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4박 7일 크루즈 여행기(1)
로망은 한 번쯤 이루어볼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정리를 해두려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게 한 번에... 다 끝낼 수 있는 양인지 약간 의심이 되긴 하지만... 일단 시작한다.
한편 들어가기 전 여행 정보 간략히 :
크루즈 비용 : 발코니가 있는 오션뷰 룸(2인실) 인당 약 76만원
항공 비용 : 인천에서 상해를 거쳐 싱가포르로 경유(1회) 인당 약 46만원
가져간 짐 : 해외결제카드, 여권, 옷(원피스 4벌, 반팔 셔츠 3벌, 반바지 1벌), 속옷, 잠옷, 수영복, 양말, 샌들, 양산, 우산, 샴푸, 보조배터리, 현금, 텀블러, 벌레약, 충전기, 이북리더기
완전 필수품은 아닌 것들 중 가져가길 잘했다고 생각한 것 : 텀블러, 이북리더기
필요할 것 같긴 한데 별로 안 쓴 것 : 벌레약, 수영복, 우산
별로 쓸모없었던 것 : 보조배터리, 충전기 중 C to C 케이블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는 천천히 적어보겠다.
나는 이 여행을 작년 2월에 예약했다(정확히는 친구가 해 준 거지만 어쨌든). 비행기는 작년 11월쯤 예약했던 것 같다. 날짜가 다가오면 엄청나게 떨리고 설렐 거라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지는 않았다. 일이 이래저래 겹치고 꼬이면서 바로 전날까지도 이사를 가네 마네, 전세를 더 사네 마네, 집주인이 이러쿵저러쿵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당일 아침까지는 회사에 출근해야 해서 또 회사 일은 회사 일대로 어쩌고저쩌고 중얼중얼 하느라 설렐 정신도 아예 없었다. 오히려 아침에 바리바리 싸들고 온 여행 짐을 보고 회사 사람들이 더 신나 했다. 나는... 사실 좀 심란했지만... 회사 다니면서 최초로 4일 연속 연차를 낸 마당에 그런 티를 낼 순 없어서 좀 신난 척을 했다.
나는 17일 18시 25분 비행기를 타고 인천을 떠나기로 예약했다. 점심은 생략하고 회사에서 12시에 출발할 계획이었다. 짐은 꽤나 무거웠고(그렇게 무거울 만한 물건은 안 챙긴 것 같은데 어째서) 11시쯤부터는 눈이 오기 시작했다. 설렘 대신 짜증이 치밀어 올랐으나(...) 공항철도를 탈 때쯤에는 드디어 약간 실감이 났던 것 같다. 이제 진짜로 여행을 가는구나, 하고.
직후에 언니에게 연락이 왔다. 눈이 너무 많이 오는데 비행기 뜰 수는 있는 거냐고. 나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이 날은 눈이 와서 그렇지 그렇게 추운 날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돌아올 화요일엔 한파가 예보되어 있었다. 나는 조금 고민을 하다가, 여행을 가야 할 곳들은 하나같이 덥고 한국은 춥다는 점을 고려하여 안쪽에 얇은 긴팔 긴바지를 입고 위에는 롱패딩을 입기로 했다. 더불어 혹시라도 공항이 추울 가능성을 대비하여 얇은 패딩 조끼도 하나 따로 챙겼다. 공항에서 외투를 맡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믿고 내린 결정이었다. 예약이 필요한 업체가 있고 예약이 불가능한 업체가 있으며, 당일 예약이 안 되는 업체도 있다고 한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어서(...) 당일예약을 했는데 그날 사람이 적어서 어찌어찌 통과는 됐다. F카운터에서 비행기 수속을 밟아야 하는데 업체가 N카운터 근처에 있어서 문제였을 뿐...
나는 점심을 건너뛰고 배고플 걸 걱정해서 아침에 김밥을 사다가 11시쯤 먹었는데, 공항에 도착했을 쯤엔 벌써 배가 고파져 있었다. 그래서 친구와 둘이 한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식당에서는 음식이 나오는 데 20분쯤 걸릴 거라고 했고, 우리는 그 말을 믿고 마냥 기다렸다. 그런데 어쩐지 30분이 지나고 40분이 지나도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 친구가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다. 직원은 조금 당황한 듯 달려가더니, 메뉴가 누락된 것 같다며 확인을 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시간은 벌써 2시 50분이었고 우리는 마음이 급했다. 나는 패딩도 맡기러 가야 해서 더 그랬다. 그냥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라고 말한 시점에 직원이 다시 돌아오더니 5분 내로 나올 거라고 했다. 아니, 그냥 취소하려고 했는데... 어쨌든 배고팠기에 나는 비빔밥을 거의 마시다시피 먹고, 먼저 일어나서 패딩을 맡기러 갔다.
