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판이 보고 싶은데 수인물도 보고 싶다.1
깜돌_썰
++로판 잘 몰라요 걍 보는 걸 좋아할 뿐...
중앙에 있는 제국과 남부에 있는 왕국이 동맹을 맺게 됨. 그래서 제국의 황녀랑 왕국의 왕세자랑 결혼을 하게 됐는데 황녀의 보좌관으로 롭이어토끼수인인 예준이가 그 여정에 동참하게 됨. 그래서 예준이가 남부로 가야 하는 상황 발생.
사실 예준이는 남부 가고 싶어 하지 않았음. 왜냐면 거기 맹수가 많다는 소문이 제국에 자자했거든. 수인들도 어쨌든 인간이니까 잡아먹거나 하진 않겠지만 아무래도 맹수의 페로몬 같은 것에 오래 노출 되면 패닉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공무원직으로써 제국에 헌신하고 싶었음. 문제는 황녀가 예준이가 빠릿빠릿하게 일 처리 잘 하니까 예준이를 너무 예뻐했다는 것 뿐...
울며 겨자 먹기로 남 왕국에 도착한 예준이... 좀 정적이고 예의 차리는 제국과 달리 남부인들은 호탕해서 오히려 황녀랑 더 잘 맞았음. 제국의 법도에 의하면 결혼하기 한 달 전부터 이틀 전까지는 서로 마주치지 않는데 황녀 도착했을 때 이미 왕세자가 반갑다면서 손 높이 들어 붕방대며 인사함ㅋㅋ 근데 문제는 예준이가 왕세자의 얼굴을 몰랐다는 점... 그리고 강아지 같은 왕세자 뒤에 서 있던 사람이 왕세자 보다 피부도 까맣고 덩치도 더 크고 결정적으로 몹시 근엄했다는 것...ㅋㅋㅋ 참고로 사람일 때의 맹수 수인들은 보통 피부가 좀 까무잡잡하고 덩치가 컸음.
긴장한 예준이 머리에 과부하가 오기 시작함. @_@ ←이 상태 됨. 그래도 어떻게 왕세자가 있네 마네 그런 얘기를 황녀가 해서 왕세자가 있긴 하구나 까지는 파악을 함.(왕족,황족의 얼굴은 국가간에 공유를 안함. 결혼하기 직전이면 당사자에게만 초상화를 줘서 서로 얼굴을 알 수 있음.) 결국 예준이 어버버 대다 진짜 왕세자가 아닌 그 뒤에 서 있던 남자한테 인사를 해버린 거야. 그 사람은 알고 보니 예준이 같은 왕세자의 보좌관이었고, 예준이 자기한테 인사하는 거 보고 많이 당황했는지 얼굴이 진짜 시뻘게져서 씩씩대며 돌아감. 왕세자랑 황녀는 ㅈㄴ 처웃고 있음. 예준이는 실수한 거 알아채고 심란해 죽겠는데. 황녀랑 왕세자는 괜찮다고 그럴 수 있다고 예준이한테 위로도 안되는 위로 하고는 자기들끼리 놀러 감.
어쨌든 남부에 왔으니까 또 황녀를 도와 일을 해야 하지 않것음?? 구조나 체계가 제국과는 다르니까 예준이도 일에 익숙해지느라 좀 바빴음. 종종 왕세자의 보좌관과 협업을 할 때도 있긴 했는데 아무래도 단단히 찍힌 모양인지 예준이에게 살갑게 대하진 않았음. 어차피 친한 사이도 아니었기에 예준이도 그렇게 신경 쓰진 않았음. 근데 이제 일을 같이 해야 하면 상황이 달라지지;;
국가간의 결혼이라 아무래도 정치적인 것도 섞여 있어서 식을 좀 성대하게 진행하고자 예준과 왕세자의 보좌관이 뭉치게 됨. 그때 왕세자 보좌관 이름도 처음 알았음. 서로 보좌관님 이렇게 불러섴ㅋㅋㅋ 이름이 유하민이래. 나이는 예준이보다 다섯살 어렸음.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일 같이 해야 하니까 예준이도 그때 실수한 거 사과함. 하민이 그 얘기 듣자마자 또 얼굴이 시뻘게져서 그때 깨달음. 하민이가 부끄러워서 그동안 그랬던 거구나~. 이해 되니까 예준이는 하민이가 그냥 너무 귀여운 거임. 그래서 일하면서 좀 친해지고 나서는 일만 끝났다 하면 하민이 머리 북북 쓰다듬고 그러면 하민이는 짜증 내고 그런 상황의 연속ㅋㅋ
결혼식은 타국 사람들도 오는 만큼 최대한 화려하게 진행하기로 했는데 사실 결혼식보다는 그 후 연회가 모든 손님들과 귀족들에게는 하이라이트였음. 그 연회를 얼마나 특별하게 준비하느냐가 곧 그 귀족, 더불어 나라 간에 좋은 인상을 많이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곤 해서 보좌관 팀+시녀팀이 하나가 돼서 토의를 진짜 오래 함. 그러다 결국 기억에 확 남을만한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채택됨. 그게 바로 혼현을 드러낸 가면무도회였음.
