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irth
즈위유디
※ 러시 듀얼 없이 벨갸 성단의 전쟁이 끝난 평화로운 평행우주
“검사가 끝났습니다, 유디아스님.”
“음. 고생했습니다.”
바디 스캐너에서 나온 유디아스는 연구원들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전쟁 중이었던 벨갸의 어느 별에서 커다란 부상을 입은 채로 오랫동안 정신을 잃은 유디아스에게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였다. 유디아스가 항상 신세를 지고 있는 연구원들이 그에게 옷을 갈아입고 전체적인 육체의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으러 가길 권유했다. 하지만 유디아스는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기가 조금 두려웠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밝았던 얼굴에 그늘이 진다. 그래도 여기 계속 있을 수는 없으니 옷을 갈아입은 뒤에 문을 열었다.
“.......”
역시 예상한 대로 복도에 아무도 없다. ‘그’는 브리핑실에 있으리라. 매우 넓은 연구소 안을 혼자 쓸쓸히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 슬프다. 예전에는 검사실에도 들어왔던 ‘그’는 어느 날부터인가 유디아스와 가까이 있지 않았다. 보고를 받아야 한다며 연구소에 같이 오긴 해도, 정작 함께 있는 시간은 브리핑을 받을 때 아니면 거의 없었다. 심지어 일상생활에서조차 붙어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늘 사랑을 주던 그의 모습이 많이 사라진 것이 명백할 정도였다. 유디아스는 그것이 퍽 쓸쓸하게 느껴졌다. 그의 앞에서 내색하지는 않아도 상처 받지 않을 리가 없었다.
사랑한다고 그랬으면서.
의식을 잃고나서 처음으로 눈을 뜬 날이 유디아스에게는 어제처럼 선명하다. 깨어난 유디아스를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과 다정히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또렷하게 재생된다. 그런데 지금은? 그가 사랑을 속삭여준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달콤한 사랑의 말은 커녕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대화도 무척 짧다. 터벅터벅 연구소 안을 걸으며 유디아스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예전의 그’를 떠올리고 있었다. 가슴이 쓰라리다. 그렇게 잠시 걸으니 브리핑실에 도착했다. 두꺼운 문 너머에서 약간의 말소리가 들린다. 대화 내용은 모르겠으나 들리는 목소리가 그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똑똑똑, 문을 노크한다. 목소리가 끊기고 곧 문이 열린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은 그다.
“왔나.”
“즈위죠.”
그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는 아무 반응이 없다. 빨리 들어오라고 눈짓 할 뿐이었다. 유디아스가 브리핑실로 들어가고 문이 닫혔다. 기다리고 있던 연구소의 소장이 화면에 유디아스의 상태를 분석한 자료들을 띄우고 설명을 시작했다.
“에~, 상처를 봉합한 부분들도 문제 없고… 육체의 전기신호도 양호합니다…”
한참 이어진 긴 설명을 요약하자면 다 괜찮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
“유디아스님의 예전 기억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희도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큰 부상을 입기 전의 기억이 없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유디아스가 다시 깨어난지 몇 년이 지났지만, 머리 저편의 기억들이 되살아나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어떠한 삶을 살았었는지 전혀 몰라 겁이 나던 ‘깨어났을 때’의 유디아스와 차이가 없다. 유디아스는 여전히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병상에서 눈을 뜨고 그 전의 기억이 없다는 사실을 안 즈위죠의 충격적인 표정이 떠오른다. 그날 이후로 즈위죠에게 많은 설명을 듣고 자기 자신을 확립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당시의 다정하게 사랑을 담아 함께 살았던 즈위죠의 모습도 눈에 아른거린다. 냉정한 지금과 다른 모습을 생각하자니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유디아스님?”
“아, 네.”
멀리 떠났던 정신이 돌아왔다. 의아하게 유디아스를 보던 소장은 자신들도 더욱 노력하겠다며 유디아스를 안심시키려 했다. 그렇게 브리핑이 끝났다. 소장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데 소장이 유디아스의 손을 잡았다. 무례한 몸짓이 아닌, 진심으로 그를 걱정하는 상냥한 몸짓이었다.
“너무 괘념치 마세요. 그래도 당신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벨갸 돌격부대 1부대장이니까요.”
“...고맙습니다.”
그의 진심이 느껴진다. 유디아스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자신이 고마웠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구나. 덕분에 지금의 소인도 사랑받고 있어.
“......”
