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관우가 가는 곳에

하와이에서 생긴 일

* 굳이 표기하자면, 대협→정환수겸 여기는 지상 최대의 휴양지, 하와이. 이곳에서 무려 6박 7일의 꿀 같은 신혼여행…을 빙자한 휴가를 즐기는 중이었는데, 난데없이 내 남편의 전 애인을 마주치고야 말았다면? 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전개에 당황할 새도 없이, 이쪽으로 오는 정환을 향해 수겸이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오지 마. 이리 오지 말고 저쪽으

내가 청림관에 머물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올해 8월 11일의 일이었다. 청림관—그 숙박업소의 존재에 대하여 알게 된 때는 그보다 훨씬 이전의 시점이다. 이 부근에 호화로운 숙박업소가 하나 생겼다더라 하는 소문이 무성하였던 것이 지지난해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 소문을 물론 들었고, 기본 호텔의 골조에 나무 기둥을 덧붙이고 기와지붕을 덧씌운 외양이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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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 메타적 편의를 위해, ‘지구’의 ‘인간’ 시점으로 서술되었습니다.) 멀고도 가까울 수도 있는 미래, 지구를 기준하여 3025년 1월. 그래요, 인류의 과학은 발전했습니다. 유물론적으로 존재한다면 그것을 설명하는 것이 과학의 도리. 일명 차원이동, 시공간을 접어 빛의 속도보다는 느리지만 물리적인 ‘시간’으로는 분명히 매우 빠르게 ‘공간 점프’할 수 있

사문주

“우리 이제 그만해요.” 누가 먼저 그렇게 말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고, 그가 구해두었던 우리의 집에서 나는 짐을 챙겨들고 나왔다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일어난 일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은 단지 그 두 줄이 전부였다. 어느 때와 다름 없는 일상이었고, 그저 서로 대화를 나누는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 정도였다. 그렇게 지나기를 몇

어느새 다다른 제 숙소 앞에서 짧게 감사인사를 하고 익숙한 공간에 돌아온 박무현은 문득 생각했다. ‘나… 반했나?’ 뭔소리야. 차가운 이과남성 박무현은 금세 제 생각을 부정했다. 미디어가 주입한 사랑의 방정식이 뇌에 어지간히도 스며들어있구나. 불을 끄고 침대에 누운 박무현은 보다 논리적으로 접근해보기로 했다. 해저기지에 와서 놀란 것 중에는 폭력사태와 치

Fabula

아무르 보육원, 햇살 따뜻한 그곳에 두번째 태양이 떠오른다. Do-Re-Mi (Audio) 이제 화성은 당신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아이테리아_신원증명서 [두번째 태양]“화성, 두번째 태양이라고 불러주지 않을래?” 복잡한 건 몰라, 단순하게 이야기해줘. 너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너희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어.. . . ‘이야기’란 그런 거잖

1부 역류 - 김재희 파트 / 해제 기반 원작날조, 커플링 요소 있습니다.

김재희 X 박무현 X 신해량 逆流 (역류) 뱀은 내가 오늘 아침의 박무현에게 라피스라줄리 목걸이를 버리는 걸 보고 만족한 듯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더니 내 허리를 다시 물었다. 그러자 내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마치 옆 방에 있는 것처럼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손 뻗으면 내가 그 시간에 닿을 것처럼 선명했다. 8번의 삶과 죽음들이 이미 내가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