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엘] 아주 솔직히 그냥 니가 참 좋아
[로맨스] 아직은 한창 연애중이였던 에밀리엘
글리프에 처음 올리는 에밀리엘 연성이네여 ㅇㅂㅇ
에밀리는 장난끼 많고, 호기심 많은 공주님이였으니까 뜬금없이
“나 너가 너무 좋아”
이런 문자를 가브리엘에게 종종 뜬금없이 보내고 그랬을거 같단 생각에서부터 시작한 연성이에요
아니 근데 원래는 탐라 새럼들한테 연성해달라고 찡찡거리며 쓴건데, 왜 때무네 내가 하고 있냨ㅋ큐ㅠ 다들 이거 한 번 맛보시고 에밀리엘 해주쉐이 ^q^
우웅! 가브리엘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삭막한 눈으로 휴대폰을 열었다가 그의 한 쪽 입꼬리가 아주 살짝 비스듬하게 올라갔다.
에밀리
나 너가 너무 좋아!
이건 또 무슨 문자일까? 가브리엘은 못 말린단듯이 바람 빠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이렇게 가끔씩 장난스런 문자를 종종 보낼때가 있었다.
처음엔 그저 문자의 의미를 몰라 영문을 모르겠단 반응을 보이곤 했는데, 에밀리는 그게 마음에 든건지 이렇게 불쑥불쑥 장난기 담긴 문자를 그에게 보냈다.
한 번은 아예 반응을 해보지 않은 적도 있었는데, 그러자 그녀가 매우 섭섭하단 듯이 그에게 서러움을 토로하자 그 이후부턴 단답이라도 답장을 보내긴 하였다.
그치만 결국 그녀가 원하는 반응이 나올때까지 문자를 보냈기에 결국 다시 원상복귀된 반응으로 응답을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그녀가 원하는대로 반응을 해줄까 하다가 문득 그도 반격(?)이란걸 해볼까 하는 요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걸까. 그답지 않게 그녀의 사랑고백을 듣고 싶단 생각이 든 것은…
가브리엘
한 번만 더 얘기해줘, 에밀리
그러자 몇 분간 답이 없어졌다.
이상하군. 보통 1-2분 내외면 에밀리로부터 바로 어떤 답이든 나오긴 마련인데…
10분이 넘어가도록 답이 없자, 그도 은근히 초조해졌다. 괜히 아무 반응도 없는 핸드폰을 슬쩍 노려보다가 화면을 다시 열고 무덤덤한 문자함만 열어보면서 새 문자가 없는지 확인 해보았다,
그 짓을 한 12번 정도 반복하다가 핸드폰이 우웅 거리며 진동음을 내었다.
그리고 문자를 확인한 순간 그는 마치 예기치 못한 사건이라도 목격한 사람처럼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다시 쓸어올려 제 얼굴을 완전히 가려버리고, 고개를 위로 처올렸다. 귓바퀴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에밀리
좋아해, 가비.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아해. 오늘 문득 네가 생각나서 문자했어.
얼굴을 쓸어내릴 때만 해도 그저 가벼운 웃음이 새어 나올 줄 알았건만 하나도 웃기지 않았다. 누가 얼굴에 불을 지른 것만 같았다. 귀는 화상을 입은 듯이 화끈거렸다.
가브리엘은 차마 어쩔 줄 모르는 눈을 들어 핸드폰 화면을 흘끗 보았다. 저도 모르게 한 손으로 턱을 감싸쥐고 입까지 틀어막고서는.
마치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난생처음 러브레터를 받아 본 남자애처럼.
한참을 기다려도 가브리엘로부터 답이 없자 괜히 민망해진 에밀리가 저도 모르게 답을 재촉했다.
에밀리
가브리엘?
이번엔 읽음 표시도 안 떴다. 순간 묻힌건가 싶어 약간 빈정 상하려 하자, 뒤에서 누군가 그녀의 눈을 가렸다.
“넌 내가 얼마나 크게 의미부여하고 생각할 줄 알고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거야?”
“가비!”
그녀가 웃으면서 그의 손을 더듬었다. 그러곤 고개를 들어 가린 눈가를 내리고 그와 눈을 맞추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바로 근처 지나고 있어서 와봤어.”
에밀리가 뺨을 붉게 밝혔다. 바로 근처를 지나가긴… 여기 거리가 어느 정도인데….
