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혼

한림 썰모음 3-완 (21.09.28~22.05.22)

논컾, 긴른

에서 계속됩니다.

<목차>

 

63. [논컾] 에어컨 바람 알레르기

64. [논컾] 구슬 아이스크림

65. [논컾] 카부키쵸의 버스 운전사 긴토키

66. [논컾] 해ㄹ포ㅌ 세계관의 긴토키

67. [논컾] 크리스마스 조명을 싫어하는 긴토키.

 

68. [긴른] 대학교 화석 긴토키

69. [긴른] 금요일마다 긴파치를 데리러 오는 차가 다르다.

70. [히지긴오키] 친구 방에서 애인 팬티

71. [즈라긴시마] 돌격형 요원AU 즈라긴시마

 

72. [히지긴] 한국 중세 AU 로미오와 줄리엣

73. [히지긴] 차에선 꼭 잠이 와요.

74. [히지긴] 페인트

75. [히지긴] 한복의 날

76. [히지긴] 장미 담배

77. [히지긴] 알파 히지. 알비노오메가긴

78. [히지긴] 첩보물.

79. [히지긴] 히어로 톳시, 의사 긴파치

80. [히지긴] 알비노 긴토키와 해결사의 겨울

81. [히지긴] 알오물, 히지카타의 러트

82. [히지긴] 대학생 AU 히지긴. 근데 '히지카타가 고양이가 되어버렸다~!'를 곁들인.

83. [히지긴] 자장가.

 

84. [타카긴] 대학 밴드부 조이포에 타카긴을 곁들인

85. [타카긴] 타나스기가 환생하기 전에

86. [타카긴] 아르타나의 운명

 

87. [즈라긴] 화난 카츠라 가이드버스를 곁들인.

88. [오키긴] 캠퍼스 AU로 오키긴파치

89. [킨긴] 황제 킨토키, 북부 대공 긴토키

 

90. [히지긴] 만우절 거짓말 연습을 하는 긴토키.

91. [히지긴]구원성서의 외전 아닌 외전.


63. [논컾] 에어컨 바람 알레르기

 

아 긴토키 집에 선풍기밖에 없어서 드는 생각인데, 긴토키가 에어컨 바람에 약했으면 좋겠음.

 

맨날 ‘덥다덥다’하면서 에어컨 바람 쐬면 바로 재채기부터 나오는 긴토키를 상상하면 너무 귀여움. 적폐인가요?

 

그리고 에어컨 많이 쐬면 두통 오는 타입이었으면 좋겠음.

여름에 실내에서 오랫동안 의뢰일하고 나오면, 다음날에 냉방병 걸려서 끙끙거렸으면.

애들은 그걸 보고 숙취냐고 잔소리하고, 긴토키는 억울함이 두 배.

 

긴토키 여름에 실내 들어가면 바로 재채기하는 게 일상이라, 나중엔 긴토키가 재채기하기 전에 애들이 슬쩍 쳐다봤으면 좋겠다.

가끔 냉방이 약한 건물이라 긴토키가 재채기를 안 하면 오히려 아쉽다는 듯이 바라볼 정도로.

 

“뭐, 이 녀석들아.”

“재채기 안 하냐, 해?”

“여긴 냉방이 약하네요.”

“내가 온도계냐?”

거의 여름 온도계처럼 취급되는 긴토키. 재미있겠다.

 

아 이런 사소한 습관 하나 더 있는데, 탄산수 먹으면 첫 모금에는 꼭 딸꾹질하는 긴토키도 보고 싶다.

긴토키가 콜라 빨대로 쭉 빨 때, 애들 괜히 그거 쳐다보면서 긴토키가 딸꾹질할 때까지 기다렸으면 좋겠음.

탄산이 약해서 긴토키가 딸꾹질을 안 하면 괜히 아쉬워하는 거 보고 싶음.


64. [논컾] 구슬 아이스크림

 

긴토키 구슬 아이스크림도 좋아하겠지?

다 큰 어른이 쬐끄만한 컵에, 쬐끄만한 숟가락 들고 퍼먹으면 진짜 유죄겠다.

 

카구라는 진작 한입에 털어먹고서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이러고 있는데, 긴토키는 옆에서 안 흘리려고 조심조심 퍼먹고 있으면, 좀 캐붕이려나?

 

뭔가 긴토키가 되게 맛있게 먹고 있으면, 그건 좀 더 맛있나 싶어서 카구라가 자기 한입 달라고 할 것 같다. 그럼 긴토키는 네 건 어쩌고 내 걸 먹겠다고 하는 거냐고, 싫다고 하겠지. 카구라는 긴쨩 거랑 내 거랑 다른 맛이었다면서, 긴쨩 게 더 맛있어 보인다고 떼쓸 듯.

 

카구라가 계속 달라고 떼쓰고 아이스크림에 손까지 뻗으면, 긴토키가 알았다면서 카구라 입에 크게 한 숟갈 넣어줬으면 좋겠음. 아까 한 컵 다 털어 넣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인데도, 그것보다 더 달달한 한입이겠지. 남의 떡이 더 좋아 보이잖아.


65. [논컾] 카부키쵸의 버스 운전사 긴토키

 

드라이버 편에 트럭 운전하는 거 보면 운전 잘 할 것 같은데…. 그래도 꼭 사고 쳐서 누구 하나 칠 것 같단 말이지….

외계 공주님 하나 차로 치어버려서 공주님이 기억을 잃어버렸으면 좋겠다. 그 공주님 태우고 마을 빙빙 돌면서 승객들에게 이 사람 누군지 아느냐고 물어보는 해결사가 보고 싶음.

 

은혼 일상편 같은 에피가 보고 싶다. 78권 내놔라 고라치.


66. [논컾] 해ㄹ포ㅌ 세계관의 긴토키

 

해|포에유……어디서 지팡이로 엉덩이 찔러버리는 마법 나올 것 같은데…….

수업시간에 잠만 자고 기숙사 점수 다 깎아 먹는 긴토키가 어느 시험 기간엔 열심히 공부하고 있음.

 

얘가 웬일인가 싶어 무슨 과목을 공부하냐고 물어보니까, 주문을 만들고 있대. 이 주문을 외우면 이놈 지팡이를 빼앗아서 저놈 엉덩이에 꽂을 수 있다는 거.

 

고작 학생이 마법 주문을 만든다는 것도 대단하고, 다른 마법사의 손에 들린 지팡이를 마법으로 빼앗아 조종한다는 것도 대단한데, 그걸 저런 식으로 써먹는 것이 골 때릴 듯.

머리 있는 녀석이 왜 이리 바보 같은지 한방에 깨닫게 되는 일이었음.

긴토키는 주문 하나에 두 녀석을 엿맥일 수 있는 혁신적인 공격이라고 만족스러워하겠지.


67. [논컾] 크리스마스 조명을 싫어하는 긴토키.

 

긴토키 조명 반짝거리는 거 안 좋아했으면 좋겠음. ptsd있어서...

물론 알전구들이 반짝이는 게 자극적이어봐야 얼마나 자극적이겠냐마는, 신경을 살살 긁는 게 있어서, 크리스마스 시즌엔 밖으로 거의 안 나가고 집에만 박혀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집에서 나 홀로 집에만 본지 nn년째.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긴토키가 묘하게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어서, 카구라와 신파치가 많이 신경 쓸 것 같음.

긴토키의 사정을 알고 나서는 해결사 사무실에다가 마음 편안하게 해주는 촛불을 많이 켰으면 좋겠다. 알록달록하게 꾸민 촛불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것 같음.

 

그리고는 긴토키의 양옆에 껴 앉아서 이번엔 나홀로 집에 말고 해리포터 보자고 할 듯.


68. [긴른] 대학교 화석 긴토키

 

왼들 다 진작에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아버지 회사 물려받고, 다 벤츠가 됐는데, 긴토키만 화석으로 남아서 아직도 대학교 다닌다? 맛있다.

 

긴토키는 학교 그냥 자퇴할 생각 중이었는데, 왼들이 억지로 보내서 계속 학교 다니는 거면 좋겠다. 꼬박꼬박 강의 전에 강의실 문 사진 찍어서 단톡방에 올리라고 했으면 좋겠음. 학교 수업 끝날 때쯤엔 왼들 중 하나가 데리러 나오고. 그래서 중간에 탈주도 못 하고 강제로 수업 듣겠지.

 

가끔은 이런 일도 있으면 좋겠다.

