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 울 적에 시리즈

if. 사토시가 1년간 기억을 잃어버렸다면? 1

Palegreen by 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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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토시온사토라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음

  • 히나미자와 연속 괴사 사건 3년차까지밖게 기억 없는 사토시

  • 본지 오래돼서 설정 미스 많을 것...

  • 시온→사토시 호칭(사토시군) 절대 버릴 수 없었음

  • 리카사토코 요소 살짝 있음(아주 조금)


사토시가 깨어났다.

그것은 부원들이 모두 합심해 타카노 미요를 저지하고 나서도 2년.

그저 병상에 누워 숨만 쉬고 있었던 사토시는 겨우 눈을 살포시 떴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빛에 눈이 부셔서 제대로 앞을 쳐다 볼 수가 없었지만 누군가가 자기를 붙잡고 있는 감각과 소리는 선명하게 스며들었다.

“사토시군…!”

시온은 잔뜩 흥분해서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방금 깨어난 사토시가 시끄러워할까 봐 금세 소리를 죽였다. 거기에다가 아직도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화들짝 손을 뗐다.

사토시는 아직 몽롱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시온 혼자서 안절부절 못했다.

사토시가 깨어난 건 굉장히 기뻤으나 이 기쁨을 그대로 드러내면 사토시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그저 생각만 하느라 정적이 흘렀다.

“의, 의사선생님! 일단 괜찮은 건지 체크를….”

시온은 일단 사토시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사에게 확인받기 위해 사토시가 깨어났다고 간호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 아…….”

오랫동안 말하지 않아 말라비틀어진 목에서는 쇳소리가 나왔고 시온은 황급히 물을 따라 목을 축여주었다.

“무리하지 말고 의사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리도록 해요. 지금 상태가 어떤지 모르니까…. 그래도 멀쩡한 것 같아 보여서 다행이에요.”

그렇게 말하면서 시온은 맑은 미소를 보였다.

“고마워, 미온.”

겨우 빛에 적응을 하고 초점을 맞춰가기 시작한 사토시의 눈에 시온은 본인이 아주 잘 아는 미온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시온이에요.”

자신을 알아봐주지 못한 것이 살짝 속상했지만 사토시는 방금 일어난 환자였으므로 혼란스러웠을 거라 판단한 시온은 이미 사토시가 깨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서 쭈뼛거렸다.

“시온……?”

아무리 지금 상태 파악이 안 되는 머리라고 하나 시온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기억이 없었다. 미온과 비슷한 이름이기는 한데, 초면이었다.

“네, 언니는 지금 히나미자와에 있고 저만 오키노미야에 있으니까 큰 병원과 가까운 제가….”

시온은 혹시나 사토시가 자신의 마음을 읽어낼까 봐 주저리주저리 여러 변명을 붙였다. 그래봤자 사토시는 미온에게 동생이 있었는지 고민에 빠져서 뒤는 듣지 못했지만.

“미온에게 동생이 있었구나. 못 알아봐줘서 미안해. 그래서 말투가 달랐던 거구나.”

사토시의 말에 시온이 잠시 굳었다. 방금 들어본 사토시의 말을 해석해보자면 사토시가 시온을 모르는 눈치였다.

분명히 사토시가 오니카쿠시 당하기 전 시온이라고 밝히고 같이 오오이시를 따라가기도 했고 사토시에게 사과도 했었다.

시온이 설마하며 말을 떼려는데 병실의 문이 달칵 열리며 의사와 간호사가 와서 사토시의 상태를 확인하는 바람에 뒤로 물러났다.

일단은 사토시의 상태를 파악하는 동안 사토코나 다른 친구들에게도 사토시가 깨어났다는 연락을 하기 위해 병원 전화로 그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당연히 병원으로 바로 오겠다는 답변이었다.

자신도 왜 초조한지 모르면서 초조해하다가 안에서 간호사가 부르자 총총 들어가서 사토시의 현재 상태를 들었다.

아주 간결한 말이었다.

몸 상태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정기적으로 주사는 계속 맞아야 한다고.

히나미자와 증후군이라면 사토코도 마찬가지로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백신을 맞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이상한 구석이 없었다. 그러나 그 뒤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들이 줄줄 흘러들어왔다.

“L5 상태로 오래 있던 상태이다 보니 후유증으로 쓰러지기 전의 몇 개월 동안의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피폐한 기억이니까 보호본능으로 닫아버렸을지도 모르겠고요. 정확한 건 정신과로 연결해서 정밀한 검사를….”

그 이후의 이야기는 시온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쓰러지기 전의 몇 개월이라면 자신이 미온인척 하면서 사토시와 보냈던 일들도, 사토시가 스트레스를 버티다 못해 숙모를 죽인 사건도, 오오이시에게 끌려가서 시온인 것을 밝히고 심문받았던 일들도 전부 사토시에게는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다.

“그, 그럼….”

사토시에게 시온은 완전히 초면이었다.

상태를 점검해보고 나가니까 완전히 어색해진 둘만 병실에 남았다.

“들었어. 미온의 쌍둥이 동생이고 내가 쓰러져있던 동안 날 보살펴줬다고.”

