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사토시가 1년간 기억을 잃어버렸다면? 2
리카 말투가 보쿠~나노데스인데 한국어로 하기엔 존댓말의 문법이 맞지 않아서 저~인 거예요 정도로 썼습니다(이해바람)
사토시의 오해가 어떻게 깊어졌던 간에 시온은 나름대로 이때까지 돌봐주었던 사토코에게 도움을 얻고 싶었다. 그래서 사토코를 평소보다 더 챙겨주고 했는데도 사토코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사토코는 정말로 시온이 좋은 사람이라 사토시를 돌봐주고 있는 줄로만 생각했다. 그 둘을 옆에서 보고 있던 리카가 더 답답한 나머지 더 대담하게 둘을 엮어줄 계략을 꾸몄다.
시온은 여러 세계에서 사토시를 위해 여러 사람을 죽이며 복수도 했었고 히나미자와 연속 괴사 사건을 파헤치기도 했었다. 결국 진상을 혼자서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시온.”
리카가 직접적으로 시온에게 조언을 하려고 말을 걸었다. 연애 경험은 하나도 없었지만 나름 100년이 넘는 세월을 반복해서 사는 동안 보고 들은 건 많았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무슨 일인가요, 리카?”
모든 사건이 끝나고 사토시까지 깨어난 이 시점, 시온은 사토시의 마음에 들고 싶어 불안해하면서도 정말 밝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시온은 사토시를 좋아하는 거죠?”
둘밖에 없는 장소였지만 시온은 화들짝 놀라며 리카의 입을 막고 싶어 했다.
“무, 물론이죠. 사토시군뿐만이 아니라 리카도 사토코도 모두 좋아한답니다.”
시온은 웃는 낯으로 얼버무리려 시도했으나 리카의 미소에 완전히 파악해버렸다는 걸 알고는 시선을 피했다.
“리카는 눈치가 빠르니까 이미 다 알고 있겠죠….”
“저는 시온의 마음을 잘 알고 있어요. 저는 대찬성인 거예요.”
리카의 말에 시온이 눈을 크게 떴다.
이렇게 흔쾌히 리카가 자신의 사랑을 응원해줄 줄은 몰랐다. 그래도 나름 든든한 아군을 얻은 것 같아 기뻤다.
“정말로? 그래도 사토시군은 히나미자와로 돌아갈 거고 저에 대한 기억도 없는데 잘 될까요?”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은 없는 거예요!”
리카는 시온에게 돌직구로 어차피 히나미자와에 있는 사토시의 비슷한 나이대 사람들은 다들 그들끼리 사토시에게 시온과 같은 호감을 가질 리가 없어 경쟁상대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일단은 시온을 자주 사토시와 만나도록 시온을 히나미자와로 부르기로 했다.
“오키노미야에 산다고 해서 다른 점은 없어요. 그리고 오히려 시온은 밖에서 살아 사토시의 눈길을 끌 만한 것들을 많이 가져올 수 있을 거예요.”
시온은 리카의 말을 듣고 수긍했다. 히나미자와에서 팔지 않는 물건이라던가 오키노미야에 있었던 일들을 말해준다면 사토시가 좋아할 것 같았다.
“그럼……, 일단 리카의 말을 들어보도록 할 게요.”
그렇게 시온이 리카의 도움을 받고 있을 때쯤 사토시와 사토코는 그들만의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사토코.”
“니니?”
사토시가 진지한 표정으로 사토코를 부르니까 사토코는 대체 무슨 일인지 영문도 모른 채 오빠가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나 궁금해 했다.
“네가 만약 좋아하는 사람에게 듣고 싶은 얘기라거나 물건이 있니?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고 있어서 그거라도 해줘야 할 것 같아.”
“니니는 시온 씨랑 그냥 친구 사이로 알고 있다니까요?”
“사토코, 아무래도 아직 네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고 집이 그런 상황이라 네게 말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시온은 지금 기억이 없는 날 배려해서 더 충격적이지 않게 말해주지 않는 것 같고.”
사토시의 착각은 어마 무시했다.
