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9-Birthday present

다자이 생일 기념 다자츄 짧은글(2019)

창고 by 해백

이상하리만치 몸이 무거운 아침이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방, 평소와 다름없는 기상 시간. 이상한 건 없지만 다자이 오사무는 몸이 무겁다고 생각했다.

 어제 너무 힘낸 탓인가. 라고 잠깐 생각도 해보았지만, 어제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서류 처리 뿐이었고 그마저도 아츠시에게 떠넘겼기 때문에 그 말을 수긍할 순 없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하니, 사무실에 있던 모두가 일어나며 다자이에게 달려왔다.

"생일 축하드려요, 다자이 씨!"

나카지마 아츠시의 손에는 꽃다발이 들려있었다.그리고 다자이 오사무는 깨달았다.

생일.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라는 것을.

*     *     *

 다자이 오사무가 포트 마피아의 간부-나카하라 츄야와 사귄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다. 파트너로써 만났을 때부터 연인이 되기까지,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그 중 '다자이 오사무의 생일'이라는 것은 없었다. 생일을 이유로 휴가를 받은 다자이는, 이걸 핑계로 츄야에게 코스튬이나 입혀볼까ー라고 생각하던 참에, 전화가 걸려왔다.

"여어, 츄야. 자네가 웬일로 먼저 전화를 하고ー"

[어이, 다자이. 오늘 저녁에 한가하냐.]

평소의 가벼운 톤과는 달리 사뭇 진지한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라고 순간 생각했지만 금세 머리를 굴린 다자이는 빠르게 대답했다.

"아하~설마 생일이니까 저녁이나 같이 먹자~같은 말은 아니겠지? 기대해도 되려나~"

츄야는 칫,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더니 말을 이었다.

[그..그래. 한가해 보이니까, 저녁 어떠냐고.]

나야 좋지. 예약은 츄야가 하게. 라고 대답한 다자이는 전화를 끊었다.

츄야 쪽에서 먼저 전화를 건 것이 처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츄야의 반응이 귀여워서 다자이는 차마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츄야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다자이에게 먼저 전화를 건다는 것이 꼴사납다고 생각하면서도, 생일은 제대로 축하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츄야는 다자이의 놀림감으로 생일을 보냈지만. 그렇다 해도 연인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은 둘 다 갖고 있을 것이다.

사소하게 무슨 옷을 입을까, 하고 고민하며 그날의 오후는 지나갔다.

*     *     *

한 예약제 레스토랑의 앞.

다자이와 만나기로 한 츄야는 꽤 멋진 옷을 차려입고 시계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약속 시간은 7시 30분이었지만, 다자이가 제시간에 올 리 없으니 8시로 예약한 것까지 전부 완벽했다.

이 새낀 자기 생일인데 왜 이렇게 안 와. 라고 생각하던 찰나,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이, 츄야. 작은 것 치고는 제법 빼입었잖아? 귀여운걸."

"그러는 너도 꽤 빼입지 않았냐, 고등어 자식. 들어가기나 하자고."

서로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지만 두 사람의 심장은 솔직했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뛰고 있음을 느꼈으며, 신기하면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쁘네, 요코하마의 야경은."

저 멀리 보이는 관람차를 내려다보며 다자이가 말했다. 츄야는 매일 보는 건데 뭘 새삼스럽게, 라고 받아치고 싶었지만 다자이의 표정이 너무나도 반짝이고 있어,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저기, 츄야."

작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츄야를 부른 다자이는 츄야에게 와인을 따라주며 눈을 맞췄다. 순식간에 얼굴을 붉히는 츄야에, 역시 놀려먹기 편하다고 생각하는 다자이었다. 이내 와인을 다 따른 다자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츄야의 입에 짧게 키스했다.

"좋아해, 츄야."

"네..네놈, 약이라도 한 거냐.."

얼굴이 폭발하기 직전처럼 붉어진 츄야는, 인상을 가득 찌푸리며 다자이를 노려보았다. 여유롭게 웃은 다자이는 생일이니까. 라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이내 츄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자이, 생일..축하한다."

짧은 그 말과 함께, 작고 말캉한 것이 그의 볼에 닿았다 떨어졌다. 찰나의 순간에 사고가 정지된 다자이는, 벙찐 표정으로 곧 터질 것 같은 츄야를 바라보았다.

생일 선물이다. 라고 말하는 츄야를 보며, 다자이는 무척이나 기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잔에 와인을 채웠다.

"자, 그럼 나머지는 천천히 즐기도록 하고. 우선은 축배부터 들도록 할까."

"어이, 또 뭘 축하하자는 건데.."

그야 물론, 츄야가 나에게 처음으로 뽀뽀해준 날이지. 라며 장난스럽게 웃는 다자이를 보자 다시 한 번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끼는 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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