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원망하는 사람

BSYcurious by BSYItz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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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수인가? 난 아직도 모르겠다. 단편적으로 보면 내 실수가 맞다. 그러나, 과연 내가 이유없이 그랬을까? 이건 더 생각해보아야 한다. 당연히 나도 사람이다. 감정이 있다. 너에게만 있었던 감정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네가 그걸 받아주었는가? 온전히 받아들이고 인정해주었는가? 내 탓이라고만 돌릴 수 있는가? 차라리 처음부터 희망을 주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더 빨리 포기했을 텐데. 더 빨리 인연을 찾았을 텐데. 나빴다. 왜 조금도 마음이 없었더라면, 날 받아주었는가. 나도 감당이 안되는 이 마음을, 어째서 감당하려 하였는가. 차라리 처음부터, 처음부터 나에게 희망따위, 사랑이란 이름의 시한부 따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더 나았을텐데.

너는 내 첫 번째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가 첫 번째로 원망하는 사람이다.

왜 그랬어. 간절히 물어보고 싶다. 대답해줬으면 좋겠다. 나의 감정이, 유리조각이 되어 너에게 날아간다. 널 원망하지만, 사랑하기에 차마 날려 보낼 순 없다. 아니, 사랑했었기에. 그래도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도 나중에 이 감정을 알게 되겠지. 그때쯤 한번, 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나를 생각하며, 미안했다고 한번쯤 사과받고싶다. 사실, 사과따위 바라지 않는다. 그저, 그저 난..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공허했다.

분명 네가 있었음에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았다. 같이 있는데, 넌 잡히지 않았다. 들리지도 않았고, 보이지도 않았다. 같이 있었음에도, 너를 알 수 없었다. 아직도 네가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다. 나도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너에게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너는 나에게.. 무엇이었는가.

 

이건 슬픔인가? 아니면 그리움인가, 후회인가, 또는 미련인가. 정의할 수 없다. 혼란스럽고, 말 할 수도 없으며, 생각할수록 미궁으로 빠져든다. 네가 나에게 느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동정심? 호기심? 혹은, 재미일까?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느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었을까? 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인가? 그 전에,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들을 정의할 수 있는가? 정의할 수 없다면, 이것에 사람들은 어째서 공감하고, 어째서 얘기할 수 있는가? 어떤 상태를 사랑이라고 하는가? 이것은 최면적인 것인가, 아니면 정말 신체적으로 뇌에서 무언가가 변하는 것인가? 내가 느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너는 아직도 화나있으려나. 나에게 화는 풀렸다고 했지만, 솔직히 믿을 수 없다. 어떻게 믿어. 좋아한단 말도, 사랑한단 말도 없었고,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너인데. 그런 네가 무슨 말을 한다 해서 믿을 수 있을까. 말하지 않으면 난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말해도 모르게 되었다. 더 이상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고, 이제는 정말로.. 아무 말도 들을수도, 할 수도 없어졌다. 진실을 들을 수 없다. 진실을 말할 수도 없다. 네가 화나서 나를 보기 싫다면, 얘기를 하기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진실을 말하고 싶다.

 

사랑이란걸 정의할 순 없다.

또한 잘 알지도 못한다.

그리고, 많이 느껴본적도 없다. 그래도..

너와 함께 있으면 아무 말 없어도 행복했고,

매일 네가 보고 싶었고,

너와 이야기하면 즐거워서, 몇시간을 기다려도 괜찮았다.

정말 서운하고 속상해도, 나중에라도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괜찮았다.

가끔은 미워도, 가끔은 원망스러워도..

..그리고 시간에 비해 많이 보진 못했지만,

네가 있어서, 행복했다.

이제 이 마음을 알겠다.

미안해.

-202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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