 진상을 말리고 내보내는 건 똑같아. 말투와 건들거리는 행동도 같겠지. 하지만 눈빛은 사람 하나 잡아먹을 것 같고, 자세히 보면 땀도 흘리고 있을 것 같다.

 

그 모습에 긴토키가 사고를 치진 않을까, 스낵바 사람들이 살짝 긴장하겠지.

 

하지만 그 모습에 겁먹은 아저씨가 꼬리를 내리면 긴토키는 바로 특유의 생각 없는 분위기로 돌아와서는 다시 터덜터덜 2층으로 올라가 버릴 것 같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긴토키의 이상함은 찰나에 지나가고 아무에게도 드러내지 않았음.

그래서 아무도 긴토키의 불안을 돌봐주지 못할 것 같다.


33. [논컾] 교도관 긴토키

 

경찰이었던 긴토키가 누명을 쓴 쇼요를 직접 체포한 뒤에 교도관이 된 것이 보고 싶다.

 

경찰이 된 서당즈.

그들의 앞에 마약밀매, 인신매매라는 누명을 쓰고 나타난 쇼요.

쇼요를 체포하지 않으면 타카스기와 카츠라가 위험해지는 선택 앞에서, 긴토키는 쇼요를 체포했고, 쇼요는 바로 사형당함.

 

그 뒤로 법을 믿지 못한 타카스기와 즈라는 반정부집단이 되고, 긴토키는 교도관으로 좌천되었음.

 

사카타 교도관은 정말 무법인이라고 할 만큼 규칙이 없고, 교도관답지 못한 교도관이라서 재소자들과 가장 친할 것 같음. 죄수들이 규칙을 어겨도 대부분 눈감아주었고, 가끔은 함께 일탈하기도 하겠지.

그것 때문에 긴토키는 자기와 반대 성격인 히지카타 교도관과 많이 싸우곤 했음. 물론 재소자들은 전부 긴토키 편이다.

 

그런데 교도소에는 긴토키의 이미지와 모순되는 규칙이 하나 존재했음. 죄수들 사이에서 한가지 암묵적으로 공유되는 것이었는데, 바로 ‘사카타 교도관에겐 절대로 약을 들키지 마라. 그에게 들킬 것 같다면 차라리 히지카타 교도관에게 자수해라.’ 였지.

 

교도소에 갓 들어와 이 규칙을 들은 신참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음. 긴토키는 ‘뭐든 오케이~!’ 하는 교도관이고, 오히려 히지카타가 ‘뭐든 걸리면 사형이다-!’ 하는 교도관이었으니까.

 

그리고 곧 규칙을 귀담아듣지 않은 신참이 사고를 치는 한 사건이 일어나겠지.

그 신참은 마약을 하고 들어온 녀석이었는데, 여기 와서도 못 끊어서 종종 약을 구해와 다른 재소자들과 피우곤 했음.

 

그날은 오랫동안 약을 구하지 못해 금단증상을 앓던 신참이 겨우 약을 구한 날이었지. 그는 급한 마음에 소등이전부터 주섬주섬 약을 꺼냈음. 그걸 본 고참은 바로 신참을 말리겠지.

 

"야, 아직 점호 이전이잖아. 안 집어넣어?!"

"에이. 오늘 백(긴토키)이잖아요 그냥 같이하자고 하죠?"

 

신참이 태평하게 약을 꺼내고, 긴토키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점점 커졌음. 그 순간, 고참들은 안색이 갑자기 창백해지더니 몇몇은 그 신참을 패기 시작하고, 몇몇은 약을 급히 숨겼음. 신참들은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패닉이 와 전부 굳어있겠지. 그런데 가장 패닉이 온 재소자들은 다름 아닌 고참들임.

그리고 긴토키는 이미 그 장면을 다 봐버렸지.

 

긴토키를 발견한 고참들은 자신들이 하던 행동을 전부 멈추고는 긴토키의 앞에 꿇어앉아 질질 짜면서 빌기 시작했어.

자기는 아니라고. 저놈은 자기들이 죽이고 있으니까, 제발, 제발 한 번만 봐달라고.

 

긴토키는 그 광경을 말없이 보더니 고참의 눈꺼풀을 하나씩 벌려서 눈을 확인하기 시작했음.

그리고 눈을 보고 마약에 절은 놈이다 싶으면 바로 주먹으로 패 죽이겠지.

정말 숨만 붙어있게 잘 패서 곤죽으로 만들고, 다음 놈의 눈을 확인하고 패고, 그렇게 약에 손을 덴 놈들은 전부 다 찾아 죽여놓았음.

 

그중엔 다른 사람들에게 따돌림받아 약을 접한 적이 없는 재소자도 있을 거야. 바닥에 고인 피를 찰박이며, 긴토키는 그 녀석에게 다가왔음. 그리고 그 눈꺼풀을 벌리고 덜덜 떨리는 눈알을 확인하겠지. 그 녀석의 눈은 멀쩡할 테고.

 

그를 얌전히 놔주면서 긴토키가 말했음.

 

'약은 하지 마라.'

 

에도를 떠들썩하게 만든 범죄자(쇼요)를 잡았는데, 긴토키는 왜 좌천당했을까.

마약범들을 잡으면 죄다 죽여놔서 그랬을 것 같음.


34. [논컾] 술 취한 채로 조폭에게 납치되는 긴토키.

 

긴토키는 하세가와랑 같이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시고, 2차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음. 긴토키는 먼저 가게 밖으로 나와서 하세가와를 기다렸지.

그러다가 검은 양복의 선글라스 남자들을 따라갔음.

 

아니, 진짜 하세가와인 줄 알았어. 선글라스 꼈잖어?

뭐. 니들은 그 순간에 그놈들이 누군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어이없게도, 선구리 남자들도 긴토키를 쫓아내지 않고 본거지로 모셔갔음. 긴토키가 보스랑 완전 똑같이 생겨서, 보스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 줄 알았던 것이지.

 

긴토키가 조직 보스라기엔 뭔가 느낌이 이상하지만, 은발 천파가 어디 흔하냐? 그냥 ‘보스가 많이 취하셨나 보다.’라고 생각했음.

그러다가 이제 긴토키를 보스의 오른팔 앞에 데려가고 나서야, 자신들이 모셔온 사람이 보스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것임.

 

그럼 이제 이인자는 긴토키를 잡아 묶고 멱살을 잡으며 ‘보스를 어디에 빼돌렸냐, 너는 누구냐.’라고 캐물을 거고,

그쯤 되어서 술이 깬 긴토키는

‘니들이 날 납치하지 않았냐. 배 째라….’라고 대답하려다 조직원들이 빼든 칼을 보고 말을 바꿀 것 같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뭐든 할게요! 내가 또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걸랑요.'

긴토키는 이인자에게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음. 희고 빳빳한 종이에 간결하게 쓰여있는 ‘해결사 긴쨩’.

 

그럼 이제 조직원들은 다시 총칼을 들고

'누가 보스를 납치하라고 의뢰했지?!'

하면서 긴토키를 위협할 것 같음.

 

'스토오옵! 스토오옵! 왜 그쪽으로 이야기가 흘러버리는 걸까나!'

긴토키는 손짓발짓 다 하면서 조폭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해시켰음.

어차피 긴토키와 닮은 사람이라면 보스도 긴토키와 비슷하게 제법 칠칠맞을 테니 다들 그만큼 황당한 상황에는 익숙할 것 같음. 금방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듣겠지.

 

보스 오른팔은 한숨을 내쉬고 바로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음. 보스나 조직원들이 친 사고를 뒤처리하는 모습이 능숙해 보일 듯.

 

"절대로 성공해야 하는 중요한 거래가 있다. 보스는 저 새끼들이 다시 모셔올 거니까, 그때까지 대역을 해주어야겠다."

 

긴토키는 알겠다고 했음. 더 나아가서 정말 자기가 조직 보스인 것 마냥

"아그들아, 형님 배고파죽겠는 꼴 안 보이냐? 당장 해장국이라도 끓여와야 할 것 아니야!"

소리치면서 소파에 늘어져 귀 후비겠지. 조직원들이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바로 몸을 사리겠지만.

 

그렇게 조직원들을 뒤에 둔 세미 보스로서 나간 거래는 적이 판 함정이었음. 보스가 없는 조직은 금방 혼란에 휩싸였고 전멸 위기를 눈앞에 두었지.

그때 긴토키는 백야차 시절 짬바로 조직원들을 이끌면서, 기적적으로 사망자 0이라는 기록으로 적을 항복시킴. 조폭들은 긴토키과 자신들이 일으킨 기적에 흥분해서 환호하겠지.

 

그리고 긴토키가 다시 해결사로 돌아가야 하는 순간이 왔음.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조직원들에게 한마디 해주겠지.

"요 녀석들아, 조폭이라도 법의 의리 정도는 지키는 사람이 되어라!"

 

긴토키가 멋지게 퇴장하면, 조직원들은 그의 등을 향해

'형니이이이이이이임!!!'을 외칠 것같음.

분명 질질 짜는 깍두기도 있을 거다.

 

암튼 엔딩은, 피가 묻은 정장 차림으로 귀가하는 긴토키를 발견한 히지카타가 그를 현장 체포하는 걸로.


35. [논컾+히지긴] 포로로 잡혀가는 왕자 긴토키

 

패전국의 왕자로 승전국에 잡혀가는 긴토키가 보고싶다. 사실 진짜 왕자는 아니고, 어쩌다보니 왕자와 인연이 생겨서 대신 잡혀가는 것일듯.

 

승전국은 왕세자라고 온 녀석이 분위기가 너무 후줄근해서 당황했으면. 오히려 호위라고 왕자를 따라온 녀석이 그나마 더 왕세자 다움. 저쪽도 만만치않게 양아치상이긴 한데, 흐리멍텅한 왕세자보다 카리스마 있어 보여서.

 

승전국의 대신은 긴토키를 보면서 우리를 농락하는거냐고 화냈음. 그럼 그 카리스마 있는 호위가 대신보다 더 극대노를 하면서,

“가암히 저하를 모욕하는 것이냐! 죽음으로 사죄해라!!” 이러고,

긴토키는 귀 후비면서

“옆에서 소리지르지 마, 녀석아. 발정기냐?

귀청 떨어질 뻔했다.” 이럴 듯.

 

그럼 호위는

“뭐? 발정기? 매일 달려드는 쪽이 누군데 지금!!... 이 아니라. 저하, 원래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기선제압을 해줘야 합니다, 바세보자.”

이러고,

뒤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부하들 사이에서

“이미 바보세자인 거, 당신이 다 까발렸거든요?”

라는 츳코미가 날아오겠지.

 

긴토키가 남의 적국에 포로로 잡혀간다는 사실을 들은 히지카타가 긴토키와 한바탕 싸우고 따라나섰을 것 같음. 신파치가 걱정된다면서 콘도도 따라오고, 결국 진선조 대원들 다반수가 따라왔겠지. 포로로 왔다는 사실을 제대로 자각하고 있는 사람은 히지카타 뿐이고, 대부분 해외여행 온 사람 분위기라 히지카타만 환장할 것같음.

 

“이건 뭐냐? 먹는 거냐, 해?

이건 뭐냐? 먹어도 되는 거냐, 해?”

라면서 궁 밖 나무에 달린 열매 뜯어먹는 카구라.

 

“해외에서 벌레에 물리면 엄청 고생해, 이거 뿌려 카구라.”

라면서 벌레 기피제 뿌려주는 신파치. 옆에서 어, 나도. 라면서 다가가는 긴토키.

 

적국 대신들을 세뇌시키면서 왕자리를 노리는 오키타와 벌써 적국 왕과 술잔 나누는 콘도.

그러다가 적국 왕에게 뭔가 문제가 생기고, 해결사들과 신센구미가 큰 도움을 줄 거임. 그것에 감동한 왕은 긴토키의 나라(사실 아니지만)와 화해하고 포로들을 전부 풀어주는 엔딩을 맞이할 것 같음.


36. [논컾] 석양의 그림자 유령

 

‘석양에 그림자를 빼앗기지 않게 조심하라’는 괴담이 쇼카촌 서당에 떠돈 적이 있었음. 치비긴은 그냥 무시했지. 그런 무서운 말 들어봤자 밤에 잠자기만 힘들어지니까, 바로 까먹음.

 

그런데 어느날 오후에 서당 마루에서 졸다가 깼는데, 누가 나를 부르는 것 같은 거야. 정말 작은 소리로

'긴토키. 긴토키.'

 

처음엔 쇼요가 자기를 깨우러 온 줄 알았어. 비슷한 분위기였거든. 그래서 쇼요를 찾아서 두리번거렸지.

근데 이상하네, 아무도 없어.

 

그제서야 치비긴은 어떤 위화감을 깨달았겠지. 아무리 애들이 다 빠져나간 서당이래도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어. 바람 소리도,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거야.

그저 자신을 부르는 저 '긴토키'만 들릴 뿐.

 

오싹한 느낌이 척추를 타고 내려가면서 치비긴의 몸이 잔뜩 얼어붙을 것 같음. 그리고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그 소리를 향해 돌아보겠지. 그 소리는 자신의 그림자에서 나오고 있었음.

석양에 비쳐 입체적으로 보이는, 유난히 튀어나올 것 같은 회색빛 그림자에서.

 

그리고 그 그림자에서 갑자기 회색 손이 빠르게 튀어나오더니, 치비긴의 목을 양 손으로 잡아 그를 끌어당겼음.

치비긴은 막힌 숨에 힘도 빠져서 그 순간 저항도 못하고 바로 끌려갔지.

치비긴은 그림자 속으로 빨려들어 갔음.

 

* * *

 

치비긴은 쇼카촌 서당 마루 위에서 눈을 떴음. 자기가 자고 있던 그자리 위에서.

하지만 주변 풍경은 너무나도 달랐지. 매일 닦아서 반질거리던 바닥은 썩고 낡아 삐걱거렸고, 아이들의 낙서가 남아있던 문짝은 잔뜩 뜯어져 너덜너덜하게 붙어있을 거야.

 

소년은 놀란 눈으로 그 풍경을 계속 돌아보겠지. 그리고 자신의 품에서 떨어졌던 칼을 급하게 다시 끌어안을 듯.

그때, 뒤에서 성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음.

“그 칼은 안고만 있을 거냐?”

 

소년은 그 소리를 듣고 급히 몸을 돌렸음. 어둠 속에서 큰 망토를 입은 남자가 다가오겠지. 소년보다 훨씬 창백하게 질린 흰 머리에, 얼굴엔 글자가 잔뜩 써져 있었음.

 

“너는 누구야?”

“사라진 시간 선의 망령.”

 

남자는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않고 바닥에 앉았음. 자세히 보니 가슴에 목도가 꽂혀있겠지. 소년은 그 목도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궁금한 것을 물었음.

 

“나는 왜 잡아 온거야? 나 죽었어?”

“내가 돌려보내지 않으면 아마 여기서 죽겠지.”

 

이번엔 남자가 소년에게 물어볼 거야.

“귀신을 무서워하면서, 나는 안 무서운가?”

“누가 귀신을 무서워 한다고 그래! 아니거든?”

 

발끈해 큰소리를 내는 소년을 보며, 남자가 조소를 흘렸음.

그렇지. 귀신을 무서워하는 괴물이라니, 있을 수 없지. 남자는 바로 표정을 지우고는 소년을 보며 말했음.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소년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엔 원망과 절망이 가득했음. 얼마나 많은 고통을 보고 느꼈는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 피빛 눈빛엔 죽음이 넘쳐흐르고 있겠지.

분명 저 귀신과 작은 괴물은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일 텐데, 왜 귀신은 자신에게 저 원망을 쏟고 있을까.

