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버그

[조이마리] 무지개

[로맨스] 도딩님 에밀리엘 연구원AU 연성교환

오… 어쩌다보니 도딩님과 연성교환을 하게 됐는데, 이게 그… 원하시던 내용대로 되지 않은거 같아서 뭔가 죄송스럽네옄ㅋㅋ큐ㅠㅠ 그치만 ㅠㅠ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해보았음돠 8ㅂ8

잠깐 스친 마음에 너무 크게 흔들린 나의 잘못.

너는 아무 죄도 없어. 나의 착각일 뿐이니까


어느 날, 비가 오고 무지개가 뜬 날. 조이는 우산을 탁탁 털며, 손을 내밀어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받아냈다. 아까 전까지 세차게 내리던 비가 어느새 보슬비로 바뀌어 약해지더니 이젠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쳐들어오기지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에 무지개가 예쁘게 다리처럼 구름 사이로 걸려 있었다.

오늘은 뭔가 운이 좋은 날이네.

마리네뜨를 기다리면서 제 신발에 I♡U 라 적혀 있는 신발로 물웅덩이를 톡톡 건드렸다. 물결이 일렁이면서, 저 멀리서 찰박찰박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드니, 아까 내린 비에 흠뻑 젖었는지 젖은 머릿결을 날리며 마리네뜨가 달려오고 있었다. 그 순간 조이의 눈이 환해졌다.

“마리네뜨!”
“조이!”
마리네뜨가 헉헉 거리면서 달려왔다. 우산은 바람이라도 심하게 맞은 것인지 한쪽이 약간 삐뚤어졌고, 옷차림은 엉망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사랑스러움은 엉망이지 않았다. 조이가 살짝 웃으면서 못 말린다는 듯 익숙하게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마리네뜨, 괜찮아? 상태가 영 말이 아닌걸?”
“아 그게, 오다가 난처한 고양이를 만나서 도와주다가 그만… 시간이 늦어질 거 같아 뛰어왔더니 꼴이 엉망진창이 되버렸네. 미안.”
“아냐, 괜찮아. 감기 걸리겠다. 일단 이걸로 얼굴이라도 닦아.”
“정말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 자, 얼른.”
“그럼 잠깐만 빌릴게.”


마리네뜨가 조이에게로 받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동안, 조이는 물끄러미 그녀의 옷차림을 보았다.


“그러고보니 너 옷이…”
“아 이런, 많이 젖었지? 어떻겠든 안 맞으려 했는데….”
“내 옷을 입었네?”


그녀의 눈이 마리네뜨의 목덜미를 향한 채, 그녀가 제 옷을 젖게 만든 건 상관치도 않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신이 만들어준 옷을 입은 마리네뜨. 어쩐지 자신과 커플티를 입은거 같아 괜히 웃음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아, 으응…. 네가 만들어 준 옷이잖아. 그래서 너랑 만날 때 입을려고 아껴둔 건데….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서 미안….”
그러자 조이가 웃음을 터트렸다.

“마리네뜨, 너 오늘 나 만나고 나서 곟속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거 알아? 난 괜찮아. 오히려 너무 기쁜 걸. 나와의 약속을 그리 소중히 여겨줬다니 무척이나 고마운걸.”
“조이….”
마리네뜨가 울망한 눈으로 손수건을 꼭 쥔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이제 비도 그쳤는데, 어디로 갈까?”
“글쎄. 나는 네가 어디로 간다 하든 다 좋아.”
마리네뜨가 조이의 손을 잡아왔다.

아….

순간 조이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마리네뜨는 아드리앙을 좋아하는데…, 착각하면 안되는데….

심장은 자꾸만 착각의 늪에 빠져 두근거리기 바빴다. 조이가 손을 빼지 못한채 엉거주춤 그녀의 손을 잡고 공원을 걸었다. 어색한 침묵이 감돌자, 조이가 먼저 입을 뗐다.

“그러고보니 하늘에 무지개가 떴는데, 봤어?”
“무지개?”
“응, 지금 하늘을 올려다 봐봐.”


