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엘

[에밀리엘] Now I Found Love

[로맨스] 어느 순간 가브리엘의 마음을 자각한 에밀리

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저는 그저 륌들의 연성을 받아먹을려고 소재를 들고 온 거 뿐인데, 어쩌다보니, 제가 요리하고 제가 퍼먹고 있었음 (대체

암튼 이 연성은 오마이걸의 ‘I Found Love’ 노래를 들으면서 쓴 글이에요 ㅇㅂㅇ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서 보시면 글에 대한 몰입도도 달라질거에여

꼭 같이 들어주시기! ㅎㅎ
(+수정 : 아놔 ㅠ 영상을 넣고 싶은데, 영상 넣기가 안되네여 ㅠㅠ 이거는 꼭 노래랑 같이 들어야 좋은 연성인데 8ㅁ8!)

이 연성은 쌍방인데 어쩌다 에밀리가 먼저 알게 되었을까? 에서 시작한 연성이에요

그냥 어느 순간부터 스며들 듯이 알게 된 거었음 좋겠다 해서 시작한거에요


어딘가에 한 눈을 팔고 있으면,

어느 순간 자신을 바라 보던 가브리엘

늘 에밀리가 웃고 있을 때면,

그 미소를 따라 슬그머니 눈웃음을 지었던 가브리엘

되돌아보면 정직하기만 했던 모든 행동들, 그 중에 네가 나를 쫓았던 모든 단서들은, 그렇게 네가 숨기고 싶어했던 비밀 상자의 열쇠가 ‘나’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에밀리

‘이거 너랑 잘 어울리겠다’

지나가듯이 말했던 어느 말 한마디에,

어느 순간 자신을 만나러 올 때면 그 옷만 입고 나왔고,

그러다 갑자기 거리가 훅 가까워지면 자신만큼 긴장했었던 가브리엘

아 정말… 이건 좋지 않은데…

정말 좋지 않은데…


줄곧 노트에만 몰두하던 가브리엘의 시선이 문득 에밀리를 향했다. 그저 흐트러진 백금발을 쓸어 올리며 한숨 돌리듯 고개를 돌렸던 게 분명한데, 에밀리를 발견한 것만으로도 눈매가 흐드러지게 휘어졌다. 그녀는 우습게도 잠시 어쩔 줄 몰랐다.

그러다 어설프게나마 입매를 끌어 올리자, 가브리엘이 가볍게 몰래 손을 흔들었다. 그러고 다시 수업에 집중하는 듯 칠판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에밀리는 어쩐지 제자리에 있을 수가 없어 몸을 돌렸다.

바보인가? 그렇게까지 티 낼 정도로 환한 반응이면 누구라도…

…누구라도…?

제 생각에 에밀리는 기가 막혀했다. 그래서 그녀는 괜히 창 밖 풍경을 본 것 마냥 고개를 돌려, 노을이 쏟아져 내리는 강의실 밖 창가를 바라보았다.

해질녘 붉은빛에 따스하게 물든 강의실 밖 정원은 이제 막 불이 켜진 가로등으로 등불처럼 예쁘게 피어났고, 노을빛에 타오르느 구름마다 제각기 다른 하늘색이 배여 있었다.

새삼스럽게도 황홀한 풍경이었다. 에밀리가 가만히 그것을 시야에 담았다.

그리고 눈을 돌리자 또다시 청회빛 눈동자가 그녀와 함께 노을을 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허공에서 시선이 마주치자 어색한 눈빛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목구멍에 깃털을 삼킨듯한 간지러움이 심장을 타고 올라왔다.

에밀리는 결국 제 낯선 감정에 도망치듯,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가브리엘 쪽에는 결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하지만 곧바로 어떠한 부름에 걸음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에밀리!”

…진짜 왜 저러지?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도망치고 싶어졌다. 에밀리의 입가에 사람들을 의식한 미소를 달고 눈으로는 의문을 표했다.