 

“쇼요와 함께라면 괴물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나. 그런 과분한 희망을 가졌어? 그 희망을 베어버린 게 누군지 알아? 궁금하지 않아?”

“쇼요에게 무슨 일이 있어?”

 

남자의 말에서 쇼요를 들은 소년은 칼집을 힘주어 잡았음.

그리고 아이에게서 나오기엔 한참 이른듯한 살기가, 소년에게서 나와 남자를 향하겠지.

 

“쇼요를 건드리지 마. 그는 내가 지켜.”

 

망령은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봤음.

아, 맑은 영혼이구나. 추락한 미래를 알지 못하는 순수한 과거는 저런 눈빛을 하고 있구나.

 

망령은 소년의 품에 안겨있는 칼을 바라봤음.

저 칼로 소년은 누굴 베었던가. 차라리 내가 저 소년을 베는 것이 더 가치 있지 않은가.

그러는 것이 더욱 가치 있을 만큼, 우리의 삶은 덧없지 않았는가.

 

“어이, 유령 아저씨. 뭘 찾는 건진 모르겠는데, 그거, 날 죽이면 찾을 수 있는 거야?”

 

쳇. 뽑지 말랬는데. 여기면 안 들키겠지.

소년은 조금 망설이다가 자신의 키 만한 칼을 뽑아 들었음. 어둑한 하늘아래 날이 번쩍 빛났음. 그 눈엔 두려움이 없었지.

 

“덤벼.”

 

남자는 소년의 눈빛에서 잊었던 무언가를 떠올렸음.

자신의 가슴을 목검으로 꽤 뚫은 남자를. 그 남자가 바꾼 미래를. 그리고 그 남자의 인연들이 다시 바꾼 미래를.

자신을 죽인 남자의 눈은, 저 소년과 닮아 있었음.

 

덧없는 것은 나뿐인가.

 

어린 기합 소리와 함께, 망령은 소년의 칼에 베여 사라졌음.

연기가 되어 날아가는 유령과 함께, 주변 배경은 다시 석양이 내리는 저녁으로 돌아왔음.

 

“어?”

 

소년의 손에 들려있던 칼은 얌전히 칼집에 들어간 채로 마루 바닥에 놓여있겠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치비긴은 다시 칼을 끌어안고 앉아서 쇼요를 기다렸음.

 

석양에 그림자를 빼앗기지 않게 조심해라.

그렇게 슬프게 지는 태양이라면, 아이의 칼조차 피하지 못하는 약한 태양이라면, 조심하라는 말이 우습지 않은가.


37. [논컾] 알비노 고딩 긴토키

 

대부분의 알비노 연성이 그러하듯, 고등학생의 긴토키는 야외활동을 못해서 근육이 적고 몸이 많이 약하겠지.

친구를 사귀어서 어울려 놀기도 힘들 것 이고. 한창 자라고 신체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 몸이 많이 불안정 할거임. 그래서 자주 아프고, 많은 배려를 받아야 했겠지.

그리고 생각이 좁은 아이들은 그것을 특혜라고 여기며 악심을 품었을 테고. 그 아이들의 주도로 긴토키는 친구를 사귀지 못한 채로 줄곧 혼자 학교를 다녔을 것같음.

 

그리고 괴롭힘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음. 혼자 고립시키는 것은 긴토키에게 전혀 타격을 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아이들은 긴토키를 더 노골적으로 건드리기 시작했지. 언어를 넘어서 신체적 폭력까지 휘둘렀을 거야.

저 약한 녀석이 설마 반격을 하겠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하지만 그렇게 시비를 걸었던 녀석들은 하나둘씩 학교를 못 나오기 시작했음.

그래서 학교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겠지.

쟤는 인간이 아니다. 저녀석이 자신을 괴롭힌 애의 피를 빨아먹는 걸 누가 봤다고 한다, 피가 튄 걸 숨기려고 검은 옷만 입는다.

 

긴토키는 인간이 맞음.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에게 반항할 힘도 없음. 그는 툭 치면 으악하고 날아갈 만큼 악했음. 긴토키는 누군가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지. 그런 그가 무사할 수 있었던 건 전부 우연이었음. 기적에 가까웠지.

 

저번에 시비를 걸러 왔던 무리는 갑자기 날아온 비둘기 떼에 도망가다가 맨홀에 빠졌고, 그전에 긴토키를 괴롭히려던 무리는 갑자기 다른 학교 일진들과 시비가 걸려 치고 박고 싸우다 경찰서에 갔음.

몸이 약하고 눈이 나빠 성적이 좋지 못한 긴토키를 아니꼽게 보던 교사도 긴토키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했다가 이사장 인맥의 학생에게 실수를 해서 짤렸음.

가뜩이나 존재감과 분위기가 남다른 긴토키인데, 자꾸만 기이한 일이 일어나니까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겠지.

 

그리고 그 소문은 긴토키를 유령으로 취급하는 수준까지 왔으면 좋겠다.

'저녀석과 닿으면, 저주에 걸린대.'

'머리가 하얗게 변해서, 5일안에 죽는대.'

'강전 간 애들도 사실은 전학 간 게 아니라 죽은 거래. 근데,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면 자기도 죽을까봐 교장이 숨긴 거래.'

 

그 소문들은 점점 무서워져서, 긴토키는 이제 괴롭힘조차 없이 정말 없는 사람처럼 대해지는 수준이 되었음. 그 시절의 학생들이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는 나이가 되면, 긴토키의 존재는 정말 유령이 되어서 괴담으로 남겠지.

 

그리고 먼 훗날 그 학교에 선생님이 된 긴파치가 부임했으면 좋겠음.

학생들이 그 괴담이 사실이냐고 물어보면 긴파치는 괴담에 살을 붙여 더 무섭고 재밌게 이야기해주겠지.

자신의 이야기인데도 무덤덤하게.


38. [논컾] 마법의 양탄자와 해결사

 

마법의 양탄자를 주운 해결사가 보고 싶다. 해결사 앞에는 스스로 살아 움직이며 날아다니는 카펫이 있었음.

저게 뭐야.

 

“아, 역시 너무 마셨나. 지금 헛것이 보여.”

“정상이에요. 저도 보이거든요.”

“발닦개가 날아다닌다, 해.”

 

눈앞의 신기한 것에 적응한 후에는 양탄자를 어떻게 할지 고민할 것같음. 분명 긴토키는 ‘이거 가져다 팔까?’ 라고 했다가 양탄자에게 한대 얻어맞겠지. 카구라는 양탄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신파치는 정말 대화가 통하는 게 맞나 쳐다봤음. 물어보니 양탄자가 찾는 것이 있는 것 같대.

 

그렇게 시작되는 길잃은 양탄자의 주인 찾아주기 의뢰.

일단 경찰에게 가서 분실물이라던가 도난신고가 들어온 건 없는지 물어봤을 거야.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잃어버렸다는 신고는 없었나요?”

“그런 게 있겠냐?”

 

긴토키는 코를 후비고는 카펫에 닦으면서 말했음.

“그냥 팔자니까? 이 녀석도 새 주인을 만날 필요가 있지 않아?..컥!”

“일단 발냄새 나는 긴상은 주인이 되기 힘들겠네요.”

“잘 찾아봐라, 해. 정말 없냐? 없으면 반려동물 실종이라도 찾아봐라, 해.”

“얘를 왜 동물 실종에서 찾아?”

“귀여우니까. 그리고 자세히 보면 표정도 있다, 해. 사다하루 30호! 슬픈 얼굴!”

 

카구라의 명령에 양탄자가 이리저리 구부리고 구겼음. 그 모습에 신파치가 츳코미를 걸고, 긴토키는 여전히 양탄자만 바라보면서 팔 궁리를 할 것 같음.

 

“사다하루 30호? 언제 이름까지 지은 거야?!”

“이래선 주인찾긴 힘들겠는데. 그냥 가져가버려? 이녀석 서커스시키면 제법 돈 벌 것 같ㅈ...컥!”

 

긴토키의 말은 가볍게 무시하고, 마음씨 착한 애들은 양탄자를 데리고 다니며 수소문하길 시작하겠지. 양탄자를 찾는 사람은 없었는지, 들고다니는 사람을 본 적은 없는지. 긴토키는 귀찮다면서 먼저 떠났을 것같음. 그 시큰둥한 태도에 애들은 더 오기가 생겨서 찾을 테고.

 

하지만 긴토키가 정말 이 일에 손뗀 것은 아닐 듯. 긴토키는 다 생각이 있어서 따로 행동하는 거잖아?

아마 바로 장물거래하는 곳을 알아내서 혼자 찾아갔을 거임. 익숙한 곳에 찾아온 것처럼 연기하면서, 양탄자는 팔렸냐고 물어보겠지. 그런 식으로 금방 원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냈음.

 

몇주 전, 유명하진 않지만 돈이 아주 많은 천인 왕족이 방문했고, 그 재화를 노려 공주님을 위협하는 테러가 있었음. 다행히 공주님은 안전했지만, 많은 재물들을 잃어버렸다고.

공주님은 바로 자기의 나라로 돌아 가버렸고, 에도에는 신기한 능력들을 가진 물건들이 뒤에서 거래되고 있었음.

양탄자는 버려진 게 맞군. 긴토키는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시간 구라파치는 공주님에게 위협을 가했던 강도의 보스를 만났음. 그 강도는 상인처럼 꾸며서 자신이 그 주인이 맞다고 연기하고 있었음. 아주 귀한 물건을 잃어버려서 상심이 컸다면서 호들갑을 떨겠지.

양탄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은 걸 보니 확실히 주인이 맞는 것 같아. 하지만 구라파치는 기분이 좋지 않았음. 뭔가 양탄자의 주인은 저 사람 같지 않다는 느낌이 마음에서 떠올랐음. 양탄자도 기뻐하지 않는 것 같고.

 

하지만 그때 구라파치의 뒤에서 나타난 긴토키는 저 사람이 주인이 맞다면서 구라파치의 내적갈등에 기름을 부었지.

그럼 아이들은 마지못해서 양탄자를 강도에게 넘겨주고 말 테고, 찝찝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갈 것 같음.

그리고 구라파치는 하루도 못 버티고 다시 양탄자를 찾아 나설 거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사람은 30호의 주인이 되면 안 될 것 같다, 해.”

“그 사람은 30호를 소중히 다루지 않을 것 같아요. 30호를 그런 사람에게 보내줄 수 없어요.”

 

그럼 긴토키는 시큰둥하게 대꾸하겠지.

“원래 주인이라는 건 그런 거야. 필요할 때 찾고, 필요 없을때까지 쓰다가 버리고. 물건보단 자기가 더 중요하지.”

 

긴토키의 말에 신파치와 카구라가 반박해야됨.

하지만 30호는!

 

“그래. 그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주인이 아니지.”

 

긴토키가 그렇게 말하는 그때, 긴토키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천인 공주가 해결사의 문을 열고 울면서 들어 올거임. 그리고 긴토키는 이렇게 말하겠지.

 

“주인이 아니라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만이, 무언가를 가질 수 있는 거다.”


39. [논컾] 빌런 요로즈야

 

해결사가 빌런이되어도 약약강강이나 소중한 것들을 지키겠다는 마음은 바뀌지 않을 것임. 이건 은혼의 정체성이니까. 바뀐다면 준법의식이 사라지겠지.

은혼의 해결사라면 절대로 하지 않은 범죄의뢰도 아마 맡을 것 같고, 애완동물찾기나 불륜증거찾기가 아니라 '대신 복수해드립니다.'같은 의뢰가 주류일 것 같음.

 

빌런 신파치는 도장을 일으키기 위해 자신의 평범한 인상을 이용해서 사기치거나 도둑질을 했을 것 같음. 그러다 가게에서 걸려 얻어 맞고 있는 걸 긴토키가 캐스팅하겠지.

 

빌런 카구라는 '야토의 본능과 싸운다.'라는 의지가 강하지 않을 것 같음. 하지만 귀여운 동물들을 죽이고 싶지 않고,(인류애는 없음) 본능에 지고 사는 건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음.

카구라 첫 만남은, 긴토키가 실수로 오토바이로 카구라를 치고 그냥 뺑소니 치려던 거, 카구라가 분노하면서 쫓아오는 걸 보고 캐스팅했을 듯. 이미 자기가 일하는 곳이(라면머리였나)있다고 하면 그 조직 싹다 죽이고 나오겠지.

'이제 일할 곳 여기밖에 없지?'라면서.

그러면 구라상도 쿨하게 요로즈야에 들어가고.

 

빌런 긴토키는 진짜 아무 생각이 없을 것같음. 그냥 죽지 못해서 살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살다 보니 빌런이 됨. 얼렁뚱땅 의뢰받아서 죽여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죽여주고, 옮겨달라는 장물이나 피묻은 돈이 있다면 대신 날라주고.

대충대충 일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증거는 하나도 남지 않는 깔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음. 한자리(카부키쵸)에 오랫동안 들키지 않고 살려면 그 정도의 철저함이 필요하겠지.

 

그런데 만약에 죄가 없는 여자를 죽이라던가, 인신매매같은 인권이 흔들리는 범죄에 가담하라고 하면 해결사들은 그 조직을 탈탈 털어버리고 돈을 챙길 것 같음.

범죄자들에게 무슨 도덕이 있어서 ‘이 범죄는 되고 저 범죄는 안된다.’라고 구별하는 건지는 아무도 모름. 그냥 지들 입맛에 안 맞다는 의미겠지.

약한사람을 괴롭히는 것 보단 강한 녀석을 털어버리는 게 훨씬 돈벌이가 되기도 하고.

그리고 가끔은 경찰 나리들이 못하는 멋진 일을 해야 주인공이 되는 법이거든.

 

빌런 긴토키는 바이일 것같음. 탑텀 구별 없는 멀티고, 얼굴 잘생기고 돈 많은 사람이면 아무나 사귀면서 등쳐먹을 것 같음. 누님도 가끔 좋아함. 돈이 많으면.

 

물론 쌓아둔 돈은 연애하는 상대보다 긴토키가 더 많겠지, 범죄로 번 돈인데 부족할 리가. 그런데도 공짜를 좋아하는 성격일 것 같음.

하지만만 구라파치가 긴토키처럼 몸 함부로쓰면서 아무나 만나겠다 그러면 피 터지게 패버릴 것 같음.

왜? 구라파치가 소중해서 몸을 소중하게 여겨줬으면 좋겠나?

몰라. 그냥 싫대.


40. [긴른] 트라우마가 문신으로 나타나는 썰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의 크기만큼 문신이 생기는 현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사람을 죽인 적이 있는 사무라이들이라면 대부분 크든 작든 팔에 문신이 남을 것 같음.

 

특히 사카모토는 손의 흉터를 덮는 문신이 남겠지.

히지카타는 눈가에도 작은 문신이 나타날 것 같음. 오키타는 가슴에 제 머리색을 띤 문신이. 타카스기는 목을 감싸는 문신이.

자신의 힘과 싸우는 카구라는 손에. 카무이는 왼팔에.

우미보즈는 대머리에 문신 생길 것 같다 그러면 캐붕이라고하겠지? 알았어요.

 

제 피셜 멘탈이 탄탄한 신파치조차 작은 문신이 남았는데, 긴토키는 보이는 문신이 없어서 다들 놀랐으면 좋겠다.

긴토키는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조차 트라우마라서, 맨살이 드러나는 곳에는 하나의 문신도 없었으면.

대신 옷을 전부 벗으면 등부터 골반, 다리 전체가 문신으로 빼곡하겠지.

 

그런 꼴인 주제에 누군가가

“긴 상은 문신 없어요?” 라고 물으면

“엉? 그런 거 없어. 몸은 도화지가 아니거든?”이라고 할 긴토키.