원래 혼현을 보여준다는 건 사랑하는 사이나 절친, 가족처럼 진짜 친밀한 관계에서만 가능함. 이건 만국 공통 기본예절임. 왜냐면 초식 수인의 경우 자칫 사냥... 당할 수도 있고, 맹수의 경우에도 초식 수인이 훨 많으니까 사회적으로 섞이기 어려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구라는 게 있잖아. 귀족들은 고지식하고 아주 보수적이지만 또 그만큼 자기를 뽐내는 걸 좋아하니까 특별한 연회가 될 것이다! 라고 다들 판단한 것임. 그리고 무엇보다 가면무도회잖아. 혼현만 보여준 채 자기 자신을 숨기는 거임. 그러니까 은밀한 장난을 치는 그런 죄를 범하는 듯한 짜릿함도 느낄 수 있는 데다가, 가면 안에선 누구나 평등하니까 진짜 오직 사랑만으로 짝을 찾을 수도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거임. 그런 모든 게 합쳐져서 진짜 최다 인원이 오는 파티가 됨.ㄷㄷ
파티 할 때 시종들 시녀들 보좌관들 기사들도 다 참석하는데 모두 혼현 드러내고 가면 쓰고 복장 갖춰서 있어야 함. 최대한 이질적인 느낌이 없게. 기사의 경우 귀족남 중에 페이크 장식 검 차고 다니는 사람 개 많아서 검 차고 다녀도 티 안 나고, 시종이나 시녀들은 파티 주최 측만 알 수 있게 특정한 보석 브로치를 달고 있음. 보좌관들은 진짜 익명 그 자체. 서로 혼현도 모를 뿐더러 다들 일 하나는 알잘딱하게 잘해서 개인적으로 움직이기로 함. 그래서 예준이도 하민이도 드레스코드 갖춰서 익명으로 돌아다니게 됨. 돌아다니면서 뭐 하냐면 술이나 다과 비면 시종들에게 사인 주고, 사람들한테 은밀히 접근해서 연회 어떤지 설문조사 같은 거 함. 불편한 거 있다 하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해결하고 그런 일 함.
사람들이 어느 정도 연회에 적응하니까 예준이도 숨 돌릴 틈이 생김. 이 연회를 위해 무려 사흘 밤낮을 샜음. 긴장이 풀리니까 피로도 같이 몰려옴. 그래서 몰래 연회장 이탈해서 좀 쉬려고 커튼에 가려진 테라스로 감. 물론!!! 예준이는 아주 섬세한 롭이어토끼에다가 토족 답게 청각이 아주 뛰어나서 커튼 뒤에서 소리 나면 그곳은 절대 안 젖혔음. 이야, 근데 미친 커튼 뒤가 만석이야 만석!! 미친 수인들이 연회장 위층 다 휴게실(이라고 쓰고 방이라고 읽는다)로 만들어 놨는데도 야외에서 이런단 말이야??? 예준이는 속으로 경악하면서 여전히 머물 곳을 찾음. 제 귀가 썩는 것보다 눈 붙이고 잠깐 쉬는 게 우선임.(ㅠㅠ) 그러다 조용한 곳 겨우 발견함. 달빛이 커튼을 정면으로 비추고 있어서 그런지 그곳만 소리가 안 났음. 아, 진즉 여기부터 볼 걸;; 후회하던 예준이 기쁜 마음으로 커튼을 촥! 젖힘. 그런데 우당탕 소리가 들리는 것임!! 그래서 예준이는 제 축 처진 귀가 들썩 들릴 정도로 깜짝 놀라서 소리 질러버림.
- 괜찮으세요?
테라스에 비치되어있는 선베드에서 굴러떨어졌던 건지 선객이었던 남자가 머쓱해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예준에게 다가옴. 예준이는 퍼뜩 정신을 차리며 고개 끄덕임. 그리고 사과함. 너무 고요해서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고. 그랬더니 그 남자가 아니래. 자기가 사람 많은 걸 싫어해서 숨어있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면서 오히려 자기가 미안하다고 함. 그러고 보니 그 남자는 묘족의 수인인 듯 했음. 가장자리가 거무튀튀한 세모 귀에 털이 복슬복슬 한 거 보면 장모종인 듯했음. 파악 끝난 파랑 털 롭이어 토끼 수인 예준이가 말을 이었음.