가브리엘이 곧장 그녀에게로 달려와 무심한 눈매에 자그마한 들뜸을 품었다. 이렇게 대놓고 관심을 표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못 알아챈게 어이없을 정도엿다. 특히 그의 귓가는 불에 덴 듯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사랑에 눈이 먼 어느 한심한 사람들처럼

“오늘도 수업 끝나고 시간 있어?”

둘은 사실 조별과제로 처음 만났다. 그 때 교양수업으로 모델과와 디자인과 합동 수업을 하였는데, 그 때 만난 인연으로 지금껏 시간이 나면 같이 과제도 할 겸 그녀가 그의 모델이 되어줄 때가 많았다. 당장 엊그제도 그랬으니, 오늘도 같이 할 수 있냐 묻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기분이 이토록 울렁거리고, 간지럽고 설레는건… 왜 당연하지 않은 것마냥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시간이 어찌 될 지 모르겠는데….”

“급하게 할 게 남은거야?

“그건 아니지만….”

“그럼 같이 해.”

“무, 뭐?”

“어차피 오래 걸릴 일도 아니라면, 내가 도와주는 편이 좀 더 빠르지 않겠어?

이제는 속이 뻔히 보이는 수작질임에도 에밀리는 잠시 넋을 잃고 그를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한 무리의 학생들이 그들 사이를 지나치려 했다. 그 순간 가브리엘이 손을 뻗어 제 쪽으로 끌어 당겼다. 어느새 가브리엘의 품 안에 폭 담긴 에밀리가 놀란 눈으로 저를 끌어 안은 그의 팔뚝을 내려다보았다.

제 어깨를 감싸 쥔 그의 팔을 따라 시선을 옮기며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올려다 보았다. 가브리엘이 어쩐지 조금 어색하게 굳은 팔로 그녀를 품에서 놓아주는가 싶더니, 다시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손 끝이 팔목 안 쪽 연한 살을 살짝 꾸욱 눌렀다. 마치 초조하면서 아쉬움이 묻어나는 행동 같았다. 에밀리는 저도 모르게 동요하고 만 것을 내색하지 않기 위해 짐짓 단호하게 입매를 다물었다.

얼굴만 보면 한없이 무뚝뚝하고, 하는 짓도 귀여움이란게 전혀 없는 남잔데, 제 앞에선 이렇게 무르게 변하는 걸 보니 꼭 몸집만 큰 개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분명 성가시다고 자연스럽게 뿌리치고,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떨쳐내곤 할텐데, 전혀 그러고 싶진 않단 생각이 들다니…. 본인 스스로가 뭔가 좀 신기했다.

‘이미 마음을 알아서 그런 걸지도….’

에밀리는 이미 발개진 제 귓바퀴를 모르고 입술을 깨물었다.

“아, 미안.”

얼마간 그녀를 알고 있다 가브리엘이 그제야 황급히 품 안에서 그녀를 완전히 놓아주었다.

“갑자기 사람이 몰려서 붙잡아 준다는 게 그만….”

무덤덤해 보이는 듯한 그의 눈빛에 미안함과 약간의 애정 어린 아쉬움이 그녀의 눈에 비쳤다. 버거운 감정이 밀려 들어왔다.

이건… 이건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어느 순간 정신 차리고 보니 그와 함께 과제를 하고 있었다.

‘분명 밀어내려 했는데….’

오히려 제 쪽으로 당기기 바쁘지 않았는가?

“하!”

에밀리가 절로 기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을 묻고 디자인 스케치에 몰두 하고 있던 가브리엘이 고개를 들었다.

“왜? 잘 안 풀리는게 있어?”

“아니, 아니야. 그냥 조금… 과제가 많아서….”

에밀리가 조금은 무심히 대꾸하자, 가브리엘이 물끄러미 그녀를 보더니,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너한테 보여줄게 있었는데, 잠시 잊고 있었다.”

“보여 줄 거?”

“요즘 내가 디자인 하고 있는 건데, 한 번 껴볼래?”

“껴 본다고?”

가브리엘이 꺼낸 건 한쌍의 귀걸이었다.