강의 종료한 교수님이 강의실 앞까지 나온 왼을 발견하고

"아니, 왼 군!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하면서 왼을 학생들 앞에서 소개해주는 거임. 지금 뫄뫄회사 이사다.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완전 잘생긴 학과 선배가 졸업하고 완전 잘나가는 모습으로 찾아오니까 후배들이 엄청 관심 가지겠지?

그래서 온갖 어그로가 끌린 왼은 ‘여기는 어쩐 일이냐’라고 물어보는 교수의 질문에 ‘친구 데리러 왔습니다.’라면서 강의실 몰래 빠져나가는 긴토키를 붙잡을 듯.

 

그럼 그다음 날부터 긴토키는 개쩌는 인맥을 가진 화석이 되겠지. 어떻게든 그 인맥에 끼어보려는 후배들에게 왕창 시달릴 긴토키….

‘선배님은 왜 아직 졸업 못 하셨나요?’라는 악의 없는 공격도 함께다….

 

하지만 질투 많은 왼들은 긴토키를 후배들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 같다.

같이 술 마시자면서 매달리는 후배들에게 긴토키가 둘러싸여 있으면, 부드럽게 긴토키만 쏙 빼내서

'얘 저녁 시간은 내꺼다.'라고 또 다른 왼이 데려가 버렸으면 좋겠음.

긴토키 학과에서 '저 잘생긴 남자는 또 누구야??' 이러면 타 학과에서 난리 나겠지?

 

‘그 선배가 학교에 찾아왔다는데 어디 갔냐.’

‘설마 그 선배가 이 선배냐?’

‘맞아. 왜 왔대?’

‘친구 데리러.’

 

이렇게 긴토키의 소문이 타 학과에도 퍼지고…. 긴토키의 자퇴 욕구는 갈수록 높아질 듯.

이래서 휴학이 잦았던 건가?

어라?


69. [긴른] 금요일마다 긴파치를 데리러 오는 차가 다르다.

 

왼들이 금요일마다 차를 끌고 긴파치를 데리러 옴. 그런데 차종 다 겁나 비싼 외제차들이고, 공들마다 다 타는 차의 회사까지 달라서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해졌을 것 같음.

오늘은 x츠냐 페x리냐 아우x냐 볼x냐 다음 주 차종 맞추기 대회까지 열리겠지. 대회의 열기는 뜨거워져서, 다음 주 금요일엔 뫄뫄 종으로 타고 와달라고 조르는 학생들까지 등장하겠지.

 

학생들에게 시달리는 것에 진절머리가 난 긴파치는 왼들에게 차종 통일하라고 요구했음. 진짜 뻔뻔하게 요구할 것 같다. 칠판에 써놓고 투표할 것 같음.

 

‘긴팣 센세는 x보르기니가 좋으니까 여기에 10표 투표합니다. 자, 투표 종료~’

 

그게 어디 구하기 쉽나. 긴파치는 세계에 몇 대 없고, 에도에는 한대도 없는 차를 찾아와선 '이거 타고 싶다'라고 해놓고, 이 차 말고는 안 타겠다고 말했음.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부턴 자전거 타고 퇴근할 듯.

왼들은 억지 부리지 말라면서 긴파치 말 무시해놓고, 뒤에서는 미친 듯이 그 차를 찾아 뒤지겠지.

 

3주 뒤, 학교 앞에는 인생에 한 번 보는 것도 기적인 차가 몇 대씩이나 정차되어있었음. 똑같은 차 여러 대가. 비싼 차가 동네 학교 앞길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주변엔 행여 그 차를 긁을까 봐 차도 자전거도 다니지 않아 휑했음.

지나가는 학생들은 자기가 헛걸 본 건가? 눈을 비볐지.

 

그때, 그 차들의 옆을 한 경차가 싸아아악 긁으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 운전석에는 장롱면허를 탈출한 긴파치가 타고 있었고, 뒷좌석에는 신파치와 카구라가 타고 있었음. 신파치와 카구라가 창밖을 보면서 말하겠지.

 

“긴. 긴선생님. 지금 쇠가 긁히는 소리가 나는데요.”

“아, 얘가 오랜만에 움직여서 그래. 그거야. 기합 소리.”

“긴쌤. 저기 옆에 다 긁혔는데요.”

“어차피 저 종의 차는 저기 있는 게 다걸랑. 다 똑같이 긁어줬으니까 처음부터 저런 무늬겠거니 하겠지, 뭐.”

 

긴토키의 경차는 옆구리 터진 외제차를 두고 유유히 떠났음.

금욜마다 그를 괴롭힌 왼들을 향한 긴파치의 소소한(?) 복수였으면 좋겠다.


70. [히지긴오키] 친구 방에서 애인 팬티

 

오키타의 방에서 히지카타의 애인인 긴토키의 딸기빤스를 발견하는 썰 보고 싶어요.

 

이걸 시마루가 발견했으면 좋겠음. 오키타 찾아갔다가 딸기 팬티를 주워들고 동공 지진이 온 시마루. 그리고 뒤늦게 방에 들어왔다가 시마루를 발견한 히지카타.

 

친구 방에서 다른 친구가 애인 팬티를 손에 들고 있다.

이 혼돈의 상황 속에서 시마루는 그대로 서서 기절할 것 같음.

 

히지카타가 시마루에게서 팬티를 뺏고, 설렁설렁 걸으며 방에 돌아온 오키타에게 물었음. 이거 누구 거냐고. 오키타는 망설임 없이 대답하겠지.

 

"형씨 아니면 딸기 팬티를 누가 입어요?"

그 태도는 너무 당당해서 '그럼 그렇지.'라고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음.

 

그리고 뒤 내용은 없습니다.


71. [즈라긴시마] 돌격형 요원AU 즈라긴시마

 

즈라는 이어폰 무전으로 소통하고 시마루는 검정화면에 흰 글씨로 메시지가 올 것 같음. 손바닥만 한 작은 수신기에 소리 없이 깜빡깜빡 메시지가 뜰 것 같은…….

 

아마 성격상 소통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건 오래가지 못할 것 같고, 조금 있으면 곧 즈라가 "긴토키? 긴토키?" 불러도 긴토키는 답이 없고, 멀리서 으악으악하는 소리만 들릴 것 같음.

그럼 반반 확률로 즈라랑 시마루가 현장으로 투입되던가, 긴토키가 적들 뒤에 달고 여기로 도망 올 것 같다.

 

만약 긴토키가 도망 온다면,

먼지구름을 일으키면서 '야! 좆됐다!'라고 달려오는 긴토키와, 그걸 보고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하는 즈라가 상상된다. 시마루는 이미 어디로 사라지고 없을 듯.

그렇게 도망가는 도중에 손목 수신기가 깜빡여서 긴토키가 확인하면, 시마루가 'plan M', 'plan M'이라고 보내고 있음.

 

그걸 본 긴토키가 두리번거리니 시마루는 저 옥상에서 달리고 있네. 시마루가 긴토키를 보면서 열심히 팔을 휘둘렀음. 대충 수신기 확인하라는 몸짓이겠지.

시마루를 본 긴토키는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으면서 플랜 엠이 뭐냐. 이런 건 좀 말로 하라고 소리칠 것 같음.

 

그럼 옆에서 카츠라가 갑자기 'plan M이 뭐냐면...'하면서 설명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긴토키는 카츠라의 말을 멈추고 말했음.

“난 그런 거 들은 기억 없거든?”

 

카츠라는 이렇게 말하고 다시 설명을 시작하겠지.

“자네가 회의에 집중하지 않았잖나.”

 

하지만 카츠라가 한 설명은 누가 들어도 ‘plan M’이 아닌 것 같은 이상한 계획이고, 아니나 다를까, 잠시 잠잠했던 손목의 수신기가 깜빡이면서 ‘그거 아니에요.’라고 시마루가 말할 듯.

 

“결국 너도 ‘plan M’이 뭔지 모르잖아!”

라면서 긴토키가 소리쳤고, 카츠라는

“하핫. 들켰군. 사실 나는 그날 회의 안건과 장소를 착각해 ‘plan M’빌딩에서 회의를 기다리고 있었네.”라고 웃을 것 같다.

 

임무 전달받는 암호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서 헷갈렸다고 변명하는 건 덤이고. 결국 저 글러먹은 요원 셋을 구하는 건 이 팀의 에이스인 엘리자베스일 것 같다.


72. [히지긴] 한국 중세 AU 로미오와 줄리엣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당파싸움에 휘말리는 히지긴도 맛있겠다.