- 그래도 휴식을 방해했으니 제가 실례한 게 맞지요. 그나저나 쉬시기만 하시는 것이라면 저도 동참해도 되겠습니까? 쉬려고 돌아다녀 보니 다른 곳은 이미 만석이지 뭡니까. 하하-.
- 물론이죠. 뒤편에 선베드가 있으니 편히 쉬세요.
선베드 있는 줄 몰랐던 예준의 표정이 확 펴지더니 곧장 제 자리에 앉고 몸을 누임. 밤이 되어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중부에 살던 예준이는 그런 거 못 느낌. 지금도 더움ㅋㅋㅋ 선베드에 대자로 누워서 고롱고롱 휴식을 즐기고 있는데 달이 정면으로 보이는 거임. 그게 너무 예뻐서 눈 초롱초롱 해져서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고양이 수인이 말 걸어옴.
- 테라스가 달빛이 정면으로 내려 풍경이 아름다워요. 진정한 휴식을 취하러 오는 사람만 즐길 수 있죠.
엄한데서 자유롭게 성행위를 즐기는 사람들 돌려 까고 있다는 걸 인지하자마자 너무 웃겨서 예준이 킥킥 웃어댐. 남부에서 지내니 온통 직설적인 말들 뿐이라 이런 영애적 화법은 진짜 오랜만에 들어봄.
- 굳이 달의 보증을 받고 싶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 하라고 만든 자리인 듯 하니 이해해야지요.
예준이 은근슬쩍 연회 까내려가면서 떠 봄. 아니, 우연히 만났는데 생각보다 상대가 좋잖아.^^ 말도 잘 통하고, 매너도 꽤 좋고. 중앙에서 온 것 같긴 한데 확실하지도 않은데다 혹시나 직장동료일 수도 있잖음;;; 근데 고양이 수인이 별 반응이 없음. 그냥 어깨 한번 들썩이고 소리 없이 웃기만 함. 어디 하나 표정 굳거나 그런 것도 없었음. 남예준 땡잡음. 이대로 황녀(이제는 세자비) 밑에서 평생 일만 하다 늙어 죽을 줄 알았는데 이런 절호의 기회가!!! 이래 봬도 예준이 북부 아카데미 시절부터 제국에서 일할 때까지 남녀 가리지 않고 인기 많았음. 원하면 상대를 꾀어낼 줄도 알았고, 상대가 괜찮으면 기꺼이 모르는 척 넘어가기도 했음. 귀한 롭이어 토끼인데다 성체인데도 크기가 작고 털 색도 특이해서 귀여움도 많이 받음. 바로 플러팅모드 on 된 예준이 아예 고양이 수인 쪽으로 돌아누움. 그러자 자연스럽게 고양이 수인도 예준이 쪽으로 돌아누움. 서로 마주 본 상태가 된 둘... 예준이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선 질문함.
- 혹시 제국에서 오셨습니까?
- 제가 제국인 같나요?
- 네. 고작 말 몇 마디 주고받은 게 단데 제가 향수를 느껴서요.
- 하면, 공자께선 제국 인이시겠군요.
- 네, 맞습니다.
예준이 슬쩍 자기 정보와 함께 눈웃음을 흘리자 그 쪽에서도 같이 웃으며 답함.
- 공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지만 전 이곳이 제 고향이랍니다.
- 정말입니까? 실례되는 말일 수도 있으나, 털 때문이라도 제국이나 아니면 북부 쪽이 고향일 줄 알았습니다. 장모종이 남부에 적응하기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 그런 말 많이 들어요. 하지만 인간화 이후엔 어느 곳에서도 별 차이가 없으니 괜찮았습니다.
아무튼 뭐 이런 얘기들 서로 많이 나눔(ㅈㅅ 제가 귀찮아서 그런 거 맞아요). 고양이 수인은 자기 나름 이곳에서 토끼수인 많이 봤는데 푸른 털에 롭이어는 처음 봐서 신기하다 그런 말 하고 예준이는 그럼 만져보겠냐면서 선심 쓰면서 꼬시고 난리가 남. 또 예준이가 남부는 뭐가 유명하냐, 뭐가 맛있냐 궁금하다 그러니까 또 진지하게 설명해주는 냥수인.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가면 어떻겠냐는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예준의 플러팅에 그만 냥수인은 알겠다고 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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