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소재
리퀘스트
멜론이나 포플러가 듣는다면 비웃음을 사겠지만, 금랑도 나름대로 오랫동안 관장직을 맡았다. 익숙해진 루틴을 반복하며 와일드에리어의 사건에 대응하다 보면 지루해지고 마는 순간이 온다. 사건의 대책은 결국 패턴화되어서, 머리가 좋은 금랑으로서는 돌발적인 사건마저 루틴에 끼여버리곤 하는 것이다.
순무가 알면 호통을 치겠지만 금랑은 약은 면이 있어 본인이 느낀 루즈함을 표출하지 않는다. 성실함은 언제나 가진 자를 유리하게 만들어준다. 금랑은 성실한 사람이었고, 본인을 성실한 이미지로 비추는데도 능했다. 놀 수 있는 시간을 야금야금 만들어내도 모든 시간을 바치는 것처럼 굴 수 있었다.
다이맥스 개체를 얼른 처리하고 조금 노닥거리다 귀환하는 것은 늘 있는 일이었다. 금랑의 루틴 중에 있는 한 숨 돌리는 시간이다. 쓰러지는 다이맥스 버터플에게는 미안하지만, 최근 챔피언의 교체와 잇따른 사건들 덕에 금랑은 매우 피곤했다. 눈앞에 서류더미가 있다면 쉴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자각도 있다. 금랑은 코터스를 회수하며 하품을 크게 했다.
“후아아, 업?!”
야생의 마휘핑이 크림을 퍽 뿌렸다. 용케 이 높이까지 크림을 날리는구나! 금랑은 속눈썹에 걸쳐진 크림을 손으로 닦아내며 입에 들어간 크림을 뱉어냈다. 얼굴이 온통 달아진 기분인데다, 이 크림의 강력한 진정 작용은 금랑에게서 의욕을 빼앗았다. 페어리타입에겐 별 수 없다. 크림을 대충 수습하고 돌아보면, 마휘핑은 이미 도주하고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너무하네, 페어리..”
금랑은 해이했다. 생각없이 호숫가로 가서 차박차박 얼굴을 닦는 데서 생각해야만 했다. 와일드에리어에서 생각없이 나돌아다니는 것의 무서움을, 금랑은 10살때부터 알았을 텐데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
물결 안쪽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고 반사적으로 짚은 몬스터볼의 선택이 틀렸다. 코터스는 안 된다. 손가락을 미끄러트려 옆의 볼을 짚은 것과 함께 발목이 붙잡혔다. 금랑은 볼을 상공으로 집어던졌다. 동시에 탱탱겔이 금랑을 호수로 끌어들였다.
호숫물이 크게 치솟았다. 플라이곤은 불러낸 금랑이 보이지 않는 것과 흔들리는 호수 표면으로 상태를 짐작했다. 하지만 플라이곤은 잠수할 수 없다. 오늘 미끄래곤은 데려오지 않았고 두랄루돈을 물 속에서 꺼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포켓몬에게 포박된 상태로 꺼낼 수나 있을까?
플라이곤은 이럴 때의 매뉴얼을 알았다. 물 속에 잘 전달될진 몰랐지만 해야했다. 모래바람이 일고 플라이곤은 어릴 때처럼 강력하게 날개를 진동시켰다.
금랑은 제대로 숨을 삼키지 못하고 잠수한 탓에 금방 괴로움을 느꼈다. 플라이곤의 판단이 빠르지 않았다면 의식을 잃었을지 모른다. 금랑은 자신이 느끼는 두통의 미약함으로, 힘이 빠진 탱탱겔이 완전히 기절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 플라이곤의 초음파는 물을 거쳐 완화되었다.
그래도 벗어날 수 있다. 너무 깊이까지 끌려들어오진 않았다. 긴 다리를 접어 탱탱겔을 걷어차며 바깥으로 나아가면, 물의 표면까지 바짝 붙어 비행하던 플라이곤이 겨우 뻗은 손을 붙잡아 날아올랐다. 탱탱겔이 따라붙어 표면에 떠올랐다.
“날 위로 집어 던지고,”
플라이곤이 따랐다.
“깨물어부수기!”
트레이너의 위험에 화난 플라이곤은 특히 강했다. 급소에 명중했는지 탱탱겔은 그대로 기절했고, 플라이곤은 제가 집어던진 금랑의 낙하속도에 맞춰 그 아래로 비행하며 그를 등에 태웠다. 금랑은 플라이곤의 날개가 젖지 않도록 주의하며 늘어졌다.
