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기
⛓️ 오키타 소고 / 🐶 카나에 유리
'여자는 배 아파서 아이를 낳고, 남자는 머리 쥐어뜯으며 아이를 키우는 게 이치'라고 오소고군이 본인 입으로 그랬으니, 하루츠루의 육아는 오소고군이 도맡겠지.
육아휴직을 낼거야. 진선조는 군대나 마찬가지니까 최소 3년, 길면 6년까지도 되겠네. 6년 쓰려는 걸 유리가 말려서 3년만 썼다고 하자.
유리도 편의점을 격일로 열거야. 같이 육아하겠지. 둘만으로는 모자라니까, 도우미 아주머니도 쓸거고. 도우미 아주머니 이름은…그래, 미사에라고 하자.
미사에 씨는 장성한 자식들이 있는 60대의 여성이야. 남편과는 이혼했고. 반찬가게를 하다가, 애들이 제발 좀 쉬라고 닥달을 해서 가게를 접었어. 거긴 유리의 단골 가게였지.
미사에 씨는 한평생 일만 했어. 갑작스럽게 쉬려니 영 체질에 안 맞아. 소일거리라도 하려고 문 닫은 반찬가게 카운터에 앉아 신문을 뒤적거리고 있었지. 유리가 가게 문 앞에서 기웃거린 건 그때였어.
자주 보던 아가씨가 보이니 미사에 씨는 반갑게 문을 열어줘. 유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
🐶 갑자기 가게가 닫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미사에 씨!
🍲 에구. 우리 애들이 그만 좀 몸 혹사 시키고 쉬라고 해서 말이야.
유리는 자리에 앉아서 미사에 씨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
자식들은 교토에 있어. 천황님을 모시는 중간 관리직이지. 돈을 잘 벌어서 매달 용돈도 두둑하게 보내주는데, 쓰는 법을 모르겠대. 곁에 사람이 없으니 적적하기도 하고, 쉬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나.
마침 도우미 아주머니를 구하고 있던 유리는 제안을 해.
🐶 점심때에만 저희 집에 오셔서 소일거리 겸 일하실래요? 나머지 시간은 저랑 놀아요.
미사에 씨는 눈을 빛내며 가족구성원을 물어. 남편 하나, 아이 둘. 쌍둥이래. 얼마나 귀여울까! 미사에 씨는 수락해.
미사에 씨도 행동력이 좋아. 당장 집으로 갔지. 퀭한 눈의 소고가 반겨주네. 어이쿠. 미하루가 앙앙 울음이 터트린다. 소고는 후다닥 들어가서 미하루를 안아들어. 폼이 제법 그럴듯해.
꼬르륵. 소고의 배에서 천둥소리가 울려. 점심 시간은 좀 지났는데, 아이들을 돌보느라 식사를 못 한 모양이야. 미사에 씨는 바로 부엌으로 갔어. 뒤집혀서 팔다리를 휘적이는 츠루시를 안아들고 유리도 같이 부엌으로 가. 소고도.
된장국이 금방 보글보글 끓어. 생선 굽는 냄새가 고소하네. 소고에게서 미하루를 뺏어 안아든 미사에 씨가 소고의 엉덩이를 툭툭 두드려.
🍲 호호호. 아빠가 기특하기도 해라. 어여 밥 먹어요. 그래, 그래. 네가 미하루구나? 아이구, 이거 눈이 똘망똘망한 게 야무지게도 생겼네.
얼레벌레 자리에 앉은 소고가 국을 떠먹어. 몸에 스며드네. 머리를 잡아당기는 츠루시에게 시달리며 유리가 건너편에 앉았어.
🐶 얼마나 잤어?
⛓️ 두시간인가….
🐶 나랑 미사에 씨가 돌보고 있을테니까 좀 자.
소고가 하품을 크게 하며 고개를 끄덕여. 소고가 밥을 먹는 동안 유리가 조잘대.
미사에 씨는 내가 자주 가는 반찬가게 주인분인데.
알고 있어.
응, 이번에 가게를 접으셨대. 그래서 우리 도우미 아주머니로 냉큼 납치해 왔지.
어머나, 호호홋! 경찰 남편 앞에서 납치라는 말 써도 돼?
이제 공범이니까 괜찮아요.
소고는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안방으로 들어가. 미사에 씨가 설거지를 하고 유리가 집을 치워. 미하루와 츠루시가 서로 투닥이는 동안 말이야. 쓸고 츠루시 말리고. 닦고 미하루 안아들고. 바쁘다, 바빠. 둘이 해도 정신 없어.
두 아이들도 낮잠에 빠져든 때, 유리가 조용히 커피를 두 잔 내리고 식탁에 앉아. 귀여운 쌍둥이 옆에 자리하던 미사에 씨도 식탁으로 왔어.
임금이나 근무 시간 같은 자잘한 것들을 조율하고, 수다를 이어나가. 미사에 씨도 즐거워 보이네. 불 꺼진 가게에서 신문을 뒤적거리던 모습보다는 훨씬 낫다.
한시간 정도 지났을 때, 소고가 일어났어. 세수하고 옷을 정리하고 안방에서 나왔어. 미사에 씨에게 제대로 인사하기 위해서지.
⛓️ 안녕하세요. 유리의 남편인 카나에 소고입니다.
🍲 그래, 얼굴은 알고 있었어요. 순찰하시는 경찰분이지? 호호호!
과연 상점가에서 20여년을 지내온 사람답게, 얼굴 기억하는 능력이 기가 막혀.
셋은 이리저리 떠들었어. 주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였지. 우리 애들은 어릴 때 이랬다, 저랬다. 츠루시는 몸을 뒤집을 줄 아는데 미하루는 아직이다, 그건 애들마다 다 다르더라...
악착같은 면모가 있어도, 기본적으로 수더분한 사람인 미사에 씨는 금방 소고유리의 가정에 스며들었어.
다섯, 아니. 미츠바까지 합해서 여섯 사람은 같이 자주 놀러 나갔어. 어느새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지.
미하루와 츠루시도 미사에 씨를 향해 함무, 함무라며 할머니라고 불렀어. 부모가 없는 세 사람에게는 조금 뭉클한 일이었지. 행복하게 해드려야지. 양팔로 거뜬하게 하루츠루를 안아든 미사에 씨를 보며 유리는 생각했어. 어쩌면 다른 두 사람도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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