 

저 문신 생기고 긴토키는 계속 왼과의 잠자리를 피했을 게 분명함.

그것 때문에 한 번 다투고, 결국 긴토키가 한숨 내쉬면서 왼 앞에서 옷을 벗겠지.

등을 돌린 채로 상의 먼저 벗고, 바지를 내리면 왼이 경악한 눈으로 긴토키를 덮은 문신을 볼 듯.

그럼 그 표정 보고 긴토키가

“거봐, 싫다고 했잖아.”라면서 표정 일그러질 것같음.

 

그의 옷을 벗기는 자만 알 수 있는 그의 아픔은, 어떻게 보면 한편의 그림책처럼 새겨져 있겠지. 왼은 긴토키를 안으면서, 그 이야기 하나하나를 손으로 만지며 읽을 것 같음.

 

긴토키가 더 아픔이 될까봐 자세히 묻지도 못하고, 그저 전부 기억하겠다는 듯이 눈에 새기겠지.


41. [긴른] 왼의 일기를 찾아 읽는 긴토키

 

일기를 쓰는 왼이라면

히지카타는 보고서 형식으로 쓸 것 같고,

오키타도 비슷한데 귀찮음이 잔뜩 들어가 훨씬 간결하고 알아보기 힘들 것 같음. 그리고 암살계획이 자세히 있을 듯. 오키타는 글로 된 일기보다는, 휴대폰 앨범에 긴토키 사진을 가득 저장할 것 같음. 간간이 몰래 찍은 것들이라 긴토키는 모르겠지.

일기 내용은 시마루가 가장 귀여울 것 같다. 제일 데이트 일기 같은 느낌일 듯.

 

왼을 놀릴 생각으로 펼친 일기는 생각보다 긴토키를 부끄럽게 만드는 내용이 많아서, 그걸 읽는 긴토키의 얼굴이 무척 빨개질 것 같음.

그래도 끝까지 다 읽고 그 일기에 코멘트 남겨줬으면 좋겠음.

 

히지카타 - 참 잘했어요^^

오키타 - 이거 실행 가능하긴 한거야?

시마루 - 나도 좋았Z

 

야마자키 일기에는 코멘트가 없을 것 같음. 솔직히 지미 일기는 다 읽지도 못하고 펼치자마자 헉하고 덮을 것 같지. 평범 지미는 일기가 전혀 평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양이즈들은

 

사캄 - 긴토키다, 새끼야.

즈라 - 양이 아니다, 새끼야.

스기 - 어라 작문?

 

라고 남길 것같음.

긴토키의 코멘트는 이래도, 분명 일기 읽다가 가슴 먹먹해져서 중간중간에 쉬면서 읽었을 것같음.

과거는 길고 대화는 없는 놈들이잖아.

긴토키 코멘트는 저렇게 가벼운 느낌으로 남기던가, 아니면 아무 말도 적지 않고 안 읽은 척할 듯.

 

긴토키 일기가 없고, 타카스기도 일기 안 쓸 것 같음. 긴토키가 읽은 건 시나 수필을 적은 것이고, 그래서 ‘어라 작문?’같은 말을 썼겠지. 타카스기는 그거 보고 일기와 수필도 구분 못하냐고 할 것 같고.

 

즈라는 엘리자베스 반, 양이일 반, 긴토키 조금. 그러다 중간중간에 자기 속마음 적은 글이 있겠지.

사캄은 적혀있는 것이 거의 없을 것 같음. 사카모토도 방치하고 까먹은 일기장을 긴토키가 찾았겠지. 펼쳐봤자 메모장으로 쓴 흔적만 몇군데 있고.

긴토키가 '뭐야, 아무것도 없나.' 하면서 덮으려고 할 때, 그에게 하고 싶었지만 아껴둔 말들을 발견해야됨. 그리고 얼굴 새빨개져서 덮어버리겠지.


42. [오키긴/타카긴] 이키마스, 이마키스

 

'이키마스'와 '이마키스'를 헷갈리는 긴른이 보고싶다.

키스를 해달라는 걸로 알아듣고 키스 갈기는 것도 좋고,

'나 지금 가는중'을 '나 지금 키스중'이라고 알아듣고 누구랑 바람피냐고 화내는 것도 좋음.

 

오키긴으로

긴토키가 '이키마스~' 이러면 오키타가 '이마키스?' 이렇게 되묻고,

긴토키가 정정해서 '아니, 이키마스.'이러면, 지체없이 계속 '이마키스?' 라고 계속 되물어서,

긴토키가 '아니! 이마키스라니까!' 라고 말실수했으면 좋겠음.

그럼 오키타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야지.

 

다른쪽은 타카긴으로.

집에서 긴토키 기다리는 타카스기가, 밤새 돌아오지 않는 긴토키에게 '어디냐.'라고 전화했으면 좋겠음.

그리고 긴토키는 술취한 채로 전화 받아서(스기가 사준 휴대폰)

'아아~ 기다려~ 이마키스~카라~' 이러고 엎어져 폰을 떨구고, 전화 끊어지는 거지.

그럼 타카스기는 응답없는 전화기를 들고 멍하게 서있을 것 같음.


43. [긴른] 아방수 빔에 맞아버린 긴토키

 

의뢰 도중 아방수 빔에 맞아버린 긴토키, ‘아방아방’하고 울 수밖에 없게 됐음. 입에서 ‘아방아방’밖에 안 나오는 것을 깨달은 긴토키는 입을 꾹 다물고 집까지 달려갔지.

 

그때 맞은편에서 긴토키를 발견한 오키타는 "형씨~" 하고 긴토키에게 인사했음.

오키타를 발견하고 좆됐다 생각한 긴토키는 오키타를 무시하고 지나쳐버릴 것을 결심하고 달리는 속력을 높였음. 오키타는 그런 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넘어지는 긴토키의 입에서 나오는 외마디 외침.

"아바아앙!!!!!!!!!!!!"

 

흙바닥에 긴 선을 남기고 쓰러진 긴토키. 창피해서 꿈쩍도 못하고 죽은 척했음. 그리고 그의 뒤에서 그를 내려다보는 오키타.

 

"뭐라고요, 형씨?"

긴토키는 다시 벌떡 일어나 무서운 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음. 그리고 오키타는 그 뒤를 쫓으며 끊임없이 말을 걸었지. 그의 눈치는 달리기 속력만큼 빨랐거든.

 

"형씨. 형씨.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인사도 안 받아줘요? 너무하네. 형씨?"

입 꾹 닫고 도망가던 긴토키는 문득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억울하고 서러워졌음. 그 분노를 담아, 긴토키는 오키타를 향해 로켓트 펀치를 날렸음.

 

"아방!!!!!!!!!!!!!!!!!!!!!"

크억.

오키타는 턱에 한 방 맞고 뒤로 넘어졌음.

그 모습에 긴토키는 속이 시원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차싶겠지.

이런. 너무 심했나.

긴토키는 오키타의 어깨를 살살 흔들며 괜찮은지 물었음.

 

"아방? 아방방?"

오키타는 고개를 들지 않고 대답했음.

"광."

"아방?"

"광."

"아방방?????"

"광.광."

 

오키타가 고개를 들었고, 긴토키의 눈에 보이는 오키타의 눈빛은 불타고 있겠지.

위기의식이 빠른 긴토키는 재빨리 일어나 도망쳤음. 그리고 오키타가 쫓아가고.

 

"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

"아방!방!아방방!아방방방!!!!방!아방!"

 

아방아방하고 울며 도망가는 긴토키와, 광광거리며 쫓아가는 오키타.

무서워! 무섭다고! 이 미친놈아!!!!

 

"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광!"

"아방ㅠ아방ㅠ아방ㅠ아방ㅠ아방ㅠ아방ㅠ"

 

그때, 저 멀리서 검은 머리의 니코틴이 보였음.

긴토키는 살기를 담아 날아오는 오키타의 로켓펀치를 피해 숙였고, 긴토키를 때리지 못한 오키타의 로켓펀치는 히지카타를 강타했음.

 

"과아아앙!!!!!!!!!!!!!!!!!"

"커헉!"

배를 맞은 히지카타는 데굴데굴 굴러 벽에 박혔음.

 

"아방!"

"광?"

히지카타를 때릴 줄은 몰랐지만 크게 놀라진 않은 방토키와 광키타는 히지카타를 향해 다가갔음. 비척이며 일어난 히지카나는 분노를 담아 말했음.

 

"벤츠."

"방?"

"벤ㅊ....벤츠? 벤츠츠???"

"광."

 

긴토키와 오키타는 식은 눈으로 히지카타를 내려봤음.

현실을 아직 깨닫지 못한 히지카타는 계속 벤츠만을 외치면서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음. 오키타는 슬쩍 그 모습을 촬영하겠지.

그리고 그것을 알아차린 히지카타가 오키타의 폰을 뺏기위해 쫓았음.

 

"아방!"

"광."

"벤츠!"

 

"광!"

"방."

"벤츠!!"

 

히지카타를 피해 이리저리 휴대폰을 던져 주고받으며, 긴토키와 오키타가 도망다녔음. 그리고 히지카타가 화를 내며 벤츠벤츠 쫓았지.

 

그리고 그 모습을 카구라와 신파치가 말없이 바라보았음. 뒤에서 다가온 오타에는 다정하게 웃으며 아이들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할 것같음.

 

"너희들은 저렇게 크면 안돼. 알았지? 부디 에도의 미래를 지켜주렴."

"당연하지."

"걱정마라, 해."


44. [히지긴타카/타카히지긴] 타카스기 2세와 비혼부 긴토키

 

*긴토키는 남자이지만 임신이 가능한 독특한 몸을 가졌고, 그 사실을 긴토키와 가까운 사람들만 알고 있음.

 

은영동안 타카스기의 애를 가져버린 긴토키와 그것을 모르고 더파에서 그를 떠난 타카스기. 더파 이후 4년이 지났고, 33의 나이로 자라난 타카스기가 해결사로 찾아갔음.

 

그곳엔 3살의 리틀 타카스기와 웃고 있는 긴토키가 있었다.

타카스기는 그 모습을 보고 동공 지진이 올 듯. 누가 봐도 자기 모습을 본 딴 애기가 긴토키의 손을 잡고 있잖아.

 

그리고 그 긴토키를 뒤에서 껴안으며 볼에 뽀뽀를 하는 히지카타가 보였음. 긴토키는 익숙하다는 듯이 리틀스기를 잡지 않고 있는 손을 뻗어 히지카타의 뒤통수를 쓰다듬겠지.

 

그러다가 딱 세사람이 마주쳤음.

1분정도 정적만 이어졌다가 정말 타카스기라는 걸 깨달은 긴토키는 눈물이 팍 터지겠지. 그럼 히지카타와 타카스기가 동시에 긴토키에게 접근했다가 둘의 손이 부딪힐 것 같음.

그때 두사람(히지카타, 타카스기)은 앞으로 골치아파질 것 같음을 예상했음.

 

“타카스기...”

 

긴토키의 울음 섞인 낮은 목소리가 숙인 고개에서 나오고, 그 부름을 들은 타카스기는 슬쩍 히지카타에게서 긴토키를 가리며 대답했음.

 

“긴토키.”

“난, 네가 죽은 줄 알고...”

“아빠, 울어?”

 

긴토키의 목소리를 들은 리틀 스기가 타카스기와 긴토키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긴토키의 얼굴을 확인할 것 같음.

그럼 긴토키는 황급히 고개를 들어 올리고, 눈치 빠른 히지카타는 리틀스기를 데리고 긴토키 집으로 먼저 들어가며 자리를 비켜주겠지.

긴토키의 귀에 ‘기다릴게.’라면서 속삭이는 것도 잊지 않고.

 

“긴토키, 얼굴 보여줘.”

타카스기는 얼굴을 가린 긴토키의 손등을 손으로 감싸 잡으며 내리고, 그 손 뒤에는 잠깐 사이에 흠뻑 젖어버린 긴토키의 얼굴이 있을 것 같음. 그 추한 모습도 타카스기는 기껍게 이뻐하며 키스부터 하겠지.

 

타카긴은 헤어진 4년치고는 적은, 두 사람치고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음. 4년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픈 곳은 없었는지. 하지만 그 대화 속에 리틀스기는 없었음. 두사람 모두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몰라서 망설이는 중이겠지.

 

리틀스기에 대해서 먼저 말을 꺼낸 것은 타카스기였음.

“그 애는...”

“...네 애야. 4살.”

4살인가...이미 그때 애가 있었나.

 

타카스기가 긴토키를 원망스레 바라봤음. 긴토키는 그 눈빛을 슬쩍 피하겠지.

“...너에게 짐을 더 지울 수 없었다. 발목을 잡을 수도 없었어. 우린 쇼요를 구해야 하지 않았냐.”

 

...짐이라니. 그게 정말 짐이 될 거라고 생각했나.

구원이라면 모를까.

 

타카스기는 말을 더 잇지 않고, 긴토키의 배 위에 손을 올렸음. 이제는 다 꺼져 홀쭉해진 배에. 긴토키의 쿵쾅대는 심장이 배에 닿은 손에도 전해지겠지. 이 안에 있었구나, 내 흔적이.

 

“...고맙다 타카스기.”

자신의 배 위에 있는 타카스기의 손을 겹쳐 잡으며 긴토키가 말했음.

그 말을 들은 타카스기의 고개가 숙여지고, 그의 발치에 눈물이 떨어지겠지.

 

* * *

 

해결사 사무실.

신파치가 슬금슬금 오다가, 급하게 차와 딸기우유를 던지듯 내려놓고 도망갔음. 소파에는 긴토키와 리틀스기, 히지카타와 타카스기가 앉아있음.

 

“그러니까 이 아저씨는...”

긴토키가 어렵게 말을 시작했고, 그걸 리틀스기가 그 말을 자르며 먼저 말할 것 같음.

“저 사람이 내 아빠지?”

 

살짝쿵 싸가지가 날아간 태도마저 너무 타카스기의 판박이었음. 리틀스기의 말엔 타카스기가 답하겠지.

 

“그래, 내가 네 아비다.”

“그럼 마요 아저씨는?”

 

리틀스기에게 상황을 조심조심 말하려던 긴토키의 계획은 한순간에 무너졌음. 아니, 터졌음. 저 리틀 바카스기가 신나게 지뢰만 찾아 밟잖아. 긴토키의 평정심은 폭발에 휘말려 휘청휘청 하겠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분위기. 멀리서 신파치가 딸꾹질하는 소리가 들렸음. 하지만 그 분위기와 다른 세상에서 사는 리틀스기는 계속 말을 이어갔음.

 

“마요 아저씨가 아빠 좋아하잖아. 아빠는 누구랑 결혼해?”

“잠깐, 잠깐만. 그건 나중에...”

 

긴토키는 리틀스기의 입을 슬쩍 막았음. 하지만 이미 늦었지. 두 쌍의 불타는 시선이 긴토키에게 꽂혔음. 히지카타와 타카스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분명하게 묻고 있었음. 사별한 전남친과 현남친중에 누굴 택하겠냐고.

 

긴토키는 누구도 고를 수 없었음. 하나는 자신이 찢어지게 아프게 사랑했던 남친이자 아이의 아빠고, 하나는 자신이 가장 힘들 때 자신만을 바라봐주며 사랑해주고 도와줬던 사람임. 그 4년은 쉽게 버릴 수 없는 시간이였음.

 

그리고 그것을 타카스기도, 히지카타도 알고 있을 거야. 그래서 묵묵히 긴토키의 결정을 기다려주기로 했음.

그렇게 두 사람의 해결사 동거가 시작되겠지. 어느새 식사 당번은 5명으로 늘어났고, 아이의 육아를 봐줄 어른도 둘이나 늘어났음.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에 혼란을 겪는 곳 중 하나가 리틀스기가 다니는 어린이집이었음.

