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면

줄바꿈이 많아서 도저히 멘션으로 못 쳤습니다 편하게 받아주세요.....

소재주의: 친족 간 살해

기억은 흐르기 시작한다. 멈출 수 없이. 돌이킬 수 없이. 이것은 철저히 비가역적인 순간이다.

고양이아우성 주문. 귀청이 떨어져라 울리는 소음. 비명과 고함. 바닥에 부딪힌 통증으로 전신에서 통증이 올라온다. 세상이 불타고 있다— 그가 세상을 불태웠다. 살 타는 냄새에 정신이 혼란하다. 간신히 고개를 들자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메이블 누님의 모습.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그는 날카로운 숨을 들이마시고 바닥을 기어서 뒷걸음질치기 시작한다. 와들와들 떨리는 손으로 지팡이를 들어 누나를 겨눈다. '디펄소.' 제발 저리 가. 소원이 무색하게도 주문은 쉽게 쳐내진다. 조금 더 강하게, '디핀도!' 날 그냥 내버려 둬. 발악하듯이, '섹튬셈프라!' 이번 주문은 나오지도 않는다. 마법이란 의지에서 비롯되는 것. 쥘 린드버그는 누나의 목이 제 눈앞에서 찢겨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메이블이 쥘의 멱살을 잡아챈다. 끅 소리를 내며 상반신이 들어올려진다.

“쥘! 이제 그만해!”

쥘은 벗어나려 안간힘을 쓴다. 이제 누님은 자신이 어떻게 어머니와 아버지를 실망시켰는지 말해줄 것이다. 아버지가 때이른 드래곤 수두로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게 막내아들 때문인 이유를 알려줄 테다. 머릿속으로 수십, 수백 번을 돌려봐서 알고 있다. 그는 슬픔과 분노에 휩싸인 메이블의 얼굴을 노려본다.

그러나 이어진 말은 예상과 다르다.

“우리도 널 사랑하고 싶어. 그러니까 여기서 멈춰야 해, 쥘! ……."

뭐?

당혹감에 커지는 눈. 그러나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머리 좀 식하고 있어. 기사단끼리 네 처우를 논의하지. 중얼거리며 자신의 이마에 지팡이를 가져다 대는 누나. 그 순간 죽음을 먹는 자 한 명이 하늘에서 추락하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자두나무 지팡이가 옆으로 굴러온다. 누나의 집중이 잠시 흐트러진 틈을 타 타인의 지팡이를 쥐고 겨눈다. 안 돼, 안 돼, 안 돼. 다급하게 속으로 애원하지만 과거는 바꿀 수 없다. 혀가 저절로 움직인다. 그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울려퍼진다.

"아바다 케다브라!"

녹색 불빛이 번쩍인다. 그리고 침묵.

벼랑 아래로 자그마한 돌 하나가 굴러떨어지는 소리.

메이블의 눈에서 빛이 사라진다. 누나가 실 끊어진 목각인형처럼 둔탁하게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쥘 린드버그는 몸의 통제력을 되찾는다. 어, 어어.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럴 리가 없는데……. 누나를 살피고, 목의 맥을 짚고, 어깨를 흔들어 보지만 손바닥에 닿는 살갗이 나무토막처럼 서늘하다. 그의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비로소 깨닫기를: 그건 우연도 사고도 아니었어. 나는 누나를 죽여서라도 그곳에서 도망치고 싶었어…….

울음은 끝내 나오지 않는다. 그는 넋이 나간 채로 메이블의 몸을 끌어안고 머리칼 안에 제 얼굴을 파묻는다. 잠시 후 고개를 들자 흐린 시야에 들어오는 인영은 상황을 끝내줄 루이 린드버그가 아니다.

당신이다.

쥘 린드버그는 무릎을 꿇고 누나의 시신을 품에 가둔 채로 레아 윈필드를 멍하니 올려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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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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