태어날 때부터 '쟤를 이겨서 우리 집안의 체면을 살려라'라는 소리를 듣고 큰 히지긴. 심지어 둘 다 무과(武科)를 준비하기 때문에 엄청 부딪히겠지. 누가 무괴(武魁)를 하느냐가 모두의 관심거리였을 듯.

*무괴: 무과의 장원

 

긴토키는 수련은 대충, 공부도 안 함. 서원보다 시장바닥에서 꽐라로 더 많이 보이는 왈패라 도련님보다는 깡패 같았고,

반대로 히지카타는 진짜 머리에 검술밖에 없는 무사라 도련님보다는 장군님 이미지일 듯.

그런데 대련은 긴토키가 한 번도 진 적 없겠지. 그 누구도 긴토키를 이기지 못했음.

 

두 사람은 닮은 듯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어서 엄청 시비붙고 싸울 것 같다. 집안끼리도 사이가 안 좋으니까, 서원에서도 분명 파벌이 나뉘어있을 것이고, 기 싸움은 항상 있겠지.

 

하지만 그만큼 오래 지켜본 사이라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 같음. 질기게 싸워왔지만 서로 싫어하는 사이도 아니고.

왕실에서 여는 사냥대회에서 함께 조난당했다가 서로 맘속 깊은 곳에 연심이 생기는 히지긴이 보고 싶다.

 

그 뒤로는 서로 시비 걸고 싸우다가도 갑자기 그때 기억에 부끄러워져서 말 못 잇고 도망가고, 마니또 마냥 몰래몰래 서로 챙겨주다가 들켜서 도망가고.

그렇게 서로 맞관 짝사랑만 하다가 과거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긴토키의 출신에 대해 소문이 퍼졌으면 좋겠음.

긴토키가 서자라는 거야. 정실부인은 아이를 갖지 못했고, 대감이 혼외자식을 데려와 길렀다고.

사람들은 긴토키 평소의 행실을 지적하면서 어쩐지 양반답지 못했네! 깎아내리겠지.

 

그러면서 히지카타네 파벌은 긴토키가 과거를 치를 자격이 없다고 주장할 거임. 상소문까지 올릴 것 같고. 긴토키 집안은 긴토키가 적자라는 걸 증명해야 했지.

 

그런데 사실 긴토키는 적자가 맞았음. 다만 갓난아기 시절에 부모를 잃어버려서, 유배된 대역죄인(쇼요)의 손에서 길러졌으면 좋겠음.

쇼요가 처형당할 때 긴토키는 제 친부모를 찾아 양반집으로 돌아왔지만, 양반의 삶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 검술은 쇼요에게 다 배웠고.

 

양반의 아들이 죄인의 손에 컸다는 거나, 서자를 적자라고 속였다는 거나, 불명예스러운 것은 매한가지임.

긴토키네 대감과 마님은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할 듯.

그래서 긴토키가 이번 무과를 치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음. 히지카타네 파벌은 이제 무괴(武魁)는 따 놓은 당상이라며 축제 분위기겠지.

 

그런데 과거시험 당일에 히지카타가 잠수 타고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히지카타는 긴토키가 자주 다니던 주막에 앉아 술을 퍼마시고 있었고, 긴토키가 지나가는 길에 그를 발견하고 뒤통수를 때려버렸으면.

 

"이 미친놈이. 지금 여기서 뭐하냐?!"

 

히지카타는 이미 제 몸을 스스로 가눌 수 없을 만큼 꽐라가 된 상태였고, 그걸 보면서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얼마나 결심이 필요한 선택을 한 건지 깨달을 듯.

 

함께 한 길을 달렸고, 함께 목표에 도달하고 싶다는 히지카타의 마음을 알겠는 거야.

그날 서로 마음을 고백하고 비밀연애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3년 뒤에 다시 사이좋게 과거시험 치고 긴토키가 무괴 땄을 듯.

 

 

이제 당파싸움도 일어나야지.

아들 둘은 알콩달콩 잘 사는데,

집안싸움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피바람이 불기 시작할 듯.

그건 히지카타네 집안에서 사카타 집안에 역모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수준까지 온 거야.

그리고 그걸 실행하기 직전에 자기 아들이 사카타네 놈과 연애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됨.

 

사내 둘이서 붙어먹는 것도 역겨운데, 그게 저 못 죽여 안달인 사카타 집 적자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히지카타네 대감이 얼마나 열불이 나겠음?

 

거기에 제 아들이란 놈은 죽을죄를 지었다 빌기는커녕, 자신의 계획을 막으려고 하겠지.

그날 처음으로 대감이 히지카타를 때렸고, 피떡이 된 히지카타는 창고에 가둬졌음.

히지카타네 대감의 계획은 실행되었고, 긴토키의 아버지는 처형되고 긴토키와 어머니는 유배 보내졌음.

 

사실 긴토키도 처형 당했어야 했는데, 다른 서브 왼이 필사적으로 막은 거였으면 좋겠음. 히지카타네 대감이 잔뜩 화냈겠지.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 죄책감이 잔뜩 생기겠지만,

긴토키는 애초에 친부모보단 먼저 떠난 쇼요가 더 친부모 같은 존재였고, 나랏일은 자신과 잘 맞지 않았으며,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사람이었음. 그저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둘 것 같다.

 

친부모가 죽기 직전에 복수는 생각 말고 자유롭게 살라고 했을 것 같음. ‘넌 양반일 때보다 자유로웠던 그 시절이 더 행복해 보였다. 당파싸움에 괴롭게 해서 미안하다.’라면서. 긴토키는 친부모의 소원대로 살아가겠지.

 

그리고 당연히도, 긴토키는 히지카타 대감에게 화가 났지, 히지카타 토시로를 원망하진 않을 듯. 그리고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거야. 만날 수는 없겠지만. 그저 추억으로 간직하겠지.

 

아무튼 두 사람은 긴토키가 유배 보내지면서 해어졌고, 서로를 그리워할 것 같다.

히지카타는 아버지 몰래 긴토키의 무죄를 증명할 것들을 찾아다녔고, 긴토키는 원래도 미련 없었던 자신의 가문과 이름을 버리고 유배지에서 도망 나와 해결사라는 신분으로 살았음.

 

그러다가 두 사람이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히지카타는 긴토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며 오열하고, 긴토키는 그가 그동안 자신을 버리지 않고 제 결백을 찾으며 살았다는 것에 울 듯.

 

히지카타는 대감의 죄를 밝히고 가문을 떠나 해결사 긴토키와 새 삶을 살았답니다.


73. [히지긴] 차에선 꼭 잠이 와요.

 

긴토키 남이 운전하는 차에 타면 잠드는 습관 있었으면 좋겠다.

자기가 운전할 땐 졸리지 않는데, 히지카타 순찰차만 얻어타면 앉자마자 하품부터 나오는 거임.

 

잠깐 타고 해결사 사무실 앞에 내려주는 거였는데, 운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졸면서 고개 꾸벅거리고 있으면 좋겠음.

그럼 히지카타는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긴토키를 깨우지 않고, 얼굴만 살짝 붉히면서 동네 한 바퀴 더 돌았으면 좋겠다.

 

가끔은 안 졸려고 눈에 힘주고 있는 것도 귀엽겠다. 하품 한 번 하고, 눈에 힘주고.

졸음 참으려고 히지카타에게 계속 말 거는 것도 보고 싶음. 계속 귀찮게 굴면 히지카타가 운전에 방해된다고 한소리 하겠지.

그러다가 조용해진 긴토키가 졸고 있는 걸 발견하면, 놀리듯이 한마디 물어볼 것 같다.

 

“해결사. 자냐?”

“…………아니.”

“저기 디저트 집 맛있어 보이는데, 그냥 지나갈까?”

“…으응……….”

“진짜? 간다?”

“……아니….”

 

디저트라는 소리에 긴토키가 겨우겨우 눈꺼풀 들어 올려서 확인하면 주변에 디저트 가게는 코빼기도 안 보이겠지. 뒤늦게 히지카타가 자길 놀린 거라는 걸 깨달으면 ‘없잖아!’라면서 눈도 다 뜨지 못한 채로 화낼 것 같음. 그리고는 다시 잠에 빠져들겠지.

 

그렇게 좀 더 시간이 지났다가, 잠이 다 깨고 해결사 앞에 도착하면,

긴토키가 잠든 사이 사 온 디저트와 함께 보내주는 히지카타였으면 좋겠다.


74. [히지긴] 페인트

 

히지긴 사귀고 있다고 설정.