“오늘 진짜 왜 이러냐~”
피곤하다. 금랑은 기분을 태도로 표출할 만큼 미성숙하지 않았지만, 피곤이 이만큼 쌓이면 아무래도 쉽게 짜증이 나곤 한다. 쉬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무리해서 순무가 담당하는 쪽의 일도 맡은 건데, 이래서야 의미가 없다.
이건 비밀이야, 플라이곤. 아무리 달콤하게 속삭여봐도 저를 꺼내놓지 않는 바람에 위험에 처한 금랑에게 플라이곤은 냉담했다. 이건 다음에 모두 꺼내놓을 때 까발려질 것이다. 미끄래곤과 만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순무도. 순무는 금랑의 무리를 금방 알아챈다. 짐 트레이너에게 맡기고 조금 쉬지 않겠냐고 권유하다가, 금랑이 거절하면 대뜸 짐 트레이너들에게 연락해버린다. 들켜서는 안 된다. 금랑은 적당히 호수와 떨어진 곳에서 플라이곤을 멈췄다.
“진짜 미안해. 응? 저녁에 놀아줄게.”
플라이곤은 꼬리로 땅을 파헤치다가 금랑의 배에 머리를 팍 부딪히더니 몬스터볼의 스위치를 스스로 눌러 들어갔다. 금랑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배를 매만졌다. 그와중에 아프진 않게 부닥쳐오는게 너무 사랑스러워서, 금랑은 플라이곤의 볼에 입맞추고 홀스터에 끼워넣었다.
돌이켜보면 찬물에 빠진 다음 아직 정신이 빠져있던게 틀림없다. 두랄루돈이나 코터스를 먼저 꺼내고 플라이곤을 집어넣어야 했다. 기척을 느끼고 돌아보는 순간 볼에 손이 가고 있었지만, 화끈한 느낌에 볼을 쥐지 못하고 땅을 짚었다.
등이 뜨겁다. 그렇게 생각하자 식은땀이 흘렀다. 피냄새가 났다. 금랑은 땅을 긁어내고 몬스터볼을 던졌다. 이를 악물고 팔을 축으로 몸을 돌려 확인하면 상대는 자망칼이었다. 무리가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 코터스가 앞을 가로막고 콧김을 뿜었다.
“코터스,”
금랑은 시선을 돌렸다. 엄폐물이 없지 않다. 절각참 무리의 출현 소식은 듣지 못했지만 본래 이곳에 사는 아이들이니 대량발생이나 다이맥스 건이 없다면 포착되지 않은 것 뿐일 것이다. 땅을 보면 금랑이 여전히 화끈거린다고 생각한 상처로부터 흐른 피가 있었다. 온 몸이 젖어 감각적으로는 느낄 수 없었지만, 이 정도라면 심상치 않은 출혈일 것이다.
“아직 기다려..”
식은땀과 젖은 옷 탓에 뚝뚝 흐르는 게 물인지 땀인지 피인지 알 수 없다. 햇빛이 강해서인지 자꾸 현기증이 나려한다. 금랑은 내내 자망칼을 주시했다.
아주 조금 눈동자가 다른 곳을 봤다가 고개가 아주 미미하게 내려갔다. 금랑은 속으로 시간을 쟀다. 엄폐물의 위치와 자망칼의 평균적인 속도와 절각참이 내린 지시 이행에까지의 딜레이, 금랑은 완벽한 타이밍에 코터스를 불렀다.
“가자. 분연!”
뛰쳐들어온 대부분의 무리가 분연에 휘말렸다. 화상이 걸린 녀석은 생각보다 적지만 상정보다 무리의 전체 수가 적었다. 절각참은 노쇠해보였다. 금랑은 바디프레스를 지시하며 제 위치를 조정했다. 코터스가 마음껏 날뛸 수 있으면서 노려지지 않을 자리를 잡아야했다.
...마지막으로 절각참을 쓰러트리고 나서, 금랑은 코터스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또 포켓몬에게 공격당하면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코터스, 오늘 나님 힘드네..”
코터스가 안절부절 못했지만 그 등에 매달린 금랑은 현기증 때문에 눈을 질끈 감느라 달래주지 못했다. 여기까지 몰리고도 비밀로 만들어야지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 모두가 바쁜 시기인 것이다.
“헤이, 로톰. 순무님께 연락 좀.”
스마트로톰이 떠오르며 영상통화로 전화를 걸었다. 아니, 그런 지시는 하지 않았는데. 금랑은 우수한 로톰을 손가락으로 마구 찔러준 다음, 놀란 얼굴이 된 순무에게 손을 휘저었다.
“순무님, 죄송한데 비밀리에 구조활동 좀 부탁드려요~.”
처진 눈을 평소보다도 늘어뜨려 말하면 순무는 한순간 말을 잃었다가 머리를 짚었다. 순무가 알겠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아, 금랑은 볼을 매만져 플라이곤과 두랄루돈을 꺼냈다. 오늘은 이 셋만 데리고 나왔다.
