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프리 드림

테니프리 드림으로 꼬마 신랑 드림캐가 보고 싶다 A

테즈카 쿠니미츠

테즈카는 나이답지 않은 엄근진한 태도로 드림주 눈치 보게 만들 듯. 드림주 좀이 쑤셔서 삐뚜름하게 앉아 있다가도 테즈카랑 눈 마주치면 저절로 허리가 펴지겠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미적거리다가도 ㅍ_ㅍ... 팅팅 부은 얼굴로 이부자리 정돈하고 단정히 의관까지 갖춰 입은 후에 빤히 쳐다보고 있는 꼬맹이 등쌀에 강제 기상함. 본격 시어른보다도 더 어려운 꼬마 신랑... 좋든 싫든 평생을 같이 살아야 할 사이이니 하루라도 빨리 친해지고 싶어서 같이 놀자고 하면 거절은 안 해도 마지못해 어울려 준다는 기색이 역력해서 드림주 괜히 멋쩍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니 어머님과 둘이서 다과를 들다 “어마, 쿠니미츠가 이렇게 많이 웃다니 처음 있는 일인걸. 근래엔 보기 드물게 생기가 넘치고. 저번엔 부인이 풀로 말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줬다고 어찌나 여러 번 이야기하던지... 확실히 말수가 많이 늘었어.”하는 말을 들었을 때 의아하게 느껴진 것도 무리가 아니었겠지. 그럼 대체 그전엔 얼마나 더 과묵했었단 거람... 그 뒤로 꼬마 신랑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제야 보일락 말락 살짝 발개진 귀 끝이나 그럼에도 또렷이 저를 응시하고 있는 두 눈동자가 눈에 들어올 듯. 여기 테즈카는 부끄럼이 많아서 드림주를 직접적으로 안 부름. 아니, 못 부름. 대신 집안 어르신들이나 남들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내자’나 ‘부인’이라고 칭할 것 같다. 이쯤 되면 테즈카가 표현이 서투를 뿐 자기를 아주 싫어하지는 않는다는 걸 눈치챈 드림주가 일부러 놀려 먹으려고 ‘밋 쨩-’이나 ’쿠니미츠 군-‘이라 부르면 그때서야 세상 심각한 얼굴로 한숨 한 번 쉬고 “나는 어린아이나 당신의 손아래 형제가 아니라 부군입니다, 부인.”하고 또박또박 일러 주는 꼬마 신랑이 보고 싶다.

후지 슈스케

여기 드림주랑 후지는 어렸을 때부터 이웃에 살았던 사이였으면 좋겠다. 드림주 처음엔 후지 누나인 유미코랑 비슷한 나이여서 어울리다가 자연스럽게 후지랑도 가까워졌을 듯. 좀 친해지고 나서부턴 꼬맹이가 누나 없이도 더더 꼬맹이인 동생 손을 잡고 드림주네 집으로 놀러 오는데 드림주 그게 너무 귀여워서 자기 동생들 돌보듯이 등에 업어 주기도 하고 당과도 먹여 주고 했겠지. 후지 가끔 능청스러운 거짓말로 속여서 매운 걸 먹이는 정도의 장난은 쳐도 항상 웃는 얼굴에 말버릇이 “○○ 상은 어떤 게 좋아?”나 “응, ○○ 상이 좋으면 나도 좋아.”일 정도로 순하디순한 애기였으면 좋겠다. 그러다 어찌어찌 어른들의 사정으로 혼인한 후에야 후지가 의외로 성깔도 있고 질투도 심하다는 걸 알게 되는 드림주가 보고 싶음. 유타 아직 어려서 드림주가 형수님이 됐단 자각은 없고 맨날 놀아 주고 챙겨 주던 누나랑 한집에서 같이 살게 된 거니까 전보다 어리광이 늘어서 거의 하루 종일 붙어 있는데 처음엔 그 모습을 잔잔한 미소로 지켜보던 후지, 날이 갈수록 점점 표정이 어두워질 듯. 그러다 간만에 둘이서만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게 된 날, 멀리서 드림주를 찾는 유타 목소리와 발소리에 마침내 인내심이 폭발한 후지가 보고 싶다. 그대로 드림주 손을 잡고서 달아나듯 소리가 들려오는 반대 방향으로 뛰는데, 영문을 모르는 드림주 어어어하면서도 이끌려 갈 수밖에. 아무리 동생이 예뻐도 부인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꼬마 신랑... 밤에도 유타가 형아랑 누나랑 같이 자고 싶다고 꼬물꼬물 신방으로 찾아오면 그런 동생 달랑 들어서 부모님 방에 데려다 놓고는 드림주 옆에 꼭 붙어서 만족한 표정으로 잠드는 꼬마 신랑 후지가 보고 싶다.