아직 디자인 중인건지 미완성된 느낌이 강했지만, 금테를 두른 꽤나 예쁘장한 에메랄드 귀걸이었다. 주변은 세심한 세공을 한 건지 마치 나비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었다.

“한 번 껴볼래?”

“내가?”

“어차피 여성용 귀걸이를 디자인 하는 게 과제라서, 네가 해보는게 도움이 될 거 같아.”

에밀리가 짤랑 거리는 귀걸이를 보더니 홀린 듯이 제 귀에 대고 한 번 껴보았다.

“어때?”

그러자 가브리엘이 미미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에밀리는 곁눈질로라도 그 미소를 더 담지 않기 위해 반대쪽으로 눈을 굴렸다.

“예쁘다. 너무 예뻐.”

“… 그래, 예쁘네. 잘 디자인 했네.”

그녀는 괜히 귀에 달린 귀걸이를 만지작거리며 매만졌다. 그러자 남은 귀걸이 한짝을 꺼낸 가브리엘이 그녀의 다른 귀에 대어 보았다. 양쪽을 한 눈에 유심히 담듯 눈까지 가늘게 뜨고….

그러고는 이번엔 좀 더 환하게 웃었다.

“예쁘다.”

또 예쁘다 하고.

칭찬은 어찌 이리 헤프기만 하고.

에밀리는 대충 흘려듣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래, 네가 디자인한 귀걸이 참 이쁘다.’

정도로 동조했다.

“그래, 예쁘다니까.”

“네가 예쁘다는거야.”

“…….”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어울려.”

“….”

에밀리는 잠시 다른 의미로 할 말을 잃었다.

잘도 이런 말을 한다 싶어서.

냉담한 얼굴과 달리 따뜻한 손 끝이 그녀의 귓불과 귀걸이를 매만졌다. 딱딱하기만한 인상에 충만함이 퍼져갔다.

“처음 디자인을 할 때부터 너와 참 잘 어울리겠다 생각했는데, 그 이상이었어.”

“잠깐 뭐라고?”

에밀리가 귓불을 만지는 그의 손을 내리며 물었다.

“아, 이런. 이건 비밀이었는데.”

그가 살짝 난감하듯이 실소를 흘렸다. 에밀리는 그저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 제 눈과 닮은 에메랄드 귀걸이를 보고 홀린듯이 착용하긴 했지만, 설마 정말로 저를 염두하고 한 걸 줄은…. 에밀리의 얼굴이 화다닥 붉어졌다. 그 모습에 가브리엘이 말을 더듬었다.

“어… 음… 그러니까… 원래는 누굴 특정하고 만든 건 아니였는데, 생각나는 여자애가 너 밖에 없어서….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

“….”

“그러니까 음…”

“이왕 이렇게 된거, 과제 제출이 끝나면 이 귀걸이 나한테 줄래?”

그가 어? 하는 표정으로 안경 사이로 눈을 깜빡였다.

그녀의 올곧은 시선이 그의 눈망울에 와닿았다.

그녀 손에서 귀걸이가 잘그락거렸다. 에메랄드가 박힌 귀걸이가 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저기… 에밀리… 이건….”

“부담이었다면 미안해, 하지만 이 귀걸이만큼 정말로 마음에 들어서 그래.”

아닌게 아니라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보자마자 홀린듯이 그녀의 눈길을 사로 잡았으니까. 무뚝뚝한 낯에 약간의 떨림을 띤 홍조가 살그머니 그의 얼굴에 떠올랐다. 그러자 그녀가 손을 꼭 쥐며 귀절이를 손아귀에 넣었다. 마치 그의 마음도 움켜쥔 듯이

“그럼… 과제가 끝나면… 너에게 줄게”

그가 결국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안경을 끌어올렸다. 그의 얼굴에 조그만한 환희가 깃털처럼 번져갔다. 에밀리는 이제 풉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저토록 투명하면서 왜 그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까. 에밀리의 웃음에 가브리엘이 의아해했다.

“왜?”

“그냥 네가 좋아서.”

무심결에 내뱉은 한마디에 둘 다 아! 했다.

순식간에 어색한 공기가 그들 사이에 내려앉았다.