긴토키가 해결사라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어린이집에서는 이미 알고 있었고, 그것을 증명하듯이 리틀스기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찾아오는 어른들은 제법 다양했음.

 

하지만 그 어른들 중에 리틀스기의 어머니는 오지 않아서, ‘사카타 씨와 사이가 안 좋은 건가?’라고 생각했고, 어머니에 대해 물었을 때 긴토키가 어두운 표정으로 ‘바빠서 오기 어렵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걸 보고 기정 사실화 했을 것같음. ‘사카타 씨와 아내분이 사이가 안 좋으시구나.’

그런데 어느 날엔 신센구미 제복을 입은 남자가 찾아왔겠지. 어린이집에는 처음 찾아온 남자인데 리틀 스기는 잘 아는 사람처럼 구니까 교사가 리틀스기에게 물었음.

 

“저 분은 누구시니?”

“아빠요.”

 

응? 아빠? 아빠는 사카타 씨 아닌가?

보육교사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대답이 늦을 때, 리틀스기의 말을 들은 히지카타는 기뻐서 볼이 발그레해지고 헛기침을 했음. 그런데 갑자기 리틀스기가 말을 바꿨지.

 

“아, 아직은 아니구나. 아빠 애인이에요.”

 

뭐?

그 말을 들은 보육교사와 히지카타의 표정이 굳었음. 교사는 아무 대답도 못한 채 히지카타와 리틀스기를 보내주고 혼자 혼란스러워하겠지.

 

나, 불륜 현장에 있는 거야? 그런 거야? 그래서 아내와 사이가 안 좋았던 거야?? 아님 사이가 안 좋아서 이렇게 된 거야?

앞으로 사카타 씨를 어떻게 봐야 돼?

 

그 다음 날은 더 점입가경이었음. 또 모르는 남자가 온 거야! 심지어 이번엔 리틀스기와 판박이!

누가 봐도 사카타 씨 아내의 가족이 틀림없었음. 분명 사카타 씨와 아내가 양육권 다툼을 시작한 거겠지. 아니면 처가댁의 가족이 왜 이제서야 찾아오냐, 이 말이야.

 

교사는 조심스레 또 물어봤음. 저분은 삼촌이시니? 그랬더니 타카스기와 리틀스기가 동시에 대답했음.

 

“아비입니다.”

“아빠 애인이에요.”

대답을 들은 교사의 표정은 어제보다 더 썩어들어갔음.

 

설마 처남과도 바람이 난 건가?! 사카타 씨?!

 

교사는 이미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막장드라마의 대본을 쓰기 시작했고, 그가 어떤 얼굴로 서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 타카스기와 리틀스기는 말싸움을 시작했음.

 

“긴토키가 누굴 선택하든, 네가 내 아들인 건 바뀌지 않는다.”

“흥. 아빠의 선택은 중요하지 않아. 내 아버지는 내가 정한다.”

“현실을 수용해야할 때도 필요한 법이다. 이건 네녀석이 선택할 수 없는 사실이야.”

“그런 사실 따위, 부숴버리겠어.”

 

리틀 스기는 타카스기한테 뭘 배운 건지 날이 갈수록 말투가 닮아갔음. 어린이집에서도 놀다가 종종 나잇대에 맞지 않는 무뚝뚝한 반말이 튀어나와 교사들이 제법 곤란해 할 것 같음.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다면서 친구의 음식에 마요네즈를 가득 뿌려 버려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고.(어이없게도 자신의 음식에는 뿌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원인이 어디인지 너무 분명했지.

 

타카스기가 오기 전까진 히지카타의 도움을 받아도, 아이에 관한 것은 긴토키가 전적으로 맡았음. 어느 정도의 선이 있었겠지. 히지카타가 긴토키의 남자친구는 되어도, 리틀스기의 아버지로 생각하진 않았던 탓임. 물론 그 벽도 긴토키와 히지카타의 사이가 많이 가까워지면서 낮아지던 중이었지만.

 

하지만 타카스기가 오고 나서부턴 그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졌겠지. ‘히지카타냐 타카스기냐’라는 갈림길 앞에서 벽을 유지하기란 너무 어려웠음.

그래서 리틀스기의 양육은 세명의 공동 육아가 되었고, 두 부자에게 조금이라도 어필하겠다는 두 왼의 열정은 리틀스기가 이상한 버릇들을 잔뜩 배우는 결과를 초래했음.

 

결국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고, 그날 긴토키는 두 사람을 불러다가 잔뜩 혼냈음. 리틀스기에게 이상한 거 가르치지 말라고.

긴토키의 두 남친은 알았다고 대답하면서도 전혀 고치지 않겠지.


45. [카무긴오키/오키긴카무] 하루사메 야토긴 이어서

 

*24번 썰과 이어진 내용입니다.

 

비오는 날 선글라스 빼먹고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구름이 걷혀서 길 한복판에서 시력 잃은 긴토키.

급하게 "단자아앙-!!" "카무이 단자아앙-!!"이럴듯.

 

이걸 어쩌나, 그냥 눈알 버릴 각오하고 0.3초씩 눈떠서 집으로 갈까?

한참 고민 하던 차에 170의 남자가 공주님 안기를 하겠지.

어라? 이녀석 내가 여기있는 건 어떻게 알았지?

 

긴토키는 카무이 몰래 빠칭코에서 돈 왕창 잃고 오는 길에 조난 당한 거라, 어색하게 웃으면서 변명을 시작함.

 

“으응, 그러니까. 심부름이였어, 심부름! 그러니까... *코가게에 구멍을...아니, 도넛을 가져다 주는거였는데, 하하! 내가 그걸 파칭코로 알아들었지 뭐야! 바로 나왔어, 바로! 내가 하루사메 돈에 손을 댔다던가, 그런 나쁜 짓은 하지않는다고. 믿지? 응?”

 

단장? 단장 듣고있어?? 뭐라고 말이라도 해주면 안될까? 지금 어디가? 나 점점 무섭걸랑? 단장?

 

긴토키가 계속 쫑알대니까 남자가 입을 열었음.

“단장이 아니라 대장입니다.”

 

긴토키를 안고 있는 건 오키타였음.

어라, 경찰이네?

긴토키는 얌전히 체포되어 연행되고 있었음.

 

“햇빛을 싫어하신다니까, 친절하게 형씨는 지하감옥으로 넣어드릴게요.”

 

단자아아아앙-!

 

* * *

 

긴토키는 신센구미 둔영의 창고에 갇히고, 저녁쯤에 카무이가 방긋방긋 웃으면서 신센구미에 단신으로 쳐들어올 듯.

오키타는 바주카포 쏘면서 싸우고, 신센구미 둔영은 초토화되겠지. (오키타짓 70%)

 

그러다가 긴토키가 갇혀있던 창고까지 무너지면(카무이짓 70%), 그 먼지구름 사이에서 긴토키가 튀어나오고 둘에게

“무슨짓이야아-!!” 할듯.

그럼 두사람은 “알아서 잘 피했어야지(죠)” 하고 다시 싸우기 시작할 것 같다.

 

그리고 하루사메에 잔뜩 부상입은 긴토키가 카무이와 돌아오면, 단원들이 '긴토키 단자앙-!!' 부르면서 신센구미를 욕하기 시작하겠지.

약점을 잡아서 이런 꼴로 만들다니, 사무라이네 어쩌네 하더니 다 더러운 족속들이다, 복수하겠다, 단장이 눈이 보였다면 다 한주먹도 안되는 것들이다.

 

그럼 긴토키는 그거 보면서,

“아니. 이거 니네 다른 단장이 한 짓이니까.”

이렇게 말하고, 그럼 하루사메단원들은 헛기침하면서 급히 해산할 것 같다.


46. [즈라긴] 고양이가 된 긴토키

 

긴토키가 다시 고양이가 되어버려서 카츠라를 찾아갔으면 좋겠음.

 

고양이 상태의 긴토키를 보고 바로 그인 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완벽한 집사의 능숙함을 가진 사람. 카츠라밖에 없다.

 

심지어 카츠라를 찾을 필요 없이 운 좋게 길에서 그를 마주치겠지. 긴토키는 필사적으로 앞다리를 허우적대며 즈라에게 자신임을 알릴 것 같음. 왠지 모르게 아주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 긴토키가 생각하기로는 카츠라가 유일한 동아줄인 걸.

 

카츠라는 '설마, 긴토키 자네인가?' 라고 물으며 확인하고는, 긴토키를 안아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음.

그게 긴토키가 처음으로 즈라 집에 간 것이었으면. 일단 양이특성상 한 집에 오래 머물지 않을 테니까.

 

카츠라 집에 온갖 고양이용품들 다 있었으면 좋겠음.

“너 고양이 안 키우잖아!”

황당한 긴토키가 외쳤음.

 

하지만 긴토키의 야옹소리를 카츠라가 제대로 알아들을리 없지.

“그래, 그래. 보채지 말게. 곧 가져오겠네. 배가 고픈거지?” 이런 소리나 하며 무언가를 꺼낼 듯.

 

적당히 인간의 미각으로도 먹을 수 있는 고양이 음식이었으면 좋겠다. 연어회 같은 것이어도 좋고. 카츠라의 센스가 드러나는 부분이지.

하지만 그 센스는 긴토키가 감동하기도 전에 카츠라의 욕망에 묻혀 버릴 듯.

당당하게 양반다리로 앉아서 자신의 다리 위를 두드리는 거임. 긴토키 보고 거기 위로 올라오라는 뜻이지.

 

“이 미친놈아! 내가 거길 왜 올라가!”

라고 소리 지른 긴토키지만, 목에서 나오는 소리는 야옹야옹 뿐이라 그 귀여운 모습에 카츠라의 볼은 절로 붉어질 것 같다. 카츠라의 타협은 없었음. 먹고 싶다면, 올라와라.

말은 안 통하고, 배는 고프고.

 

결국 긴토키가 내린 결정은 카츠라 위로 올라가서 소분된 연어회를 받고, 바닥에 내려와서 먹는 것이었음. 아마 세 네 번은 왔다 갔다 했을 것 같음.

 

카츠라와 긴토키의 실랑이는 하나 더 있었음. 잠자리.

같이 자자는 카츠라와 네놈과 동침할 생각 없다는 긴토키의 잡기 놀이가 계속되겠지.

결국엔 한 이부자리에 거리를 두고 자는 걸로 타협하다가, 추위를 느낀 긴토키가 온기를 찾아서 카츠라 품으로 들어가게 될 듯.

 

이런 식의 생활이 며칠 계속되면 집고양이의 삶에 완벽 적응(이라고 쓰고 체념이라 읽는다.)한 긴토키 카츠라의 무릎에서 잠도 자고 그루밍도 하고 간식도 척척 잘 받아먹겠지.

 

그리고 인간으로 돌아오는 건 자고로 카츠라 품에서 웅크리고 잠들어 있을 때 돌아와야 된다.

카츠라와 긴토키 둘 다 고양이로 동거할 때의 습관이 인간으로도 돌아와서도 종종 나타나는 거 보고 싶음.

가령 카츠라가 긴토키의 입에 간식 가져다주면, 입으로 받아먹고 손가락까지 햝는다든가.

카츠라가 무심코 긴토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긴토키도 그 손바닥에 머리 비빈다든가.

 

가끔 정신차리면 긴토키 카츠라 다리 위에 앉아서 자리잡고 있었으면.

그럼 긴토키 민망해서 괜히 즈라 때릴 것 같음.

주먹에 날아가지만 카츠라는 그리 아프지 않아하겠지.

'하하. 냥냥펀치인가, 긴토키?'

'닥쳐!'

냥냥펀치치곤 코에서 피가 흐르는 카츠라가 보고싶음.


47. [즈라긴] 즈라긴 2세와 놀이공원

 

카츠라나 긴토키나, 2세만큼 애 같을 때가 있어서, 친구 셋이서 놀러 온 느낌이 날 것 같음.

2세의 키가 안돼서 못 탄다는 긴토키와, 싫다고 타고싶다고 떼쓰는 2세와 카츠라.

 

“아니 글쎄, 타고 싶어도 못 탄다니까?”

“싫어! 탈거야!”

“방법이 없겠나? 즈라긴주니어의 영혼은 세상에서 제일 크지 않나!”

“있겠냐? 탔다가 키가 작아서 안전바 제대로 안 걸리고 날아가면 어떡할래?”

“즈라 아빠가 잡아주겠지!”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 아빠다! 맞다. 내가 잡아주면 되지!”

“잡긴 뭘 잡아 이 미친 녀석아! 애 죽일 일 있냐?! 지옥급행열차라도 탈래?”

 

결국 꾸역꾸역 줄까지 섰다가 코앞에서 직원의 거절을 받고 울면서 나오는 2세와 카츠라 제법 귀여울 것 같음.

 

이번엔 긴토키와 2세가 떼를 쓰기 시작했음.

“그러니까, 저거 먹어도 점심 먹을 수 있다니까?”

“맞아! 긴쨩 아빠가 맞아!”

“그리 억지부려도 소용없네. 디저트는 식사 이후에 먹는 거야.”

“아닐걸? 에픽사이저 몰라?”

“에피타이저야, 아빠.”

“누가 에피타이저로 마카롱을 먹나, 긴토키. 그리고 저건 에도랜드 이벤트용 대왕 사이즈 아닌가.”

“아빠들이랑 나랑 나눠먹으면 되지!!”

“그래! 삼등분하면 별로 안 많을 걸? 그리고 자본주의시대에 저게 진짜 사이즈일 리가 없지. 과대포장 몰라?”

 

그렇게 부녀가 조르고 졸라서 결국 항복한 카츠라. 긴토키와 즈라긴주니어는 신나서 가게로 달려가겠지. 그리고 대형사이즈의 마카롱 모양의 가방...을 사서 나왔음.

 

정말 실물처럼 생긴 가방이었음. 그것에 속아 샀지만 먹는 음식이 아니었지.

부녀는 끼잉끼잉 거리면서 한 번씩 씹어보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을 듯.


48. [즈라긴] 카츠라의 단발머리를 만지는 긴토키

 

홍앵 끝나고 부쩍 가까워진 즈라긴, 카츠라의 머리가 다시 길게 자랄 때까지 계속 긴토키가 만지작거렸으면 좋겠다.

나 이 녀석의 긴머리를 되게 좋아했구나, 속으로 아쉬워하면서.

 

머리가 좀 더 자라서 꽁지머리가 가능해질 때쯤엔,

'야. 이제 머리 묶인다.'라면서 살짝 들떴으면.

 

카구라랑 같이 즈라 머리로 이것저것 장난치기도 했으면 좋겠다.

꽁지머리로 묶기도, 짧은 머리로 가능한 비녀도 꽂아줬으면 좋겠음.

 

그리고 원래 길이의 머리로 돌아가면 다시 관심을 끊는 긴토키.

남자의 마음은 갈대랍니다.

 

그래도 카츠라가 카구라 옆에 앉아있으면, 카구라 머리 묶어준 다음에 카츠라 머리도 종종 빗어주겠지.

그럼 카츠라는 긴토키 손 잡아당겨서 손목에 키스했으면.

긴토키는 애들 앞에서 못하는 짓이 없다고 빗으로 뒤통수 찍어버리겠지.

 

카츠라의 정수리에서 솟구치는 피처럼 빨개진 긴토키의 얼굴이 보고 싶다.


49. [즈라긴] 고양이 수인 긴토키

 

긴토키가 고양이 수인인 건 쇼요만 알고 서당 애들은 아무도 몰랐는데, 어느날 자다가 고양이로 변한걸 즈라가 냥줍해갔으면 좋겠음. 즈라는 어릴때 부터 털동물에 환장했다는 가정하에.