하염없이 가로지르자니 인천공항이 왜 이렇게 넓은지... 결국 밥 먹자마자 뛰었다. 마음 같아서는 안 가고 싶었으나, 나는 롱패딩을 입고 있었고... 돌아오는 날 영하 11도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입지 않을 수도 없었으며... 후회한다 한들 이제 와서는 패딩을 달리 어찌할 방법도 없었다. 모르긴 해도 무게가 족히 1kg에 달할 그 거대한 롱패딩을 캐리어에 쑤셔박아 싱가포르까지 가져간다는 건 절대로 불가능했으니까. 무조건 맡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업체 쪽에 사람이 있었고(가끔 없어서 불러야 한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패딩 담을 가방을 꼭 따로 가져가야 한다고 해서 불안했는데(당연하지만 당일예약한 자에겐 가방 따윈 없었다) 다행히 업체 측에서 가방도 준비해 줬다. 그날 사람이 없어서 가능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만하면 빨리 끝났다고 으쓱하고 있는데 친구가 빨리 안 오냐고 물어서... 또 뛰었다...
그 뒤에 체크인을 하고,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하고(동방항공을 타면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게 왜 가능하지? 항공사도 완전히 다른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친구의 짐을 부치고, 짐 검사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대비하여 근처에서 5분 정도 대기하기로 했다. 예정된 5분이 거의 다 되어갈 즈음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잘 모르겠다. 허공에 대고 한 20분 설명을 했던 것 같다. 엑셀을... 엑셀로... 엑셀이... 엑셀은... 그 근처에 수식이... 아니 거기 말고... 물론 지시가 원활할 리는 없었다. 결국 내가 다음 주 수요일에 복귀해서 작업하는 것으로 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친구는 경악과 연민이 뒤섞인 얼굴로 나를 보았다. 아니 나도 이러려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
이제 출국 수속을 밟고 안으로 들어갈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왔지만 여전히 지문이 찍히지 않았다. 나는 이번에도 빠른 체크인을 하지 못하고 창구 직원과 면담했다. 어쨌든 금방 끝났고, 우리는 122번 카운터로 갔다. 그쪽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어렵지 않게 앉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는 사진을 많이 찍어 가기로 했기 때문에, 그 생각이 나서 얼른 게이트 앞을 찍었다. 미리부터 사진 찍는 연습을 해야 사진을 그때그때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사진을 찍자마자 안내방송이 나오더니 우리의 탑승 위치가 119번 카운터로 변경되었다고 했다. 왜 변경이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물론 이유를 아는지 모르는지가 중요하지는 않다. 우리는 짐을 끌고 119번 카운터로 이동했다. 그곳은 혼자만 층을 따로 써서 마치 다른 세상 같았다. 처음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점점 늘어났다. 그 사람들이 전부 동방항공을 타러 왔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났다. 사실 나는 동방항공에 대해 막연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그 안에서 홍콩에 관련된 발언을 하면 사람을 막 어디로 끌고 가 버린다는 둥...) 다들 이렇게 많이 탄다고? 같은 기분이었달까. 11시부터 눈이 와서 체크인을 할 때도 비행기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있었고 나도 조금 우려가 되었으나, 다행히 탑승수속은 정시에 시작되었다. 친구는 위탁 수하물 칸이 꽉 차서 짐을 못 넣을 것을 걱정해서 짐을 부쳤으나, 우리가 워낙 빨리 탄 탓에 공간이 널널했다. 아, 내가 넣을 때는 그랬다는 뜻이다. 나중에 보니 승무원들이 없는 칸을 만들어 내려고 정말 기를 쓰고 있었다... 일찍 타기 망정이지.
