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이 섬짓하도록 고요한 밤이었다. 캄캄하게 내려앉은 밤하늘에는 구름 한 점 보이지 않고 희끗한 별들이 마구잡이로 흩뿌린 소금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손톱 모양의 초승달마저 서쪽 숲의 나무 끄트머리에 간신히 걸려 있는 까닭에 발치를 따르는 그림자가 사라질 것처럼 희미하고, 바람에 사부작거리는 나뭇잎마저 숨죽인 듯한 새벽. 하지만 노련한 닌자에게 있어 그런 것
오비토 생존 IF 거짓말쟁이의 고백 평생 어떠한 날이라는 것에 그리 의미를 부여해본 적 없었다. 일 년 중 특정한 하루에 관심을 부여해본 역사는 없었고, 알더라도 그것은 기일 따위의 것이었다. 그러니까, 카카시는 오늘이 모월 모일이라서 무엇을 해야겠다, 하는 결심 따위는 해본 적 없다는 소리다. 벚꽃이 피는 봄이었다. 닌전의 후유증
현대 AU 자살 소재 주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시.” “응.” “왜 하필 너와 내가 살아남았을까.” 낮은 목소리가 내려앉는다. 카카시는 침묵했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왜 하필 두 사람만 살아남았는지는. 그러나 확실히 알 수 있는 것도 하나 있었다. 두 사람은 살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 카카시가 성인이
기억의 도서관(@LIB_of_memory)님의 <솔직한 마음을 말하지 못하면 나갈 수 없는 방> 스프레드와 그 후속 스프레드를 이용해 리딩했습니다. 4차 닌계대전 이후, 호카게 직속의 암부 우치하 오비토와 6대 호카게 하타케 카카시를 상정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타로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 없는 사람이니 가볍게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 방에
현대 고등학생 IF 설정 날조 다수 여름의 맛 덥다. 더웠다.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더위가 운동장 표면을 뜨겁게 달군다. 지칠대로 지쳤는데도 주저 앉을 마음조차 들지 않을 정도였다. 카카시는 터덜터덜 걸어 나무 그늘을 찾는다. 운동장 한 귀퉁이에 있는 나무 아래에는 학생이 꽤 들어차 있었다. “수고했어.” 카카시는 건네져오는 수건을
닌전 이후 오비토 생존 If 미련 하타케 카카시가 미련하다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부정할 것이다. 몇몇 이들은 카카시가 조금 그런 구석이 있다고 할 것이며, 극히 일부의 사람만이 그 말에 긍정할 것이다. 시카마루는 극히 일부의 사람이었고, 그래서 저 사내의 미련한 짓을 두고 보기가 힘들었다. 힘들다 한들 카카시가 먼저 나서 말을 꺼내지
나는 왜이케 1~5대 호카게 사이에 6대 끼워두는 게 좋니... 시카카카 보고싶어... 그냥... 늘 죽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을 상사로 모시고 사랑해버린 시카마루... 같은거 너무 좋은 듯.... 오비카카 엠프렉 보고싶다... 4차대전의 여파가 끝날 즈음 태어난 아이... 축복 대신 증오가, 축하 대신 원망이 자리한 곳에서 우치하의 성을 달지 하타케의 성
“그 어깨에 무슨 짐을 그렇게 지고 가나. 죽은 사람이 한가득이야.” 카카시의 걸음이 멈췄다. 무슨 일이에요? 묻는 주위의 질문에 대답하지도 못한 채, 카카시는 저를 보며 쯧쯧 혀를 차고 있는 노파를 바라보았다. 노파가 그 시선을 느끼고는 당당하게 카카시의 눈을 마주보았다. 아무리 살기를 내비춘 적 없다고 해도, 카카시의 기세가 만만하지는 않았건만 노파
꿈을 꿨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없어지는 꿈. 환술을 배운 닌자에게 있어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 닌자가 사륜안을 지닌 우치하라면 더더욱. 오비토의 검은 눈동자가 한 바퀴 도르륵 굴렀다. 낯익은 방 풍경이 그를 반겼다. 부드럽게 늘어진 남색 커튼부터, 어젯밤 늦은 시각에 일을 마치고 돌아와 벗어 둔 상급닌자용 조끼까지 그대로