역시… 아무리 노력해도 널 좋아하지 않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훨씬 더 널 좋아하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고.
“내가 여기 있을 줄 어떻게 알고….”
“너에 관한 건 다 알아, 에밀리. 어디에 있든 찾아내는 것도 어렵지 않고.”
“… 그렇게 말하니까 조금 무서워질라 하는데….”
그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난 키가 크니까 그냥 네가 눈에 잘 띄어서 찾은 거 뿐이야, 에밀리.”
“빈 말은….”
그러면서 아까 제 눈을 가렸던 그의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있다.
“빈 말 아닌데?”
“그래, 알았어. 그렇다치자. 아무튼 정말 보고 싶었어, 가비.”
그러자 그녀의 고개 위로 그의 키스가 내려앉았다. 지극히 보통의 부드러운 입맞춤. 같이 센강을 거니면서 저녁 노을을 보며 손잡고 데이트 했던 그 어느 날 자연스럽게 입을 맞추던 그 때처럼 그렇게… 평온하고도 두근거리는 키스였다.
“… 그래서 할 일은 다 끝내고 온거야?”
천천히 떨어지는 입술에 대고 묻자 가브리엘이 눈가를 살짝 찡그렸다. 이런 분위기에 무슨 말이냐는 듯.
“설마… 그냥 다 때려치고 온 건 아니지?”
“…”
“왜 말이 없어 가비?”
“… 원래 일 다 끝나고 오려 했는데….”
“가브리엘 아그레스트.”
그녀가 단호히 그의 품에서 고개를 뒤로 물렸다.
“하지만 네 문자를 보고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겠어?”
“바로 근처 지나가는 길이였다며?”
“너한테 오는 길이니 근처지.”
그러니까 제 문자를 보고 만사 다 제쳐두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면서 온거다? 에밀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녀 머리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머리는 급하게 온 탓인지, 약간 헝클어져 있었고, 이마에 땀방울이 조금 맺혀 있었다. 이게 어딜 봐서 근처라는건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고 싶었던건 사실이긴 했다. 이렇게 약간 흐트러진 모습조차 보고 싶어 했으니까.
“네 문자를 보고 어찌 안 올 수가 있겠어, 에밀리”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이 생략된 것처럼 들렸다. 에밀리는 기가 막혔지만, 보고 싶어서 보낸 문자인 것도 맞긴 하니 에밀리는 한심한 것을 보듯이 그의 손을 이끌고 둘만 있을 법한 장소로 갔다.
오랜만에 그를 괴롭힐 시간이었다.
- 끝 -
에필로그
에밀리가 졸린 눈을 힘겹게 뜨면서 겨우겨우 등을 바로 세웠다. 그리고 자꾸만 감기는 눈을 비벼 깨우며 고개를 잠시 하늘 위로 올렸다. 그와 함께 있었던 시간들이 마치 꿈결같았다. 분명 새벽까지 제 옆에 있었던거 같은데, 눈을 떠보니 그는 어느 순간 아지랑이처럼 사라졌다.
그래도 이왕 제 촬영지까지 왔으면, 자신도 휙 데려가주지…
그는 정말이지 쓸데없이 세심했다. 그렇게 무심히 생각하며 그가 누웠었던 빈 옆자리로 고개를 돌린 순간이었다.
“…….”
그녀의 핸드폰 위로 새로운 메세지 알람이 떠있었다. 에밀리가 가만히 눈만 깜빡였다. 홀린듯이 핸드폰을 집어 들고 가장 맨 위 메세지 알림부터 확인하였다. 핸드폰의 환한 화면을 보면서 에밀리는 얼마간 멀거니 보기만 했다.
À ma reine. Emilie
(나의 여왕, 에밀리에게)
지난 겨울, 공현절날, 갈레트를 먹다 우연히 에밀리가 페브를 찾았는데, 장난식으로라도 가브리엘이 자신을 보며 ‘나의 여왕님’이라 부르라고 명령 하였었다. 그도 처음엔 민망해서 절대 거기에 응하지 않겠다 버티다가 결국 그녀의 애원에 마지 못해 조그마하게 ‘나의 여왕님’ 이라고 불렀다. 그것도 딱 한 번. 그 한마디에 그녀가 뛸 듯이 기뻐하자 그는 부끄러워하면서 아주 가끔씩만 특별한 날에 그 애칭을 입에 올렸다
그런데 그런 그가…….
