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크리스마스 드림 합작

우수진 우정드림

월요일이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주말을 쉬고 온 애들이 하나둘씩 케이크를 챙겨왔다. 그 덕에 늘어난 케이크를 보다 서로 눈이 마주치니 웃음소리가 이어진다. 점점 더 쌓이는 케이크를 보고 다른 아직 기숙사로 돌아오지 않은 애들에게 메신저로 케이크는 안 사 와도 된다며 연락을 한 지 몇 시간 후. 마지막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서자 동시에 크리스마스 파티는 시작되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 음식을 먹는 사람, 노래하거나 주변 사람과 웃고 떠드는 사람. 각자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던 중 친구와 얘기 중이던 류우서는 얼마 남지 않은 고기 몇 점을 챙겨 주방으로 향했다. 텀블러에 따듯한 물을 넣고 수돗물을 틀어 따듯한 물로 고기를 씻어낸 뒤 나가려 하니 춥다는 말이 이어졌다. 괜찮다며 잠깐 다녀온다며 말한 뒤 밖으로 나왔다.

전날에 눈이 온 탓인지 짧은 바람에도 추웠다. 아직 녹지 않은 눈과 그 위로 수많은 발자국을 보던 그는 발자국이 없는 곳으로 옮겼다. 발자국 하나 없는 쌓인 눈을 밟으며 이동하던 중 혀를 차는 소리를 연속으로 내자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주변과는 다른 색의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보자마자 웃으며 무릎을 굽힌 뒤 거슬리는 머리카락을 넘겼다. 자유로운 한 손으로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주먹을 쥐고 있던 손을 폈다. 고기가 식지 않게 입김으로 고기를 따듯하게 한 뒤 고기를 잘게 찢어 입 앞으로 내밀자 허겁지겁 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고기를 먹이다 보니 물을 챙겨온 걸 깜박해 몸을 일으키려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니 고양이가 먹다 말고 눈치를 본다. 고양이를 손으로 가리고 고개를 돌리니 텀블러가 눈앞에 보인다. 놀라 주저앉으려는 걸 뒤에서 잡아준 덕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물 안 챙겨갔길래.”

“고마워.”

내민 텀블러를 챙겨 들자 어깨 위로 올라온 부드러운 담요에 웃음이 났다. 제 옆으로 저와 같은 자세로 앉은 우수진을 본 뒤 다시 고양이를 쓰다듬어준다. 수진이 고양이 앞으로 반이 잘린 종이컵을 내려놓자 놀란 고양이가 우서쪽으로 숨었다.

“내가 놀라게 했나?”

“아직 어려서 그래.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야.”

고양이를 토닥이며 바닥에 떨어뜨린 고기를 내밀자 쩝쩝 소리를 내며 먹기 시작한다. 종이컵에 텀블러에 있던 물을 따르자 고기를 먹던 고양이가 물을 허겁지겁 마시기 시작한다.

“수진이가 가져다준 거야. 수수야.”

기침하는 고양이의 코를 손가락으로 닦아주고 수진이의 이름을 들려주니 고양이가 알아들었는지 수진에게로 다가간다. 처음 있는 상황에 수진이 조심스레 손을 내밀자 주춤거리며 물러났던 고양이가 수진의 손 냄새를 맡더니 얼굴을 이리저리 돌리며 손에 비빈다. 수진의 손을 편히 느끼는 걸 보다 뒤늦게 찾아온 한기에 어깨가 움츠러들며 몸을 떨었다. 수진이가 고양이를 봐주는 동안 몸을 일으켜 일단 아이의 생활공간으로 다가가 기존에 있던 더러워진 담요를 뺀 뒤 덮고 있던 담요를 접어 넣어놨다. 물그릇을 빼낸 뒤에 흔들어 쓰는 핫팩을 꺼내 흔들어놓고 핫팩을 갈아준 뒤 물그릇을 올려놓고 그 위로 텀블러 안에 있던 반쯤 식은 물을 따라준다. 수진이 고양이를 잡아들어 다가오자 우서는 뒤로 물러났고 직접 고양이를 집 안으로 넣는다. 손을 빼자 고양이가 수진의 손을 따라 나오려 했고 수진이 당황해 입구를 막았다. 그런 행동은 곧 애처롭게 우는소리에 다시 밖으로 꺼낸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손이 집 안과 밖을 왔다 갔다 하는 동안 그 상황을 지켜보던 우서가 크게 웃음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냥 집 안에 넣어놔. 그 정도는 알아서 할 거야.”

“아, 응.”

“수진이 너무 착하다니까.”

“내가 뭘. 우서 네가 더 훨씬 착하지.”

“그런가… 나는 수진이 네가 더 착한 거 같은데. 담요도 텀블러도 챙겨줬”

말을 다 뱉기도 전, 소리 나게 기침을 한 뒤 코를 훌쩍이자 수진은 몸을 일으켰다.

“빨리 들어가자.”

“크리스마스 잘 보내, 수수야.”

고양이가 소리 내 울다 두 사람이 가는 모습을 보고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식당으로 돌아가던 중 생각 없이 하늘 위를 쳐다보자 흐린 하늘이 보였다. 눈 안 내리나 버티고 있다 기침해서 다시 움직인다.

식당에 가까워질수록 들리는 목소리로 상황 파악을 하던 중 일단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고 나왔다. 화장실 밖으로 나오지 갑자기 식당이 아닌 방으로 갔으면 좋겠다 하여 두 사람은 기숙사 내부에 있는 함께 쓰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수진은 겉옷을 벗었고 우서는 제 가방이 있는 곳으로 가더니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엉성하게 포장된 무언가를 내밀자 수진은 받아들었다 자신도 가방에서 깔끔하게 포장된 무언가를 꺼내 우서 손에 쥐여줬다.

“다른 사람들 것도 준비했는데. 수진이 너한테 제일 먼저 주고 싶었어. 2년 동안 고마웠어.”

“응. 너도 고생했어. 그런데 선물 크기가 비슷하네.”

“그러게.”

두 사람은 서로를 보더니 각자 받은 선물을 확인했다. 크기가 같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내용물이 같았으니. 짧게 숨을 뱉어내다 소리를 내 웃었다. 얼마나 친하면 서로에게 해주는 선물도 같을까. 소리가 컸는지 방문이 열리고 같은 학년 친구인 부원 몇 명이 들어왔다. 선에 들린 선물을 보며 둘만 선물 주고받냐며 아쉬운 소리를 하고 있으니 우서는 다른 사람들 것도 준비했다며 쇼핑백에서 선물을 꺼내준다. 엉성한 포장지를 보다 웃는 사람들과 선물을 뜯자마자 착용하여 자랑을 하는 등 그런 사람들을 보며 웃던 우서가 수진을 흘깃 쳐다보았다.

“내년 크리스마스도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수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우서는 수진이 준 암 슬리브를 착용하며 활짝 웃었다.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니 수진 역시 마음이 편해졌다. 

두 사람의 방이 시끌벅적하니 점점 사람들이 몰려 우서는 밖으로 나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배 두 명에게 먼저 선물을 준다. 그 뒤로도 나눠주면서 받는 사람보다 더 기뻐하는 얼굴을 하니 받는 사람들도 덩달아 기뻐했다. 고맙다는 인사와 환호가 어우러지는 해피 크리스마스가 훈훈하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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