즈위죠는 아무 말도 없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유디아스는 알 수가 없었다. 그의 침묵은 집으로 돌아가는 우주 항해에도 여전했다. 즈위죠 소유의 소형 우주선이 벨갸 제 88행성에 도착해 플랫폼에 착륙하고 나서야 그가 입을 뗐다.
“먼저 집에 가라. 나는 들릴 곳이 있다.”
“소인도 같이 가겠습니다.”
“됐으니까 돌아가.”
움찔, 매서운 말투에 유디아스가 멈칫했다. 즈위죠는 유디아스를 보고 있지 않다. 그의 뒷모습을 본 유디아스가 먼저 우주선에서 내렸다. 플랫폼에서 일하는 정비공들이 유디아스를 보고 인사했다. 인사에 화답하고 터미널로 나가려는데 뒤에서 크게 경례하는 소리가 들렸다. 즈위죠가 우주선에서 내려서 모두가 경례하는 것이다. 인사 생략! 하고 즈위죠가 명령하는 소리도 뒤이어 들렸다. 유디아스와 함께 벨갸 군에서 나온지도 꽤 시간이 지났지만 모두 여전히 즈위죠를 경외하고 영웅으로 대하고 있다. 유디아스가 커다란 부상으로 정신을 잃을 동안 즈위죠가 돌격부대를 이끌고 적에게 승리해 벨갸 성단에 평화를 가져왔다.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즈위죠는 유디아스가 깨어나자 모든 명예를 버리고 유디아스와 함께 한적한 벨갸 제 88행성으로 이사했다. 조용한 시골의 저택에 이사를 와 유디아스의 손을 잡고 우리가 함께 살 곳이라고 기쁘게 말하는 즈위죠는 유디아스의 영웅이었다. 그 집에 도착한 유디아스는 즈위죠가 없는 차가운 집에 들어서자 그대로 찬 바닥에 주저앉았다. 즈위죠가 없는 이곳은 이렇게도 쓸쓸하구나. 혼자 있는 시간이 어색하지도 않으면서 이리도 가슴이 춥다.
즈위죠는 어디에 갔을까. 몰래 따라갔어야 했나?
몸을 끌어 안고 눈을 감았다.
즈위죠…
유디아스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
즈위죠는 오래 전 유디아스와 왔던 꽃밭에 왔다. 그때는 아직 전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전의 짧은 평화의 날이었다. 시찰을 왔다가 잠깐 시간이 나서 연인인 유디아스와 앞으로에 대해 단 둘이 이야기하러 들린 꽃밭이었다. 호수 옆의 넓은 꽃밭과 더 넓은 파란 하늘이 어우러지는 멋진 곳. 이곳에서 그는 유디아스에게 청혼하려고 했다. 전쟁이 끝나면 나와 결혼해줘. 뻔한 말이지만, 즈위죠가 사랑하는 유디아스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그 청혼은 결국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다. 되돌아온 유디아스가 완전해지면 그때 말하려고 했지만… 이전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고 되려 즈위죠의 마음에 의심이 피어나고 있었다.
지금의 유디아스는 그때의 유디아스와 동일한 개체인가?
한 번 그렇게 생각하니 의심이 순식간에 마음을 점령했다.
지금의 유디아스는 내가 알던 유디아스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 지금 내 앞의 유디아스는 누구지?
그때부터 즈위죠는 유디아스를 이전처럼 대할 수 없었다. 내가 사랑을 속삭일 상대는 네가 아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육체는 유디아스가 확실한데 그 안에 들어있는 영혼은 유디아스가 맞을까? 의심이 끝도 없다. 유디아스의 육체이기 때문에 유디아스처럼 대하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 소중한 유디아스를 그 누군지 모를 영혼에게 빼앗긴 기분마저 든다.
양 손으로 얼굴을 마구 쓸어내린다. 눈 앞이 어지럽다. 새로운 꽃들이 피어난 꽃밭은 그런 즈위죠의 마음을 모르는 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유디아스를 찾으러 필사적이었던 때보다 더욱 마음이 힘들다.
“내가 틀린 선택을 한 것인가?”
마침내 마지막 유디아스를 찾아냈을 때와 봉합한 유디아스의 육체에 강력한 전기 충격을 가했을 때가 번갈아가며 떠오른다.
“여긴 소인이 맡겠습니다! 즈위죠는 어서 모두를 이끄십시오!”