아토베 케이고

아토베 사마는 꼬맹이라도 서방님으로서의 자아가 아주 뚜렷할 것 같다. 드림주가 몇 살이 많건 무조건 이름으로, ‘너’로 부를 듯. 그리고 자꾸 드림주를 지켜 주려 했으면 좋겠다. 사내라면 무릇 자기 안사람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나 뭐라나. 본인도 찬 바람에 코끝이 새빨개졌으면서 자기 외투 벗어서 드림주한테 덮어 주고(드림주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손바닥만 한 외투), 조그만 물웅덩이 하나를 지날 때도 꼭 자기가 먼저 건너가서 건너편에서 손 내밀어 에스코트해 주고(꼬마 신랑은 폴짝 뛰어야 하지만 다 큰 새색시는 양발만 요령껏 벌리면 충분히 건널 수 있음), 식사할 때 드림주가 특별히 잘 먹는 음식이 있으면 아랫사람들 시켜서 더 내오게 하고(정작 본인은 아직 위장이 덜 자라서 드림주 반만큼도 못 먹음)... 또래 남자가 해 주었다면 무척이나 설렜을 행동이겠지만 문제는 제 서방님이 아직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애라는 거였겠지. 드림주 처음엔 웃음 참느라 진땀을 뺐을 것 같은데 날이 갈수록 점점 베며들어야 옳다. 나중엔 자기 허리도 겨우 넘는 쪼끄만 애한테 설레는 자신을 깨닫고 현타 올 듯. 드림주 당연히 아토베 가문보다는 기우는 집안의 딸일 테니까 거의 팔려 오다시피 혼인한 거나 마찬가지인데 꼬박꼬박 ‘도련님’으로 부르는 드림주한테 어느 날 갑자기 ‘서방님’이라고 불러 보라고 시키는 아토베 사마도 보고 싶다. 쑥스럽기도 하고 입에 익지도 않아서 한참을 망설이다 조그맣게 불러 보면 답지 않게 온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흐응, 나쁘지 않잖아?”하고 척 보기에도 몹시 흡족해 보이는 기색으로 웃는 꼬마 신랑 너무 귀엽겠지... 그리고 그날 케이고 봇쨩 ‘서방님-’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자꾸만 귓가를 맴돌아서 밤새 한숨도 못 잠.

오시타리 유시

유시는 드림주를 ‘누님’이라고 불렀으면 좋겠다. 이쪽의 꼬마 신랑은 꼬맹이 주제에 쓸데없이 능수능란할 듯. 갑자기 드림주 생각이 나서 가져왔다면서 꽃을 꺾어 온다거나 드림주가 새 옷, 새 머리 장식이라도 하는 날에는 단박에 알아차리고 칭찬하기 바쁘겠지. 거기다 말은 어찌나 청산유수인지 “누님은 웃는 얼굴이 제일로 예쁘데이... 꽃이 아무리 예쁘다 캐도 누님만큼은 아니구마.”나 “처음 봤을 때도 놀랐다. 누님이 너무 예뻐가 하늘에서 내려온 줄로만 알았데이.” 같은 부끄러운 말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술술 내뱉어서 드림주 얼굴 붉히는 순간이 많았을 듯.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나중에 여인 여럿 울리겠네... 드림주 대체 이런 낯간지러운 말들을 어디서 배웠을까 싶어서 어안이 벙벙한데 놀랍게도 유시는 타고난 거임. 덕분에 다소 내성적이고 표현을 삼가는 편인 드림주도 서방님의 정도를 모르는 칭찬 세례나 낯간지러운 사랑 고백에 소리 내 웃는 날이 많아지겠지. 그런데 사실 드림주랑 유시가 혼인하게 된 데에는 모종의 음모가 있었어야 옳다. 1년 전 우연히 어른들 모임에서 드림주를 보고 첫눈에 반한 유시가 가문의 권력으로 거의 찍어 누르다시피 해서 드림주 강탈해 온 거였겠지. 물론 드림주는 유시의 완벽한 입막음 때문에 일의 전말을 하나도 알지 못했으면 좋겠다. 덕분에 드림주 가족들은 물론이고 유시 주변 사람들도 평소에는 그렇게나 냉랭하고 고압적인 도련님이 제 부인 앞에서는 호듯호듯 봄 햇살보다도 부드럽게 구는 것을 보고 치를 떠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를 보고 웃어 주는 드림주 때문에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하는, 벌써부터 집착계략공의 조짐이 보이는 꼬마 신랑이 보고 싶다.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