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농놀

졸업식

2023.06.18 / 슬램덩크 - 정대만 드림

운동장 가득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한 인파가 넘쳐났다.

오늘 졸업하는 이들 중 한 명인 대만은 익숙한 낯을 찾기 위해 연신 두리번거리기를 서슴지 않았다. 부모님께도 소개해드리고 싶은 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메이야!”

“오빠.”

 

품 안에 꽃다발을 안아 든 자신의 여자친구는 그야말로 꽃의 요정이자, 봄의 화신이었다. 적어도 정대만의 눈에는 그래 보였다. 성큼성큼 곁으로 다가간 대만은 메이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나 주려고 산 거야?”

“네.”

 

배시시 웃는 낯에 대만의 입꼬리가 한껏 치솟았다.

아까 부모님이 사다 주신 꽃다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꽃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들떴다. 메이의 품에서 꽃다발을 받아서 든 대만은 자신을 올려다보는 말간 눈동자를 보면 도저히 그 뺨에 입을 맞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빠, 밖에서….”

“응, 미안.”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에 메이가 대만을 슬쩍 밀어내자, 대만이 자연스럽게 허리를 끌어안아 좀 더 밀착했다. 품 안에서 퍼져나오는 싱그러운 꽃냄새가 코끝을 간질여왔다.

 

“졸업 축하해요.”

“…역시 나 졸업하지 말까?”

“졸업장 받아놓고요?”

“응….”

 

졸업하기 위해서 애썼던 나날들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긴 했지만, 여간 사랑스럽지 않은 여자친구를 생각하면 졸업하기까지 2년이나 남았다는 것이 너무나도 머나먼 미래 같았다.

동갑이었다면, 하다못해 한 살 차이였다면 좋았을 것을. 후회해봤자 시간을 되돌려 2년 뒤에 태어날 수도 없으니 대만은 메이의 목덜미에 얼굴을 비볐다.

 

“이제 학교에서 못 만나서 아쉬워.”

“학교 끝나고 보면 되죠.”

“좀 더 자주 만나러 갈걸.”

 

3학년 교실에서 1학년 교실까지는 거리가 있어서 쉬는 시간에 오가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짧았다. 대학 진학이 결정 나고 나서는 더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도 아쉬웠다.

 

“어쩔 수 없다. 월반하자.”

“오빠가 유급했어야죠.”

“내가 잘못했네.”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한껏 말을 주고받다가 멀리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계시던 부모님과 눈이 마주쳐 대만이 어색하게 웃음을 흘렸다.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했었고, 같이 찍은 사진이 방에도 놓여있어서 넌지시 말을 건네신 적도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역시 실제로 만난다고 하니 심장이 떨렸다.

 

“우리 부모님 저기 계시는데…, 인사드릴래?”

“네,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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