미쳤나 봐.
아그레스트가 미쳤나 봐
나의 여왕 에밀리에게
좋은 아침이야, 네가 눈을 떴을 때, 무도하게도 네 곁에 이미 없는 남편을 용서하기를 빌어. 나는 언제나 미친 사람처럼 네 생각만을 해, 에밀리 아그레스트. 아침에 눈을 뜨면, 곁에서 세상 모르게 잠든 널 끌어 당겨 안을 수 있는 것처럼 손을 뻗어. 눈을 뜨기도 전에 네 향기를 찾아. 햇살이 든 네 목에 코를 박고,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 완전히 잠에서 깨어나는 그런 순간을 꿈 꿔…. 네가 없으니 전부 현실이 아닌거 같아. 전부 꿈 같단 생각이 들어.
난 언제나 내 스스로 깨지 못할 꿈에 갇혀 있는 것만 같아, 에밀리. 마치 네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제야 잠에서 깨어날 것처럼…. 그래, 네가 없는 난, 아주 시시한 꿈에 갇혀 살아. 차를 몰고 회사에 출근 할 때면 얼른 집으로 돌아가 너를 만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해.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까지도 그렇게 멍청한 생각을 해.
그 멍청한 충동을 겨우 견디고 서가 문을 열면 소파에 기대어 잡지를 읽고 있는 네가 보일 것처럼 다시 생각하는 거야. 침실로 가면, 네가 창가에 반쯤 누워서 졸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처럼 그렇게 기대하는 거야….
에밀리, 네가 없는 난 이렇게나 어리석어
그리고 그 굶주리고 어리석은 놈에게 네 문자가 이제는 어떤 의미였을지는 능히 알리라 믿어.
이런 너를 두고 다시 떠나야 한다는게,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다음엔 꼭 긴 휴가를 잡아 올게, 파리에서 언제나 몸 건강히 지내고 있기를
마르세유로 떠나는 길중에, 가브리엘 아그레스트가
“대체 뭘 그렇게 오랫동안 들여다보세요?”
“….”
“… 아그레스트 씨?”
“…이상해요.”
“갑자기 왜 그렇게 고개를 푹 숙이고 계세요?”
“가슴이 터질 것 같고, 불편하고, 너무 이상해요.”
“세상에!”
어느 순간 매니저가 들어와서 수선스럽게 테이블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으나, 에밀리는 여전히 핸드폰을 붙들고 놓지 않았다. 갈증이 나듯 다시 그가 생각났다. 에밀리가 입술 사이로 작게 웃음소리를 터트렸다.
이 귀엽고 멍청한 아그레스트. 사실은 별로 멍청하지도 않으면서, 제 앞에서만 이토록 멍청한 행세를 하는건 아무리 봐도 은근슬쩍 저를 방심시키기 위함인 것이 분명하다. 결국에는 방심하고 또 방심하다 여기까지 온 셈이니까.
이대로 계속 네 곁에 있으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널 이리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
- 끝 -
흐아 흐아 8ㅁ8 드디어 다 끝냈다!! 흐아악!! 그래봤자 내용은 그리 긴 편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몇날 며칠을 붙잡고 끙끙 씨름하던 연성이였네여 허허허허허 특히 가브리엘 문자가 제일 어려웠다 크흐흑! 그래도 무사히 끝을 맺을 수 있어서 뿌듯하네여 ㅎㅎ
그리고 제목은 눈치채셨겠지만 ㅋㅋ 제목은 쥬얼리의 ‘니가 참 좋아’ 의 가사에여
이거 아시는 분은 최소 나랑 동년배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쓰다보니 왠지 모르게 니가 참 좋아 노래 가사가 떠오르더라구여 ㅇㅂㅇ 그래서 제목도 그렇게 짓게 되었네여 껄껄
와중에 저 중간에 탈주하지 말라고 트위터에서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우리 우주최고 상냥보스 미상님 (https://x.com/Unknown7secret0) 감사드리구요, 이 글은 미상님이 없었으면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을 연성이에요 흐흑 ㅠㅠ 진짜 진짜 감사드립니다
암튼 이번 글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알러뷰 쏘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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