그렇다고 시온 본인에게 이런 얘기를 하기에는 사토시 본인이 아직 면역력이 없어 창피했다.
그래서 서로서로 지금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니니는 지금 제 말을 들어줄 생각이 전혀 없군요?”
사토코가 약간 빈정거렸으나 사토시는 그것마저도 알아듣지 못했다.
둘 다 눈치 없는 건 비슷하지만 어째 사토코가 더 눈치가 좋아진 것 같다. 사토시가 잠들어있는 동안 많이 성장한 것일까.
“…됐어요. 니니는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그렇지, 벌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아는 세상과 달라진 점이 많아 보이는걸.”
그러니까 사토시는 히나미자와로 돌아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천천히 익숙해져 보기로 했다.
‘그나저나 시온은 오키노미야에 산다고 들었는데 학생 때처럼 오키노미야에 자주 들러보는 게 좋을까….’
시온은 이미 사토시를 따라 히나미자와에 많이 올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사토시는 시온에 대해 미온과 똑같지만 생긴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온의 성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연애 경험도 전무하고 기억도 없는 탓에 갑자기 생겨버린 여자친구인 시온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혼란에 빠졌다. 애초에 여려 보이기만 한 자신과 왜 사귀는지 이해조차 못하겠다.
‘역시 쌍둥이 언니인 미온에게 물어보는 게 낫겠지?’
시온은 사토시에게 어정쩡하게 대하고만 있었고 다른 친구들은 모른 척을 하고 사토시의 착각이 뿌리를 내릴 무렵 사토시의 몸은 이제 완전히 괜찮아졌다.
사토시는 상태가 괜찮아지고 나서 추스르고 사토시와 함께 히나미자와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이미 숙부는 사토코의 보호자 자격이 박탈되어 히나미자와에 올 수가 없는 상태고 리카는 사토코와 계속 살고 싶다고 했었으니 이젠 셋이서 같이 살게 되는 것이었다.
“사토시는 오랫동안 병원에 있었는데 쉽게 달라진 히나미자와에 적응할 수 있는 건가요?”
리카가 그렇게 묻자 사토시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해야지.”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몸은 완벽히 나았고 이제 방해하는 사람도 없는데 겨우 적응하기 어렵다고 단 둘뿐인 가족과 떨어져 살 수는 없었다. 시온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니니가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돕도록 하죠.”
"네인 거예요."
리카는 니파하고 웃고 사토코의 손을 잡았다. 사토코의 반대쪽 손은 사토시에게 잡혀 있어서 사토코는 좋아하는 사람 둘에게 싸인 행복한 순간이었다.
사토시는 집에 오고 나서 오랜만에 사토코를 위해 밥을 해주려고 하였으나 사토코와 리카의 만류에 얌전히 밥상머리 앞에서 둘이 해주는 것을 기다리게 되었다. 다른 반면으로 그들이 해준 밥을 먹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름 살짝 기대도 되었다.
“니니가 없는 동안 제가 얼마나 요리 실력을 갈고닦았는지 모르시죠?”
사토코는 사토시에게 그렇게 자랑하듯이 말한 잠시 후 말했던 대로 사토시도 감탄할 만한 훌륭한 음식을 선보였다. 리카에게서 배우기도 하고 니니의 모습을 확인한 후부터 해주기 위해 노력했었던 이유다.
“미안해, 사토코.”
“그러고 싶어서 그랬던 게 아니잖아요?”
사토시는 아직 잠들기 전의 성격 그대로라 사토코는 조금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그를 위로했다. 그러자 사토시는 어느덧 자란 사토코가 너무 대견해서 사토코를 꼭 껴안아 쓰다듬어주었다. 역시나 기억 속의 사토코의 체구보다 훨씬 자라서 낯설긴 했지만 다행이었다.
“응….”
“그것보다 시온 씨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사토코는 아직도 진상을 알지 못하는 오빠가 답답하기는 했지만 여태 시온이 자신을 돌봐준 면도 알고 있고 유약한 오빠의 곁에는 강인한 성격의 사람이 어울린다고 생각해 더 뭐라고 하진 않고 있었다. 그저 이러다가 적당히 흘러가듯이 이어지길 바라는 수밖에.
