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you

[도윤이안] 연주회

그냥... 지휘자 같은 이안을 묘사하고 싶었을 뿐..

Nebula by 소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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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없음. 부제 확인 요망.

*진짜로 아무것도 없음..(완존 짧음)

*음알못..

서도윤은 독보적이라는 말을 언제 사용하는지 알고 있다. 당장 본인만 해도 수많은 찬탄과 함께 들어온 말이었으니 모르기란 어려웠다. 그는 체감으로 그 표현을 익혔다. 남들과 눈에 띄게 다른 실력을 가진 사람, 천재, 군계일학. 사람들은 경외를 담아 혀 위에 단어를 올렸다.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에 서도윤은 그 단어가 섞인 감탄을 받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일상의 사소한 것에 개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그리고 거대한 무대의 한켠, 바이올린을 든 그가 있었다.

우아하게 든 바이올린, 활을 감아쥔 팔이 절도 있게 유영하고, 내려뜬 눈이 조명빛을 머금어 짧게 빛난다. 그의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는 머리카락조차 음률을 따라 호흡하는 것만 같고 깊게 울리는 소리가 듣는 이의 심장을 헤집는다. 그저 압도적이고 하염없이 독보적인 사람. 서도윤은 그와 떨어진 거리가 얼마나 되든, 그의 연주를 들을 수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그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이는 사랑하기에 이안을 구분해내는 것이 아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차이안에게는 모든 이의 시선을 잡아끌어 제게 붙들어매는 박력이 있었다. 수십 명이 함께 연주하는 것 따위는 그의 천재성을 감추기에 모자라다. 그는 쏟아지는 음표 속에서도 홀로 서 있는데 어찌 모를까.

바이올린을 켜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서도윤은 종종 강렬한 지휘자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아니, 실로 그렇지 않은가. 네 개의 현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왼손으로 악보를 통제하고 현 위를 노니는 활은 그 자체로 지휘봉이나 다름없다. 그의 호흡에 맞춰 수십 대의 악기가 이끌리듯 따라가고 관객 역시 그 흐름에 압도되어 숨쉬는데 그런 이안이 지휘자가 아니라면 감히 지휘자를 자청하는 것들은 손목을 죄 분질러야 할 것이다. 넓고 웅장한 홀을 완전히 장악해버린 지휘가 장렬했다. 서도윤은 귀로 들리는 이안의 호흡에 따라 숨쉬며 전율에 떨었다. 오케스트라의 중심에 서서 전체적인 소리를 조율하는 지휘자가 지휘봉을 크게 휘두르더니 허공에서 손을 멈추었다. 직전까지 홀을 빼곡하게 울리던 소리가 일시에 멎었다. 서도윤은 반사 작용처럼 박수쳤다. 모두가 서 있었다. 쏟아지는 박수갈채 속에서 지휘자가 인사했다.

아, 이 거리에서도 이안이 또렷이 보였다. 서도윤은 분명한 흥분과 만족에 젖은 이안을 응시하며 미소 지었다. 그의 흥분이 옮아붙은 것처럼 심장이 쿵쿵 뛰고 정수리가 짜릿했다. 뱃속이 엉키는 것 같은 기분 좋은 흥분감에 서도윤이 느리고 긴 숨을 뱉었다. 뇌가 녹아내리는 감각이 그의 체내를 휘돌았다.

당장이라도 그를 만나 끌어안고 싶어, 손끝이 움찔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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