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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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옐] To my little sister,

옐레나,

네가 이 편지를 보았으면 좋겠다가도 영영 보지 못했으면 좋겠어. 네가 이걸 읽고 있다는 건 내가 돌아오지 못했다는 뜻일 테니까. 나는 아직 너와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약속을 미루면서 했던 다음에 하자는 말, 늘 진심이었어. 그런데 아주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더라고. 다음이라는 건 당연히 찾아오는 게 아닌데 말이야. 특히나 우리가 하는 일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내뱉었을까. 내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 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당연해. 그걸 네 투정이라고만 여겼던 거 지금이라도 사과할게. 앞으로 읽게 될 내용이 다정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미리 미안해. 사실 아직 무슨 말을 적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 거짓말을 하지 않는 건 쉽지만, 내 생각을 전부 드러내는 건 다른 문제더라고.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계획이 성공해서 우주가 원래대로 돌아온 게 아니라면 더 읽지 마. 이대로 조금 아쉬운 작별을 하자. 그게 아니라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끝까지 읽어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부탁할게, 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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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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