어느 가게 인테리어 도와달라는 의뢰를 받은 해결사. 벽에 열심히 페인트질하고 있다가, 지나가는 신센구미들 붙잡아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

 

사다리 위에 있는 긴토키가 빈 벽에다가 페인트로 '히지카타'라고 쓰기 시작하고, 그 밑에 오키타가 '죽어'라고 썼으면 좋겠음.

그러고는 긴토키랑 오키타랑 이걸로 인테리어 완성이라면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거임.

 

긴토키가 열심히 '히'를 쓰고 있을 때 내심 '히지카타 좋아♡'같은 걸 기대했던 히지카타는 그거 보고 울컥해서

‘재수 없는 거 쓰지 마라, 그게 애인한테 할 짓이냐?’라는 말을 시작으로 긴토키와 싸우기 시작할 듯.

 

말다툼은 ‘누가 더 좋아하고 누가 사귀어 주는 거냐’라는 도토리 키 재기 싸움으로 넘어가고, 긴토키는 사다리 위에서 팔까지 휘두르며

‘오냐. 지금 결판을 내자. 누가 이 관계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라고 소리쳤음.

 

그 힘에 사다리가 흔들리고, 신파치가 ‘그만 좀 싸우고 일에 집중해요!’라고 할 때쯤엔 긴토키가 균형을 잃고 떨어지려고 하겠지. 그때 히지카타가 놀라면서 긴토키에게 팔을 뻗었음. 그리고 둘이 같이 넘어져서 페인트 뒤집어썼으면 좋겠다.

 

다행히 다친 데는 없지만, 의뢰인에게 된통 혼나고, 굴팣+오키타(?)에게 한심한 눈빛을 받고, 남은 일은 두 사람의 몫이 되었음.

아무리 바로 깨끗이 씻어도 몸에 묻은 페인트는 오래 남겠지. 특히 머리카락에 달라붙은 게 제일 늦게 떨어질 것 같은데, 둘이 사이좋게 핑크색 페인트 달고 같이 돌아다녔으면 좋겠음.

 

히지긴 둘이서 똑같이 뒤통수에 덜 떨어진 핑크색 페인트 덩어리 달고 손잡고 걸어 다니면 진짜 귀엽겠다.

 

뒤통수라서 둘 다 제대로 확인 못 했고, 길에선 다들 눈꼴 시려서 아무도 말 안 해줬을 것 같음. 데이트 끝나고 각자 집에 돌아가서야 신센구미 대원과 굴팣이 뒤통수 덜 씻겼다고 알려주겠지.


75. [히지긴] 한복의 날

 

오늘 한복의 날이래요…….

검소하기로 소문난 히지카타가 토시로 도련님이 저잣거리 걷다가, 아가씨들끼리 경매 붙어서 가격이 쭉쭉 올라가는 하늘빛 비단을 발견하고는 긴토키 생각에 무심코 큰돈을 썼으면 좋겠음.

 

긴토키는 사카타가에 홀로 남은 도련님이었으면 좋겠음. 자기가 대를 잇지 않으면 영영 사라지는 몰락하는 양반 가문.

밑에 시종도 없고, 함께 지내는 두 아이와 한 마리에 강아지만 있음.

 

암튼 히지카타는 긴토키 생각에 비단을 사버렸는데, 이걸 어떻게 주나 싶겠지.

그 녀석에게 옷을 지어줄 아랫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내가 옷까지 지어다가 줘야 하는 건가? 내가 굳이? 그 녀석이 뭐라고?

 

히지카타는 막막한 마음에 말없이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하늘빛 비단을 내려다보았음. 그 모습을 히지카타의 시종이 힐끔힐끔 훔쳐보았지.

 

“어찌하시겠습니까요?”

보다 못한 시종이 한숨만 푹푹 내쉬는 히지카타에게 물었음. 그제서야 자신이 고민하는 꼴을 아랫사람에게 다 보였다는 걸 깨달은 히지카타는 얼굴이 빨개져서 비단을 시종에게 넘겨버리겠지. 알아서 처리하라고.

 

분명 일다경 전에만 해도, 저것을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겠다는 열정적인 눈빛으로 경매가의 두 배를 불러서 비단을 낚아채 왔으면서.

 

시종은 대답을 요구하는 눈빛을 끝내 거두었음.

사실 다 알고 있었지. 늘 원칙만 따지는 꽉 막힌 도련님이 변덕을 부리는 일이라면, 그분과 관련된 게 아니면 뭐겠어?

 

“나흘 뒤가 새 복식을 선물하는 날이지요. 그분의 옷을 지으면 되는 것이지요?”

능청스레 대답하는 시종의 말에 히지카타는 더욱 빨개져 헛기침만 계속해댔으면 좋겠다.

 

“거, 그런 의미로 산 것이 아니네만.”

“그럼, 도련님의 옷입니까? 그렇게 준비할까요?”

“어어, 아니!”

 

내가 언제 그런 밝은 옷을 입었는가!

그럼요, 그렇죠.

다 안다는 표정의 시종의 눈빛을 마주하고 나서야 히지카타는 순순히 인정했음.

“그럼 나흘 안에 준비해주게.”

 

한 손으로 하관을 가리고 성큼성큼 앞장서서 돌아가는 히지카타의 뒷모습이 퍽 귀여울 것 같다.

그러고 나흘 뒤에 하얀 보자기에 곱게 쌓인 비단옷을 들고 긴토키의 집에 찾아가겠지?

 

이걸 무슨 말로 전해줘야 하나.

‘오다 주웠다.’부터 ‘나랑은 안 어울려서, 너 입어라.’까지.

역시 후자가 자연스럽겠다.

 

야무지게 약과까지 같이 싸 온 보자기를 든 히지카타의 발걸음은 어느 날보다 가벼웠음. 여전히 거칠고 무뚝뚝한 걸음이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들떠있는 것이 티가 났지.

 

그리고 긴토키의 집에 들어간 순간,

이미 하늘빛 옷을 한가득 받아서 옆에 쌓아둔 긴토키가, 품에는 주전부리를 잔뜩 안고 ‘너도 왔냐.’ 하면서 인사했을 것 같다.

 

긴토키에게 옷을 선물할 왼은 히지카타 말고도 많아서…….


76. [히지긴] 장미 담배

 

@ 1950년대의 장미 담배, 로즈 시가렛. 수작업으로 담배의 필터에 장미 꽃잎을 붙여 입술에 닿을 때마다 꽃잎의 감촉을 느낄수 있었다고 해요. 장미 생화가 생산되는 기간이 한정적이어서 시즌 한정 판매였다고 하네요 :)

을 기반으로 쓴 썰.

 

해결사가 장미가 만개할 시기에 일하다가 의뢰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건데, 긴토키는 비흡연자라 쓸 일이 없고, 제일 먼저 생각난 인물이 히지카타였으면 좋겠음.

히지카타가 맨날 마요보로만 핀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이참에 담배중독 마요중독에서 마요 중독이라도 하나 떼보라고 줄 생각이었지.

 

그래서 직접 만나서 선물하고, 마요네즈 좀 끊어보라는 말에 한바탕 싸우고, 씩씩대면서 다시 갖고 가라는 히지카타의 말에, 긴토키는 저거 엄청 비싼 건데 하나라도 피워보라고 대답하겠지. 그럼 히지카타는 순순히 한 개비 꺼내서 불을 붙이고 빨았음.

 

평소에 피는 담배보다 훨씬 세련된 디자인에 빨간 꽃잎을 입에 물고 있는 그 모습이 생각보다 야해 보일 것 같음. 긴토키는 말없이 그 모습을 노려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자기 입술도 오물거리고 마른 침을 삼키겠지.

눈도 안 깜빡거리고 자기 입술만 쳐다보는 긴토키를 히지카타는 가만히 구경할 듯. 담배 연기가 아니라 긴토키를 향한 은근한 초조함이 폐 속을 채울 것 같다.

담배가 다 타고, 긴토키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히지카타는 맛보라면서 농밀하게 키스했으면 좋겠다.


77. [히지긴] 알파 히지. 알비노오메가긴

 

희귀한 유전병인 알비노를 가진 긴토키. 거기에 불안정한 오메가 호르몬까지 가져서, 긴토키는 태어날 때부터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몸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자신에게 각인하는 걸 피했으면 좋겠음.

 

사랑하면 되지 않냐는 히지카타와 사랑하니까 안된다는 긴토키. 분명 각인문제로 많이 다퉜겠지. 그래도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은 흔들리지 않았음. 하지만 어느 날에 그것에 금이 갔음.

