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마이 비즈로그 숏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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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의 믿음직한 오른팔, 키세 유즈루의 시선으로 쓰는 Aporia 본부의 일상. 마이페이스인 스오우와 수다쟁이 앵무새 레어군의 대화 속 별자리 운세로 시작하는 오후의 한 때에 발생한 업무. 언뜻 보기엔 엄격해 보이는 코사카의 지시에는 그다운 “상냥함”이 숨겨져 있고…


극히 평범한 인간이고,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도 내 안에서 무언가를 특별하다고 한다면. 틀림없이 이 장소겠지, 라고 생각한다.

―앗?! 아이아이 큰일이야.

아이아이, 큰일이닷

시끄러워

예약 손님도 없는 한가로운 평일 오후. 갑자기 소리를 지른 로카씨를 레어가 따라 하고, 바로 아이씨가 대답한다. 언제나처럼 기분 좋은 템포가 흐뭇해서 나는 작게 웃었다.

오늘 12위는 양자리인 당신……!

알 바 아냐.

럭키 아이템은 오뎅! 어떡할래? 사 올까? 어떤 종류가 좋아?

가까이 오지 마.

건너편 자리에서 몸을 내밀어 온 로카씨를 한 손으로 밀어내면서도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작업을 계속하지만 건네오는 말에는 하나하나 대답을 한다. 아이씨답네, 라고 생각했다.

마담·버터플라이의 데일리 포츈인가요.

응. 참고로 물고기자리의 당신은 6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하루야.

좋네요. 사자자리는 어떤가요?

무려 3위네! 평소에 가지 않는 장소에 해피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도……래! 설레버리는걸, 역시 오뎅 사 올까?!

갈 거면 빨리 가. 가능한 먼 가게로.

OK, 엄청난 걸 찾아오지! 유즈군은 어떤 종류가 좋아?

감사합니다. 전 뭐든지 맛있게 먹을게요.

우문이었네! 그럼 다녀올게.

싫―어 싫―어, 가지맛?

에엣~? 곤란하네에. 알아, 내가 없으면 매우 외롭겠지. 하지만 눈물 닦고 웃는 얼굴로 배웅해 주면 기쁠 거야……자, 웃어, 아이아이!

웃어 아이아이!

나한테 지시하지 마.

아하하. 제가 대신 갈까요?

오, 대신이라고 하지 말고 같이 가자, 도쿄 오뎅 탐험!

혼자 가. 일하지 않는 놈이 유즈루의 일을 늘리지 마.

아이아이는 만만치 않네! 그래도 확실히 맞는 말이니 난 외로움을 가슴에 안고 혼자서 떠나도록 할까.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다시 만날 날까지”라고 크게 손을 흔들며 로카씨는 힘차게 출발했다. 문이 닫히는 데에 맞춰 아이씨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에 내가 컵을 들고 일어나니 예상한 대로 말을 건다.

유즈루.

네. 같은 걸로 드릴까요?

그래.

레어군, 바압?

로카씨가 돌아오면 줄게.

(…… 응?)

내밀어진 빈 머그컵을 받아 들면서 문득 시야 한쪽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로카씨의 책상에 늘어선 “친구” 중 하나인 도마뱀 마스코트 몇 개가 칸막이를 넘어 아이씨의 책상에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아아. 아까 상당히 기세 좋게 일어났었으니까……)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이씨의 시야에도 도마뱀이 들어왔는지 딱 움직임이 멈췄다.

……

얼굴을 찡그리고 한숨을 쉬면서 핑크와 오렌지, 초록의 작은 도마뱀을 든 아이씨는 그대로 일어서서―건너편 로카씨의 책상에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그들을 돌려놓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업무를 재개한다.

…… 드세요. 여기 둘게요.

그래.

그 행동을 굳이 언급하지 않은 채 커피 리필을 건네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앉기 전에 무심코 로카씨의 책상 위를 확인하자 그곳엔 제대로 평소 위치, 평소와 같은 순서, 방향으로 3마리가 줄 서 있다.

(역시 기억하고 있었구나. 모두의 자리)

그러고보니 어제 전화 왔던 키호씨 ……. …… 뭐야 그 표정

아뇨, 아무것도. 키호씨의 다음주 의뢰 건이죠. 그거라면……

따뜻함이 가슴에 퍼져 자연스럽게 풀어진 얼굴을 어떻게든 다잡는다. 아이씨답네, 라고 생각했다.


―유즈루. 오늘 조금 남아.

