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싱가포르 여행 계획 #00

절대로 내가 끈기가 없는게 아니야

뭘 해보겠다고 맨날 글을 하나씩 적어보지만 매번 그 첫 글 이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건 절대 내가 게을러서도, 끈기거 없어서도 그런게 아니다. 전부 다 현생 때문이야...

어쨌든 2024년 연말, 나는 싱가폴에 가기로 결정했다. (싱가폴 싱가포르 둘 중 하나만 해봐..!)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가 쿨하게 1주일 쉰다고 했고, 나는 달러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비행기 타고 다른 곳에 가는 걸 좋아하며, 코로나 때문에 못 갔던 싱가폴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왕 가는 거 아주 멋지게 보내자는 것도 있었고.

그래서 미국에서 싱가포르까지 가는 비행편을 1500불 정도에 예약 완료 했고, 1주일 정도의 여정에서 (싱가폴에서 지내는건 겨우 4박 5일 ㅜㅜ..) 이제 가서 뭘 할지, 어디서 머무를지, 뭘 먹고 뭘 보고 뭘 남기고 올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호텔은?

우선 그냥 싱가폴이 좋아서 몇 번 방문했던 사람이, 싱가폴에서 잠깐 살았던 사람이 의외로 유명한 마리나 샌즈 베이 하버뷰를 못 겪어봤으므로.. 비싸더라도 뷰 좋은 호텔을 가려고 한다. 그러니까 무조건 4박에 100만원이 넘어가는 호텔밖에 선택지가 없단 얘...기... 하지만 또 다른 말로 하자면 휘황찬란한 5성급 호텔에서 질펀하게 (아님) 놀아볼 수 (아님) 있다는 얘기!!!! 호텔 조식까지 먹어줘야지. 크리스마스 시즌이므로 먹는것도 보는것도 분명 끝내줄거다.

그래서 지금 나한테 있는 목록은...

  • 리츠칼튼 (1900달러.. 미쳤나)

  • 풀러튼 (4박에 1200달러 쯤)

  • 팬 패시픽 (1100달러 쯤)

  • 스위소텔 (1500달러 쯤)

영 비싸서 안되겠다 싶으면 좀 양보해서 오차드 로드에 있는 호텔로 가자. 크리스마스인데 뭐라도 볼 거리는 있어야 할 것 아니냐..!!

아니면 모든걸 다 포기하고 음식에 몰빵하는 경우도 있다. 어디든 좋으니 1박당 10만원~20만원 대 호텔에서 머무르고 그 돈을 개좋은 음식 개화려한 식당 이런데 쓸 수도 있는 것..... (내 몸이 뭐 까다롭진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뭘 할건데?

먹는게 위주, 그 다음이 내가 가보고 싶은 곳 가는 일정이어야 한다. 옛날에 살았던 동네 한 번 다시 가보기... 다녔던 학교 주변 들러보기... 크리스마스 전용 이벤트나 뭐 그런거 있으면 구경하러 가기... 거대한 인공 나무들 보러 가기... 꽃 구경... 동물원... 헉, 할게 생각보다 많다.

이것 만큼은 먹어야 한다!

내가 싱가폴 가면 항상.. 그리고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음식 몇가지가 있는데,

  • 호펀 (Hor Fun)

  • 칠리 크랩

  • 야쿤 카야 토스트

이 세가지다.

사실 칠리 크랩은 갈때마다 비쌈 + 혼자 가는 여행이라 부담스러움 콤보로 시도를 못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그람수로 따지거나 1인분으로 따로 판다고 하니... 그걸 노려봐야겠다.

호펀은 넙적한 면에 전분물과 간장 굴소스 막 이런걸로 맛나게 만든 음식인데... 내가 진짜 개인적으로 매우 많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미끄덩거리는데 국물까진 아닌 액체가 있고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는 정도) 감칠맛에 고기 청경채 숙주 으아악.. 연말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이러다가 정말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게 생겼다. (레시피 링크: https://www.recipesaresimple.com/recipe/char-hor-fun-rice-noodles-in-egg-gravy/ ) 이제 보니 정식 명칭은 Char Hor Fun인가보다... 면과 전분만 있으면 나머지는 대부분 집에 있는걸로 해결이 될 것 같은데...?? 좋았어 이번 주말에 만든다. (이렇게 갑자기 결심을 하게 되고..) 이거 진짜 개짱존맛인데 어느 싱가폴 투어/음식 추천 사이드에서도 이 메뉴를 언급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진짜 수가 적다. 락사, 차콰이테오 이런거에 비교하면...

여튼 이것 말고 야쿤 카야 토스트는 그 계란에 찍어먹고 간장에 찍어먹고 거기에 연유커피한잔딱..! 일단 카야잼 자체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그기서 딱 알아서 양 조절해주는 버터 ㅜㅜ 이게 너무 그리웠다. 한국에서 카야토스트니 뭐니 하면서 주지만 죄다 그냥 식빵 두툼한거에 버터만 잔뜩 넣으면 맛있는 줄 알고 주더라. 진짜 한국에서 카야토스트라는 이름으로 파는 음식들 많이 먹어봤지만 그 어느 하나도 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진짜 대체 왜 파는거야 그런거. 버터 많다고 좋은거 아냐 맛이 조화가 있어야지 진짜!!!! 여튼 원조를 먹을 생각에 마음이 두근두근하다.

이 3개 말고는 이제 그 날 그 날 내 상태와 기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은 그 외로 먹고싶거나 시도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애프터눈 티, 시리얼 새우, 비첸향 (매운 Gourmet였나 그거... 한국에서 팔았다가 단종이 돼서... 미국에는 없고... 무조건 질리도록 먹고 와야 한다), 양꼬치 (사테거리 요새 평이 좀 안좋던데 어딜 가야하나..), 딘타이펑, 치킨라이스... 바쿠테!!!!!!!!!!!!!!!!!!!!!!!!!!!!!!!!!!!!!!!!!!!!!!!!!!!!!!!!!!!!!!!!! 이건 사실 저 위의 MUST EAT 3가지 목록에 들어가야 할 음식인데 내가 까먹었고 그리고 귀찮아서.... 여기서 강조해야지.

퇴근이 가까워져 오니 나머지는 내일 써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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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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