 

긴토키는 카츠라를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인간인 자신은 못 받아본 애정을 고양이인 자신이 잔뜩 받고 있으니 약간 착잡할 것 같음.

그래도 그 애정이나마 기꺼우니 계속 카츠라 곁에 있다가, 서당에 나갈 시간에만 몰래 빠져나와 인간으로 돌아오겠지.

 

그러다가 고양이 긴토키일 때 즈라랑 하던 습관들이 인간일 때도 무심코 나와버려서 즈라에게 들켰으면 좋겠음.

손바닥 보여주면 머리 들이밀어서 박는 거라던가, 주변을 맴도는 거. 등을 보이고 쭈그려 앉는 거. 즈라는 처음엔 그냥 별생각 없이 받아주다가, 뒤늦게 어라.하고 깨달을 듯.

 

즈라에게 들켰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긴토키도 그냥 막 편하게 행동할 것 같음. 이러다 다른 애들에게도 들키면 어쩌나 하며 숨겨주느라 급급한 쪽은 즈라겠지. 그러다가 금방 카츠라도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사귈 것 같음.

 

인간인 긴토키가 카츠라에게 눈을 감았다 뜨면서 고양이 눈인사 하는 거 보고 싶다.

카츠라는 처음엔 부끄러워서 그냥 피했다가, 나중엔 자기도 똑같이 눈인사하겠지. 그럼 그땐 긴토키가 먼저 시선 피해야 됨. 얼굴도 살짝 붉어지고.

 

소파에 누운 카츠라의 위에서 고양이로 잠든 긴토키도 보고싶다.

카츠라의 배에 뒤통수 비비적거리다가 미끄러졌으면 좋겠음. 그걸 붙잡으려던 카츠라도 같이 미끄러지고, 긴토키는 놀라서 인간화했으면.

두 사람 서로 껴안고 소파에서 떨어져 굴러라.

 

그럼 긴토키는 바닥에서 즈라 밑에 깔린 자세가 되는데, 즈라 머리카락이 커텐처럼 빛과 시야를 차단하고, 긴토키의 눈엔 카츠라밖에 안보이겠지.

 

긴토키 괜히 머쓱해서 '왜 너도 떨어지냐'라고 잔소리하면, 카츠라는 말없이 키스했으면 좋겠음.


50. [즈라긴] 놀이공원 인형탈 알바

 

놀이공원에서 인형탈 알바하는 해결사와 즈라, 엘리.

하필 카구라랑 엘리자베스, 긴토키와 즈라의 탈이 똑같아서

중간에 카구라와 엘리자베스가 바뀌었는데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음.

 

긴토키와 신파치는 카구라가 말이 없는데도 ‘힘든가보네, 사춘긴가’ 이러고,

카츠라는 엘리자베스가 갑자기 말을 하는데도 편견없이 ‘간판을 쓰는 게 불편한가보다.’ 이러고 있음.

(참고로 알바중일 때는 서로 이름이 아니라 캐릭터 이름으로 부르는 걸로.)

 

이때 즈라와 긴토키가 “그 녀석이랑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면 좋겠다. 서로 쌍방 짝사랑중인 걸로. 그리고 카구라와 엘리자베스는 각자 그 녀석이 카츠라, 긴토키인 줄 알겠지.

 

정리하자면

긴토키(그녀석=카츠라)

엘리자베스(그녀석=긴토키)

신파치(그녀석=카츠라)

+

카츠라(그녀석=긴토키)

카구라(그녀석=카츠라)

 

카츠라는 긴토키를 생각하면서

 

“그 녀석 단걸 좋아하니까, 이곳 디저트를 무척 좋아할 것 같단 말이지.”

 

라고 말했고, 카구라는 ‘어라? 즈라가 단걸 좋아하던가?’라고 생각할 것 같음.

 

“아니, 그 녀석은 단 걸 안 좋아한다, 뿅. 카레나 줘라, 뿅.”

“뭐? 그녀석도 소바를 좋아하나?”

 

카츠라는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했음.

“좋아, 내일은 소바 데이트를 신청하겠네.”

“그런 거 할 시간에 내 월급이나 챙겨달라, 해...가아니라 뿅.”

 

한편 긴토키 네는 열심히 애들에게 풍선을 나눠주고 시달리고 있겠지. 긴토키는 카츠라와 있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들을 해줄 것 같음.

“그녀석은 반에서 제일 성실한 우등생이었어. 머리도 제일 좋고. 아마 나와 엮이지 않았다면 엘리트 코스는 확실했겠지.”

 

이 말을 들은 엘리자베스는 혼란이 가득할 것 같음.

그 긴상이 엘리트?! 우등생?! 제일 성실?! 가츠라 씨가 인정하는 성실은 얼마나 성실한거야?! 긴상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런 마다오가 되었지? 카츠라 씨와 엮여서?!

 

엘리자베스의 혼란을 알아차리지 못한 긴토키는 계속 말을 이었음.

“문제아인 나를 수습하느라 고생이 많았지. 그 녀석이 있어서 든든하게 등을 맡기고 활개칠 수 있었어. 그 마음은 잊을 수 없다.”

 

카츠라 씨 문제아였어?!

엘리자베스의 머릿속엔 벌써 공 모양 폭탄을 들고 학교를 폭발시키는 리틀 카츠라와, 울며 따라다니는 백야차가 그려지고 있었음.

 

해결사 씨...마다오가 되어가면서 가츠라 씨를 개과천선 시켜 주셨군요.

이런식으로 서로서로 오해와 혼란을 주고받다가, 알바가 끝난 뒤 서로 가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하겠지.

 

그러면 5명이 동시에

“Aㅏ.”

라고 할 듯.

 

카구라와 엘리자베스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퇴근하는 길에 카구라는 긴토키에게, 엘리자베스는 카츠라에게 넌지시 말할 것 같음.

고백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아무래도 짝사랑이 아닌 것 같다면서.

 

그럼 두 사람은 그제서야 자기가 엘리자베스(카구라)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떠올리고, 얼굴이 터질듯이 빨개질 거임.

 

타임머신! 타임머신!!


51. [히지긴] 알파X알파 히지긴

 

페로몬에서 딸기우유 향이 나는 알파 긴토키. 보통 달달한 향은 오메가에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히지카타가 긴토키 오메가인 줄 알고 착각하는 게 보고 싶음.

 

알파알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둘은 운명의 짝이라서 서로의 페로몬이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어, 페로몬이다.’ 하는 정도. 그래서 더 히지카타는 긴토키가 오메가인 줄 알았겠지.

 

물론 알파가 오메가의 페로몬을 맡을 때 생기는 반응이 히지카타에게 일어나거나 하진 않았음. 긴토키는 알파니까. 그래도 히지카타는 긴토키가 열성 오메가인가보다 하고 오해할 것 같음.

하지만 히지카타가 뭐라 오해하든 긴토키는 알파다.

 

긴토키는 페로몬 조절 잘 안하고 살겠지. 밖에서야 매너보드겠지만, 신파치는 베타고, 카구라는 야토라서 오메가버스랑 관련 없음. 해결사 안에선 긴토키의 페로몬을 느낄 사람이 없지.

그래서 집에선 페로몬 조절 안 하고 살 것 같음. 의뢰인이 온다고 할 때만 환기시키고, 페로몬탈취제 뿌리고...

 

히지카타는 반대로 항상 페로몬을 억제하고 다닐 것 같음.

아마 국중법도에도 있을걸? 페로몬 풀면 할복.

히지카타는 진짜 러트 때만 억제된 페로몬을 풀 것 같다.

그땐 그동안 억눌린 게 폭발해서 우성 오메가가 아니면 그 진한 기운 다 못 받아내고 기절할 것 같음.

 

페로몬을 억제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서 주변에선 히지카타의 절제력 보고 ‘진짜 독한 놈이다.’ 하겠지.

건강에 그리 좋은 것도 아니고...그래도 히지카타는 해낸다.

이 남자가 골초인 것도 그런 거랑 연관 되어있다면 진짜 꼴포일 듯.

 

암튼 긴토키는 페로몬이 느껴지지 않는 히지카타가 베타인 줄 알고, 히지카타는 해결사에 처음 찾아간 날에 페로몬 보고 긴토키가 오메가인 줄 알았으면 좋겠음.

 

둘의 관계가 어긋나는 건 긴토키에게 러트가 찾아오는 걸로 시작했으면 좋겠다.

억제제는 비싸고, 아는 오메가는 없고. 그래서 러트가 오면 긴토키는 카구라를 신파치 집에 보내놓고 그냥 며칠 앓아눕는 걸 택할 것 같음. 술 먹고 며칠 뻗어버리고 있으면 다 해결된다고.

누가 봐도 건강한 방법이 아닌 것 같지만, 신파치나 카구라는 이쪽 지식이 전혀 없어서 따지지도 못하고 긴상을 혼자 두고 나오겠지.

 

그때 찾아온 게 히지카타였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의뢰가 있어 찾아왔는데, 문 앞에서부터 페로몬이 느껴지는 거임.

진한 딸기우유 향에 반사적으로 팔로 코와 입을 막고, ‘이 미친자식. 위험하게 이게 무슨 짓이야?!’ 할 듯.

 

이 오메가 자식(알파입니다.)을 내버려 두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알파인 자신이 들어가는 건 더 위험한 행동이었지.

히지카타는 문 앞에서 한참 갈등했음.

 

그때 긴토키는 앞에서 얼쩡거리는 사람이 있길래 문을 열어주겠지.

 

“죄송합니다. 오늘 요로즈야는 쉽... 어라, 히지카타?”

 

문이 열리면서 더 진하게 풍겨오는 달달한 향, 땀에 젖어 흐트러진 차림. 붉어진 뺨에 평소보다 더 혈기가 도는 입술...

 

그 이미지 자극에 순간 절제력이 풀리고, 히지카타의 페로몬이 터졌음. 긴토키는 자기를 덮쳐오는 거대한 알파 페로몬에 순간 어지러워서 주저앉고. 히지카타는 안 그래도 자극받는 풍경에, 긴토키가 자기 앞에서 저항 없이 쓰러지기까지 하니까 더 정신 못차리고 키스하겠지.

 

긴토키 입장에서 히지카타의 행동은 그냥 시비나 다름없음.

안 그래도 억제제 없이 러트를 버티느라 죽겠는데, 자기 면전에 알파 페로몬을 풀고 성추행까지 하잖아. 바로 혀를 씹어버리고 주먹부터 날리겠지. 쌓인 분노를 담아 망설임 없이 주먹 꽂고 문 닫아버릴 듯.

 

한대 얻어맞고 쫓겨난 히지카타는 충격에 빠져서 한참 멍 때리고 앉아있을 것 같다. 그리고 뒤늦게 자신이 차였다는 걸 깨달으면. 엄청 억울하고 화나겠지.

지가 절제 없이 유혹해놓고, 날 쫓아내?

 

히지카타는 그 뒤로 긴토키 앞에서는 욱해서 은근히 페로몬 풀고 다닐 것 같음. 그럼 긴토키는 ‘뭔데. 서열 싸움이냐?’ 하면서 자기도 페로몬 풀고. 그걸 느낀 히지카타는 혼란에 빠져서 저게 유혹인지 도발인지 고민할 듯. 그러다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짓는 긴토키를 보겠지.

 

이건 도발이다. 먼저 유혹에 넘어가는 놈이 지는 싸움이다.

그렇게 판단한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 과하진 않지만 설렐법한 플러팅을 할테고, 긴토키는 못 알아먹겠지.

 

그럼 욱한 히지카타가 뭐라고 말을 얹고, 그대로 말싸움, 말싸움하다 몸싸움으로 넘어갈 것 같다. 그러다가 잠자리까지 갖게 되고.

아마 그땐 히지카타도 긴토키가 알파인 거 알아차릴 것 같음. 그야 뒤가 안 젖으니까.

 

긴토키가 오메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히지카타는 엄청 놀랐을 거임. 하지만 티 안내고 계속 긴토키를 자빠트리겠지.

막상 자보니까 히지카타는 상상이상으로 만족했음. 일단 제 페로몬을 받고도 기절하지 않는다는 점이 최고였지. 체력도 좋고, 우는건 섹시하고.

하지만 긴토키는 잠자리가 별로였다고 주장했음.

무슨 헛소리야? 그렇게 좋다고 울어놓고.

 

‘알파인 게 뭐가 대수냐, 페로몬은 오메가같은 주제에.’ 라고 히지카타가 말하면 다시 두 사람은 전쟁이 시작되겠지...

그러다 화해는 호텔에서 하고... 다시 확인받은 만족스러운 잠자리라 화가 난 긴토키는 히지카타를 두고 먼저 나가버리고... 그럼 전쟁 2차전...


52. [히지긴] 데코히지, 엔미긴 짧은 글

 

무형의 재앙과 한차례의 전쟁이 끝났다.

그리고 재앙의 원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수장.

재앙을 물속에 봉인시키자는 결론이 나왔다.

너는 조금의 틈도 없는 무거운 돌로 된 상자에 구겨 넣어져 바다 아래에서 잠들었다.

 

나는 너를 지킬 수 없었다.

너는 물속으로 가라앉았고, 나는 너와 함께 가지 못했다.

아, 숭고한 너의 영혼은 영영 떠오르지 못하겠구나.

 

내가 감히 그대의 죽음을 고를 수 있다면, 나는 너와 함께 상승하고 싶었다.

무거운 죽음에 짓눌리는 것이 아닌, 새로운 탄생으로 흩날리고 싶었다. 불으로 된 꽃밭을 기껍게 걷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 싶었다.


53. [히지긴] 사랑 앞에서 열오르는 긴토키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빠르게 열이 오르는 긴토키.

히지카타 때문에 몸이 시뻘겋게 익고 땀이 흐르고 숨도 답답해져서, 너랑 붙어있으면 덥다고 도망갔으면 좋겠음.

히지카타 옆에서 덥다고 헥헥거리면 제법 섹시할 것 같지... 그 모습을 보고 히지카타도 살짝 붉어졌으면 좋겠다.

 

겨울엔 긴토키가 따뜻해서 좋다면서 히지카타가 계속 껴안았으면 좋겠다. (긴토키는 열 올라서 머리 터지기 직전)

그러다가 긴토키에게 더우면 벗으라고 히지카타가 옷을 하나씩 벗겼으면.

 

“잠깐만. 잠깐만, 히지카타 군. 나 진짜 눈앞이 핑핑 돌거든?”

“그만큼 좋은 거겠지.”

 

열오르는 체질을 얻어버리기 전엔 체력이 엄청 좋은 긴토키였는데, 저 체질때문에 자꾸 기절해서 곤란해하는 히지카타도 보고 싶음.


54. [히지긴] 미각을 함께 느끼는 긴파치/목소리에서 맛을 느끼는 긴토키

 

자기가 느끼는 감각에 미각도 함께 느끼는 긴파치. 그래서 항상 담배나 사탕을 물고 다니는 거였으면.

 

히지카타의 목소리에선 카카오 함유량이 많아서 엄청 쓴 초콜릿 맛이 날 것 같음. 그리고 그에게 고백받은 날, 그 목소리가 머리 속을 울리면서, 입안 가득 그 쓰고 달달한 맛을 느끼겠지.

 

히지카타가 졸업해 성인이 되어 히지긴이 정식으로 사귀게 된 날, 긴파치가 슬쩍 히지카타의 어깨를 깨물고 햝았음.

 

"? 뭐에요."

"아니...무슨 맛이 날까 싶어서."

 

의외로 짜네. 너무 쓰고 달아서 어지러울 정도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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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말에서 맛을 느끼는 긴토키도 보고싶음. 특히 히지카타의 말소리는 쓴맛이 엄청 강해서 긴토키가 싫어했으면 좋겠음. 가까이 있으면 담배 냄새도 나는데, 거기에 목소리까지 들으면 쓴맛이 나니까 자기가 담배를 핀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거.