 

둘이 (검열)하다가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에 히지카타가 본능적으로 긴토키의 목덜미를 문질렀는데, 긴토키가 파드득 놀라 떨면서 뒤도는 것임. 긴토키 눈엔 순간의 공포가 지나갔고, 그것에 히지카타는 크게 상처 입은 얼굴을 했음.

자기에게 그렇게 신뢰가 없었나 하는 자괴감과, 각인을 그렇게까지 싫어하나 하는 슬픔이.

그리고 그 마음을 정리할 틈도 없이 긴토키가 각혈하면서 쓰러졌으면 좋겠다.

 

긴토키의 각혈은 중병은 아니었음. 원래 몸이 약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각혈을 하기도 했음. 히지카타를 만나면서 스트레스받을 일이 줄어들었고, 그 때문에 히지카타는 몰랐을 뿐이지.

히지카타가 긴토키의 각혈을 본 건 처음이었음 좋겠음. 그 빈틈없는 히지카타가 옷도 거꾸로 입고, 신발도 짝짝이로 신은 채로 긴토키를 안고 병원에 뛰쳐 들어오는 모습이 보고 싶음.

 

새벽 응급실에, 밤인데도 히지카타의 몸에 밴 습관 탓에 눈, 코만 드러낸 채로 이불에 꽁꽁 싸매져 있는 긴토키.

 

병원 사람들은 그 눈코만 보고도 누군지 바로 알아차리고는 익숙하게 응급처치를 했음.

자기만 몰랐을 뿐이지, 긴토키가 이곳(응급실)에 자주 왔었다는 걸 알게 된 히지카타가 2차로 충격받았으면 좋겠다.

 

긴토키는 금방 입원실로 들어갔음. 바로 옆의 입원실은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인데, 긴토키는 조금의 빛도 들어오지 않는 컴컴한 곳에서 죽은 듯이 잠들었음. 마치 커다란 관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겠지.

문의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미약한 빛에 의지해 긴토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 거야.

 

알비노지만, 영웅인 긴토키는 한 번도 약하단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걸.

그건 그가 깨어있는 상태로, 누구보다 미친 듯이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걸. 누구보다 앞에서 싸우며, 그가 지키는 사람들에게 그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지금 누워서 움직이지 않는 긴토키는 너무나도 위태로워 보였음. 그 모습을 매일 밤 봐왔으면서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에 또 충격을 받고 죄책감이 들겠지.

그리고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 죽음과 먼 존재가 아니구나를 체감하면서, 오히려 각인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해질 것 같음.


78. [히지긴] 첩보물.

 

어느 테러조직에 같이 잠입했으면 좋겠음. 잠입한 곳에선 서로 모르는 사이인 척을 하지만, 사실 연인이었으면.

테러범들 모르게 주고받는 쪽지에 자신이 획득한 정보와 함께 은은한 사랑과 걱정이 담긴 안부가 간결하게 추가되어있으면 좋겠어.

 

둘은 같은 조직에 잠입했지만 얼굴 보기도, 목소리를 듣기도 어려울 만큼 동선이 잘 겹치지 않게 활동 중이었음. 그게 정보를 얻기에 효율적이고 발각 위험도 적으니까.

 

그래서 어쩌다가 한 번 긴토키가 다른 누군가와 대화하는 걸 벽 너머로 듣게 되면, 히지카타는 길 가던 걸 멈추고 그 자리에서 담배를 꺼냈음. 눈은 살짝 감고 담배 맛을 음미하듯이 긴토키의 목소리를 음미했지. 긴토키는 히지카타의 담배 향을 찾으면서 조금씩 말이 느려지고.

그렇게 몰래 사랑했으면 좋겠다.


79. [히지긴] 히어로 톳시, 의사 긴파치

 

히어로 톳시와 의사겸연구원인 긴파치 보고싶음.

톳시가 긴파치를 동경 겸 짝사랑하는 걸로.

 

긴파치가 톳시 채혈을 위해 주삿바늘을 꽂아야 하는데, 그가 자신의 팔에 붙어서 만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설레고 긴장돼서 톳시가 무의식적으로 몸에 힘을 주고 있으면 좋겠음.

 

그럼 긴파치는 그렇게 몸에 힘주고 있으면 바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겠지. 그리고 긴파치는 톳시가 바늘을 무서워한다고 오해했으면.


80. [히지긴] 알비노 긴토키와 해결사의 겨울

 

겨울에는 햇빛이 약하니까, 노을이 지는 5~6시쯤엔 긴토키도 우산 없이 맨살 내놓고 해결사 애들이랑 산책했으면 좋겠음.

하얀 긴토키가 하얀 눈 위를 소복 소복 밟는 게 보고 싶다.

 

솔직히 긴토키에겐 이 산책이 너무 귀찮지만, 카구라와 신파치가 같이 산책하는 걸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 나가줬으면 좋겠음. 1년 중 한 계절에만 할 수 있는 햇빛 아래의 산책이니까.

 

사실 겨울의 노을이라고 해도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녔음. 오래 노출되어있으면 피부가 화끈하게 달아올랐음. 그래도 붉은 노을빛에 가려지니까, 긴토키는 괜찮은 척하면서 함께 다녔으면 좋겠다.

 

산책의 마지막은 히지카타랑 놀다 갈 테니 먼저 돌아가라며 헤어지는 거였음. 애들은 '외박은 하면 안 된다'라면서 자식을 보내는 부모님 같은 말을 하며 돌아가고, 긴토키는 히지카타에게 찾아갔지.

 

그럼 히지카타는 익숙하게 자신의 서랍에서 알로에 크림을 꺼냈으면 좋겠음. 화상약이랑.

긴토키는 편안하게 바닥에 누워서 종알대고, 히지카타는 빨갛게 달아오른 피부 위에 약과 크림을 발라줬으면 좋겠음.

그렇게 피부가 진정 될 때까지 머물렀다 가는 게 두 사람의 겨울 일상이었으면.


81. [히지긴] 알오물, 히지카타의 러트

 

러트 온 히지카타로 히지긴 보고 싶다.

몸 따끈따끈해져서 기분이 착 가라앉아있는 히지카타를 놀리는 긴토키가 보고 싶음.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은 채로, 평소보다 체온이 높다면서 히지카타의 얼굴이나 팔을 주물거렸으면 좋겠다.

 

히지카타는 평소에는 막 달려들면서, 러트일 땐 먼저 덮치지 않고 충직한 개처럼 얌전히 기다릴 것 같음. 아무리 오메가라도, 러트 온 알파를 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오메가가 먼저 허락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도리라고, 정신이 돌아버려도 꾹 참고 버틸 것 같다.

 

긴토키도 그걸 아니까 괜히 시간을 끌었으면 좋겠음. 하지만 긴토키에게서 줄줄 흐르는 페로몬은 그도 상당히 동해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겠지.

 

그러다가 먼저 인내심이 나간 긴토키가 키스를 시작하면, 그대로 (더보기)


82. [히지긴] 대학생 AU 히지긴. 근데 '히지카타가 고양이가 되어버렸다~!'를 곁들인.

 

굳이 히지카타를 고양이로 바꾼 이유는……. 히지카타라면 일단 강의 출석해야 한다고 학교로 갈 것 같아서……. 그게 보고 싶었음.

히지카타가 기숙사 1인실을 쓴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데 고양이 몸으로 출석은 어떻게 하지?

겨우겨우 강의실에 도착한 히지카타에게 첫 번째로 찾아온 난관이었음.

 

사실 긴토키가 대리출석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 마다오 녀석은 지각인지 결석인지 호명 출석이 시작될 때까지도 감감무소식이었음. 오히려 히지카타가 대리출석을 해줘야 할 판이었지.

 

조교는 벌써 사카타 긴토키의 앞앞 학번의 학생을 부르고 있었음. 어쩌지 어쩌지 하던 찰나, 조교가 긴토키를 불렀고, 히지카타는 초인(이미 인간이 아니지만)적인 힘으로 '예(옹)'이라는 대답을 해냈음. 그런 식으로 자기도 출석했으면 좋겠다.

 

긴토키는 끝까지 출석하지 않고 자체휴강을 해버렸고, 히지카타는 고양이 몸으로 수업을 끝까지 들었음.

그리고는 식식대며 기숙사로 돌아와 긴토키의 방으로 찾아갔지. 긴토키 가슴팍 위에 앉아서 코를 막아버리지 않을까?

 

그리고 만약에 긴토키가 고양이가 되었다면?

