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백업]다자츄-LoVE?

인공지능 개발자 다자이×인공지능 츄야

창고 by 해백

2020년 4월에 작성한 썰 백업입니다. 캐붕에 주의해주세요.

다자이는 흔한 클리셰지만 천재 1인 개발자. 자신과 정 반대인 인공지능을 만들어 보고 싶어 처음 츄야를 만들기 시작했을 거야. 지적 능력은 자신보다 조금 못 미치고, 말씨는 험하지만 정이 많은. 딱 자신과 반대의 성격을 가진 설정이었지. 개발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었어.하지만 인공지능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개발은 거의 완성 단계지만 마음에서 막히고 말았지.아무리 시스템대로 완벽하게 움직인다 한들,마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결국 마음이 없는 채 츄야는 완성되었어. 

츄야. 

왜. 

성공적. 자신이 설정한 그대로, 모든 것을 소화해냈지만 감정은 없는. 말 그대로 인공지능. 그것이 츄야. 질문 기능도 넣어놨기에 츄야가 다자이에게 먼저 질문할 수도 있었지만, 먼저 질문이 들어온 날은 없었어. 항상 다자이가 대화를 시작하고 츄야가 끝내는 형식.

그날도 평화로운 하루였어. 연구 자료를 빼내려고 몰려드는 날파리들도 없었고, 시스템 다운도 없었지. 평화롭지만, 그 평화를 깨는 한 목소리. 

다자이.

 왜. 

사랑이 뭐냐? 

다자이는 컵을 놓쳤어. 쨍그랑. 바닥에는 커피가 흥건했고 유리 조각이 난무했지.

츄야. 질문한 건가?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사랑이라, 다자이는 고민에 빠졌어. 처음으로 한 질문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던 데다, 사전적 의미라면 설명해줄 수 있지만 마음으로 알려줄 수는 없기 때문이었지.이게 '마음'의 실마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다자이는, 츄야를 휴대전화로 옮겼어.

어디 가는데, 다자이. 

가 보면 알아. 

한참 벚꽃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공원. 다자이는 카메라를 켜 츄야에게 보여주었어. 

어때, 보여?

잘 보이는데, 니 면상은 왜 보여주냐.

잘생겼으니까. 

허탈하게 웃음 짓곤, 잠시 시야 밖에 있던 벚꽃을 바라보는 츄야.

그래서, 이게 뭔데? 그냥 벚꽃이잖아.

츄야는 감성이 없네. 

있을 리가 없잖냐.

쿡쿡 웃던 다자이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봐. 

왜. 

츄야, 이게 사랑이라네.

츄야는 이해하지 못했다. 벚꽃이 흩날리는 그 장면을, 왜 다자이는 사랑이라고 표현하는지.

그로부터 몇 년. 다자이는 아직 츄야의 마음을 만드는 데 매진하고 있었고, 다시 벚꽃이 필 계절이 돌아왔어. 츄야는 그 이후로도 질문을 하지 않았고.

야, 다자이.

왜, 츄야?

그때 거기, 한번 더 가자.

다자이는 영문도 모른 채 츄야의 요구대로 벚꽃이 흩날리는 그곳으로 향했지.

그때처럼 해봐. 

다자이는 의문이 들었지만 츄야가 시키는 대로 했어. 전면 카메라로 돌려서, 벚꽃과 자신이 함께 보이도록. 그때 바람이 불었어. 츄야는 어쩐지 싱숭생숭한 기분이 들었지. 그 잘난 얼굴도, 낮게 깔린 목소리도,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 있으니 꼭 마음이 생긴 것만 같아서.

다자이.

 ....왜. 

사랑이 뭔지, 드디어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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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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