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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님(@se0ri) - 여름청춘고교하이틴로맨스 커미션

카시아X타로

디떱 by 디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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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페 서리님(@se0ri)의 여름청춘고교하이틴로맨스 커미션

누군가 타로에 대해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여운 여자아이, 상냥하고 다정한 성격 등을 말할 것이고 또 카시아에 대해 묻는다면 마찬가지로 다들 입을 모아 카리스마 있는 리더, 반듯한 반장과 같은 모습들에 비롯된 그의 성질을 말할 것이다. 단 한 명, 타로를 빼고. 타로는 주변 모두가 카시아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혼자 머리 위로 물음표를 잔뜩 띄우곤 했다. '카시아 씨가 그렇게 카리스마 있는 편이었던가?', 카시아 씨가 얼마나 귀여운데!' 하는 속마음과 함께 모두가 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아무리 타로가 귀여워하는 것들이 다양하고 기준치가 낮다고 해도 카시아의 부드러운 솜사탕과도 같은 머리카락이나 선하디 선한 그 얼굴, 특히 부끄러워 할 때의 얼굴은 정말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귀여운 게 사실이 아닌가. 이런 사실을 카시아 마저도 부정하는 게 타로는 내심 억울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정말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하자면 카시아는 그리 귀여운 편이 아니다. 스스로도 귀여운 걸 기피하려는 성향도 있고 장차 가업을 이어가게 될 인물에게 귀여움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때문에 카시아는 타로가 머리를 쓰다듬는다거나 귀엽다 말할 때면 부끄럽고 민망해서 어찌할 줄 몰라 했다. 절대 인정할 수 없는 표현인데다 부정하면 할 수록 오히려 타로는 그런 카시아를 더 귀여워했다……. 더군다나 타로가 하는 말과 행동이 카시아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거나 기분이 나쁜 건 아니라서 ─오히려 기분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더는 부정도 하지 못했다.

"카시아 씨는 리본 넥타이!"

언젠가 타로가 리본 넥타이를 가져와 매준 적이 있다. 꽤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곤 연신 귀엽다며 칭찬을 쏟아냈다. 다른 때였으면 머리도 엄청나게 쓰다듬으며 만졌을 것이다. 이런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귀엽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당연히 그 이유는 나비넥타이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타로의 얼굴이 좋아서, 잔뜩 신이 나고 다정한 그 말들에 괜히 쑥스러워서, 그리고 타로가 귀엽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좋으니까. 타로가 더 귀여우면서……. 밖으로 내지 못할 말을 속으로 삼키기만 했다.

외에도 평소 카시아의 당황한 표정, 부끄러워하는 모습, 또는 남몰래 하품을 하다 눈이 마주칠 때에도 타로는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카시아의 모습을 발견하곤 잔뜩 귀여워했다. 어째서 자꾸 타로 앞에서 이런 모습들만 보여주게 되는 건지……. 카시아는 타로 앞에서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고자 했으나 그것 역시도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타로가 앞에 있으면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리고 저도 모르는 사이 그 모든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버리는 것이다.

정말이지 타로 앞에서는…….

이런 카시아의 마음을 타로가 알 턱이 없었다. 정말 카시아에게 다른 모습이 있는 걸까 가끔은 궁금하기도 했으나 귀엽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카시아 씨! 하고만 불러도 돌아보는 그 얼굴과 표정마저도 너무 사랑스러운 남자인데. 어떻게 해야 남들이 말하는 카리스마 있는 카시아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잠시 궁리하던 때도 있었다. 상상조차 어려워 아주 짧은, 잠시의 생각에 그치고 말았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도 완전히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어느 날이었다. 왜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지금 꼭 카시아에게 할 말을 전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었고 언제가 생각이 나면 들려줘도 될 법한 정말 사소한 이야기일 뿐이었는데 마음은 벌써 걸음을 카시아의 교실로 재촉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단순히 무언가를 전해야겠다는 마음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카시아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 또는 갑자기 보고 싶은 충동이라거나.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어떻게 정의 내려야할지 모를 감정들을 애써 뒤로하고 카시아를 찾았다.

"그러니까 내 말은……."

창문 너머로 보인 교실 속 카시아는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거리가 멀어 좀처럼 무슨 이야기인진 제대로 들리지 않았으나 분명 사소한 얘기 따위가 아니라 배틀에서 있었던 이야기 혹은 어떠한 요령 따위를 알려주는 중이었을 것이다. 그럴 것이라 짐작한 것은 카시아의 표정과 손짓 때문이었다. 무어라 설명하면서 강단있는 손짓을 더해가는 모습, 사뭇 진지한 표정. 이건 분명 타로가 처음 보는 카시아임이 틀림없었다. 아, 이게 모두가 말한 카리스마 리더, 카시아 씨구나. 타로는 잠시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카시아 씨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어. 새로운 모습, 아니, 아직까지 타로에게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그 모습에 타로는 또 다시 마음이 뭉게뭉게…….

"카시아 씨!"

한참을 그 모습을 바라보다 이야기가 끝난 듯 잠시 숨을 깊게 고르는 틈을 통해 타로가 카시아의 이름을 불렀다.

"어, 타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손을 흔들고 있는 타로와 눈이 마주치자 일순간 카시아의 표정이 녹아내렸다. 정말 찰나였다. 정말 찰나의 순간에 카시아의 모습이 바뀌었다. 아까의 진중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늘 보던, 항상 귀엽기만 하던 그 카시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걸 보니 타로는 무언가 깨달은 듯했다.

카시아 씨의 저런 표정, 나만 볼 수 있는 거였구나.

"언제부터 있었어? 바로 부르지."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길래요!"

타로의 부름에 한달음에 타로에게 달려오는 카시아.

그런 그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약간의 수줍음과 부드러운 미소가 함께 드러나 있었다.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럽다. 꼭 솜사탕과도 같은 사람. 내 앞에서 이렇게까지 녹아내리는……. 이런 모습도 알게 되니 더 귀엽게 느껴지지까지 했다. 타로는 그런 생각과 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감정들을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고는, 역시나 언제나처럼 웃으며 카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응, 카시아 씨는 역시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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