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검난무

신년의 검

도검난무 아카시 쿠니유키X사니와(女) 아카사니 | 가짜사투리200%


아카시 쿠니유키는 1월 1일에 현현한 검이었다.

설에 혼마루에 현현해 아카시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사니와의 후리소데 차림이었다. 금색 실로 잔꽃 무늬가 밑단까지 흘러내리듯 수놓아진 검은 색과 붉은색 옷감의 후리소데는 제법 화려했다. 아무리 기쁜 날에 입는 옷이라고는 해도 꽤 힘을 준 것 같은 화려함이었는데 그게 또 처음부터 자신의 옷이었던 것처럼 사니와에게 잘 어울렸다. 시선을 눈치챘는지 사니와가 배시시 웃었다. 초기도의 색이야, 하고 그녀는 대답했다.

설에 현현한 덕분에 며칠간은 하는 일 없이 느긋하게 놀고먹기만 했으므로 아카시 쿠니유키는 이 혼마루와 주인이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 일이라고는 호타루마루와 아이젠에게 세뱃돈을 건네주는 정도. 두 사람은 늦게 왔으면서 보호자 행세하기는! 하며 현현이 늦은 아카시에게 핀잔을 주었지만 처음으로 받은 세뱃돈이 꽤나 기쁜 눈치였다. 맑게 갠 설 연휴였다.

2년째의 후리소데는 티끌 하나 없는 순백색이었다. 금색 오비만이 그 옷에서 오로지 색을 입은 부분이라, 눈이 쌓인 곳 근처에 사니와가 서 있으면 오비만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며칠 전에 큰 눈이 내린 뒤로 날이 계속 맑더니 설날에도 어김없이 맑았다. 아카시는 햇빛을 받아 빛나는 눈과 금색 오비와 흰 후리소데에 흰 실로 자수 놓은 무늬들이 제법 예쁘다고 생각했다. 눈이 마주치자 사니와는 또 배시시 웃었다. 올해는 첫 태도인 츠루마루 쿠니나가의 색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야 겨우, 그러니까 현현 2년째에 아카시는 사니와의 후리소데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초기도라던가, 첫 태도라던가, 그 해의 근시라던가, 어쨌든 사니와가 생각하기에 적당한 검을 골라 그 검의 색깔로 옷을 지어 입는다는 것이었다. 해마다 새로 맞추려면 값이 제법 들어가겠구만유, 하고 적당한 대답을 했더니 더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전통복 의상실이 본가의 업이고, 그녀는 사니와가 되기 전에는 가업을 이을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그래서 해마다 제 검의 색깔로 새로운 옷을 직접 짓는 것은 일종의 취미라는 것이었다. 그건 과연, 그런 옷을 직접 만드는 건 대단하구마. 아카시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옆에서 함께 말을 돌보던 쇼쿠다이키리 미츠타다가 웃었다. 그렇지. 그리고 그렇게라도 현세에서 하지 못하게 된 일을 하는 거, 나는 좋다고 생각해. 빗질을 받던 말이 추임새를 넣듯이 히히힝 하고 울었다.

아카시는 그제야 매해 어느 시점인가가 되면 혼마루의 몇 검들이 소란스러워지던 것을 이해했다. 그렇지 않은 녀석들도 있지만 어쨌든 주인이 자신들의 색으로 옷을 짓는다고 하니 올해의 검이 되고 싶어 하는 녀석들이 서로 모여 은은한 기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센베가 입안에서 와삭 부서진다. 곁에 앉아 있던 호타루마루가 핀잔을 준다.

"쿠니유키도 참, 그걸 이제야 알아챈 거야? 혼마루에 관심 좀 가져 봐!"

"올해의 검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배턴을 받듯이 아이젠 쿠니유키가 불쑥 묻는다.

"시상식도 아니고. 지는 그런 거 관심 없어라."

아카시는 절레절레 손을 내저었다. 설날의 떠들썩함은 싫어하지 않지만 여전히 떠들썩한 것보다는 조용한 것이 좋고, 바쁜 것보다는 느긋한 것이 좋다. 기싸움은 관심도 없고 일하지 않고 빈둥거릴 수 있다면 그걸로 최고다. 뭐 하러 사서 고생을 하겠는가. 짧은 손짓에 담긴 게으름뱅이의 메시지를 읽어낸 호타루마루가 코타츠 속에서 아카시의 다리를 발로 퍽 찬다.

