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
유료

[예힐] 썬크림 1

촌캉스를 떠난 예현과 힐데 이야기

[예힐] 썬크림

W. 분점주


부우우웅.

지면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8월의 여름.

도시의 소음에 갇힌 매미 울음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오는 센터코어 동쪽 제 4 순환도로.

나무 그늘에도 뜨겁게 달궈진 도로 위를 매끄럽게 달리는 검은색 세단은 센터코어를 벗어나 유유히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차량에는 운전자와 동승자 단 두 명뿐이었다. 뒷좌석에는 외부의 열기를 식혀주는 에어컨 바람을 만끽하며 한껏 들떠있는 두 사람의 검은색 더플백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 ㉧㉬ ㉧ ㉦㉨㉧ ㉡㉧ ㉦㉣㉦㉧ ㉤㉧ ㉢ ㉠㉧♪

차량의 오디오에서는 조수석의 동승자가 알아들 수 없는 언어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표면에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쭉 들이켜며 고개를 까딱여댔다.

"예현. 이 노래 뭐라고 하는 거야?"

아메리카노를 홀더에 내려놓은 그가 시트를 조금 젖히면서 질문했다.

허리까지 긴 이러저리 뻗친 백발을 높게 묶어, 말꼬리처럼 늘어진 머리카락 다발을 헤드레스트 뒤로 빼낸 자신의 대부.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은 예현은 잠시 생각하는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검은 세단은 여전히 매끄럽게 도로를 달렸고, 차창너머의 풍경은 센터코어를 벗어날 즈음에서야 좀 처럼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펼쳐주었다.

도로의 양 옆으로 나있는 녹음 가득한 메타세콰이어 나무 행렬과 나무들 간의 사이에 무성히 자라난 노란 금계국.

듣고 있는 노래와 같이 청량감이 가득한 조화로운 풍경이었다.

♪you and me, always be forever♪

오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는 그가 어릴 적 우연히 듣게 된 아주 옛날의 노래였다. 지금은 사라진 모국의 어느 밴드가 게임의 OST로 낸 앨범이라고만 알고 있는….

그만큼 옛적에 나온 노래였다.

예현은 커브로 변하는 도로 상황을 따라 핸들을 돌리면서 질문의 답을 고민했다.

가사를 일일히 해석해 주는 것은 그가 원하는 방향성이 아닐테다. 옆자리의 제 대부는 구구절절 얘기해는 것보다야 이해하기 쉽게 요점만 말해주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인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음…. 간단하게 설명해드려도 될까요?"

"당연하지."

카테고리
#2차창작
페어
#BL
커플링
#예힐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