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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힐] 썬크림 2

촌캉스를 떠난 예현과 힐데 이야기

[예힐] 썬크림

W. 분점주


"힐데는 새벽까지 운전하셨잖아요. 지금도 오후 1시밖에 안 됐어요. 더 주무셔도 될 것 같은데."

"아니야, 잠 다 깼어. 혼자 다녀왔다고 그래서 엄청 섭섭해졌거든."

"정말요?"

"농담이야."

쿡쿡 웃음소리가 들렸다. 예현은 그 웃음을 들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금 쉬게 해주고 싶어서 한 선택이었는데 문제를 만든 줄 알고.

그는 예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냉장고에서 봤던 식재료들을 떠올리면서 말했다.

"재료만 봐서는 샌드위치가 적당해보이던데…. 뭐 좀 먹었어?"

"아뇨. 제가 요리는 재주가 없어서."

"설마 내가 일어날 때까지 굶으려던 건 아니지?"

자신도 그다지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건 아니었다. 누굴 먹여 살리는 것보다 자기 배 채우는 게 최선인 정도였다. 힐데베르트는 조금 기겁하면서 물었고, 예현은 양손으로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저 방금 들어왔어요. 정말로요."

힐데베르트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보다가 피식 웃었다. 하얀 백발이 흐드러졌다. 저 애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겠지, 무조건적인 믿음같은 생각을 하면서.

우선 몰골을 좀 정리해야 겠다며 그는 화장실로 향했다.

"알았어. 일단 씻고 나올게. 그런 뒤에 먹자. 말하니까 배고프네."

"준비하는 거 도와드려도 될까요?"

"그래주면 고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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