"아이고, 다리 부러지네."

"엄살은."

"이게 어떻게 엄살이여. 타격 81의 발차기를 어떻게 이기나?"

호타루마루가 흥, 하고 센베에 손을 뻗는다. 아카시는 센베 그릇을 호타루마루 쪽으로 슥 밀어주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아이젠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쿠니유키, 관심 없다고 말하는 것 치고는 매해 열심히 보고 있잖아."

"응?"

"주인의 후리소데 차림 말이야."

아카시는 그제야 아이젠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눈이 마주치자 아이젠은 흐음, 하고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는 아무 말 없이 코타츠 속으로 파고들었다.

내가?

하지만 뭐,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카시 쿠니유키는 설에 현현한 검이고, 이 혼마루에서 처음으로 본 것은 사니와의 후리소데 차림이니까.

하지만 그때 그날 금색 실로 수 놓인 잔꽃 무늬 자수들이 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옷감의 광택이 물결치며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노라고, 머리에 달고 있던 츠마미 공예 장식이 당신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거리는 것을 현현하고 처음 눈에 담게 되어 무척 좋았다고, 그래서 그 모습이 아직도 깊게 기억에 남아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눈부시도록 흰 옷감을 걸치고 아직 녹지 않은 발자국조차 없는 눈밭을 걷는 그 세 걸음 뒤를 영원히 당신이 멈출 때까지 따라가고 싶었다고, 고백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카시 쿠니유키는 설날에 현현한 검, 혼마루의 설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지났겠지만 아카시는 고작 두 번째 설을 넘겼을 뿐이다. 인간의 시간으로 2년이란 것이 어느 정도의 길이인지 아카시로서는 정확하게 가늠하기 힘들다. 고작 그만큼의 시간을 보내놓고 당신의 올해의 검이 되고 싶어요 라는, 그냥 듣기에도 제법 낯간지러운 말을 해도 되는지 알 수가 없다. 당신이 나를 생각했으면 좋겠고 나를 계속 생각하며 옷을 지어줬으면 좋겠고 한 해의 첫날에 나의 색깔을 담은 옷을 입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도 되는지 아카시는 알 수가 없다.

눈이라도 오려는 것인지 하늘이 흐렸다. 아카시는 열린 미닫이문 너머로 정원의 모습만 가만히 바라보았다. 센베를 한입에 집어넣고 먹을 수 있을지 저들끼리 신나게 토론하던 라이파의 나머지 두 자루도 갑자기 조용해져서는 문밖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쿠니유키."

"예에."

"자신이 없어?"

말꼬리를 길게 늘여서 가벼운 척 대답해도 날카로운 질문으로부터는 도망칠 수 없다. 아이젠이 나지막이 말했다.

"그래도 나는 도전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 쿠니유키가 그러고 싶다면."

"지는 눈에 띄는 거나 명예나 다 관심 없어서."

"또 그런다! 명예의 문제가 아니라구. 새해 첫날에 주인이 나를 생각하며 만든 옷을 걸치고 있다는 거, 엄청 기분 좋은 일일 거란 말이야!"

아니, 그걸 몰라서 그러겠냐고…. 같은 말은 도저히 호타루마루에게는 할 수가 없다. 아카시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끙, 하고 머리를 싸매자 옆의 두 자루는 신난 듯이 라이파의 태도를 더욱 갈궈대기 시작한다. 애초에 쿠니유키는 의욕이 없어 보이는 게 문제야! 없어 보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없지 않아? 그런가? 아무튼 그 성격을 바꾸지 않으면 쉽지 않을 거라구! 며칠 전에도 내번 땡땡이치고 싶어 했다는 이야기 다 들었어! …

잔소리가 더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카시는 세뱃돈 봉투를 꺼냈다. 아이들은 금방 조용해지더니 세뱃돈 봉투를 열어보고는 저들끼리 신나서 꺅꺅거린다. 코타츠 속에서 발가락을 꿈지럭거려 본다. 눈송이가 하나둘 떨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카시, 현현일이 1월 1일이네."

