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큘러스 전력

무당벌레

레이디버그 전력 426회

보낸 이의 이름이 적히지 않은 편지가 도착했다. 이름을 일부러 쓰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잊어버린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태양 같은 금발, 행운을 부르는 녹색 눈. 항상 궁금해, 네 생각, 네 꿈.

하지만 절묘하게도 자신이 보내지 못했던 연서에 대한 답신이었다.

레이디버그의 색이라고 하면 모두가 붉은 색을 연상했다. 무당벌레의 날개를 닮은 색. 삼색기의 세 번째, 박애를 상징하는 색. 밤하늘에 박힌 베텔게우스처럼 어둠을 비추는 색. 그것과 같은 강렬함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아드리앙은 항상 푸른색이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여름 하늘 같이 청명한 푸른색.

물론 변신을 하면 모습이 어느 정도 바뀌는 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이 생각한 레이디버그의 모습과 색은 미라큘러스가 만들어낸 환상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푸른 눈동자를 빛내는 레이디버그는 진짜일 테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난 언제나 너를 생각해. 언제까지고 너와 함께하는 게 내 꿈이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무당벌레 한 마리가 보내는 이의 이름 대신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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