두어 시간 가량의 짧은 비행이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기내식이 나왔다. 구성은 모닝빵과 버터, 볶음고추장, 마파두부밥, 파스타 샐러드, 카스테라 한 조각, 매일에서 나온 오렌지 주스. 사실 기대하지 않아서 그런지 꽤 맛있게 느껴졌다. 이만하면 기내식치고 훌륭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나머지는 싹싹 비우고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여(?) 볶음고추장만 가방에 따로 챙겨 두었다.
상해 공항은 바닷가에 있었다. 눈으로 볼 때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비행기 창문 밖으로 야경 사진을 찍다가 알게 되었다. 야경은 퍽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상해 공항은 엄청나게 넓은 모양이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굉장한 소프트 랜딩으로 도착했는데, 그러고도 15분 가까이,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을 비행기가 땅에서 계속해서 달려갔다. 비행기가 아니라 자동차가 된 듯이. 그래도 셔틀버스를 갈아타거나 하지 않고 연결통로를 통해 내릴 수는 있었다. 밤의 상해 공항은 한산했고, 우리 말고는 내린 사람도 거의 없어 보였다. 연결 통로는 국내선과 국제선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간체자 중 일부 한자와 영어를 끼워 맞춰 가며 길을 따라갔다. 공항 직원들은 대부분 영어를 거의 못 했고, 사실 대부분 의사소통은 바디랭귀지로 이루어졌기에 별로 할 필요도 없었다. 셀프 카운터 같은 것도 있었는데, 기계가 거의 제 기능을 하지 못 해서 우리는 그냥 직원이 있는 쪽으로 갔다. 나는 경유가 이번이 처음이었고, 친구는 경유를 많이 해보았으나 중국 공항에서 경유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고 몇 번 겁을 주었다. 그래서 사실 나는 굉장히 긴장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들여보내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잠깐씩 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아주 순조롭게 게이트를 통과했고, 다음 비행기를 갈아타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사람을 피해서 찍으려다 보니 천장만 보이는 상해 공항)
목이 말라서 음수대에서 물을 조금 마셨다. 상해 공항 음수대는 꼬깔콘 모양의 종이컵에 물을 받아서 먹게끔 되어 있었다. 근처에는 자판기도 있었으나, 카드를 사용할 방법이 전혀 없었고, 우리는 중국 돈이나 QR코드가 없었기에 뽑을 수가 없었다. 공항은 무척 넓었고, 의자도 많았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의자를 혼자 서너 개씩 차지하고 드러누워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은 잠이 들었는지 코를 골았다. 코고는 소리가 엄청나게 커서 근처 10여 미터 일대에서는 그 소리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3시간 반을 대기해야 했다. 나는 이북리더기를 꺼내 놓고 책을 읽었다. 이윽고 다음 비행기가 도착해서 우리를 차곡차곡 실었다. 23시 55분이었다.
새로 갈아탄 비행기는 그전 것보다 더 컸고, 좌석 등받이에 개별 화면도 있었으며, USB를 연결하여 핸드폰을 충전할 수도 있었다(그렇다, C to C가 아닌 USB to C만 사용 가능했다). 뒤나 옆에 다른 사람이 없는 좌석이라 앉아 있기도 편했다. 우리는 한결 마음 편히 앉아서 한숨을 돌렸다. 그쯤에는 두 사람 다 제법 피곤했다. 경유를 잘 끝냈다는 안도감에 긴장도 풀렸다. 우리는 이륙 전 안내 방송을 할 때까지 잠시 앉아 있다가, 이내 잠들고 말았다.
1시간이나 지났을까, 누군가가 우리를 깨웠다. 주스를 뭘 마실지를 물었다. 친구는 경험상 이렇게 되면 그 뒤에 밥이 오던데 라고 중얼거렸다. 나는 설마 그럴 리 있겠느냐고 했다. 그야 시간이 이미 자정을 넘긴 상황이었으니까. 원래대로라면 다들 잘 시간이 아닌가. 그러나 친구의 촉은 정확했고, 승무원들은 되돌아 나가면서 뭘 먹을 거냐고 물었다. 치킨과 무슨 라이스가 있다고 했다. 라이스라는 건 알겠는데 무슨 라이스인지를 모르겠어서 한 번 되물어도 보았으나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치킨을 골랐다. 메뉴는 치킨 누들, 감자 연어 샐러드, 뭘로 만든 것인지 잘 알 수 없는 과자 두 종류, 메론과 비슷하지만 배 같은 식감이 느껴지는 열대 과일, 100ml 가량의 물. 치킨 누들은 중간까지 맛있다가 그 이후로 급격히 물렸고, 연어 샐러드가 맛있었다. 과자들까지 그 자리에서 후딱 먹었으나 지금도 뭘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고 난 뒤엔 다시 잠들었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실로 완전한 사육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창이 공항에 내리려고 하고 있었다.
