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키 (츄다자)

문스독 by 주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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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내가 태어났을 때, 내 나이는 세계 밖에 있던 시간인 7살 이었다. 단지, 어둠을 떠돌아다니던 7년이어서, 내 나이는 다른 이들보다는 많이 어렸다. 나이를 먹은 지금도, 아마 나는 8살 정도겠지.

"그거라면 여기 있는 츄야군이 도와줄 거야."

"절대 싫어! 내가 왜 저런 녀석이랑 해야하는 거야."

"이 자식이 뭐래냐. 확 날려버린다 꼬맹이!"

"자네도 꼬맹이잖아. 나보다 키도 작은 주제에!"

"뭐?"

"가서 우유나 먹고 와라!"

"남의 일에 참견하기는. 나는 열다섯이야! 이제부터 클 거라고!"

그렇게 으르렁거리기를 몇 번. 단 번에 알았다. 우리는 별로 맞지 않을 거라는 걸. 그와 동시에 또 알게된 건, 나도 이 세상을 살아간지는 내 나이에 비해 얼마 되지 않지만, 이 녀석이 나랑 같은 15살이라는 걸 듣고 더 놀랐다. 저런 정신머리는 내가 살아온 8년의 인생하고 같은 수준이잖아? 속은 꼬마인가? 사실 뭐 유년기에 나처럼 갇혀 산 도련님인 건가?

아무튼 생각하는 것도 귀찮아질 정도의 어린애다. 언젠가 다시 한 번 때려주고 싶을 정도였다.

아라하바키 사건이 끝나고 나서, 그 녀석의 꾀에 넘어가 포트마피아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 녀석은 처음에는 정신 나간 자살 희망자 꼬마인 줄 알았지만, 그 사건 때 조금 더 살아볼 것을 결정한 듯 하다. 그 사건 이후로 그 녀석의 키는 5cm나 자라났다.

"츄우~야~ 우유는 많이 안 먹었어? 하루에 꼬박꼬박 한 잔씩 마셔야 나처럼 쑥쑥 큰다네."

"닥쳐!! 겨우 5cm자란 주제에! 난 아직 성장기가 안 온 거 뿐이라고!"

생각해보면 생물은 살고 싶다고 처음으로 생각했을 때 성장을 시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고 자기 합리화를 해보려했다. 비슷했던 키는 10cm나 차이가 났다. 어느새 올려봐야할 정도다.

또 한 조직을 완전히 괴멸시키고 왔다. 최근에는 그 녀석이 생각해낸 그 녀석과 나의 이능력 조합으로 적들을 손쉽게 제거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전략적으로, 빈틈없이, 그 녀석은 이 악의 집단에서 보스 다음으로 으뜸이 되어있었다. 악을 먹고 자라는 자살희망자는 정말 자신의 일이 적성에 맞아보였다. 살기를 결정한 이후로 악을 먹은 만큼 그 녀석의 키는 또 커져있었다. 하지만 요즘들어 성장은 더뎠다. 그 녀석은 커진 키도 그렇지만 거기에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매우 따분한 듯이 굴었다. 자살 이야기를 여전히 하며 시도도 하고 있다. 마치 몸만 자란 죽고 싶어하는 어린애 같았다.

"츄야."

"왜."

"산다는 건 뭐라고 생각해?"

침대에 엎드려서 배게를 양 팔로 감싸고 그 위에 턱을 배게에 푹 파묻은 채 그 녀석은 이야기 했다. 침대 위에 앉은 나는 담배의 연기를 길게 늘어뜨렸다. 까맣게 탄 담배 끝이 떨어지기 전에 담뱃대에 끝을 지졌다. 그리고 대답했다.

"남들로부터 지키는 거겠지. 자기든, 자기의 주위사람이든."

"와-. 상상했던 거 그대로 말한다."

"자살희망자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나는 혀를 차며 담배 한 개비를 하나 더 꺼냈고, 두 번째 연기가 공중에 흩뿌려졌다. 배게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그 녀석의 키에 비해 왜소한 하얀 등이 그날따라 더 쓸쓸하게 느껴졌다.

그러고 한달 뒤, 다자이는 마피아를 그만두고 없어졌다.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은 없었다.

눈이 내린다. 눈 내리는 소리에 비해 조용한 거리에 누군가의 입김이 피어올랐다. 뒤쪽에서 조금 쌓인 눈을 사박사박 밟는 발소리가 들렸다.

"츄야."

"왔냐."

여전히 속을 알 수 없는 능글능글한 미소를 띤 채로 그 녀석은 다가왔다. 역시 조직에서 마지막으로 본 모습보다 키가 조금 더 커져있었다. 나도 조금 크기는 했지만. 이 녀석처럼 크게 티나지는 않는다. 폭신해 보이는 목도리를 목에 매는 붕대마냥 말고 있었고, 조금 진한 갈색의 겨울코트를 입고 있었다. 손은, 장갑을 안끼고 있어서 추워보였다. 슬쩍 손을 내미니 곧바로 덥석 잡는다. 손에 스며있던 냉기가 가죽장갑을 뚫고 전해질 정도였다.

"갈까."

"응."

우리는 눈이 옅게 내리는 항구 주변을 걸었다. 그리고 겨울 바다가 잘 보이는 곳, 그곳에서 우리는 걸음을 멈췄다. 나는 다자이 옆에 살짝 떨어져 섰다. 이건 내가 간섭할 영역은 아니다. 나도 똑같은 회색을 가지고 있으니까. 성묘를 다 마친 후, 그 녀석의 옆얼굴을 보았다. 나는 이능력을 써서 눈을 살짝 밟고 올라섰다. 토닥하고 다자이의 폭신한 머리털을 두들기고, 그대로 이능력이 풀려서 착지했다. 그 녀석은 보기 드문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츄야. 기분나빠."

"네 녀석은.... 정말... 아니다."

"뭐 때문에 그러는데?"

무슨 말을 하려했지만 잠시 멈추고 갸우뚱하고 얼굴을 내미는 다자이를 쳐다봤다. 나의 키에 맞춰서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많이 컸네 싶어서."

"? 난 원래 츄야보다 커."

"시끄러!!"

소리를 질렀지만 그것도 내리는 눈이 다 빨아들였다. 눈이 떨어지는 바다는 차가운 듯하면서도 따뜻해 보였다.

사족 : 둘이 키 차이 나는 거 되게 좋아하는데..

다쟈의 키가 두드러지게 컸더라고요! 그 갭을 너무 사랑하다가 그냥 너무 문학적인 해석이라고 해야하나... 키가 자란 만큼, 인격이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는 츄다자를 보고 싶었습니다... 츄야는 어렸을 때 부터 이미 인격적으로 완성되어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컸는데 다쟈는 그 사건 이후로 훌쩍 자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근데 잘 안되네요.. 제가... 실력이.. 모자라서...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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