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큐미레] 반짝임
사기꾼됨
"왔어?"
이제는 제 집인 것마냥 귀가한 미레를 반기는 짓큐다. 뭔가 만들고 있었는지 앞치마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다녀왔다고 말하고 나서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미레는 식탁에 앉아 열심히 요리 중인 짓큐의 뒷모습을 즐겁게 구경했다.
짓큐는 혼마루에서 할 일이 있으니까, 이런 순간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귀가하기 전에는 집에 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얼굴을 마주하면 반갑다. 함께 있기만 해도 즐겁고, 대화가 한템포씩 쉬다가 이어져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기분이 좋아졌다.
문득 기운이 빠지거나, 힘이 드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이유없이 서러워지고, 외롭게 느껴질 때 그가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다 괜찮아지는 듯 했다. 그런 의미에서도 짓큐 미츠타다는 미레에게 굉장히 고마운 존재였다. 자신보다도 먼저 제 기분을 알아주고,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와주고, 끌어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
"뭐 만들고 있어?"
"파스타. 레시피 받아왔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오빠가 만드는 거니까, 맛 없어도 다 먹을게."
"마음은 고마운데, 내가 먼저 먹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안 줄거야. 맛있는 것만 먹여주고 싶은 걸."
다정한 목소리를 들고 있으면, 그날 있었던 사소한 해프닝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아지곤 했다.
"그래도 먹을거야."
짓큐가 자신을 위해서 해주는 거니까. 그런 건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맛 없어도?"
"맛 없어도."
"내가 안 준다고 해도?"
"오빤 결국 내가 고집부리면 들어줄테니까."
들켰네,라며 짓큐가 소리내어 웃었다.
짓큐가 처음으로 만들어준 토마토 파스타는, 참 맛이 있었다. 그게 진짜로 맛있는 파스타였는지, 좋아하는 사람이 만들어줬기 때문인지, 진실은 미레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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