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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무도 아닌, 혹은 어느 메타모프마구스의 정의

에스마일>프러드

트리거/소재 주의: 우울, 전쟁 등 폭력의 언급, 수동적 자살사고, 어린아이에 대한 위험, 가족의 위험(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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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n they go through Hellas

and gather the leaders together.

Odysseus pretends to be insane

because he does not want to go to the war.

-<The Epic Cycle>, attributed to Stasinus of Cyp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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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ed the reaper cause I knew

My time was coming can't you see

I was either gonna die

At twelve or ninety-f-ing-three

-Unsweetened Lemonade, Amélie Far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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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드, 프러드. 울지 말아요…. 당신은 아무것도 죽이지 않았어요You killed no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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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한 번. (그러나 마지막은 아니리라는 예감이 든다.) 메타모프마구스, 혹은 소위 변신 마법사의 정의. 저명한 학자 C. O. 벨의 논문에 따르면 메타모프마구스는 약 3세대에 한 번씩 자연적으로 새로 발생하는, 아주 희귀한 현상이다. 해당 형질을 가진 마법사는 신생아 때부터 자신의 머리색, 이목구비의 모양 등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음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키, 나이, 성별 등에 구애받지 않으므로 완전한 타인으로 변하는 것조차 이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편 사람, 특히 자기 자신의 몸에 변신술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이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대부분의 강력한 마법사들에게도 매우 어려우며, 따라서 이는 폴리주스 마법약이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해당 마법약에 사용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머리카락 등을 채취하는 것이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취급받는 이유가 된다. 즉. 메타모프마구스의 능력은 마법 세계에서 늘 흥미와 탐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여기까지가 건조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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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게 묻힌 것들은 기어이 돌아오기 마련이고, 켜진 등잔의 바로 아래가 가장 어둡다는 것이 오래된 경구이건만. 나는 언젠가 당신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내가 될 줄은 정말로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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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서부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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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에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이마에 총구가 겨눠졌고 이미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심리를 이해하실 수 있겠습니까 / 모든 사람의 삶은 사실 하나의 전쟁이라 믿고 있으나 / 철창과 하늘로 둘러싸인 감옥 안에서 투사의 아들딸로 태어난 나는 나면서부터 전쟁을 숨쉬듯이 앓았습니다 / 사람의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에는 그 의도보다는 그 배경이 더 깊게 작용한다고 / 언제나 냉소적으로 맹목할 수밖에는 없었고 / 평화로운 시절에, 무해한 장난거리이자 또래 아이들에게서 용돈을 뜯을 수 있는 흥밋감이 되었을 나는 이 사회에는 이 세상에는 이 시절에는 분명 누군가의 도구로서 쓰이고 말 것이라 / (우리가 알 수밖에 없었듯 폭력과 협박이 기어이 통하지 않는다면 꼭두각시처럼 사람을 조종하는 방법까지 언제나 남아 있으니) / 싸우는 이들이 필연적으로 겪는 일을 싸우기도 전에 너무 일찍 알아 버렸으니 공포에 흐려진 눈에는 앞에 놓인 갈림길이 전부 막다른 길, 막다른 길, 막다른 길로 보였고 그렇다면 차라리 굴종하며 목숨을 부지하겠다 다짐하기에는 저는 그러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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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저 자신의 운명에 대해 본 불길한 예언입니다 전쟁이 끝나지 않으니 곧 저의 시간이 다가올 거라고 어른이 너무 빨리 되거나 어쩌면 아예 어른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없다면 최소한 악화시키는 데 쓰이지는 않겠다고… …. 그렇다면 운명적인 두드림이 다가오기 전 문을 걸어잠그고 차라리 아무것도 마음에 들이지 않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비겁한 배신자라 해도 피해망상에 시달린다 하여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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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드, 저희가 열두 살 때 당신이 말하셨던 것 기억나시나요? 당신이 아니었더라도, 언젠가 사실이 밝혀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을 거라고. 저는 그 말이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사는 이 세계선에서는, 그 자리에 그때 당신이 있었잖아요. 그 일을 당신이 행했던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고, 제 생각엔… 그것이 지금 꿀벌 날개에 실려서 여기까지 당도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 사실이, 지금 막 유감스러워졌습니다. 당신이 저를 보고 말았으니까…”

“하지만.

저는, 늘, 원래부터 아무것도 아니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시도할 수는 있겠죠. 무의미한 소음으로 채우는 것. 그게 제가 원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해치지 않았어요. 지금 이 순간까지는. 그러니까 너무… 마음 쓰지는 마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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