일단 강의를 듣기는 어려워졌으니 더 자자. 라고 계속 잘 것 같다. 그리고 긴토키를 데리러 온 히지카타가 그걸 보고 긴토키를 데리고 강의실에 가겠지.

어떻게 해서든 출석해서 강의를 들으라는 또라이와, 합법적(?) 땡땡이를 피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또라이의 싸움이 있지 않을까. 에타에는 어떤 훈남이 고양이 쫓아다닌다고 글 올라올 듯.


83. [히지긴] 자장가.

 

오늘따라 자장가를 불러주는 긴토키가 보고 싶다. 히지카타에게 무릎베개 해주고 서투른 솜씨로 불러줬으면 좋겠음. 어릴 적에 쇼요가 불러줬던 기억을 되살려서…….

 

히지카타는 눈감은 채로 긴토키의 음치를 놀릴 것 같음. 그렇게 불러서 잠이 오겠냐고 하면서.

노래는 잠이 달아날 것처럼 부르지만, 머리를 살살 빗겨주는 손길과 속삭이는 목소리 때문에 잠들지 않을까.


84. [타카긴] 대학 밴드부 조이포에 타카긴을 곁들인

 

드럼은 사카모토, 베이스 즈라,

보컬 겸 기타 타카스기 긴토키.

 

드럼과 베이스는 기타로 날뛰는 타카긴 사이에서 뚝심 있게 박자를 붙잡아야 됨.

근데 사캄과 즈라가 아무리 박자를 붙잡아도, 합주할 때마다 타카긴이 서로 경쟁붙어서 박자 다 무시할 것 같음.

 

둘 다 연주도 잘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데, 합주만 하면 자꾸 박자가 빨라지니까 즈라가 계속 잔소리 할 것 같음.

긴토키의 박자가 빨라지면 타카스기가 따라서 더 빨라지고 그럼 긴토키는 더 빨라지는 느낌.

 

도대체 왜 그래!

둘은 박자 연습 좀 더 하라고 메트로놈과 함께 던져두고, 사카모토랑 즈라는 먼저 떠날 듯.

그럼 둘은 투덜대면서 띡띡띡띡 소리에 맞춰서 징지징 연습하겠지.

그런데 이상하게, 둘이 앉아서 얌전히 연습할 땐 안 틀린단 말이야? 몇 번 맞춰보고는 질린다고 기타 내려놓을 것 같음.

 

아니면 타카스기가 다른 곡을 기타로 연주하고 긴토키가 그거에 맞춰서 노래 불렀으면 좋겠다. 반대도 하고.

그러다가 잔잔한 커플 듀엣곡도 부르고, 둘이 그대로 불붙어서 (자체 필터링)도 하겠지.

타카스기가 만지는 대로 소리 내는 긴토키 보면서

'넌 몸도 악기 같냐.'라는 말을 하는 것이 보고 싶다.

 

다음날 합주하면 여전히 박자 개판인 타카긴.

목 쉬어있는 긴토키에게 '노래만 연습했냐'라고 즈라가 한소리 할 듯.

 

밴드부 보컬이면 술자리에서 노래 엄청 시키겠지. 근데 타카스기는 분위기가 어려워서 긴토키만 시킬 것 같음.

그럼 긴토키는 흔쾌히 수락하고 몇 번 목소리 내면서 목을 푸는데,

그때 긴토키 보면서 얼굴 붉히는 몇몇 학생들 보고 질투 난 타카스기가 긴토키 대신 자기가 부르겠다고 했으면 좋겠음.

 

그리고 각자 개인 연습할 때, 니 악기땜에 내 악기소리 안 들린다고 타카긴끼리 엄청 싸웠을 것 같음. 같은 악기라 더 헷갈리고, 둘 다 자존심이 있어서 이어폰은 절대로 안 낄 거고...

 

그 뒤에서 조용히 앰프 소리 키우는 카츠라.

사카모토는? 괜찮아요.

사실 제일 귀 아픈 소리가 드럼임.

암튼 조이포 다 고막 나갈 것 같다.

 

사카모토야 이거 해주라

이거 끝나고 멀미 나서 토하러 가야 됨.


85. [타카긴] 타나스기가 환생하기 전에

 

환생리틀스기가 어른으로 자라서 전생의 기억이 돌아오기 전까지 시간이 걸릴 거잖아. 그건 새로 생긴 육체에 영혼이 돌아오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 조각난 영혼들이 타카스기의 영혼에 이어진 인연의 끈을 따라서 그에게로 돌아왔으면.

 

그 인연은 귀병대도 있을 것이고, 양이 시절도 있을 것이고, 일단 타카긴이니까 긴토키가 제일 짙게 이어져 있겠지. 그 조각이 인연을 따라 긴토키의 삶을 관찰했으면 좋겠음.

그런데 쇼요의 힘으로 살아난 것인 만큼, 타카스기가 생전엔 알 수 없었던 긴토키의 모습까지 보게 된 거야.

 

타카스기는 긴토키의 등을 보았겠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외줄 타기를 하며, 발을 멈추는 순간 죽는다는 정신으로 끝없이 나아가기만 하는 그의 등을.

 

그 줄은 긴토키가 계속 나아갈수록 헤지고 얇아져 가는데, 긴토키의 발은 멈추지 않았음.

무엇이 긴토키의 등을 떠밀었을까. 더 나아가는 순간 저 줄은 끊어질 텐데. 분명 삶이 아닌 시커먼 죽음으로 떨어질 텐데.

영혼의 조각일 뿐인 자신은 긴토키를 붙잡을 수도, 삶으로 보내줄 수도 없었음. 조각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긴토키를 지켜보는 것뿐이야.

 

그 순간, 줄은 끊어지고 영혼의 앞엔 투옥된 긴토키가 보였으면 좋겠다. 죽음을 향해 떨어지는 긴토키가 보이겠지.

감옥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긴토키는 삶을 포기한 것 같은 얼굴은 아녔지만, 삶을 갈구하는 눈빛도 아니었을 것 같음.

 

그러다 다시 살 기회를 얻고, 자신을 살린 야에몬을 위해 달리고, 기꺼이 다시 그 외줄 위에 올라 이번엔 그 등에 다른 인연까지 등에 업겠지.

등에 올라간 인연이 많아졌을 땐 좀 위태로워 보였을 것 같음.

하지만 그 인연들은 긴토키의 등 위에서 강해져서, 나중엔 긴토키가 밟고 있는 외줄을 강하게 지탱하기 시작할 거임. 긴토키의 줄이 흔들리지 않게, 끊어지지 않게.

 

줄은 어느새 굵어져 더이상 줄이 아니라 길이 되어있을 거고, 긴토키는 더이상 위태롭게 건너는 것이 아니라 힘차게 달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조각은 긴토키의 성장을 계속 지켜봤지. 자신이 그를 지탱한 끈이 돼주지 못했던 것에 공허함을 느끼면서.

 

하지만 모든 기억을 따라간 조각은 마지막에 깨달았을 거야. 긴토키가 달린 줄, 길의 끝엔 자신이 있음을.

처음부터 자신은 긴토키의 한 줄이었음을.


86. [타카긴] 아르타나의 운명

 

그럼 아르타나에서 태어난 존재들은 다 긴토키만 사랑하게 되는 건가?

 

타카긴이 서로 사랑하는 게 아르타나의 영향이라는 걸 깨닫고, 자신의 마음이 진심이 맞는지, 상대의 마음이 진심이 맞는지 의심하면서 쌍방으로 삽질하는 게 보고 싶네요.

 

더파 이후로 알콩달콩 잘 살고있는 타카긴이 어느 날 모브를 만났으면 좋겠다. 희미한 은발에 새빨간 눈을 가진, 지구인과 비슷한 외형의 천인이.

그러고는 그들에게 폭탄 같은 진실을 하나 던지고 갔음.

긴토키는 아르타나의 짝이 될 운명을 가진 일족이라고.

 

외롭게 태어나서, 아르타나와만 인연이 이어지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 그의 운명이었지.

그래서 쇼요를 만나게 된 거고, 쇼요 없이는 사람들과 섞여 있어도 어딘가 붕 뜬 듯한 공허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거였음 좋겠다. 백야차시절이 그러했고, 쇼요를 죽이고 나서는 그 공허함이 제일 심했지.

 

그러고는 코우카의 딸인 카구라를 만났지. 이것도 아르타나가 이어준 인연이었을지도 모름. 긴토키는 카구라와 신파치와 사다하루(아르타나수호견)와 함께 해결사를 만들었음.

