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예고장-도전장

다시 글을 쓰며…

예전에 포스타입에 글을 쓸때는 매일매일 출근전이나 출근길에. 아니면 한타임 한타임 끝나고 남는 시간에 씻으며 1분 2분씩 창고로 뛰어들어가서. 샤워실로 뛰어들어가며 글을 썼습니다. 그때 쓴 글들은 부끄러워서 단 한번도 다시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뭔가 써서 남겨두고는 싶었지만 무서워서 제대로 적는 일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런식으로 적었으니 얼마나 이상한 글이 되었을지… 그런데 저는 대체 뭐가 적고싶었길래 그렇게 열심히 했던걸까요.

가끔 트위터에 적었던 글을 캡쳐해둔건 다시 읽어보는데 저는 이 사진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내가 썼지만 언제 봐도 최고의 명문이다. 역시 삶의 증언에서 나온 문장은… 언제 꺼내봐도 무적이구나.. 심지어 이 글이 나오게 된 이유는 신문기자에게 인터뷰 요청이 와서 인터뷰를 하다가 나온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짬뽕이 싫어졌고. 짬뽕이 있어도 못먹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샐러드와 건강식이 좋네요… 해피엔딩일까요?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자 인용으로 성매매한게 무슨 자랑이라고 당당하게 글을 썼냐고 하는데.. 오랜만에 보는 반응이라 너무 반가울정도였습니다. 갑자기 기분이 너무 좋아지면서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그렇게 글을 열심히 썼던 이유는 이거였어! 하고 다시 글이 쓰고싶어졌어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사진속 내용을 다시 읽어보세요. 어떻게 읽히시나요?

능력과 상관없이 오직 외모만으로 모든것을 결정해서 먹는것까지 제한당하는 사소한것까지 폭력적인곳?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창녀에게 남들이 챙겨주지 않는것을 챙겨주는곳?

성매매하는곳은 엄청 잔인하고 무서운곳이라는데 고작 저게 부당한 경험이라니 뭔가 이상한거 아닌가?

여러분은 그동안 창녀라는 존재를 어디서 봐왔나요? 다큐에서. 뉴스에서. 사회고발프로에서. 각종 논문의 연구 자료에서. 모자이크 된 얼굴로. 죽어있는 시체로. 김씨 이씨 A양 B양 지워진 이름으로. 죽어도 싼 사람으로. 계측된 데이터로 봐오지 않았나요? 여러분은 직접 이사람들이 왜.어쩌다 여기서 일하게됐는지. 무슨생각으로 왜그렇게 남들이 욕하는 창녀가 됐는지. 몇시간을 일하고 실제로 얼마를 벌어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그전에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해하고 물어보고 들어본적 있나요?

창녀는 말하는 하나의 인간으로 존재하지 못하고있습니다.

어떤 꾀임에 넘어간. 멍청하거나 순진하거나 혹은 욕심많은 피해자. 또는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정신병자나 금치산자. 또는 성욕많은 짐승같은 괴물. 인권없는존재. 맞거나 죽어도 싼 존재. 영원히 낙인찍힌 존재. 밀려나고 밟히고 떨어지고 어디선가 조용히 죽어가는 존재, 죽어도 되고 죽을수록 아무도 신경쓰지 않거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존재로. 착각당하고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세상속에 그와중에 이런 저도 참 이상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창녀를 혐오하는것. 그게 제가 살아있는 이유입니다. 창녀혐오가 존재하기때문에 제가 살아있습니다. 사람들의 혐오가 나를 존재하게 합니다. 나의 기쁨 슬픔 괴로움. 존재와 숨쉬기만으로도 창녀를 혐오하는 사람들에 대한 투쟁이고 모욕이 됩니다. 이게 얼마나 웃기고 즐겁고 쉬운 일인가요?

이제 제가 글을 쓰는 목표는. 여러분이 같이 싸워주길 바랍니다. 정말 고작 저게 부당한 경험이었는지. 아니면 제가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는 금치산자인건 아닌지 하는 의심과 같이 싸워주길 바랍니다.

제 반대편에서 저를 괴롭히는 저와 싸우고. 저와 함께 같은편이 되어 싸우기도 하고. 저의 투쟁에 여러분을 초대하고싶습니다. 아니요 사실 초대같은 신사적인 태도가 아니라 머리채를 잡고 끌고오고싶습니다. 제 인생을 화염병처럼 여러분에게 던져서 터트리고싶어요.

저에 대해 궁금해해주길 바랍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이유에서 창녀가 되었는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제가 창녀를 그만두고 건전한 시민으로 재활 할수있는지.

그리고나서! 마지막에서야 제가 사랑한것들을 여러분들도 조금 좋아해주시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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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고요한 카멜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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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인면조

    저는 치나님이 글을 쓰고, 경험을 회고하고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게 기특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잘 하고있어요. 그리고 분명 더 나아질거에요.

  • 운동하는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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