 

그게 싫어서 저리가라고 피하고, 그러다가 싸우면 입에서 쓴맛이 계속 올라와서 머리가 핑핑 돌 지경이야. 그럼 긴토키는 더 화가 나서 히지카타에게 못되게 굴었으면 좋겠음.

 

근데 두 사람이 친해지고 분위기가 바뀌면서 그 맛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히지카타의 쓴맛에 중독된 건지 아니면 히지카타의 말투가 바뀐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에게서 점점 단맛이 느껴지기 시작한 거임.

그리고 이젠 달달한 디저트를 먹으면서 히지카타의 말이 들리는 수준까지 오겠지. 그가 지나가듯이 한 말에 잠시 가슴떨렸던 기억이 떠올라서 스푼을 내려놓을 것같음.

'입맛 다 버렸네.' 하면서.

 

히지카타와 많이 친해진 긴토키는 다시 히지카타를 피하기 시작했음. 이번엔 쓴맛이 싫어서가 아니라 달달한 맛이 이상해서.

그때 히지카타는 이미 긴토키를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이유도 없이 자신을 피하는 긴토키를 보면서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도 해보고 은근히 상처도 받겠지. 전혀 티는 안 나지만.

 

그렇게 쌍방삽질을 하다가, 히지카타가 긴토키의 멱살을 잡고 화내겠지.

나를 왜 피하냐고.

긴토키는 이리저리 말을 돌리다가

'맛이 없어!'라고 소리쳤음.

 

히지카타는 이게 무슨 소리지 하다가 문득 자신에게서 쓴맛이 난다고했던 긴토키의 이전 말을 떠올렸음. 그걸 생각한 히지카타는 억울함을 느끼겠지. 슬픈 감정도 들고. 멱살을 잡던 손에 힘이 빠지고, 긴토키를 툭 밀치며 말했음.

 

"그래, 네 입맛이 아니라 미안하다. 가서 단 거 잔뜩 먹고 뒤지라지."

그렇게 거칠게 하는 말에도 단맛이 묻어나올 것 같음.

그래서 등돌리고 떠나는 히지카타를 긴토키가 붙잡아야 됨.

 

"그게 아니라, 너무 달다고!"

 

긴토키가 히지카타의 소매를 잡으면서 외치고, 히지카타 입에서 피치 나간 '엉?' 소리가 나올 것 같음. 히지카타가 삐걱이면서 긴토키를 쳐다보면, 긴토키 얼굴은 이미 벌겋게 터졌겠지. 히지카타가 먼저 고백할 듯.

 

"...좋아해, 해결사."

긴토키의 얼굴을 보고는 자기도 똑같이 새빨개져서 히지카타가 속삭이듯이 고백하고, 긴토키는 혀가 찌릿거리고 목구멍이 줄어드는 듯한 단맛에 소매를 잡지 않은 손으로 입을 막았음.

 

"......너무 달다고."

 

놀랐던 마음에 여유가 생긴 히지카타는 아직도 어쩔줄 몰라하는 긴토키의 반응을 즐길 것같음.

'그래서 대답은 안 들려줄 거냐?' 하면서 계속 물어보고, 긴토키는 입 좀 다물라면서 히지카타의 입을 막고.

 

그럼 긴토키의 손바닥에 키스하고 손목을 잡아챈 히지카타는

'이건 안 달걸.' 하면서 진하게 키스하는 거 보고싶음. 긴토키는 진한 단맛에, 담배를 펴 쓰디쓴 혀에 더 미쳤으면 좋겠음. 거기에 질척한 쾌감까지 들어오니까 뇌가 포화상태겠지.

 

또 보고싶은 다른 장면은, 히지긴이 데이트로 디저트 카페를 가서, 긴토키가 히지카타에게 스푼 던져버리는 거.

네 놈 때문에 디저트들이 다 밍밍하다면서.

그럼 히지카타는 능글맞게 '그럼 앞으로 나만 먹으면 되겠네.' 하는 게 보고 싶음. 히지카타 단맛은 당뇨위험도 없는데 얼마나 좋음?

 

그리고 서로 사랑하다보면 말투도 닮아가는데, 긴토키를 닮아가는 히지카타의 말투에는 딸기맛도 조금씩 섞여나올 거임.

그때 긴토키는 자신의 말투가 어떤 맛인지 처음 알게 되겠지. 사랑에 빠진 긴토키의 맛을 히지카타를 통해 알게 되는 것이 좋다.


55. [히지긴] 빌런 요로즈야에서 추가

 

* 39번 빌런 요로즈야썰에서 이어진 부분입니다.

 

경찰인 히지카타와 빌런인 긴토키는 쫓고 쫓기는 사이임.

히지카타는 빌런 긴토키를 계속 쫓아다녔고, 긴토키는 그런 히지카타를 농락하면서 유유히 현장에서 도망치겠지. 분노하는 히지카타, 노려보는 오키타를 놀리면서 멀어지는 긴토키와 카구라가 보고 싶음. 그럼 한참 앞에서 먼저 달리는 신파치가 빨리 오라고 재촉하겠지.

 

해결사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심부름센터같이 위장하면서 이중생활을 할 것 같음. 진선조는 해결사와 빌런이 같은 인물이라는 것은 모르겠지. 뭔가 느낌이 비슷하다는 생각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데, 그 위화감을 알아차리진 못함.

 

처음 사건 현장이 아닌 평화로운 길거리에서 진선조와 마주친 해결사들은 능숙하게 진선조들을 모르는 척했지만, 속으로는 진땀 뺐겠지. 그렇게 자주 마주치고 인연이 쌓여가면, 빌런이 아닌 해결사로서도 진선조와 많이 아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음.

 

그러다가 긴토키가 히지카타를 짝사랑하게 되는 것도 좋고, 여러 내적갈등을 겪다가 히지카타다 먼저 고백을 해서 두 사람이 연애를 하게 되는 것도 좋다. 암튼 해결사 긴토키와 히지카타가 가까운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음.

 

경찰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고 해서 해결사들은 빌런 일을 그만두진 않았음. 긴토키는 안 들킬 자신이 있었고, 개과천선할 생각도 없었지.

나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무엇보다 열 받아 하는 히지카타의 얼굴이 굉장히 꼴려.

 

사귀고 나서는 빌런 긴토키의 태도도 조금 변화가 있을 것임. 히지카타가 다치지 않게 조심한다든가, 싸울 때도 애정이 조금씩 묻어나올 거고. 그건 다른 진선조 대원들도 눈치챌 정도일 듯.

그래서 히지카타는 생각하겠지.

저 빌런 놈이 날 좋아하나? 진짜로??

 

그래서 언젠가 빌런과 진선조가 정면으로 싸우게 된 날, 히지카타가 진지하게 빌런 긴토키에게 말했으면 좋겠음.

난 사랑하는 연인이 있으니 마음 접으라고.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긴토키가 결국 못 참고 멱살 잡아서 키스했으면. 그걸 목격한 신센구미는 발칵 뒤집히겠지. 매번 못 잡고 놓치는 것도 열 받는데 저쪽 보스가 우리 부장님 성추행(키스)까지 했으니까.

 

분노에 휩싸여 칼을 휘두르는 대원들 가운데서, 히지카타는

'어라 뭔가 익숙한데? 위화감이 드는데??' 이러고 있어야 됨.

그리고 정신 차리라는 오키타의 바주카포를 맞을 듯.

 

히지긴의 알콩달콩한 연애와 빌런과 신센구미의 아슬아슬한 밀당이 계속되고, 어느날은 빌런 해결사들이 무기 운반을 도와달라는 의뢰를 수행 중이었음. 딱봐도 테러에 이용될 것 같아 보이는데, 뭐 내 알 바 아니지. 그만큼 수입이 짭짤한 의뢰니까, 긴토키는 이 돈으로 애들이랑 해외여행이나 갈까 생각하고 있었음.

히지카타도 데려갈 수 있으려나? 그 녀석 분명 이거 때문에 야근할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지. 버리고 가지 뭐.

 

그렇게 생각하면서 의뢰를 끝내고 돌아가려던 찰나, 해결사들은 현장에 있었던 다른 놈들의 대화를 들어 버렸음.

 

'어디를 털거래?'

'아아, 카부키쵸랬나?'

 

그 소리에 해결사들이 급히 몸을 돌렸음. 하지만 이미 무기들은 이곳을 떠나 테러 단체에게 가버렸고, 해결사들은 그들을 쫓아가 부하들을 탈탈 털어 정보를 얻어냈음.

 

며칠 뒤 카부키쵸 유흥거리에 고위 간부들의 술자리가 있는데, 그곳을 공격할 예정이라는 것.

 

이놈들이 감을 잃었나?

카부키쵸를 해결사 앞에서 건드려?

오랜만에 해결사들의 눈깔이 돌았고, 집 다다미 바닥을 뜯어서 무기를 챙긴 해결사들은 바로 테러집단의 본거지까지 쳐들어갔음.

 

그리고 거기서 해결사보다 먼저 출동한 신센구미를 마주치겠지.

어라?

 

“빌런 칭쨩이다-!”

하고 들어간 곳엔 이미 테러단체와 신센구미가 칼부림을 하고 있었음. 그들과 마주친 순간, 싸움은 1:1:1이 되었음. 정말 아수라장이겠지.

 

해결사들이 들이닥친 순간부터 점점 수세에 몰린 테러단체는 결국 테러에 쓰려고 했던 무기까지 쓸 것 같음. 그 무기 중엔 총도 있겠지. 첫  총성음이 울린 순간, 긴토키가 히지카타를 부르면서 그를 감쌌으면 좋겠음.

 

아군, 적군 구분하지 않고 쏘아대는 통에 부상 입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히지카타는 급하게 긴토키를 데리고 숨었음. 긴토키의 왼쪽 어깨에 총알이 날아와 박혀있었음. 피가 팔을 타고 뚝뚝 떨어졌으면.

 

긴토키 부상에 이성 잃은 히지카타는 남은 적들을 전부 죽여버렸음. 빌런 긴토키는 적인 히지카타를 몸을 날려가며 구했고, 히지카타는 적인 그의 부상을 보고 불같이 날뛰었음. 그 사실에 히지카타는 무언가를 직감하겠지. 빌런 긴토키가 해결사 긴토키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히지카타는 전투를 끝내고 긴토키가 피신한 자리로 달려갔음. 하지만 긴토키가 있던 자리엔 피만 흥건하고, 해결사들은 이미 도망가고 없을 듯.

 

빌런 해결사들은 부상을 입으면 다 치료될 때까지 카츠라네에서 숨어지냈으면 좋겠음. 그래서 둔영에 복귀한 히지카타가 해결사에 찾아가도 사무실엔 아무도 없겠지. 오토세는 해결사들이 여행 갔다는 말만 하고.

 

물론 히지카타는 믿지 않았음. 눈에 불을 켜고 해결사들을 찾을 것같음.

히지카타는 긴토키를 찾으면서 많은 내적 갈등을 겪겠지.

 

해결사를 찾아서 뭘 확인하고 싶은 거지? 확인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그놈을 잡아넣을 수 있나? 그는 나를 속인 건가? 나는 배신감을 느껴야 하나?

히지카타가 그렇게 고민하는 동안, 감찰관이 보고서를 들고 왔음. 해결사의 위치가 적혀있는 보고서. 히지카타는 그것을 받아들고 자신의 재킷을 챙겨 나섰음.

 

태양 아래서 저에게 웃어주던 해결사든, 달빛 아래서 저를 지켜주던 빌런이든. 일단은 그가 보고싶다.

그것 말고 중요한 것은 없었음.

 

그때 긴토키는 어느 정도 치료가 되어 카츠라네에서 나오고 있었음. 빌런이 부상을 입고 해결사가 자리를 오래 비우면 분명 의심받을 테니까. 하지만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는 긴토키의 노력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음. 대문 앞에 히지카타가 서 있었기 때문.

 

히지카타를 발견한 긴토키 입에서 괴상한 소리가 나왔으면 좋겠다. 정말 깜짝 놀라서 나오는 소리. 히지카타는 그 소리를 듣고 속으로 웃으며 담배를 비벼 끄고.

 

“힛...히지카타 군?”

“그래 해결사.”

“여긴 어떻게?”

“어떻게 왔긴. 남자친구가 날 두고 여행을 갔다는데, 지옥 끝이라도 쫓아가야 할 것 아냐.”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양 허리를 잡으면서 입술에 키스했음. 원래 애들이 보는 앞에서는 애정표현을 아끼는 성격인데, 지금은 많이 급했지.

동시에 자신의 손에 잡힌 긴토키의 허리가 많이 가늘어진 것을 느끼며 그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가늠할 것 같음.

 

긴토키가 맞은 그 총은 총알에 독까지 있는 무기였음. 퍼렇게 변해있는 어깨가 옷 틈으로 살짝 보였겠지. 히지카타의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이 가해지고, 키스 중인 긴토키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올 듯.

 

히지카타와의 키스에 정신이 팔린 것 같아 보이는 긴토키의 속은 누구보다도 가장 복잡했음.

 

들켰나? 역시 들켰나? 나 잡혀가려나? 애들은?

근데 왜 키스? 로맨틱하게 체포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로맨틱하게 차이는 건가?

진짜? 아니, 물론 당장에 칼빵맞아도 쌀만큼 속이긴 했다만, 그래도 내가 목숨도 살려줬는데 한 번정도는 봐줘도 되지 않을까...?

아니야. 안 들켰을 수도. 희망을 가지자. 이 정도면 그린 라이트지. 클리어야 클리어. 이 녀석은 내 정체를 모르는 거야.

 

긴토키는 달뜬 숨을 뱉으며 히지카타의 눈을 확인했음.

히지카타는 모르는 것 같았지만, 긴토키가 확인한 그의 표정은 누구보다도 슬펐음.

 

들켰다! 백퍼 들켰다! 내가 빌런이고 해결사가 나인게 특보로 마요라 왕국 전역에 다 퍼졌다! 게임 오버다! 부활 주문! 부활 주문이 뭐더라!!

 

“모가가즈 보로소ㅋ...”

“뭐? 그게 뭐냐.”

“젠장,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

“다음 여행땐 나도 데려가라. 아무리 바빠도 시간 내볼테니까.”

“어엉?”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입술을 닦아주고는 뒤로 물러서서 먼저 뒤돌아 앞장서서 걸었음.

 

“...공과 사는 구분할 거니까. 현장에서 만나면 체포다.”

 

히지카타가 긴토키보다 먼저 말해주었음. 해결사인 긴구라팣을 잡지 않겠다는 선언. 그리고 그동안 자신에게 정체를 숨긴 것을 묻지 않겠다고.

 

“...히지카타 구운...”

“...히지카타 사앙...”

“...토시이이...”

 

히지카타가 그렇게 말하면, 해결사들은 감동에 일렁이는 눈빛을 하면서 히지카타의 등을 바라보겠지.

 

그렇게 히지긴은 빌런으로서 만날 때는 정말 치고박고 싸우고, 그렇게 전투로 쌓인 흥분을 집에서 거칠게 해소할 것 같음.

도망친 긴토키가 먼저 집에서 씻고 있으면, 곧 빠른 발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쾅 열림. 히지카타는 화장실 문까지 열어 재끼고 알몸의 긴토키를 덮치겠지.

 

애인이라고 봐주는 것 없이, 해결사들은 이미 누구보다도 훨씬 잡기 어려운 빌런이었음. 히지카타는 저게 긴토키라는 걸 알고나니까 몰랐을 때보다 더 약오르겠지.