그리고 우츠로와 싸웠고 불멸자가 된 타카스기와 더파이널까지 갔지.

 

타카긴이 사랑을 시작한 것도 타카스기가 불멸자가 되었던 순간부터고, 더파이후 어른으로 돌아와 긴토키를 다시 만나서는 신혼부부처럼 살았겠지. 이런 관계에 그 모브가 그 진실을 던져버린 거야. 모브는 타카스기가 아르타나(쇼요)의 도움으로 환생해온 걸 몰랐을 거임. 진짜 특수한 상황이었으니까.

 

그래서 ‘아르타나의 짝이 행성의 인간과 사랑을 하다니, 신기한 광경이다.’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은 타카스기는 ‘평범한’ 행성의 인간은 아니었지. 그렇게 한참 삽질하다가, 쇼카촌 때부터 서로 좋아했음을 자각하고 갈등이 풀렸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긴토키가 검정으로 염색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

천파인 건 불평했어도 한 번도 머리색에 불만을 가진 적은 없었는데, 타카스기 없이 지내던 어느 날 거울 보고 울컥해서 염색약 뒤집어썼으면 좋겠음.

 

힘줘서 튜브를 짜고 흰색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머리를 거칠게 문지르겠지. 그게 손가락을 물들이든, 뒷목에 번지든, 그런 건 생각할 여유도 없을 거야. 그때 굴팣이 긴토키를 발견하고 도와줬으면 좋겠다.

집안 새카맣게 만들 거냐면서 등짝 때리고, 살에 묻은 염색약 닦아주고, 두 사람이 매달려서 그 곱슬머리 거리는 머리 조금씩 빗으로 빗겨주면서 정성스럽게 염색해주겠지.

 

그게 해결사 아이들이 응원과 위로를 해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함. 한동안 사이좋게 새카만 손가락 달고 다니겠지. 사다하루도 언제 묻었는지 앞발 털 까맣게 물들었을 것 같음.

그리고 카츠라와 사카모토가 옛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면서 타카스기랑 긴토키의 갈등을 해결해줄 것 같음.


87. [즈라긴] 화난 카츠라 가이드버스를 곁들인.

 

가이드 즈라 센티넬 긴토키

 

긴토키 피떡이 돼서 즈라 찾아왔을 때 카츠라 표정 험악해지는 거 보고 싶다. 원래 평화롭고 밝아 보이는 이미지가 화날 때 또 아주 그렇잖아?

그렇지만 긴토키에겐 화난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는 게 꼴포….

 

긴토키는 성격상 먼저 가이딩해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을 것 같고, 카츠라가 해주겠다고 해도 필요 없다고 할 것 같음. 그걸 카츠라도 아니까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스킨십하면서 가이딩을 하겠지. 장난스럽게 양이영업도 하고.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식으로 가이딩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거고(두 사람이 매일 손잡고 다닐 만큼의 여유는 없으니까.),

정말 어쩌다가 한 번.

'진짜 가이딩'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순간이 너무 늦어버리면, 사고가 일어났음.

 

부상을 제대로 처치하지도 못하고, 넝마가 된 옷을 벗기면서 허둥지둥 관계를 가지는데, 카츠라 표정이 얼마나 죽을상일지 상상도 안 된다. 의식도 없는 긴토키를 안으면서 전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러다가 의식이 조금 돌아온 긴토키가 뭉친 발음으로 즈라를 부르면, 카츠라는 밝은 목소리로

 

‘일어났는가? 그리고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할 것 같음.

그리고 긴토키는 '미안.'이라고 할 것 같음….

 

이런 꼴을 보여서, 그런 표정을 짓게 해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만들어서…….


88. [오키긴] 캠퍼스 AU로 오키긴파치

 

긴파치는 거의 화석이고 오키타는 신입생으로.

긴파치는 얼굴만으로 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선배였으면 좋겠음. 근데 사교성이 없어서 친한 동기나 선후배는 없겠지. 수업도 나오다가 안 나오다가 하고, 쓸 수 있는 휴학은 다 쓰다가, 제적당할 위기에 겨우겨우 막 다시 학교 나오기 시작한 거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키타를 만났으면.

 

오키타가 긴파치를 처음 만난 건, 개강하고 어느 교양 첫 수업에서 윗학년 선배들이 긴파치를 보고 수군대는 걸 들었을 때였음.

 

‘저 사람 설마 그분이야? 아직 졸업 안 했대?’

‘올해가 마지막인가…? 진짜 잘생겼네.’

 

여차저차 해서 빠른 전개로,

오키타는 긴파치에게 반해서 긴파치에게 사귀자고 계속 고백하고, 긴파치는 계속 거절했음. 두 사람이 만나서는 인사를 나누는 것보다 고백과 거절을 더 많이 하니, 저 과정은 일상이나 다름없게 될 것 같다. 차이고 나면 보통 사이가 더 멀어지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오키타와 긴파치는 서로 무척 가까운 사이가 되어있을 것 같음. 연애 빼고 다 하는 사이로. 남들이 보면 사귀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제일 보고 싶은 장면은 이거임.

‘뫄뫄과의 솨솨가 긴파치에게 마음 있대’라는 이야기가 오키타 귀에 들어가면, 오키타는 긴파치에게 솨솨 어떠냐 물어보았음. 긴파치는 '(너랑)잘 어울리네.'라고 대답해주고.

그럼 오키타는 ‘쟤랑 사귈까요?’라고 물어보고, 긴파치는 무심하게 그러든가. 라고 대답하는 거야.

그럼 오키타는 진짜 그 모브학생이랑 연애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고. 이런 식으로 오키타가 삐뚤어진 질투를 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가끔은 ‘쟤가 선배한테 관심 있다는데, 뺏어가도 돼요?’라고 노골적으로 물어볼 때도 있으면 좋겠음. 언제나 긴파치는 무심한 대답뿐이지만.

 

긴파치는 오키타가 얼마나 선을 넘든 다 무심하게 허용하지만, 오키타가 자신과 연애하는 건 거절했으면 좋겠음.

처음에 오키타가 마음을 고백하려고 했을 땐,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날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접으라’고 했었음. 오키타는 모른 척하면서 그 말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어긋나버린 고백은 그 뒤로도 삐걱여서 이런 관계가 되어버렸겠지.

 

긴토키 앞에서 보란 듯이 연애하면서 심술부리는 오키타와, 다른 사람들보다 오키타에게 좀 더 관대하고 곁을 내주지만 그를 완전히 품지는 않는 긴파치가 보고 싶다.


89. [킨긴] 황제 킨토키, 북부 대공 긴토키

 

추위 많이 타서 맨날 꽁꽁 껴입고, 책상 위에는 핫초코와 딸기 라떼 마신 컵이 산더미로 쌓여있는 아마이 북부 대공 긴토키…….

그런데 마물이 산에서 내려와 전쟁이 터지면, 헐렁한 단벌에 갑옷도 안 걸치고 칼만 들고 싸우는…….

 

눈처럼 하얬던 옷이 새빨개진 채로 산에서 내려오면, 긴토키는 ‘읏추읏추….’이러면서 호닥닥 영주 성으로 돌아갈 것 같음.

싸우면 옷 다 버리니까 한 벌만 입겠다는 것이 대공의 뜻이라고….

멋있는 듯 멋없어 보이는 매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긴토키가 대공이면 카구라랑 신파치는 뭐려나. 정식 입양은 아니지만, 명예 공녀 공자겠지? 긴토키는 한 벌만 입고 싸워도, 애들한텐 잘 껴입고 싸우라고 한소리 할 것 같음. 원래 애들은 따뜻하게 다녀야 잘 큰다는 근거 없는 소리를 하면서. 이래놓고는 애들이 다 커서 성인이 되어도 똑같은 소리를 하겠지.

 

대공이면 황족인데, 황실에서 엄청 괴롭혔으면 좋겠다.

평화롭다 싶으면 꼭 마물이 내려오던가, 황실에서 긴토키를 부르던가 그럴 것 같음. 그래서 약간 병원 응급실처럼, 영주성에서는 심심하네요라는 말을 하는 게 금지였음.

근데 꼭 해결사 중에 하나가 실수하겠지?

 

긴토키가 하품하면서 '평화롭네.'이랬다가 애들의 원성을 듣고, 저 멀리서 황실 마차가 방문하는 소리와 함께 집사가 다급히 걸어오는 소리가 들릴 듯.

그러면 긴토키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아, 안돼. 취소취소취소’이러지 않을까.