전쟁터에서 유디아스의 모습을 본 마지막 순간이 번뜩인다. 힘찬 그의 목소리가 선명하다.
정말로, 나는, 틀린 선택을 한 것인가?
후회는 없다. 다만 혼란스럽다.
꽃밭이 즈위죠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눈을 감은 즈위죠가 상처입은 짐승처럼 으르렁 거렸다.
마음을 어찌 할 수가 없다.
“유디아스님의 육체는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지난 기록과 같습니다. 다른 유기체로 대체한 부위도 없고, 그 육체는 분명 유디아스님의 조각으로 이루어졌다고 저는 자부할 수 있습니다. 저흰 죽은 자를 살렸어요. 그건 확실합니다. 그 다음은… 저희의 손을 떠난 것이 아닐지요.”
오늘 소장이 한 말이다. 기술은 영혼까지 불러올 수 없다. 소장은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즈위죠도 알고 있다.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다.
유디아스. 너는, 네가 맞는가?
직접 묻고 싶다. 아무것도 모르는 유디아스는 대답하지 못하겠지만 즈위죠는 뭐라도 붙잡고 싶었다. 신 따위 없는 것을 알면서도 신께 기대고 싶을 정도였다. 마치… 마치 돌아온 포로가 참수된 유디아스의 머리를 들고 있었던 그 때처럼…
즈위죠는 스스로가 깊은 심연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
유디아스가 눈을 뜬 시간은 완전한 밤이었다. 자신의 침대에서 일어난 유디아스가 지난 기억을 더듬어 올라갔다. 검사를 받고 돌아와 피곤해서 그대로 현관 근처에서 잠든 모양이었다. 그런데 왜 자신의 방에 있을까? 의아해하며 방 밖으로 나가자 거실 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즈위죠다.
“어서와요.”
“......”
즈위죠를 본 유디아스가 늦은 인사를 건넸다. 힐끗 그를 본 즈위죠는 다시 보고있던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한 데서 자지 마라. 감기걸린다.”
인사 대신이라고 해야하나, 그가 말했다. 즈위죠가 방으로 옮겨주었나보다. 그의 말에 유디아스는 가슴이 조금 따뜻해졌다. 어쩌면, 우리의 사이가 다시 가까워 질 수 있을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고맙다고 말하려는 유디아스였지만 즈위죠의 말이 더욱 빨랐다.
“빠른 시일 내에, 나는 여기를 나가마.”
“네?”
너무나 갑작스러운 말에 유디아스의 머리가 새하얗게 굳었다.
“나는 다른 곳으로 가겠어. 너는 여기 살아라. 돈은 부족하지 않게 보내주마.”
“왜, 어째서…?”
오직 그 말만 입에서 나왔다.
“너를 자유롭게 해줄게.”
“자유라니, 그런…!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소인은 모르겠습니다!”
“그런 말투 이제 그만해도 돼.”
즈위죠가 단호하게 말했다. 정말로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유디아스가 그의 옆에 다가가려고 했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비틀거리다 주저앉을 것만 같다.
“너는, 너 그 자체로 살면 돼. 더 이상 ‘유디아스’를 연기하지 않아도 된다.”
“...???”
“그 육체는 네가 가져라. 거기까지 원하진 않으마.”
“모, 모르겠습니다. 설명을 더 해주세요.”
“내가 할 말은 이게 끝이다.”
아니요, 아니에요. 더 말해주세요. 그리 말하려 해도 눈물이 흘러넘치고 목이 메여서 말이 막힌다. 그에게 버림 받았다는 생각이 유디아스의 발끝부터 차오른다.
“네가 알 것은 없다.”
즈위죠가 자리에서 일어나 유디아스를 지나쳐가는 그 순간 유디아스가 즈위죠의 팔을 잡았다. 유디아스는 절박한 눈으로 그를 보지만 그는 유디아스를 보지 않는다.
“제발, 설명을.”
“......”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이름도 불러주지 않는다.
“당신과 서로 이해하기 위해서, 소인은”
“그 말투 그만해! 너는 유디아스가 아냐!!”
즈위죠가 몹시 화를 내며 팔을 뿌리쳤다. 유디아스가 비쳐지는 즈위죠의 눈동자는 무척 슬펐다. 분노보다는 슬픔이 가득한 눈동자에 다시 유디아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 유디아스를 보고 즈위죠는 자신이 어떤 말을 내뱉었는지 깨닫고 혀를 찼다. 하고 싶었던 말은 결코 아니었다. 그에게 충격을 줄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즈위죠……”
“이렇게 된 이상 설명을 해야겠군… 진짜 유디아스는 전쟁 당시에 포로로 잡혀 처형당하고 몸이 토막났다.”
