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큐미레] 선물
정말 밑도 끝도 없다.
"나, 가질래?"
뜬금없는 짓큐의 말에 미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여느때처럼 다정하게 웃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미레가 좋아하는 보랏빛 눈동자가 흔들림 없이 미레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
"물론, 나는 네 것이지만."
미레가 떨떠름한 얼굴을 하자 짓큐는 그제서야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웃었다.
"그래도, 내가 내 의지로 줄 수 있는 '내'가 한톨이라도 남아있다면, 그건 너한테 주고 싶어. 그냥 하는 말 아니니까, 생각해봤으면 해. 네가 원하면 줄 거고, 네가 원하지 않으면 꺼내놓지 않을거야."
"그런 말이 어디있어..."
당연히 가지고 싶지. 가질 수 있다면 전부 가지고 싶지.
미레는 가만히 오른손을 들어 짓큐의 뺨을 쓰다듬었다. 짓큐가 그 위에 제 손을 겹쳐잡았다.
미레는, 딱히 욕심이 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좋아할 수 있는 게 행복하고, 짓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게 기쁘고, 만나서 함께 있을 수 있는 게 행복하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여기서 달라고 하면, 내가 오빠의 '전부'를 가질 수 있는 거구나.
"정말로 줄거야?"
"응."
"나중에 마음이 변하거나, 돌려달라고 한다거나..."
"하하, 만약에 한 번 더 불타서 기억이 흐릿해진다고 해도, 나는 또 다시 너를 좋아하게 될거야. 분명."
"그럼 줘."
"응. 가져가."
지금까지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던 것지만, 그것은 일말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오빠가 내 거야. 원래도 내 거였지만, 정말로 내 거야. 오빠가 나한테 줬으니까. 자기가 줄 수 있는 것도, 없는 것도 나한테 줬으니까.
"히히, 꼭 프러포즈받는 것 같다."
"비슷한 의도긴 했는데, 반지도 준비 못했으니까 나중에 제대로 다시 할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약 3초 후에 미레가 비명을 지른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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