 

긴토키를 괴롭히는 황제는 킨토키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카타 황가(또는 왕가)라는 소재가 너무 좋음……. 개인 취향으로 킨토키가 황제고, 그의 형제가 긴토키라는 게 너무 좋은…잘 어울림……. 킨토키의 황권을 위해 북으로 자진해서 올라간 긴토키와, 그를 지켜줄 수 없어 보내준 킨토키…….

 

사실 귀찮은 일 하기 싫어서 자기는 딱 북부영지만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있음. 킨토키는 놀겠다고 훌쩍 떠나버린 긴토키가 괘씸하기도 할 듯. 그래서 긴토키를 자주 부르는 것도 있겠지.

그럼 긴토키는 성으로 불려갈 때마다 킨토키한테 막막 막 확 막 (더보기)

 

그런 어느 날에, 귀족들 사이에서 긴토키를 견제하는 물결이 일어난 거야. 킨토키가 긴토키를 너무 자주 부르는 바람에 긴토키가 황궁으로 돌아오는 건 아닌가 라는 소문이 퍼진 거지.

 

그 소문은 어느 귀족이 긴토키와 만나는 것을 봤다. 반란이 일어날 거다. 하는 소문으로 점점 불어났고,

끝내 한 귀족이 대회의에서 긴토키를 심문하라는 청을 올리기까지 했음.

 

그때 킨토키가 한마디로 소문을 종식시킬 것 같음.

“긴토키는 내가 불렀고, 황궁에 도착해 다시 북부로 돌아갈 때까지 그는 두 다리로 걸은 적이 없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폐하...?”

“못 걸을 정도로 괴롭혔다는 뜻이다.

뒷사정이 더 궁금한가?”

“아. 아니옵니다.”


90. [히지긴] 만우절 거짓말 연습을 하는 긴토키.

 

만우절 거짓말 연습을 하는 긴토키.

사다하루를 앞에 두고 고백을 하는 모습을 히지카타에게 들켰으면 좋겠다.

 

원래는 정말 고백을 할 생각이었지만, 고백하기도 전에 당사자에게 들켜버린 걸 어떡하냐. ‘지금 뭐하냐’라는 당사자의 말에 긴토키는 대답했음.

‘정말 싫어하는 녀석이 있는데, 고백으로 골탕먹여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라고.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말을 쉽게 믿는 눈치였음. 마침 만우절을 끝내주게 준비하는 녀석이 신센구미에 있을 테니까.

 

“곧 만우절이라더군. 그때 하려는 건가?”

“뭐? 만우절?”

 

만우절이야?

잠시 멍청한 표정을 지었던 긴토키는 냉큼 히지카타의 말을 받아 긍정했음.

“어. 그렇지. 그때 해달라더라.”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자신의 꼴사나운 모습을 놀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히지카타는 의외로 진지한 태도로 긴토키를 바라보고 있었음. 얼마나 진지했냐면…….

 

“다시 해봐라.”

자기 앞에서 고백하라고 말할 정도로.

 

“미쳤냐? 내가 왜?”

“나한테 할 고백 아니냐. 그럼 나한테 연습하는 게 낫지.”

 

히지카타는 그렇게 말하고는 빨리 하라는 듯 턱짓으로 재촉했음. 한 번 봐 줄테니 어디 해보라는 태도였지.

긴토키는 내심 깨달았을 것 같음.

이 자식, 지금 나를 놀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사다하루 앞에서 히지카타를 부른 것까지 전부 들켰을 줄은 몰랐던 긴토키는 수치심에 증발하기 직전이었음.

저 놈을 죽여 증거인멸을 하고 그냥 콱 죽을까 고민도 하겠지.

 

근데 히지카타의 태도가 너무 진지해서 저도 모르게 휘말릴 것 같음.

그렇게 만우절 날까지 거짓말 연습이 시작되었음.

히지카타 입장에선 고백이 거짓말이고, 긴토키 입장에선 좋아하지 않는 척하는 것이 거짓말인.

 

하루에 한 번, 긴토키는 히지카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히지카타는 그것에 대해 피드백을 해줬음. 덕분에 긴토키는 강제로 다양한 고백을 하게 되겠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소품으로, 다양한 말을 하면서.

 

처음엔 창피하고 벌칙 같았지만, 나중엔 즐길 것 같음.

좋아하는 상대가 자신의 고백을 받고 이런저런 점이 좋았다고 진지하게 말해주는데, 누가 싫겠어. 많이 설레기도 하고, 속 시원한 기분도 들 것 같음.

 

문제는 히지카타가 긴토키에게 계속 캐묻는 거야. 의뢰인이 누구인지.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 의뢰를 맡겨서 골탕먹이고 싶을 정도로 자신을 싫어하는 상대가 누구인지 신경쓰이는 눈치였음. 궁금하겠지. 그래서 긴토키에게 묻는데, 긴토키는 의뢰인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며 계속 숨기는 거임.

 

그래도 히지카타는 포기하지 않고 의뢰인에 대한 질문을 매일 조금씩 할 것 같음. 의뢰인은 내 어디가 싫다고 했는지, 의뢰인은 언제부터 나를 싫어했는지.

긴토키의 진짜 거짓말 연습은 의뢰인 꾸며내기가 되었음.

존재하지도 않는 의뢰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온 거야.

 

그렇게 시작된 거짓말에 긴토키의 진심이 새어나가면서 긴토키가 히지카타의 어디를 좋아하는지 털어놓았으면 좋겠음.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어디에 설렜는지,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그런 것들을 ‘싫다’로 바꿔서 말했으면 좋겠음.

 

이런게 싫다더라, 저런게 싫다더라 라면서 입으로는 히지카타를 놀리는데 얼굴은 괜히 빨개져있으면…….

어느새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흘러서 히지카타도 슬쩍 시선 피하고 헛기침 할 것 같다.

 

그리고 만우절 날, 그동안의 연습이 무색하게 벌벌 떨면서, 그리고 잔뜩 뭉개진 발음으로 ‘나는 네가 너무 싫다.’라고 고백하는 긴토키가 보고 싶었음.

그리고 히지카타는 한참 고장난 듯 멈춰 서있다가, 긴토키의 고백을 알아차리고는 함께 삐걱대면서 고맙다고, ‘나도 네가 너무 싫었다.’라고 고백했으면 좋겠어.

 

서로 어쩔 줄 몰라하면서 온몸이 새빨개져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면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 서로 싫다면서 욕하고 고맙다는 인사 주고받는 사람 됨.

 


91. [히지긴] 구원성서의 외전 아닌 외전.

 

시점은 마지막으로부터 며칠 전.

 

“넌 언제 살아있음을 느껴?”

긴토키가 히지카타에게 물었다.

다른 누군가에겐 두서없는 엉뚱한 질문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시한부가 된 그들에겐 그리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서로를 알게 된 이후부터 줄곧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는 주제였다.

히지카타는 잠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후에 대답을 내놓았다.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응.”

“그게 지식이든 경험이든. 내가 몰랐던 것을 새롭게 만나면, 난 그것을 알기 위해 아직까지 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그렇냐.”

 

긴토키는 짧은 대답을 한 후에 잠시 허공에 시선을 두었다.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널 만나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뭐, 그 전부터 발칵 뒤집히긴 했지만, 결국 널 만나기 위한 일이었으니까. 널 알고 사랑하게 된 뒤로는 이전과 같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뭐. 내 삶이 다사다난하긴 하지.”

“그러니까 내말은,”

 

히지카타는 자조적인 웃음을 흘리는 긴토키의 볼을 잡고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넌 날 살아있게 한다.”

 

……아.

히지카타를 보며 몇번 입을 달싹이던 긴토키는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그의 살짝 붉어진 귀를 보고 쿡쿡 웃는 히지카타에게, 긴토키는 말했다.

 

“나는...죽음을 알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렇군.”

“난 죽음과 가까웠으니까. 종종 장례식이 있기도 했고, 특히 나는 죽음과 살았지. 내가 죽인 삶이 많으니까.”

“그건 네가 죽인 것이 아니다.”

 

긴토키는 히지카타의 얼굴을 일별했다. 히지카타는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있었지만, 긴토키는 그것이 서글픈 얼굴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아무튼. 그리고 이젠 내 것을 기다리고 있잖아. 네 손에 쥐어진 죽음.”

“응.”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야,”

 

긴토키는 서로 잡고있던 손을 당겨 히지카타의 손바닥에 입을 맞추었다.

 

“넌 날 살아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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