“그게… 아무래도 내가 신경써서 자주 봐야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내겐 그 기억이 없으니까.”
사토코는 이마를 짚었다. 오빠가 말하는 걸로 보기에 신이 다 떠먹여준 상황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성격 때문에 한참이나 늦게 무언가가 이루어질 것만 같아보였다.
오빠에게 들리지 않게 한숨을 에휴, 내쉰 뒤 사토코는 신이 다 떠먹여줬는데도 자기까지 가세하기로 다짐했다.
“그러면 괜찮은 정도까지만 물어보고 아예 우리 집에 머무르게 하는 건 어때요?”
“뭐라고? 그래도 괜찮을까…?”
사토시는 시온이 학교도 다니고 바쁘게 공부할 텐데 굳이 히나미자와까지 초대해서 방해하는 걸 몹시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라?
그는 시온의 ‘시간’에 대해서만 미안해하고 있는 것 같고, 그 외의 자신의 불편함이라던가에 관해서는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았다. 진지하게 오빠의 미래 생활에 대해 고민해주고 있던 사토코가 혼자 그 사실을 깨닫고 그 앞에서 충격을 받고 있을 무렵 고민을 끝낸 사토시는 어느 게 더 불편할 지는 시온 본인이 정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일단 물어보기로 결정했다.
“사토코, 시온 집 전화번호 알려줄래?”
“네? 네!”
사토코와 시온은 사토시를 간호할 때부터 이미 자주 연락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전화번호 정도는 외우고 있었다. 오빠에게 숫자를 부르며 알려주는 동시에 버튼을 누르자 통화 연결음이 갔다.
본래 오빠답지 않게 입을 다시며 긴장하는 모습을 봤다.
깨어있을 때 만난 적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벌써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 건가? 이게 시온의 짝사랑뿐만이 아니라 쌍방향이었다고?
그런 생각을 하며 사토코도 긴장해서 지켜보고 있었더니 사토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혼자서 잘 말할 수 있다고 사토코를 물려 결국 옆에서 대화를 훔쳐들을 수는 없게 되었다.
-여보세요?
시온은 전화를 건 이가 누군지 알 수 없어 지극히 평범한 인삿말로 전화를 받았다.
“시온… 나 사토시인데.”
-사토시군!? 아, 아니…. 크흠, 음. 무슨 일로 전화했어요?
“그게 깨어난지도 꽤 지난 것 같은데, 특별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많이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서. 그래서 그러는데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
사토시의 말을 듣고 시온은 이게 누군가의 계략인지 고민했다. 그리고 이정도의 계략이라면 사토코가 말해준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고선 선물을 사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감사해요. 이렇게 초대해주시는데 가지 않는 건 도리가 아니겠죠? 어차피 혼자 살기도 하고요.
“아니야, 불편하다면 네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내가 미안해서 초대해주려는 거니까.”
이게 아닌데. 사토코가 떠밀어준 것도 있고 사토시가 기억을 되찾기 전에 조금이라도 어필을 해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시온은 가야겠다고 돌려서. 엄청 돌려, 돌려 얘기했다.
“네, 네. 그러면 차를 타고 갈 테니 마중나와줄 필요는 없어요.”
“알겠어.”
용건을 마치고 전화를 끊은 사토시의 머릿속에는 시온이 말해준 새로운 정보가 가득찼다.
“그러고 보니 난 시온이 혼자 산다는 지극히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것조차 전부 잊어버렸구나.”
‘그건 원래 니니도 몰랐을 텐데….’
자신이 시온에 대해 그리 아는 게 많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한 사토시가 사토코에게 시온에 대해 꼬치꼬치 물었다. 그런 오빠가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가 이제 자신에게도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느낀 사토코는 자랑스럽게 시온의 자랑을 했다.
사토시가 곁에 없었던 동안 사토코를 가장 많이 챙겨준 건 시온이었으니까 자랑도 술술 나왔다. 그걸 듣고 사토시가 시온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결심만 이끌어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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