즈위죠는 분노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에 유디아스의 남은 육체들을 찾아 벨갸를 돌아다녔다. 오랜 고생 끝에 즈위죠가 유디아스의 육체 조각들을 전부 모아 봉합하고 충격을 가하자 기적처럼 유디아스의 육체가 눈을 떴다. 그러나 그 육체는 모든 기억이 없어서 즈위죠가 처음부터 하나하나 유디아스를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너라고 괴로운 짐승의 얼굴을 하고 설명했다.
“그 정도로, 나는 유디아스를 사랑했다.”
“......소인은 유디아스입니다. 당신이 유디아스라고 불러주었으니까, 이름 붙여주었으니까.”
“아니. 내가 사랑하던 유디아스는 네가 아니다.”
즈위죠가 떨리는 손으로 눈 앞의 존재의 어깨를 잡았다.
“하지만 너도 생명. 나는 생명인 너를 존중해 자유를 주마. 나의 욕심으로 네가 너를 잘못 확립했을 터.”
“아니요! 당신이 준 유디아스를 나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소인은 유디아스 벨갸가 맞습니다.”
그 누구도 의견을 굽히지 않고 싸움은 제자리를 돌았다. 그 어느 것도 해소되지 못하고 침묵이 둘 사이에 내려앉았다. 다시 두 사람의 시선이 맞자, 유디아스는 결심했다. 즈위죠의 손에서 스스로 벗어나 뒷걸음질로 그에게서 멀어졌다.
“알겠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유디아스는… 소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소인은 결심했습니다. 이 육체를 당신의 유디아스에게 돌려주기로.”
유디아스가 벽에 걸려있던 즈위죠의 검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 말은 해야겠어요. 소인은 확신합니다. ‘모든 유디아스’는 당신을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라고.”
즈위죠가 유디아스의 말 뜻과 행동을 이해하고 그를 말리려는 순간 유디아스가 칼로 자신의 가슴께를 깊숙이 찔렀다.
**
바보 동생.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린다.
**
유디아스가 눈을 떴을 때, 옆에서 즈위죠가 있었다. 그때도, 지금도.
“유디아스!”
“.......즈위죠…?”
“기적이다…!”
유디아스의 손 위로 즈위죠의 눈물이 떨어졌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소인은, 죽지 않은 것입니까?”
심장을 찔렀다고 생각했는데, 간신히 옆을 비껴가 겨우 죽지 않았다고 옆에서 의사가 설명했다. 가슴이 너무 아파 말하기 힘들지만 유디아스가 죄송하다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즈위죠. 소인은…”
“아니, 나의 나약함이 너를 괴롭게 했구나. 미안하다. 너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 너는 유디아스가 맞다고. 나의 나약함을 용서해줘.”
즈위죠가 솔직하게 말했다. 유디아스가 방긋 웃었다. 용서할 것이 있나요, 라는 뜻을 담아서 진심으로 미소지었다. 즈위죠도 미소를 보여주었다. 의사가 유디아스의 옆에서 진통제를 더 넣어주고 다음 검진에 대해서 말한 뒤 물러났다.
“떠난다는 말은 철회하마.”
“헤헤…”
“다 나으면, 갈 곳이 있다. 아주 예쁜 꽃밭이지. 너와 갔던 적이 있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꽃밭?
유디아스의 머릿속에 익숙한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혹시 호수 옆에 있는 꽃밭입니까…?”
“그래. 호수 옆에… …? 유디아스, 기억이 돌아왔나?”
유디아스가 서둘러 기억을 거슬러 올라갔다. 괴로울 것이 분명한 기억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많은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분명 지금까지 기억하지 못했던 기억들이었는데. 유디아스의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네, 기억이,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 그래, 너는 정말 유디아스구나. 내가 아는… 그 유디아스야… 나의 나약함으로… 평행선을 걸었구나…”
유디아스는 즈위죠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그리고 다시 미소지었다. 당신과 사랑하던 기억이 돌아와서 행복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즈위죠.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는데… 사랑해요. 정말로 사랑해요.”
“...나도, 너를 사랑한다.”
즈위죠가 유디아스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두 연인은 마침내 그토록 원하던 사랑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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