무사히 아무 사건 없는 하루를 보내고 업무도 정리하고. 정각까지 15분 남은 타이밍에 전해진 한마디에 나보다 먼저 소리를 지른 것은 코우군이었다.

진짜? 유즈루 야근? 라멘 먹으러 가려고 기다렸는데.

다음 주 초까지 요청한 투자자를 위한 정기 보고서가 내일 밤에 필요해졌어.

아아, 그건…… 알겠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걸리지?

음, 대략 되어 있으니까 1시간 정도면 마무리 할 수있을 것 같고…… 내일 일찍 확인해주신다면 낮에는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일 밤이라면 문제 없이 시간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럼 오늘 밤에 수정까지 끝낸다.

에. 하지만 아이씨 어제도 회식으로 늦게까지

1시간 잔다. 그동안 저녁 먹고 와.

아,

단호하게 말하며 아이씨는 자료실로 들어갔다.

아―아―. 우리 전하는 여전하네.

…… 정말 못 당하겠어.

아니, 유즈루는 싸우면 이길거라니까. 법은 네 편입니다.

아하하. 왜 아이씨가 적이 된거야.

유즈루가 된다고 했으니까, 내일 해도 충분히 맞출 수 있는데. 그걸 오늘 밤에 끝내라는 무리한 요구는 아무래도 같은 편의 행동은 아니잖아?

오늘 밤에 끝내는 게 좋은 건 아이씨가 아니라 내 쪽이니까.

유즈루 쪽?

내일 휴가거든.

휴가…… 아, 병원?

응. 그러니까 아마 그렇게 늦게까지 남지 않을거야.

아, 그렇네. 못한 부분은 자기가 할 테니까 인수인계를 위해 “조금 남아”인건가.

? 응. 그렇게 말했었지?

아니?

엣.

저 말에서 그걸 당연하게 알아차리는 건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해.

특별한 능력은 과장이야.

과장 아니야. 우리 가게에서 그 사람을 두고 “상냥하다”고 생각하는 건 유즈루 정도라고.

그건 뭐, 역시 입장 때문에 엄격한 면을 보여줄 기회가 더 많아서.

전하의 그건 입장 때문이나 그런게 아니고, 성격. 대학 때부터 그랬어. 내가 보증할게.

아하하. 코우군이 보증하면 어렵네.

뭐 아이씨가 상냥하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그보다도 유즈루의 사람 보는 눈이 상냥하다는 게 큰거지.

조금 어이가 없는 듯이, 그러나 부정의 빛은 조금도 없이, 느긋하고 부드럽게 코우군이 웃었다.

……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고마워.

천만에. 그럼 난 라멘 먹으러 갈건데 그 전에 심부름 정도는 해줄게. 뭐 먹고 싶어?

에?

유즈루는 그런 아이씨를 기다리게 하고 마음 편히 밥 먹으러 나가지 못하잖아.

…… 나 그거 말했나?

말은 안했지만 했어.

…… 특수 능력이네.

일어선 코우군과 몇 초동안 마주보고, 먼저 웃은 코우군을 따라 웃어 버렸다.

그러고보니 로카씨, 어떻게 된걸까. 오뎅.

오뎅?

오늘 아이씨의 럭키 아이템이래. 사온다고 낮에 나갔는데 그 이후로 소식이 없네.

여전히 자유로워서 웃기다. 그래도 좋네. 오뎅. 채택.

그렇게 말하고 2명분의 저녁을 사러 간 코우군을 배웅하고, 나는 컴퓨터로 돌아왔다.

(휴식은 1시간이라고 했으니까 그때까지 …… 음. 아마 할 수 있어.)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케이지에서 몸을 움직이는 날개 소리가 들려와 반사적으로 타이핑의 스피드를 조금 늦췄다. 그것이, 잔업 할 때는 꼭 자료실에 틀어박히는 아이씨와 어느정도 연결되어 다시 따뜻한 마음이 생겼다.

“아이씨가 상냥하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그보다도 유즈루의 사람 보는 눈이 상냥하다는 게 큰거지.”

…… 역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오늘 하루, 내가 본 것을 하나씩 떠올리며, 다시금 생각했다. 흘러나온 기침 소리에 맞춰 레어가 서 있는 나무 위에서 작게 흔들렸다.

평범하고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친절하다고 누군가가 말해 줄 정도의 인간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적어도 누군가의 친절을 알아 줄 수 있는 자신이 되도록. 알아주고 답해줄 수 있는 자신이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나를 구해준 사람이 지금 잠시라도 상냥하고 좋은 꿈을 꾸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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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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