창이 공항은 엄청나게... 컸고...(상해도 컸을지 모르나 거긴 돌아다닌 곳이 별로 없고, 창이는 여러 의미로 아주 많이 쏘다녔다) 화려하고... 식덕의 천국 같은 곳이었다. 어디를 보아도 살아있는 식물이 가득했다. 정말 하나하나 신경 써서 관리했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5시 반 가량의 퍽 이른 시간이었고, 우리는 딱히 갈 곳이 없었다. 친구는 크루즈 탑승 수속을 밟으려면 10시 정도는 되어야 할 거라고 말했다. 항구까지는 그랩을 이용하여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6시에 택시를 타고 거기 가는 게 좋은 생각 같지는 않았다... 우리는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가 의자에 앉아서 공항 근처의 볼거리를 검색했다. 창이 공항 옆에는 쥬얼이라는 별도의 공간이 있는데 거기 볼 게 많다는 모양이었다. 심지어 공항 어딘가에는 포켓몬 센터도 있다고 했다. 친구는 엄청나게 관심을 보였으나, 그게 구체적으로 어디 있는지는 아무도 적어 놓지 않았다(...). 우리는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서 위치를 물었다. 나는 또박또박 '포켓몬스터 센터' 라고 물었고, 직원은 의아한 얼굴로 나를 보다가 '아, 포켓몬?' 이라고 되물었다. 이 즈음부터 나는... 눈치를 챘어야 했다. 앞으로의 여정에... 아주 많은 애로가 꽃피리라는 것을...
어쨌든 포켓몬 센터도 쥬얼에 있다고 했다. 우리는 쥬얼로 이동하기로 했다.
쥬얼은 별천지 같았다. 저런 커다란 인조 폭포도 있었고(시간이 일러서 이때는 물이 떨어지지 않았다) 여러 가지 식당이나 카페, 쇼핑몰도 있었으며, 엄청 크고 호텔 같은 화장실도 있었다. 우리는 그 화장실에서 옷을 반팔로 갈아입었다. 긴팔 옷과 패딩 조끼를 캐리어에 구겨 박은 후, 아침거리를 찾기로 했다. 여전히 시간이 너무 일러서 문을 연 곳이 거의 없었기에 메뉴는 반쯤 강제로 카야 토스트로 결정되었다. 가게에서는 차와 토스트를 세트로 팔았는데, 알아볼 수 있는 차가 단 하나도 없었다. 우리는 일단 분위기상 커피는 아닌 것 같은 메뉴 중 두 가지를 랜덤으로 골랐고, 생각보다는 입에 맞는 차가 나온 것에 기뻐했다.
그 뒤 친구는 오렌지 주스 이야기를 꺼냈다. 오렌지를 3개인가 4개를 통째로 착즙해 만들어주는 주스가 있다나. 심지어 용산에도 그 자판기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거기서 먹으면 이 맛이 아니라고. 우리는 블로그를 뒤지다가 결국 구글 지도까지 동원했다. 마침 쥬얼 4층에도 자판기가 있었다!
(우리는 이 여행 동안 이 주스를 네 번이나 먹게 된다...)
포켓몬 센터도 마침 4층에 있었기에 자판기를 찾던 중 센터 앞을 지나치게 되었다. 문은 열려 있지 않았고 친구는 알기 쉽게 실망했다. 아직 아홉 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라 아무래도 그럴 법 하다 싶었다. 우리는 자판기 근처 돌 의자에 앉아서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더 이상 할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친구는 분수쇼 시간을 검색한 후, 오후 다섯 시라고 했다(나중에 알게 된 바에 의하면 아니었다). 물론 그 시간에는 이미 배를 타고 있어야 하기에 그때까지 쥬얼에 머무를 수는 없었다. 월요일에도 한 번 더 싱가포르로 돌아오게 될 테니 분수쇼는 그때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좀 이르나마 그랩으로 택시를 불러 항구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직 배는 보지도 못 했지만... 저의 체력이 바닥났기에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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