집무실 책상 앞에 앉아 펜대를 굴리던 사니와가 불쑥 말을 꺼냈다. 아카시는 단도 결과 보고서의 근시 서명란에 대충 동그라미를 치다가 고개를 들어 사니와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치자 사니와는 머쓱한 듯 웃었다. 별 건 아니고, 그냥 서류를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설날이었으니 그렇지예."

"날짜가 아니라 명절로 기억하는 거야?"

"명절은 좋아하니까."

"일 안 하고 쉴 수 있어서?"

아카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법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또 먹혔는지 사니와가 아하하,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응, 나도 기억난다. 새해 첫날이라 행운을 점쳐보자! 하면서 기합 넣고 단도했는데 아카시가 와줘서 기뻤지."

"뭐, 이쪽이야말로 현현하고 나서 3일은 놀고먹을 수 있었으니 좋았지유."

가장 좋은 건 따로 있었지만, 이라는 말은 도저히 입에 담을 수가 없다. 여기서 당신의 후리소데 차림이 무척 아름다웠노라고, 그래서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고, 언젠가 나를 닮은 옷도 입어줬으면 좋겠다고 밀어붙이면 사니와는 홀랑 넘어갈 텐데 왠지 그럴 수가 없었다. 입 안이 바싹 말라버린 것 같았다. 아카시는 어색하지 않게 웃으며 침만 삼켰다. 관두자. 밀어붙이는 것도 저답지 않은 행동이고, 너무 간절해 보이는 것도 왠지 멋이 없다.

"응, 새해는 좋지. 나도 설날 분위기는 좋아해."

"주인은 어떻게 보면 이 혼마루에서 설에 제일 들뜨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예."

"…그런가?"

사니와가 조금 머쓱한 듯 대답했다.

아뿔싸. 이런 반응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묘하게 식은땀까지 흐르는 것 같다. 입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커버할 말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아니 그게, 매해 그렇게 열심히 옷을 짓는다는 건 분명 들떠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서예, 싫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명절 기분을 최대한으로 즐기는 건 나쁜 일도 아니고 오히려 좋은 일이니까…"

스스로 좀 횡설수설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 아아아 글렀다.

"지는 주인의 후리소데 차림 제법 좋아한다고나 할까, 아니 좋아해서…."

아아, 완전히 엉망이다.

한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말도 없었다. 저질렀다, 저질러버렸어. 이제 다 끝났다. 멋들어지지도 않고 절절하지도 않은, 오로지 상황을 무마시키기 위해서 급하게 뱉은 것 같은 말들이 한심하고 미워서 견딜 수가 없다. 분수에 맞지 않게 욕심을 내니 이런 상황이 되어버린 거다. 아아 아카시 쿠니유키, 바보로구나….

먼저 입을 연 것은 사니와 쪽이었다. 그녀가 조용히 아카시의 이름을 불렀다. 아카시는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아카시."

"예."

"우리 후리소데에 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안 하고 있었는데."

"헉."

번뜩 고개를 들자 눈앞의 사니와는 웃겨 죽겠다는 듯 웃음을 참고 있다. 아하하, 하하하… 아카시가 이렇게 쩔쩔매는 거 처음 봤어…. 눈물까지 흘려가며 웃는다. 예, 어련하시겠습니까. 웃기기라도 했다면 다행입니다. 아카시는 쓰게 웃었다.

"좋아해? 내 후리소데."

"예…. 아무래도 처음 현현했을 때 제일 먼저 봤으니까예, 주인의 후리소데 차림."

"응, 그렇네. 그런 거네…. 아카시는 신년의 검이니까."

신년의 검. 제법 어감이 좋다. 아카시는 입 속에서 가만히 단어를 굴렸다. 눈을 마주친 사니와가 싱긋 웃었다.

"그러면 내년의 후리소데는 신년의 검으로 할까."

그 말을 듣고서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정말? 진짜? 하지만 기쁘다는 것을 너무 티 낼 수도 없으니까 괜히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괜찮겠어유? 다른 녀석들이 난리일 텐데…."

"난리는 지금부터 본인이 책임지셔야죠, 신년의 검 씨."

"…그렇고만."