“어, 왁, 플라이곤, 플라이곤 미안하다니까!”
플라이곤이 나오자마자 금랑의 얼굴 아래로 제 얼굴을 들이밀며 투정을 부렸다. 안절부절 못하는 두랄루돈과 코터스를 두고 플라이곤을 겨우 진정시킨 다음, 금랑은 그들이 이미 숙지하고 있는 매뉴얼을 상기시켰다.
“순무님께 부탁드렸으니까,”
조금 숨이 가빠져서 금랑은 깊이 심호흡했다.
“알겠지? 순무님이 오시면 얌전히 볼로 돌아가는 거야. 플라이곤은 상공, 두랄루돈은 지상을 경계해줘.”
금랑은 코터스를 꼭 껴안았다. 둘이 적당히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거리로 멀어졌을 때, 금랑은 그제서야 돌기 시작한 머리로 생각했다.
이게 기절일까 잠드는 걸까?
*
“수혈하고 꿰맸네. 흉이 질 거야.”
“우와.”
“입이 무거운 분이니 새어나가진 않을 거고. 와일드에리어는 내가 맡을테니 대신 예산안과 육성계획 부탁하네.”
“우와아..”
금랑은 등의 상처 때문에 엎드려서 순무의 목소리를 들었다. 순무는 금랑의 반응에 조금 웃었다.
“그래서 정신은 들었나?”
“네에, 뭐, 조금 화끈하게.. 야생은 굉장하죠..”
순무는, 처음에 금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노력하지 않는 것 같은 태도에 살랑거리는 말투여서 게으르고 재능있는 천재 부류라고 생각했었다. 금랑이 노력파에 성실하단 것을 깨달은 날은 거하게 고기를 사주고 사과하기도 했다. 금랑은 순무의 말에 틀린 말은 아니라면서 본인이 해이해지는 때를 얘기했었다.
금랑은 3년에 한 번 정도는 테가 빠진다.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다. 쉽게 능숙해지는 재능이 만든 버릇이기도 했다. 단델에게 3연패하던 해의 해이해진 시기에, 금랑은 너클 짐의 관장으로 취임했다. 각오를 다지는 행위이기도 했다.
“약은 항생제니 시간 맞춰 먹고 안아프다고 버리면 안 돼.”
“저 그렇게까지 막 살진 않는데요.”
“금랑군의 성실함은 잘 알고 있어. 그 기개에는 매번 감탄하고 있네. 가끔 막 살지만 않는다면.”
“언제부터 얼음타입 기술을 익히셨어요?”
“금랑군.”
페어리타입도 익히셨어요? 금랑은 콕콕 찔러오는 말에 반사적으로 비꼬려던 입을 꿰맸다. 대신 팔꿈치로 몸을 일으키려다 엎어졌다. 등이 당기는 통증이 장난이 아니어서,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돌려 보는 금랑에 순무가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바닥까지 가봤어. 아주 많은 시간동안 내가 하는 모든 훈련이 의미없고 나는 제자리걸음만 하는 게 아닌지 고민해야 했지.”
마이너리그의 이야기다. 금랑은 그 때의 순무를 좋아했고 순무에게 몇 번이고 말했다. 매 시합마다 달라지고 강해지고 빛이 났다고, 순무는 보답받는 기분이라며 기꺼워했다.
“인생은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고 때론 그게 절벽처럼 높아보이기도 해. 절벽을 기어오르는 동안은 대체 뭐가 바뀌는 건지도 모르겠고 맞는 방향으로 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단 한 걸음 뒤에는 풍경이 달라진다.. 순무님 술 마시면 매번 하시는 얘기인 거 알아요?”
“지금 알았어.”
“네에, 알아두시라구요, 그냥요..”
금랑은 다시 베개에 얼굴을 처박았다. 순무와 이야기하면 늘 부끄럽다. 순무는 웃으면서 금랑의 등을 세게 쳤다. 실밥은 터지지 않은 모양이지만 금랑은 비명도 못 지르고 발끝으로 침대를 걷어찼다.
껄껄 웃는 순무에게 베개를 집어던지고 나서야 금랑은 회복된 포켓몬들의 볼을 돌려받았다. 많이 화난 플라이곤을 꺼내 상처의 통증에도 불구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달래는 금랑을 보고 순무는 온화하게 웃었다. 금랑은 아까의 한 방으로 용서받았음을 깨닫고 조금 머쓱해했다.