마리네뜨가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았다. 그녀의 푸른빛 눈동자가 찬란하게 빛이 났다. 조이는 자신과 같은 푸른 사파이어 같은 눈망울을 한가득 담고 말없이 마리네뜨를 눈에 담았다.

그녀의 옆자리를 채우기엔 너무도 늦었고, 부족하겠지? 이미 마리네뜨의 맘 속엔 다른 사람이 있으니까…. 그럼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나로 채워도 되지 않을까?

조이는 속으로 아드리앙에게 미안하다 속삭이며, 엉거주춤하게 잡았던 손을 제대로 꽉 잡아 손에 쥐었다. 마리네뜨가 무슨 일이냐는 듯 고개를 돌리자, 조이가 일부러 그녀의 젖은 머리칼을 매만져 주는 척,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마리네뜨, 넌 여전히 아드리앙을 좋아하지?”
“아 그게…. 으응…. 여전히 그 애 앞에 서면 두근거리니까….”

이미 조이의 마음을 알고 있던 마리네뜨는 괜한 미안함에 그녀의 눈을 피했다. 조이는 그런 마리네뜨를 놓지 않기 위해, 잡았던 손을 그대로 꼭 잡았다.

“나는 말야, 네가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어. 설령 그게 내 곁이 아니라 해도.”
“조이….”
“그러니 잠깐만 욕심 내봐도 될까?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걸로.”

조이의 눈동자에게 무지개가 비춰 들어왔다.

“어차피 수 없이 많은 순간은 아드리앙과 함께 하게 될거야. 하지만 그 수 많은 속에서 한 자락 조각 같은 이 순간만큼은 나에게 줄 수 있을까?”
“조이…. 난….”
“처음부터 그 온전한 모든 순간을 욕심내지 않았어. 너의 마음을 아니까. 그럼에도 한 조각 짧은 순간을 내게 주길 꿈꾸게 돼. 지금처럼 말이야.”

그녀는 마리네뜨의 젖은 뺨으로부터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빗물에 젖은 그녀의 옷 매무새를 정돈해주었다. 마리네뜨가 조심스레 조이가 붙잡은 손에서 힘을 뺐다.

“조이, 날 좋아해줘서 고마워. 그럼에도 나는 네 마음에 보답해 줄 수가 없어. 마치 저 무지개처럼…. 눈에 보이지만 닿을 수 없는 것처럼…. 미안해.”

조이가 나지막히 웃었다.

“그럼에도 너는 날 위해, 이 비 오는 날을 뚫고, 내가 만든 옷을 입고 달려와줬지.”
“….”

그래서 나는 무척 기뻐. 이 순간만은 온전히 내 것이니까. 조이가 순수한 미소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는 무지개가 좋아. 짧은 순간이지만, 온전히 자신의 순간이니까.”
“….”
“잠깐이라도 비춰 준 너의 마음 한자락이면 그걸로 만족해.”

그녀가 웃었다.

“찰나여도 네 눈에 담긴 내가 보였어.”
“….”
“그러니 네가 아드리앙을 계속 좋아해도, 영영 나를 돌아보지 않아도 괜찮아.”
“….”
“나는 이 순간 하나로, 영원을 기억할 거니까.”

마리네뜨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조이 나는…”
“대답해주지 않아도 돼. 대답을 바란게 아니였어.”

조이가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대신 훔쳐 주었다.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건데,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만들었네, 미안. 대신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요즘 맛집은 어디가 좋은 지 얘기나 하자.”
“으응… 그러자 조이.”

조이가 웃으면서 무지개 너머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리네뜨를 닮은 다정하고도 푸른 하늘을…

- 끝 -


오.. 뭔가 에필로그를 쓰고 싶었는데, 그랬다간 분량 조절에 또 실패할 거 같아서 에필로그 없이 끝을 맺어보네여 허헣;;; 암튼 다시 한번 저랑 우주최고 존엄보스 에밀리엘 연성교환 해주신 도딩님 (https://x.com/ddo_xo) 너무너무 감사드리구여,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여 ㅇㅂㅇ 헤헿

그럼 여러분도 같이 조이마리 해주세여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러뷰 쏘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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