힘내라구. 사니와는 격려의 의미로 아카시의 팔을 두어 번 툭툭 쳤다. 본심을 말하자면 아카시는 이제 다른 녀석들의 난리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대련을 신청하는 녀석이 있으면 모조리 때려눕히면 되고, 호마레로 승부하자는 녀석이 있으면 모조리 이기면 된다. 이것 참, 이런 마음을 호타루마루나 아이젠 쿠니토시에게 들킨다면 '드디어 우리 쿠니유키가 철이 들었다'며 야단법석을 치겠는데….

아무 말 없는 아카시의 반응을 '미래에 다가올 고난'에 대한 피곤함으로 읽은 것인지 사니와가 또 쿡쿡 웃었다. 당신이 날 생각해 주겠다고 선언한 것이 기뻐서 그 기쁨을 곱씹고 있는 거야, 그렇게 말할 수는 없으므로, 아카시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냥 웃기만 했다.

설을 앞두고 또 한바탕 큰 눈이 왔다. 치울 수 있는 곳은 최대한 치웠지만 군데군데 여전히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이 쌓여 있었다. 다행히 새해 당일은 맑게 갠 깨끗한 겨울 하늘이 푸르게 반짝거렸다. 아카시는 사니와의 방 앞에서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기다렸지. 창호지 너머에서 사니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카시는 예, 하고 작게 대답했다. 날이 워낙 맑아 작게 말해도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문이 열리고 사니와가 방 밖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올해의 후리소데는 은실로 백합 무늬가 수 놓인 비단이다. 검은색으로도 보라색으로도 보이는 것이, 비단은 잘 모르지만 그런 것을 다 떠나서 보기에도 한눈에 색깔을 알아볼 수 없는 오묘한 매력이 있었다. 속 기모노는 흰색이고, 금색 마름모꼴 무늬가 들어간 오비에는 붉은 실로 포인트를 주었다. 머리에 꽂은 츠마미 공예 장식 비녀는 길게 술을 늘어뜨려 움직일 때마다 하늘하늘 흔들렸다. 나름대로 생각한 것인지 장갑을 끼고 안경도 썼다. 시력이 나쁘지는 않았으니 아마 도수가 없는 안경일 것이다.

아카시는 사니와의 세 걸음 뒤를 조용히 걸었다. 세 걸음 앞의 그녀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흔들리는 비녀 장식을 보며, 오비의 붉은 실을 보며 새해의 기분을 곱씹었다. 대연회장으로 가는 길에 몇 자루인가를 만났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가 돌아오면 사니와는 경쾌하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대답했다. 호타루마루와 아이젠도 인사를 건넸다. 아카시는 앞으로도 인사하고 다닐 것을 생각하니 조금 귀찮아져서 "새복많." 하고 줄여 인사하다가 그 두 자루에게 혼났다. 사니와는 그게 뭐가 그리 웃겼는지 또 소리 내어 웃었다.

"아, 안 밟은 눈이다."

부츠가 젖는 것은 신경도 안 쓰는지 눈이 보이자마자 산새처럼 포로로 달려든다. 아아, 하고 말릴 틈도 없었다. 발자국을 내며 사니와가 웃었다. 역시 좋네. 완전 설날 기분. 이쪽으로 가자. 그러고는 굳이 눈 있는 길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예에, 어련하시겠습니까. 아카시는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아무도 안 밟아 깨끗한 녹지 않은 눈, 세 걸음 앞을 걷는 당신의 모습에 문득 깨닫는다.

그렇구나. 나는 물론 나를 닮은 옷을 입은 당신을 보고 싶었지만, 그것보다는 어쩌면 더 근본적으로, 당신을….

사니와가 불쑥 뒤를 돌아봐서 아카시는 움찔하고 멈춰 섰다. 사니와가 얌전히 미소 지었다.

"어때, 후리소데 잘 어울려?"

하고 싶은 말은 그것보다도 더 깊은 것이지만 아직은 담아낼 자신이 없어서. 아카시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예,. 지금까지 본 후리소데 중에서 최고로 잘 어울립니더."

설날 아침, 맑고 바람 없음. 전하지 못한 마음을 다음 해까지 전하는 것을 새해 목표로라도 삼아보자.

신년의 검은 머릿속으로 두루뭉술한 새해 계획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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