초면인 사람이 계속 자신의 뒷바라지를 오랫동안 해줬다는 얘길 들었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혹시나 이미 그런 사정을 들은 후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챘을까 걱정했지만 사토시는 사토시였으므로 눈치를 못 챘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에요. 사토코와 언니들한테도 연락 했으니까 금세 병원으로 올 거예요.”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한 채로 사토시에게 설명하고 있었으나 시온은 내심 불안했다. 이대로 사토시가 퇴원하고 나면 자신은 오키노미야에 사니까 두 번 다시 친한 친구처럼 있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사토코…. 사토코는 나 없이도 지금까지 괜찮게 지냈어…?”

시온은 본인이 혼란스러워하느라 눈치 채지 못했지만 사토시는 처음 만나는 친구의 동생에 살짝 어색해하고 있었다.

“사토코는 여기 자주 와서 사토시군의 상태를 지켜보고 갔어요. 리카랑 둘이서 살고 있고요.”

사토코가 리카의 비호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눈에 띠게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에 시온은 감격스러우면서도 어색해서 그저 손장난을 치면서 머뭇머뭇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분명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시온이 말하는 걸 보니까 아무래도 나랑 시온은 아는 사이였구나. 못 알아봐서 미안해.”

사토시는 자기가 했던 말 그대로 미안하기도 하고 미온과 전혀 성격이 다른 시온을 보고 있자니 어딘가 낯설고 부끄럽기도 해서 팔을 매만지며 고개를 돌렸다.

본인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아도 되는 건가 걱정하던 시온이 어차피 자기보다는 의사가 더 정확할 것이라 어서 사토코에게 깨어난 사토시를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채웠다.

“괜찮아요. 어차피 저와 사토시군은 아직 오래 되지 않은 인연이니까….”

시온은 말하면서도 씁쓸해서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어색하게 굴었다. 실제로 사토시가 자신의 대한 기억이 있더라도 별로 좋은 기억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어째서 매일 같이 병문안을…?”

사토시의 의문에 시온은 대답해줄 수 없었다. 방금 그렇게 친하지 않았다고 말해놓고선 매일같이 와서 쳐다보고 갔다고 어떻게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겠는가.

“그게… 전에 사토시군이 만약 사토코가 혼자가 된다면 돌봐달라고 부탁하셨어요. 그래서 사토코랑 자주 병원에 오게 된 거예요.”

시온은 자신의 말이 통했나 가만히 사토시의 표정을 살펴봤으나 사토시가 고개를 돌리고 있으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사토시가 일어난 후 며칠 동안 머뭇거리며 사토코의 손만 잡고 사토시를 만나러 왔으나 사토코는 오히려 머뭇거리는 시온을 신기하게 봤다.

“네네는 니니가 깨어나기만 하면 엄청 기뻐할 것 같았는데 왜 그렇게 미묘한 표정을 지으세요?”

사토코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고개만 갸우뚱하면서 시온의 눈치를 살폈다. 전혀 눈치가 없었지만.

“사토코….”

리카가 사토코의 소매를 끌면서 사토코를 데리고 갔다. 아무런 영문을 모르는 시온은 대체 리카가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건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사토시에게 제대로 된 말을 못 붙이겠다는 것에 있었다.

얼마 안 되어 퇴원할 수도 있다던데 그러면 사토코를 따라 원래 집으로 돌아갈 거고 아직도 오키노미야에 사는 시온으로서는 만날 기회가 줄어든다.

그래서 사토시도 아직 어색하고 있을 지금 시점, 지금 어필해야한다.

다행이 언니도 장난치지 않고 사토시에게 시온에 대해서 소개해준 것 같았다.

그렇게 시온이 마음을 다지고 있을 때 사토시는 사토코에게 몰래 귓속말로 궁금한 것을 묻고 있었다.

“사토코… 시온이랑 나는 원래 어떻게 지냈었어? 기억이 없어서 어디까지 간 사이인지, 상처준 건 아닐지 조금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사토코는 너무 상상치도 못한 말에 큰 소리로 되물었다.

“어디까지 가다니 뭔, 뭔 헛소리에요? 니니, 괜찮은 건가요…?”

그러면서 사토시의 이마에 손을 얹고 열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나도 어느 정도 눈치는 있어. 나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미온의 쌍둥이 동생인 시온과 나는 즉, 연인 사이였던 거잖아?”

사토시는 동생인 사토코에게는 잘 보여주지 않던 붉어진 뺨을 하고서 괜히 말했나 사토코의 머리만 연신 쓰다듬었다.

“네에에엑!?”

사토코가 소리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시온이 다가오니까 리카가 사토코의 입을 틀어막았다.

리카는 사토시가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금세 파악했으나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냥 오해하는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무엇보다 둘이 잘 돼서 붙어 다닌다면 사토코와 단둘이 다닐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고 지금의 시온이라면 사토시의 짝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무슨 일이에요?”

시온이 다가와서 사토코의 상태를 살피자 사토시와 리카의 입이 꾹 닫혔다. 사토코 혼자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리카의 손을 치우려고 바동거렸으나 리카는 계속 사토코의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에요.”

리카는 정말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니파- 하고 시그니처 미소를 지었다.

“흐음~ 사토코, 리카한테 잘못한 게 있군요.”

“으니에어(아니에요)!!”

“니파-☆”

시온은 사토코가 리카에게 놀림당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사토코가 그저 귀여워서 푸스스 웃었다. 자연스럽게 사토시의 앞에서 처음으로 웃을 수 있었다.

자신이 없었었던 동안 이들이 어떻게 지내 온지 알려주는 것 같은 모습에 사토시의 눈이 커졌다.

오해하던 사토시-시온 연인설에 더 신뢰성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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