“그, 그러니까 귀걸이가 좋다고!”

“아 그래, 귀걸이 말이지?”

“그래, 귀걸이”

그가 다시 에밀리로부터 귀걸이를 돌려 받았다. 그러곤 소중히 간직하듯 잘 싸매서 가방에 다시 집어넣었다.

“얼른 그 귀걸이 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

그녀는 이제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덜걱 행동을 멈추며 입을 뻐끔거렸다.

“…조만간 제출날이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부끄러워하는 아그레스트라니… 그 천하의 목석 같은 남자가 제 앞에선 이렇게나 한없이 물렁한 모습의 아그레스트라니… 신기하면서도 생경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설레는 제 모습도 낯설었다.

‘얼른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때 제대로 고백해서 놀래켜줘야지.’

사실 나도 너와 같은 마음이라고.

연인이 되면 너와 하고 싶은게 정말 많다고.

- 끝 -


에필로그

여전히 평화로운 오후. 모든 것이 고요하고, 모든 것이 안온했다.

해가 긴 계절이라 이 무렵 휴게실엔 떨어지는 햇살이 더 밝게 들어왔다.

그녀는 테라스로 나아갔다. 시원한 바람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는 햇살 아래에 서면 약간의 열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여름. 벌써 두 번째 계절의 한가운데였다. 새삼스러운 실감이었다. 에밀리는 제 손에 끼인 결혼반지를 매만졌다. 분명 그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한번 스치고 갈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의 손을 잡고 버진로드를 걷고 있었고, 이젠 자연스럽게 제 품안에 저를 감싸 안는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무슨 생각 해?”

“그냥…. 네가 처음 이 귀걸이를 만들어서 보여줬던 때.”

에밀리의 귀에는 여전히 빛을 발하는 에메랄드 귀걸이가 짤랑이며,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였다.

그런 그녀의 귓불을 가브리엘이 가볍게 쪽! 하고 입을 맞췄다.

“갑자기 뽀뽀는 왜 해.”

“그냥…. 역시 너하고 잘 어울려서”

“그 얘기만 몇년째 하고 있는거 알아? 이젠 하도 많이 해서 지겨워”

“그만큼 지겨워하면서도 이 귀걸이는 꼭 해줬잖아.”

“네 첫 선물이었으니까”

그녀가 무심히 말을 덧붙였다. 순간 가브리엘이 멈칫하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약간 감격 비스무리한 감정을 담으면서.

가슴이 간질거렸다. 에밀리는 짐짓 모른척 그의 눈길을 피해 정원의 장미를 바라보았다. 괜히 눈을 살며시 내리깔며 미미하게 웃었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그녀의 장미빛 뺨을 잠시 어루만졌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제 얼굴을 어루만지는 감촉에 가만히 뺨을 기대었다. 먼저 손을 뻗어놓고선 조금만 기대어도 돌처럼 굳어버리는 것이 조금 귀엽기도 했다.

그럭저럭 안온한 어느 오후였다.

- 끝 -


후기

흐아악 8ㅁ8 드디어 끝을 내보네여 엉엉 ㅠㅠ 트위터에서 이 연성을 보신 분이 있다면, 그 내용이랑은 좀 많이 다를거에요! 내용을 다시 다듬으면서 감정선이 묘하게 꼬인 부분을 새로 쓰느라 머릴 다시 쥐어뜯고 그랬네옄ㅋㅋ큐ㅠㅠ

암튼 제가 끝까지 이 연성을 쓸 수 있게 해주신 우리 우주최고 상냥보스 몽냥님, 엘리님 너무 감사드리구여

진짜 이 두 분의 관심과 응원 없었으면, 이 연성은 세상에 나오지도 못 할 연성이었을거에여 엉엉 8ㅁ8 진짜 다시 한번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우주최고 상냥보스 몽냥님, 엘리님 감삼다… 감삼다 ㅠㅠ 압도적 감사!! 8ㅁ8

그리고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같이 에밀리엘 해주세여 ^q^

알러뷰 쏘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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