그 분노는 긴토키의 침대에서 이어지고...

 

대신 긴토키는 종종 다른 악질범죄집단에 대한 정보를 물어다 줄 것 같음. 정말 죽여버리고 싶은 애들은 긴토키가 죽이고, 갱생의 여지가 있는 애들은 히지카타에게 슬쩍슬쩍 흘리는 거지.

 

“히지카타 구운, 옆집 애가 자꾸 날 괴롭혀.”

“어디?”

“XX단지 폐공장에서 사는 앤데....”

“거기가 옆집이냐?”

 

그렇게 계속 알콩달콩하고 살벌한 연애했으면 좋겠다. 끝!


56. [사카긴] 이혼후 재결합 사카긴

 

사카긴이 모종의 이유로 이혼하고 다시 각자 따로 살기 시작한 지 n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둘 다 서로를 그리워할 것 같음.

우리가 왜 이혼해야만 했더라? 라고 후회할 때 즈음, 하루는 긴토키가 일이 너무 풀리지 않아 신발까지 잃어버리고 맨발로 걸어가면서 귀가하는 중이었음. 그러다가 흙길에서 날카로운 것까지 밟아 상처까지 난 거야.

 

안 그래도 꿈에 사카모토가 나와 울적한데, 재수없는 일이 겹치니까 서러운 기분이 들었음. 긴토키는 씩씩대면서 어딘가에 앉겠지.

 

지나가는 사람들은 긴토키를 다 한 번씩 쳐다보고 갈 거야. 피흘리는 맨발로 화나있는 남자가 앉아있으니까. 긴토키는 창피했지만 발이 아파서 좀 더 쉬고 있었지.

그때 사카모토가 그를 보고 달려왔으면 좋겠음. 원래는 해결사에 찾아가 그에게 사과하고 다시 매달릴 생각이었는데, 계획이 바뀌었지.

 

"거기, 잘생긴 형님.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버렸는데, 나랑 만나주시겠는감?"

사카모토가 넉살 좋게 웃으면서 말했음.

긴토키는 어이없다는 듯이 대답하겠지.

 

"내가 누군지 알아?"

"그럼, 잘 알지."

 

사카모토는 성큼성큼 다가와서 자신의 신발을 벗고는 긴토키에게 신겨주면서 말을 이었음.

"이혼한 30대 남자."

 

신을 다 신겨주고는 그자리에서 일어나서, 긴토키의 다리 사이에 한 다리를 끼워 가까이 붙고, 얼굴을 부드럽게 잡아 가까이 했음.

그리고는 만나지 못했던 N년간 생각났던 긴토키의 매력적인 점을 줄줄줄 읊었음.

 

그리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살짝 붉어진 긴토키와 진하게 키스하겠지.


57. [사카긴] 알파 사카모토, 오메가 긴파치

 

힛싸 때 억제제 먹고 보건실 침대로 기어들어가는 긴파치 보고싶다.

안 그래도 세상만사 귀찮은 사람인데 몸이 더 무거워지니까 힘들다고 누워서 궁시렁궁시렁댔으면.

 

그럼 중간중간에 베타 학생들이 커튼 사이로 얼굴만 집어넣고

“센세~ 배탈이라면서요~괜찮으세요?”

라고 물어보고, 그럼 긴파치는 등 뒤에 있는 학생들에게 휘적휘적 손짓만 하면서 대답함.

 

“어~ 그러니까 네 녀석들은 단 거 맛있다고 패밀리 사이즈 혼자 다 먹지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학생들 나가면 또 다른 베타 학생들이 와서

“파치센세! 계단에서 굴러서 허리 다쳤다면서요!”

라고 물어볼 거고, 그럼 긴파치는 이렇게 말하겠지.

 

“그러니까 디저트 파르페 나왔다고 달리면 안된다, 요녀석들아.”

“ㅋㅋㅋㅋㅋㅋ스파게티라면 모를까 안뛰어요 선생님.”

 

이외에도 몸살, 눈병, 꾀병(?), 상사병(?), 쥐(?)까지 별의별 질병으로 괜찮냐고 병문안 오는 학생들이 잔뜩이었으면 좋겠음.

 

학교엔 당연히 베타들이 대부분이고, 긴파치가 오메가인 걸 아는 사람은 적었음. 그 아는 사람들이 긴파치가 힛싸로 쉬는동안 이런 저런 말로 숨겨주겠지.

 

그런데 변명이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냐?

쥐나서 보건실에서 쉬는 건 뭔데?

학생들 찾아올 때마다 임기응변을 해야 하는 내 사정도 생각해달라고!

 

그렇게 애들 내보내고 혼자 누워있다가, 긴파치는 제 짝이 달려 오는걸 느껴서 벌떡 일어나 앉을 것 같음. 아직 멀리 있지만 지금 달려 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겠지.

그럼 베개를 들고있다가 보건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를 향해 던져버릴 것 같다.

 

“키~인파치! 자네 터졌는감!”

“네가 오면 어떡하냐 이자식아!”

 

힛싸를 버티고 있는데, 긴파치는 제 알파까지 오니까 더 죽을 맛이겠지. 얼굴 찡그리면서 욕을, 욕을 할 것 같음. 이미 양팔은 안아달라고 사카모토에게 뻗고있겠지만.

그럼 사카모토는 청량한 웃음소리 내면서, 자기 얼굴 때린 베개를 들고 긴파치에게 다가갈 듯.

 

사카모토는 커튼을 다시 치고, 보건실 침대 위로 올라와서 긴파치를 껴안았음. 긴파치는 사카모토의 체향과 섞여나오는 페로몬 맡으면서 더 끙끙대고...뛰어온 사카모토는 살짝 땀까지 흘려서 향이 더 강할 것 같다.

 

열오른 긴파치와, 억제제를 뚫고도 작게 흐르는 힛싸의 진한 페로몬까지 새어나오니까 사카모토도 자극받을 테고.

그럼 사카모토에게서 평소의 가벼운 말투가 아닌,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나올 거야.

 

"긴파치. 수업은."

"하...있어, 하나. 너는."

"......이런. 나도."

 

하아...

두사람 입에서 세상 다 산 한숨이 나왔음. 둘 다 어른들인데 수업 앞두고 직장에서 사고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함.

 

계속 저대로 껴안고 둘다 끙끙대다가 긴파치가 쫓아내겠지. 너랑 있으니까 진정이 안 된다고.

사카모토보고 환기시키고 나가라고 하면서 자기는 억제제 몇 알 더 삼킬듯.

 

“어이, 킨토키! 이건 어떡하라고!” (자기 앞섬 가리킴)

“알아서 잘 설득시켜봐, 에로선생.”

 

두사람 다 칼퇴해서 집에서 끝내주는 힛싸를 보냈답니다.

다음날엔 어제보다 더 아파보이는 긴파치가 출근하겠지.

 

“센세~ 어제 아픈 건요?”

“아이스크림 조심하고, 계단 조심하고, 눈비비지 말고, 손 자주씻고, 스트레칭도 하고.

하지만 제일 조심해야할 게 있다.”

“에? 뭔데요?”

 

호기심에 긴파치에게 집중하는 학생들에게 근엄한 표정으로 말하는 긴파치.

 

“바로 남자다. 남자를 조심해.”


58. [사카긴] 취중 시장놀이

 

술취한 사캄긴

골목 바닥에 앉아서 시장 놀이 하는 거 보고 싶음.

 

사카모토는 주섬주섬 옷 주머니에서 이것저것 꺼내 바닥에 늘어놓고, 긴토키는 턱을 주먹으로 받치고 고민하는 시늉을 함.

 

“아저씨. 이건 뭐에요?”

“청년이 보는 눈이 좋네, 이건 피임 도구인데, 보통 사이즈 용이 아니야. 힘들게 들여왔다니까?”

“오, 그거 필요할 것 같은데. 얼마에요?”

“어라, 이게 얼마였남. 잠시만 기다려봐,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청년도 알콜성 치매 조심해. 이게 기억이 훅 간다니까, 훅?”

“에이. 아직 팔팔한 20대걸랑요?”

 

그러고 긴토키는 사카모토의 총을(장전 안 된) 옆에 널브러져 있는 (누군지 모를 꽐라 모브)아저씨의 대머리 바코드에 대고, 입으로 '삑-' 소리를 냈음. 그러면 사카모토가 기계음을 흉내내면서 '3000엔입니다.'라고 했지.

 

“에이, 비싸다. 좀만 깎아줘요.”

“거기 형씨. 이게 어디서 온 건지 알어? 알면 까부러칠걸? 이게 그 유명한 쾌원대가 공수해온 프리미엄-.”

사카모토의 뒷말은 뒤통수를 후려친 무츠에 의해 먹히고, 긴토키는 해결사가. 사카모토는 무츠가 데려가는 걸로 시장놀이는 종료되었다고 합니다.


59. [타카긴] 아이돌 타카긴

 

긴토키 진짜 능글맞게 아양 잘 떨어서 팬들 다 뒤집어질 것 같음.

카메라 앞이나 무대인사에서 방긋방긋 웃고, 말 많고 애교도 많아서 팬들(드림팬픽, 김여주가 주인공인 그거요 그거.)에게 긴토키는 항상 연하 남친 포지션이겠지.

근데 의외로 27이고 그룹 내에서 장남조임.

 

관찰 예능이나 비하인드에선 제일 말수 적고, 그나마 하는 말도 단답뿐임. 그리고 그룹에서 제일 멤버들을 챙기고, 논란이 터져 그룹이 흔들릴 때 멤버 들이 가장 의지하는 사람이 긴토키라 연하의 느낌과는 거리가 있겠지.

 

긴토키를 챙겨 주고 싶은 연하남으로 보고 입덕 했다가

허흑 오빠하면서 울고, 그대로 탈덕기회를 놓치는 걸로 유명한 남돌.

그게 긴토키일 것 같다.

 

그런 긴토키가 논란이 된 사건이 있었음. 뒤늦게 타 남돌과 양아버지(쇼요)가 같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남돌과의 불화설이 터진 것이지.

그러면서 긴토키와 타카스기의 과거가 탈탈 털리고, 둘이 학창시절에 양아버지를 두고 싸워서 양아버지가 죽었다는 루머가 퍼진 거임.

 

일단 쇼요가 죽은 것은 맞고, 긴토키와 타카스기가 그의 죽음의 원인인 것도 맞았음. 하지만 쇼요의 죽음이 그들이 싸워서가 원인인 것은 아니었음. 쇼요가 죽기 전까진 그들의 관계는 문제가 없었고, 쇼요는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죽었음.

그 죄책감과 아픔에 타카긴의 거리가 멀어졌고, 어린 그들이 할 수 있는건 서로를 원망하는 것 뿐이었음. 그렇게 멀어져 헤어진 그들의 사이는 돌릴 수 없었고.

 

이번에 터진 논란은 쇼요의 죽음을 모욕했고, 긴토키와 타카스기에게 아픈 과거를 들쑤셨고, 각 그룹의 팬덤싸움으로 그들의 아이돌 생활을 흔들었음. 맴버들은 긴토키를 도와주고 싶어 뭐라도 하려고 할 듯.

 

그러나 정작 타카스기와 긴토키는 그 논란 앞에서 침묵을 택했음. 그렇게 하자고 한 적도 없는데 둘은 같은 선택을 했음. 어떠한 말도 하지 않기로.

 

상대의 사생이 찾아와 약품을 뿌리며 욕을 해도,

팬싸에 찾아온 팬이 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냐고 화를 내도,

방송 관계자들이 자기를 보며 수군거려도,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길을 열심히 걷겠지.

좀 더 웃고, 좀 더 움직이고, 좀 더 큰 목소리로 인사했지.

 

그렇게 꿋꿋하게 버티니 논란은 그저 논란으로 사라져갔음. 여전히 알 계 안티들 사이에서는 계속 말이 돌긴 했지만, 일반인들은 '아, 그런게 있었던 것 같기도.'할 정도로.

물론 타카스기와 긴토키의 영혼엔 큰 흉으로 남아 사라지지 않겠지.

 

그리고 그 해의 쇼요의 기일이 왔고, 타카스기와 긴토키가 쇼요의 무덤 앞에서 만났음. 타카스기는 매년 왔었지만, 긴토키는 한 번도 쇼요의 묘에 찾아가지 않았을 것 같음. 하지만 그 해는 긴토키도 묘에 찾아갔고, 타카스기와 만나게 되었지.

 

잘 관리된 무덤 앞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말이 없었음.

아마 굉장히 불편했을 것 같다. 쇼요가 죽은 날 이후로는 활동 중에 마주쳐도 서로를 모른 척하고 인사도 한번 나눈 적이 없었거든.

하지만 오늘은 모른 척 할 수 없었음.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서로를 원망하는 마음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음. 아니 애초에 서로를 미워한 적은 없었을 것임. 죄책감을 다스리는 것이 서툴렀을 뿐.

그 죽음에 가장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잖아.

그런데 눈앞에 그동안 무슨 벌을 받은 건지 반쪽이 되어있는 사람이 있네. 왜 네가 그런 꼴이야? 긴토키가 먼저 입을 열었음.

 

“선생님 앞에서 송장치를 생각이냐?”

“너야말로. 쇼요 옆에 묻어줄까?”

 

때마침 비도 쏟아지기 시작해서 더욱 처량한 꼴이 되어버린 둘은 근처 여관을 찾아 들어가겠지.

 

두 사람은 과거에 대한 자기 마음을 말하지도 않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묻지도 않았음. 그냥, 쇼요와 함께 했던 시기처럼 서서히 돌아갈 것 같다. 하지만 그때보다 좀 더 성숙하고, 외로운 관계로.

그날 이후로는 활동중에 마주치면 서로 평범하게 인사 나누고, 가끔은 개인적인 연락하고 지냈으면 좋겠음.

 

팬들은 여전히 타카스기와 긴토키의 사이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몰랐음. 그래서 두사람의 악개들은 여전히 서로 싸우고 까내렸지. 긴토키가 잘되면 스기 악개들이 비아냥거리고, 타카스기가 잘되면 긴토키 악개들이 무시하고.

어차피 악개들은 자신의 오빠랑 관련 없이 그냥 싸우는 것에 희열을 느끼면서 싸불 하는 거고.

그걸 아는 그룹 팬덤들은 그냥 서로를 먹금 했을 거야.

그래도 상대편 악개와 그 팀에겐 좋은 이미지가 없을 듯.

 

그러던 어느 날에 타카긴이 다시 함께 논란이 되는 사건이 터졌음. 이번엔 불화설이 아닌 열애설로.

 

흠뻑 젖은 두 사람이 상의 탈의를 한 채로 서 있고, 타카스기가 긴토키의 뒷덜미를 붙잡은 순간이 찍혀있었음. 마치 키스하기 직전 처럼.

아무래도 쇼요의 기일날 여관에서 옷을 말리던 것이 찍힌 것 같았음.

그때까지도 파파라치가 따라붙었다니, 타카긴은 소름이 끼쳤겠지.

 

두 사람은 소속사에 불려가서 혼났고, 무슨 사이냐며 솔직히 말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음.

 

‘아버지 원수인데.’


60. [타카긴] 사람이 안 보이는 긴토키

 

눈에 '아무도' 안 보이는 긴토키를 상상해본다.

물건도, 하늘도, 동물도 보이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

말소리도 들리고, 감촉도 느껴지고, 그림자도 보였지만 그 모습은 투명하게 보이지 않았음.

 

카구라 앞에서 카구라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그에게 한대 얻어맞은 긴토키는 자신의 눈이 이상함을 깨달았음. 그리고는 자기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됐나 기억을 되짚어보겠지. 그리고 수리된 오토바이를 찾으러 겐가이에게 찾아갔던 일이 생각났음.

