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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그레이 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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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그레이―― 그는 무수한 거짓말을 몸에 휘감고 있는, 여우의 저주

그는 나에게 몇 번이고 거짓말을 하고, 결코 마음에 닿으려고 하지 않는다.

곁에 있는 동안 나는 그가 계속 안고 있던, 너무나도 애틋한 진심을 알게 된다.

무수한 거짓말을 파헤친 끝에 있는 것은 단 하나의 진실이란.

「네가 있으면, 나는 일평생 어둠 속을 걸을 수 있어. 네가 나의 태양이니까」


나의 악, 그것은―― 글쎄, 무엇이려나?

동화사로서 처음 임무를 수행하던 밤, 박하향을 얇게 풍기면서 그는 내 머리에 총구를 들이밀었다.

해리슨

네, 탕. 속았습니다

만약, 내가 지금 너를 죽이려는 의사가 있었다면, 너는 지금쯤 저세상이겠지.

케이트

어째서……

해리슨

어째서? 우리는 너와 만난 지 아직 몇시간 뿐이잖아. 어떻게 신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거야

미끼로 이용될 수도 있고, 총탄의 방패가 될 지도 모르지. 지금, 이 순간에도――

머리가 꿰뚫릴 지도 몰라. 그런 건 1미리도 상상하지 못했던건가

케이트

네가 발을 들여놓은 악의 세계는 , 이런 곳이야

――해리슨 그레이. 그는 온몸에 거짓을 휘감고 있는, 여우의 저주.

해리슨

이렇게 눈을 마주치면, 상대방의 말이 거짓인지 사실인지 알 수 있어. 이게 내 저주의 능력.

초연하게 웃으며, 그는 내게 몇번이고 거짓말을 한다.

짖궂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람. 그런데도――

칠흑같은 어둠에 삼켜질 뻔 했을 때, 이 손을 쥐어주었던 건……

해리슨

당신이 허울 좋은 일이라며 던져 버리고 싶을 정도의 그 감정에, 구원받는 녀석은 분명 많을 거야.

그게…… 네가 지금 느끼는 건, 무엇 하나도 잘못된 게 아니야.

케이트, 네 감정은 너만의 것이야. 누구도 부정할 수 있는게 아니야.

케이트

내 감정은, 나만의…… 것?

해리슨

아아, 누구에게도 짓밟혀서도 안되고, 네가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

남자들에게 사로잡혀 총을 꺼내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버렸을 때, 제일 먼저 달려와준 것은……

해리슨

……뭐야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잖아. 자, 일으켜줄까?

케이트

일어……설거예요

해리슨

네, 거짓말. 내게 네 강한 척은 통하지 않는 거 아니였어?

주인공

찾아 다니셨던 건가요……

해리슨

딱히. 우연히 발견했을 뿐

우연일 뿐이지만――

네가 “이걸” 꺼내지 않아서 다행이야. 게다가, 자신을 위해서 아니라,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지

언제든,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지켜주었던 건――

(해리슨, 당신이었어)

하지만 나는 당신이 혼자서 안아 왔던 “최대의 거짓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윌리엄

해리슨을 배신자로서 처형하겠다고 한다면…… 넌, 어떻게 할거지?

해리슨

나는 네게 지금까지 몇번이고도 거짓말을 했었지만, 지금부터 하는 말은 진심이야.

너와 나는, 사는 세계가 달라

그러니까 이 이상, 내게…… 파고 들지 마.

(당신은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지켜주었어. 그러니까, 나도)

(당신이 당신으로 있을 수 있게 지킬거야. ……당신을 혼자 두지 않아)

해리슨

……왜 네가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

어째서, 나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 거야……?

내가 거짓말을 하고, 속여서, 전원 함정에 빠지게 하려고 한 것 같지 않아?

케이트

해리, 나는

당신의 거짓을 믿고 있어요

당신의 거짓을, 믿게 해줘

해리슨

……

무수한 거짓을 파헤친 끝에 있는 단 하나의 애달픈 진실이란

해리슨

네가 있으면, 나는 평생 어둠 속을 걸을 수 있어. ……네가 나의, 태양이니까.

오늘도 나는, 당신이 하는 거짓을 애타게 사랑한다.

칠흑같은 어둠과, 태양이 가져오는 햇살이 어우러진―― 이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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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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