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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힐] Silent 2

목소리를 잃은 힐데 이야기

[카힐] Silent

W. 분점주


퇴원을 했다.

입원을 해있던 2주동안에는 새뮤얼이 잡아준 예약 일정대로 움직이면서(예현이 도와줬다.) 병실에 콕 처박혀있었다. 병문안을 오는 이들과는 핸드폰이나 수첩을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나누었다.

말을 할 수 없다는 건 감정을 전달하기 어려운 것 외에는 나름 괜찮았다. 반수불구가 된 것도 아니니, 뭐….

뇌혈관센터에서는 뇌 검사를 진행했다. 특이사항은 없었다. 정신의학과에서는 이비인후과를 먼저 안내해주어 검사를 받았는데, 새뮤얼의 추측대로 심인성 언어장애로 진단이 떨어졌다. 그러면서 심리 치료를 명분으로 하루에 한 번, 주 4회 나를 불러다 앉혔다.

가고 싶지 않다는데도 예현은 내가 휠체어 신세를 지는 것을 십분 이용해 꾸준한 치료를 받도록 종용했다. 다만 내가 말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그것은 아주 미미한 결과를 낳았다. 이를테면 연인의 상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서 안정을 찾았다는 것인데 그 조차도 정말 미비해서 나는 언제든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우울해질 수 있었다.

그런 날들을 보내다보니 퇴원을 할 수 있었고, 나는 의사소통이 불가하다는 표면상의 이유로 임무를 하달해주지 않는 수뇌부에게 항의를 하러 매일같이 본부에 나오기를 반복했다.

"오늘도 왔구나."

스카는 대단히 지친 목소리와 안색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정적이 앉혀두었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총사령관은 그의 목을 치던 날, 윤이 아주 말끔하게 처리를 해주었기에 스카는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

[사령관님.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 되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몸을 놀게 두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다못해 코어 안 순찰이라도 하게 해주세요.]

휴대폰에 거침없이 입력한 문장을 낭랑한 AI가 읽어주었다. 답답한 내 심정이 완전히 배제된 건조하기 그지없는 음성이었다.

그리고 그것만큼이나 건조한 투로 스카는 반대했다.

"안 돼."

나는 곧장 반박하려 몸을 움찔 튕겼다. 그보다 더 빠르게 스카는 첨언했다.

"힐데, 네 마음 모르는 건 아니지만 일주일 째 반대하면 말 좀 들어…. 정말 여의치 않을 땐 네가 싫다고 고개를 저어도 내보낼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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