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용

낚시

스터디용 연성

드림용 by Garn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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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이 세상을 비추는 잠, 푸른 잔디밭에 홀로 있는 작은 연못, 그곳에 드리운 낚싯대, 그것을 쥐고 바닥에 앉아 있는 작은 소년.

지루함을 숨기지도 않고 반쯤 졸며 낚시하던 소년의 곁에 한 청년이 다가섰다.

“어쩐 일로 낚시를 다 하고 있습니까, 리온?”

“…톨비쉬?”

조느라 흐트러진 소년, 리온의 앞머리를 부드러운 손길로 정돈하며 청년, 톨비쉬가 웃었다.

한 손으로는 가방을 뒤적이며 남은 손으로는 낚싯대를 거두려고 하는 리온을 조심스럽게 붙잡아 말린 톨비쉬가 낚싯대를 쥔 리온을 살며시 안아 들어 제 허벅지에 앉혔다.

“조금 전까지 맨바닥에 앉아 있어서 더러울 텐데….”

난처해하며 자신이 앉아 있는 톨비쉬의 허벅지를 힐긋대는 리온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톨비쉬가 한 손으로 리온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괜찮습니다. 제가 당신과 닿아있고 싶으니까요.”

잠시 저를 힐긋 바라보다 고개를 살짝 흔들며 다시 연못을 보고 있는 리온을 보고 싱긋 웃은 톨비쉬가 리온을 허벅지에 앉혀둔 채 자신도 낚시를 준비했다.

“너도 낚시하게?”

“본래라면 이렇게 작은 연못에선 낚시를 함께 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다행히 지금의 당신은 물고기를 낚는 것 같지는 않아서요. 비록 서로 낚는 것은 다르겠지만 함께 낚시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낚시를 잘하지만, 좋아하진 않으니까, 이야기를 꺼내진 않았지만요.”

“네가 낚시가 취미인 건 알지만….”

톨비쉬의 시선을 슬그머니 피한 리온이 중얼거렸다.

“언제 입질이 올지 몰라서 기다리는 시간도, 그렇게 입질이 와서 열심히 낚았더니 잡어인 것도 영 재미가 없어서….”

싱긋 웃으며 연못에 자신의 낚싯대를 드리운 톨비쉬가 리온의 정수리에 제 뺨을 대었다.

“혼자 낚시를 할 때, 이 세상에 나와 낚싯대만 있는 것 같은 조용함은 나에게도 즐기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조용함은 간혹 내가 잊고자 무의식에 묻어둔 것들이 의식으로 드러나게 하죠. 언제 도달할지 모를 미래를 보고 행한 모든 일들에 대한 것들 말입니다. 내가 뒤로하고 떠나야 했던 것들, 오랫동안 듣지 못한 답변,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고뇌 같은 것.”

톨비쉬의 말을 듣고 그의 표정을 확인하려고 하는 리온을 한쪽 팔로 허리를 감는 것만으로 막은 톨비쉬가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도 낚시를 꽤 좋아했습니다. 그때의 나 역시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한 명의 낚시꾼이라고, 주신께서 안배하신 바람직한 미래를 낚을 수 있을 거라고 믿음을 다지는 시간이기도 했으니까요.”

리온이 말없이 제 허리를 감은 톨비쉬의 팔을 토닥이며 그의 품에 기대자 톨비쉬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지금도 에린의 각지에선 이계신을 비롯한 여러 위험 요소가 기회를 엿보고 있고, 나는 그 징후를 미리 찾아내어 최대한 방지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리온의 허리를 감은 팔을 풀어낸 톨비쉬가 눈썹을 팔자로 늘어트린 채 저를 올려다보는 리온과 눈을 맞추고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가끔 이렇게 당신과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의 휴식이며, 더없이 소중한 순간이죠.”

“…가끔은 같이 낚시할까?”

한 손에만 낚싯대를 쥔 채로 제품에 기대는 리온을 낚싯대를 잡느라 한 팔로만 토닥이며 톨비쉬는 웃었다.

“좋군요. 입질을 기다리는 시간을 혼자만의 고뇌가 아니라 우리의 대화로 채우면 당신에게도 낚시가 훨씬 덜 지루하겠죠. …지금도.”

흔들리는 리온의 낚싯대를 보며 톨비쉬가 리온의 귓가에 속삭였다.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입질이 왔군요.”

톨비쉬의 품에서 벌떡 일어난 리온이 낚싯대로 연못에 비치는 밤하늘, 그 하늘을 수놓은 별자리의 모습을 그리고 낚싯줄을 감았다. 어느새 별빛을 닮은 빛을 뿜어내는 조각을 손에 든 리온을 보며 톨비쉬가 웃었다.

그런 톨비쉬를 보며 마주 웃은 리온이 조각을 가방에 넣고 다시 낚싯바늘에 미끼를 끼워 연못에 던졌다.

다시 톨비쉬의 허벅지에 앉는 리온의 허리를 톨비쉬의 한쪽 팔이 감쌌고, 둘은 반짝이는 별이 가득 비치는 연못을 보며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었다.

두 사람의 일상에서는 드문, 평화로운 한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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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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