많은 사람들이 금랑을 염려할 땐 그의 SNS에 달리는 악플이나 패배에 대한 상처나, 금랑의 연약한 부분들을 걱정하며 살피려 한다. 하지만 순무는 마이너리그의 그에게 팬레터를 썼던 어린 아이를 기억한다. 순무가 포기할 거라곤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던 삐뚤빼뚤한 글씨를.
“아 순무님.”
금랑은 단단하다. 그 정신도 그 마음도. 금랑을 염려할 때 필요한 것은 언제 금랑이 땅에 늘러붙어 움직이기 싫어하는지를 캐치할 관찰력이다. 그럴 때 엉덩이를 걷어차며 걸으라고 말하면, 금랑은 언제고 다시 발을 떼어 걷다가, 이내, 꿈을 향해 뛰어가는 것이다.
“예산안과 육성계획에 요망은 있으신가요?”
“없을 리 없지. 지금 듣겠나?”
“매도 먼저 맞는 게 낫죠.”
순무는 금랑에게 과장해 부풀린 요망을 떠벌거렸다. 금랑은 우아아, 하고 질린 기색을 보였지만 가능한 부응해 보일 기색을 비쳤다.
챔피언의 라이벌은 폼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제 단델은 완전무결한 무패의 영웅이 아니었지만 여전히 머나먼 이상에 가까웠다. 금랑은 꿈을 쫓는 사람이다. 무지개를 쫓아 뛰면서도 이따금 무지개가 사라지면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보는 것밖에 할 수 없다.
무지개는 다시 뜬다.
*
새 챔피언의 주요 출몰장소는 와일드에리어다. 그만큼 인접한 엔진과 너클에 자주 나타나며, 대부분은 금랑에게 비공식 시합을 선포하러 오곤 했었다. 단델은 배틀타워의 오너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챔피언의 배틀에 새치기를 하기 위해 자주 방문했다.
“요샌 좀 어때?”
“우리가 순무님께 붙잡혀서 살 것 같아, 정말. 일주일 내내 챔피언과 풀배틀은 나님이라도 힘들구나 하고 느꼈지.”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던 때라 더 버거웠던 것은 말하지 않는다. 부상에 대해서는 결국 순무와 금랑, 처치해주었던 의사, 두 사람의 포켓몬밖이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
“지루하진 않아? 와일드에리어 일을 순무님이 가져가고 우리와 함께 해결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너는 나는 걸 좋아하니까.”
“아~”
그건 금랑의 부상을 만회하기 위한 순무의 술책이었다.
“데스크워크는 지루하긴 하지만.. 포켓몬들이랑 있으면 방심할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우리와 풀배틀을 하는 사이 미끄래곤은 플라이곤에게 얘기를 들은 모양이었다. 화난 미끄래곤의 박력이 엄청나서 우리의 포켓몬이 풀죽음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형상마저 있었다. 오늘도 공주님의 화풀이를 위해 저녁시간을 내내 바칠 예정이었다.
“단델도 서류더미에 처박혀 있는데 내가 도망칠 순 없지.”
“..나는 아직도 금랑의 라이벌인가?”
“이기고 도망칠 셈이었어?”
단델은 한 번의 호흡 뒤에 햇살처럼 웃었다. 그 웃는 얼굴을 위해 금랑은 몇 번이고 늪에서 건져지듯 이겨내고 이 궤도로 돌아온다. 성실하고 강인하고 포기를 모르는 남자로, 드래곤 스톰으로, 단델의 라이벌로.
챔피언의 라이벌이었던 적은 없다. 단지 금랑의 라이벌이 멋대로 챔피언의 자리에 올라 내려오지 않았던 것 뿐이다.
곧 상처가 완전히 나으면 배틀타워에 올라야지. 오너인 단델과의 배틀에 대해서 우리가 자꾸만 떠들었다. 그 이야길 들을 때마다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단델은 늘 먼저 뛰어가고 있는 것이다. 금랑이 가끔 주저앉아 있는 사이 더 멀리 가기 때문에, 금랑은 늘 더 빠르게 달리도록 바뀌어야 했다.
금랑이 단델을 마중해주고 나서 로톰이 울렸다. 금랑은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 와일드에리어에서 마휘핑을 사용해 트레이너를 습격했던 범죄자의 체포에 대해서였다. 포켓몬을 꼬여내는 달콤한 꿀을 마휘핑에게 조합시켜 야생포켓몬들에게 죽도록 유도하는 악질이었다.
“공주님, 범인 잡혔대. 응? 이제 화내지 마.”
금랑은 얼른 미끄래곤의 볼을 꺼내 입맞췄다. 본인 잘못이 적다는 어필에 미끄래곤이 볼을 흔들어댔다. 금랑은 냉큼 사과하며, 오늘 귀갓길엔 나무열매를 대량으로 구매하자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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