그러고 보니 그 영감이 투명인간이 되는 기계를 만들고 있다고 그랬지?

 

그때 돈이 없단 말에 겐가이가 무언가를 던졌고, 긴토키는 그것에 눈을 맞았음.

 

역시 그것 때문인 거 아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긴토키는 버럭 소리를 질렀음.

“이 망할 할아범!!”

“코딱지 할아범 때문이냐, 해?”

긴토키의 식식거림에 바로 상황을 눈치챈 카구라가 긴토키에게 물었음.

“어. 그런 것 같다.”

 

그사이에 신파치가 사무실에 출근하고, 해결사들은 겐가이 가게에 찾아가기로 결정했음. 긴토키는 신파치와 카구라의 손을 한쪽씩 잡고 걸어가기로 했음. 오토바이 수리를 맡길 수 있을 정도니까 아마 걸어갈 수는 있는 거리겠지.

사람이 안 보이는 긴토키가 운전하면 100퍼 사람을 칠테고, 사람이 보이는 카구라가 운전하면 100퍼 주차하다가 겐가이를 칠테니까, 해결사들은 가는데 오래걸려도 걸어가야했지.

 

아이들을 따라 나간 카부키쵸 거리는 정말 낯설었음.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고, 이리저리 물건도 오가는게 보이는데, 이상하게 외롭게 느껴지는 거야. 아무도 안 보이니까. 그게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겠지.

 

고작 감각 하나가 약간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이 이상해지다니.

그를 이 세상에 홀로 두지 않는 것은 긴토키의 손을 통해 전해지는 두 해결사의 온기였음.

 

그 순간 한 사고가 일어남. 갑자기 차도를 달리던 자동차에서 폭발이 일어나더니 그 안에서 에일리언이 튀어나온 것. 카구라와 신파치는 그것을 발견하자마자 달려가버리겠지.

 

“긴상(쨩), 잠시만 거기서 기다리세요!(려라, 해!)”

 

긴토키를 붙잡던 온기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긴토키는 연기 나는 자동차, 부서진 가게, 비명 소리 한가운데에 홀로 떨어졌음.

매캐한 냄새, 뜨거운 열기. 먼지구름, 비명소리. 달리는 소리.

그리고 사방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외침.

“괴물이야!! 괴물!!!”

 

긴토키는 알고 있었음. 저건 저 자동차 위에 있는 미끌거리는 녀석을 보며 하는 말이라는 걸. 그런데도 그의 두근거림은 멈추지 않았음. 지금 그의 세상에는 긴토키 뿐이었거든. 그리고 그를 둘러싼 목소리들은 괴물이다, 도망쳐! 죽여!라며 비명을 질렀지.

 

긴토키의 심장이 점점 크게 뛰었음. 마음속 어느 구석에 방치 해두고 잊어버린 기억이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음.

그때도 날 그렇게 불렀지. 그땐 어떻게 했더라? 그 목소리들을 전부 침묵시켰지. 바람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내 숨소리만 남기고, 하얀 옷이 붉게 물들 때까지...

 

‘긴토키.’

그 순간 긴토키는 쇼요의 목소리를 들었음. 그의 고막을 찢던 비명 소리가 사라지고, 저를 부르는 쇼요의 목소리만 들렸음. 흙바닥을 노려보며 목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던 긴토키는 순간 고개를 들어 올리겠지. 하지만 여전히 그의 눈엔 아무도 보이지 않아.

 

“쇼요! 쇼요!!”

긴토키는 쇼요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두리번거렸음. 긴토키를 부르던 그 목소리의 위치를 찾고싶어 계속 걸었음. 도망치는 사람에게 부딪혀 휘청이고 넘어지면서도, 계속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갔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애썼음.

 

그때 누군가가 긴토키를 붙잡았음.

상대가 그의 팔을 잡아 확 당겨 긴토키는 휙 몸이 돌아갔고, 상대는 허리를 감아 안아 바짝 긴토키에게 몸을 붙였음.

상대의 심장고동이 닿은 몸을 통해 느껴졌음. 긴토키만큼은 아니지만, 그도 적지 않게 놀랐는지 두근두근 뛰는 그 심장이.

“쇼요..?”

 

상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음. 아무래도 귀도 맛이 간 것 같아.

긴토키는 손을 뻗어 얼굴이 있을 자리를 더듬었음. 눈을 찾고, 코를찾고, 입을 어루만졌음. 두 손으로 한참 얼굴을 더듬고 나서야 긴토키는 이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겠지.

 

타카스기다.

긴토키는 안정감과 아쉬움을 함께 느꼈음.

그리고 동시에 긴토키는 타카스기의 볼이 젖어있다는 걸 깨닫겠지.

우는 건가?

 

긴가민가한 순간에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고, 그가 정말 울었는지 않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게 되었음. 긴토키는 타카스기에게 물었음.

 

“...너지?”

......

 

아직 말이 안 들리나. 그래도 뭐라고 대답했을지는 예상이 되었음. 긴토키는 타카스기의 입에 손가락을 대고, 그가 움직이는 입모양을 따라서 목소리를 상상했음.

‘그래.’

 

긴토키는 자신의 왼쪽 눈에 그림자가 지는 것을 느끼고는 살며시 눈을 감았고, 타카스기의 손이 긴토키의 눈꺼풀을 통해 느껴졌음.

타카스기는 긴토키의 감은 눈두덩이를 엄지로 살살 문질렀음.

 

‘눈이 안 보이는 건가.’

“아니, 사람만 안 보여.”

‘평화롭게 지나가는 날이 없군.’

“내 잘못은 없거든? 재수도 많은 도련님은 모르겠지만, 운도 돈을 따라다닌다고.”

‘가져가고 싶으면 내 운, 가져가 보던가.’

 

눈 위로 닿던 손길은 볼을 타고 내려와 입술로 향했음. 타카스기의 엄지는 긴토키의 윗 입술을 훑고 아랫 입술을 문질렀다가, 입 속으로 들어가 윗 아랫니사이를 비집고 혀를 눌렀음.

긴토키는 그 촉감을 느끼며 시선을 아래로 향했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서 이런 손길을 느끼니 기분이 이상했음. 그리고 곧 입속 여린 살에 비비는 물컹한 것이 입안으로 느껴졌음.

긴토키는 그 감각에 자연스럽게 눈이 감겼음.

 

그러자 세상이 보이지 않고, 타카스기만 보였음. 어둠 속에서 촉각, 후각, 입을 통해 전해지는 질척한 청각으로 타카스기가 선명하게 보였음.

그리고 느껴지는 짠 물맛.

 

아, 내가 울려버렸구나.

.

 

둘의 키스가 끝날 때 즈음, 긴토키를 부르는 해결사들의 목소리와 함께 청각이 돌아오고, 시각은 겐가이 가게에 가서 되돌렸음.

 

긴토키의 시각이 돌아오고 제일 먼저 본 것은 타카스기의 험악한 표정이었으면 좋겠음. 긴토키는 철렁 내려앉는 심장으로 타카스기에게 다시 키스 갈겼으면 좋겠다.


61. [타카긴] 타카스기 대신 복수의 상대가 되는 긴토키

 

과격 양이 시절 타카스기에게 당한 게 있는 사람들이 더파 이후 긴토키에게 복수하는 것이 보고 싶음. 귀병대가 있는 타카스기를 건드릴 용기가 없어 계속 긴토키를 노리는 걸로.

 

긴토키는 계속 목숨이 노려지고 종종 부상도 입는데, 그 사실을 숨기겠지. 카구라나 신파치도 몰랐으면.

 

그러다가 해결사들이 외식을 하러 나온 자리에서 긴토키가 먹은 음식의 맛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순간,

험악한 표정으로 변한 긴토키가 애들에게 먹지 말라며 식탁 위의 음식을 팔로 쳐내 전부 엎어버리는 순간,

 

긴토키의 음식은 단순히 조리가 잘못된 것 뿐인데도 긴토키의 살기가 사라지지 않고 손이 떨리는 걸 애들이 본 순간에, 카구라와 신파치가 긴토키에게 캐묻겠지.

가끔 다쳐서 오는 것부터, 지금 왜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긴토키는 사실대로 털어놓으면서, 타카스기에겐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할 것 같음.

아이들은 화가 나지만 긴토키의 마음도 이해되니까 긴토키의 부탁을 들어줬음. 대신 우리가 긴토키를 지켜주면 된다고 다짐하면서. 24시간으로 긴토키를 보호하겠다고 하겠지.

그리고 그것은...타카긴의 데이트에 아이들이 따라나가는 수준까지 왔음.

 

“요녀석들아.”

“뭐냐, 해.”

“너는 데이트라는 게 뭔지 모르냐?”

“알죠.”

 

긴토키는 황당한 눈으로 두 해결사들을 바라봤음. 타카스기는 문제없다는 분위기로 긴토키를 바라봤지. 도련님아. 여기서 데이트가 뭔지 제일 모르는 건 너인가보다.

 

“정말 데리고 가겠다고?”

“난 괜찮다.”

 

아니! 내가 안 괜찮아!

긴토키는 말없이 머리를 쥐어 뜯겠지. 자기가 지은 죄가 있으니, 긴토키는 저 둘을 떼놓지도 못해. 결국 데이트인지 가족나들인지 모를 외출을 시작하고...

누구보다도 긴토키의 보디가드를 하겠다는 분위기를 뽐내는 굴팣은 선글라스에 정장까지 갖춰 입고 있었음.

 

어디서 저런 빨강, 파랑 정장을 구해 온거냐.

굴팣은 호들갑을 떨면서 두 사람을 보호하고, 그 모습에 긴토키는 한숨을 푹푹 내쉬고...

 

타카스기와 긴토키의 데이트지만 제일 신난 건 카구라일 것같음.

카부키쵸를 소개해주겠다면서 타카스기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 타카스기는 말없이 받아주고. 긴토키는 그걸 지켜보면서 조금 기쁨을 느끼겠지.

 

타카스기가 해결사 애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긴토키는 많은 안정감을 얻을 것 같음. 목숨이 노려졌던 긴장감도 많이 풀리고. 그래서 며칠 깊게 못 잤던 잠의 피로도 몰려오지 않을까. 깜빡깜빡 졸았으면 좋겠음.

 

긴토키가 피곤해한다는 걸 눈치챈 타카스기는 공원에서 쉬자고 제안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공원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힐링했으면 좋겠다. 타카스기가 앉으면 그 다리를 베고 긴토키가 낮잠을 잤으면.

멀리서 카구라가 꽃들을 꺾어오고, 그 풀꽃들을 긴토키의 곱슬머리에 꽂으면서 장식하겠지. 하얀 구름에 알록달록한 꽃이 핀 것처럼 보일 것같음.

 

타카스기는 말없이 지켜보다가 간간이 꽃의 배치를 바꾸거나 카구라에게 건네받은 꽃으로 장식할 듯.

나중엔 이게 사람 머리인지 덤불인지 모를 정도로 꽃들이 가득할지도.

긴토키가 웅얼거리면서 뒤척이면 잠시 숨죽이면서 멈췄다가 계속하고. 신파치는 몰래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으면 좋겠다.

 

보통 위기는 이렇게 평화로운 순간에 닥쳐오겠지. 여기서 가장 편안함을 느낀 사람은 긴토키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위기를 빨리 감지한 사람도 긴토키일 것 같음.

 

계속 잘 자고 있던 긴토키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타카스기의 배를 강하게 밀치면서, 자기도 튕겨 나가 굴렀음.

그리고 그들이 있던 자리에 단도가 날아와 박혔음. 보통 사람들이라면 당황하고 혼란스러워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겠지만 해결사나 타카스기나 경험이 많으니 바로 전투태세로 돌입하겠지.

 

타카스기는 그 순간에 눈치 챘음. 긴토키가 아무리 감이 좋은 녀석이라지만, 이건 평소에도 경계하고 있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힘든 기척이었고, 해결사 애들도 어느 정도 예상 하고 있었던 것 같아.

동시에 애들이 왜 데이트에 따라나섰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음. 원인이 자신이라는 것도 바로 알아차리겠지.

 

자신을 향한 복수를 긴토키가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타카스기는 어떻게 행동할까.

일단 긴토키를 해쳤던 인간들은 전부 먼지가 됐을 것임. 분노에 그들을 없애버리면서도, 타카스기는 생각할 거야.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저들과 무엇이 다른가.

 

복수에 칼을 휘둘렀고, 그 칼바람은 다른 복수의 바람을 불러 긴토키를 향했다. 그렇다면 긴토키의 고통에 복수해야 할 상대는 다름 아닌 자신이 아닌가? 타카스기는 그렇게 생각할 것같음.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하진 않지만, 죄책감까지 없을 수는 없겠지.

 

그리고 그것을 깊이 이해하고 감싸 안아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죄책감의 상대인 긴토키일 듯.

적들의 피를 뚝뚝 흘리면서 피칠갑으로 들어온 타카스기의 눈을 가려주고 쓴맛이 나는 입에 키스하면서, 괜찮아. 난 괜찮아. 라고 해줬으면.


62. [카무긴] 나랑 사귈래, 죽을래?

 

풀엑셀 밟고 질주하면서 운전하는 카무이와, 조수석에 타서 안전 손잡이 두 손으로 붙잡고 벌벌 떠는 긴토키.

 

그 차에 폭탄이 들어있었던 거면 더 재미있겠다.

어찌어찌하다 사건에 휘말려서 경찰차 하나를 뺏어타고 함께 도망가는 중인데, 뒷 자석에 폭탄이 잔뜩 있는 걸 긴토키가 발견하겠지.

 

“야! 폭탄! 차 세워! 뒤에 폭탄 있다!”

긴토키가 사색이 돼서 소리치는데, 웃는 인상의 카무이는 오히려 악셀을 밟았음.

“아니, 브레이크! 브레이크! 오빠가 밟은 건 엑셀! 너 운전면허 없지? 그렇지?! 그걸 헷갈리면 어떡하냐!”

 

카무이는 여전히 웃기만 하고 미친듯이 질주하면서 앞서 달리는 차들을 빠르게 추월하기 시작함. 긴토키의 입에선 괴성만 나오기 시작하겠지.

 

“살려주라! 제발 살려주라! 긴상에게는 부양해야할 안경과 토끼 같은 자식이! 돼지보다 많이 먹는 개도 키운다고!”

 

긴토키가 뭐라하든 카무이는 최고속력으로 달리고, 뒤에서는 적들이 총을 쏴대며 쫓아오고 있었음.

그리고 고속도로 커브길을 앞두고 카무이가 물었음. 속력은 줄이지 않은 채로.

 

“형씨, 나랑 사귈래? 아니면 나랑 죽을래?”

“으아악 그게 갑자기 무슨 씨나락 까먹는! 살려달라고!”

“그거 사귀자는 뜻이지?”

“알았으니까 살려달라고!”

 

하하!

카무이는 엑셀에서 발을 떼고 그자리에서 차 앞유리를 발로 차 한번에 깨버렸음. 그리고 긴토키의 멱살을 잡고 차에서 빠져나와 보닛을 밟고 뛰어오르겠지.

허공에서 낭떠러지 아래 바다로 떨어지며, 카무이가 신나게 외칠 듯.

“그럼 오늘부터 1일이다?”

 

등 뒤로는 그들이 타던 차가 커브길 울타리에 박으며 쾅 터지고, 뒤따라오던 적들의 차들도 폭발에 휘말려 함께 터지고 있었으면.

그리고 긴토키는 바다에서 대기 중인 하루사메 함대로 납치당함.

 

참고로 사귀고 나서도 카무이의 거친 운전은 바뀌지 않았다고. 그냥 원래 그렇게 운전하는 스타일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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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적극적인 백조

    이렇게 맛있는 설정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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