상닌 If Marriage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 카카시 또래에서 고아는 그리 드물지만은 않았다. 카카시만 해도 부친을 일찍 여읜 편이었고, 오비토는 조모의 손에 자랐으니까. 그러니까 카카시는 얼추 자란 이후로, 가족의 부재에 대해 달리 대단한 생각을 갖지 않았다. 다시 가족을 가질 것이라는 꿈이나 목표를 가진 적도 없었고, 오히려 따지자면
대전 이후 오비토 생존 If Lethe 차라리 모든 것을 잊어버리면 행복할까. 카카시는 고민했다. 눈앞에는 살아남은 오비토가 있었다. 그 모든 죄를 범하고 끝내 살아남아버린 오비토가 있었다. 그를 처형해야 하는 제가 있었다. 카카시는 어디론가 영영 도망가고만 싶어진다. 신이 있다면 부디 제게 딱 한 번만 도망칠 기회를 주세요. 카카시는 소망했었
오비카카 현대 고등학생 IF 우울증 / 자해 소재 주의 기타 설정 날조 다수 장마 전선이 북상하고 있습니다. 시험 첫 날이었다. 여전히 비는 퍼붓는 채였고, 날은 조금 더 선뜩해졌다. 오비토는 춥다고 징징거리면서도 하복을 입은 반면, 카카시는 여전히 동복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오비토는 어두운 옷을 입지 않았다. 카카시는 적색의 물건은 사용하
오비카카 현대 고등학생 If 죽음 / 자살 시도에 관한 상세한 묘사 존재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소재 기타 설정 날조 다수 폭력성 주의 장마 분명 아침이건만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다. 꿉꿉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카카시는 비 오는 날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고등학교 3학년의 초여름이었다. 벌써부터 뜨거운 공기는
카카시의 유약한 묘사 닌전 이후 오비토 생존 IF 救援 카카시는 제 눈 앞의 오비토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젊은 얼굴, 건강한 신체, 그리고 그와 달리 모든 것에 달관한 듯한 태도. 대전이 끝난지 20년 이상 지났다. 카카시는 호카게에서 은퇴했으며, 쉰을 넘긴 나이로 닌자 일을 그만둔 채 지내고 있었다. 물론 필요하다면 임무에 나서기는 했으나, 일
오비토 등장 X 사망소재 주의 해가 지지 않는 곳에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있다. 스물네 시간을 꼬박 걸어도 내내 새하얀 곳이 있다고 했다. 카카시는 언젠가, 죽는 날이 온다면 그곳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온통 새하얗고 지극히 추운 곳에서 눈을 감고 싶다고, 그런 소망을 품었었다. 카카시는 마지막 종이 위로 도장을 찍었다
설정 날조 심각. 원작을 따를 시 불가능한 전개. Polaris 옛 뱃사람들은 별을 보고 방향을 찾았다고 한다.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무엇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수평선 너머를 떠다니며.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가고, 그 삶만큼 다른 제각각의 길이 있다. 이 ‘길’은 닌도라고 부르는 것이기도 하고, 삶의 신념이기도 하며, 좌우명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일부를 독자적으로 해석, 차용한 부분 존재. 4차 대전 이후 오비토가 살아남았음을 가정. Prometheus 대전을 막아내고 오오츠츠키 카구야를 막아낸 뒤까지 살아남은 우치하 오비토에게 주어진 것은, 하고 많은 시간뿐이었다. 눈을 가리고, 손발을 구속해둔 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대사조차 필요 없는 이는 그렇게 시간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