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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화
가게 안 전체에 울리는 듯한 강한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어깨가 움찔 떨렸다.
그것을 낸 사람이 소파에 앉아 있던 남성이란 것을 알아챈 때에는,
그는 이미 빠르게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어서—
두 의미로 숨을 삼켰다.
야시로 이토 : (에…… 어, 엄청나게 예쁜, 모르는 사람이 엄청나게 진지한 얼굴로 다가오고 있어.)
다테 유키무라 : 로카, 스톱! 여긴 네 영역이 아니니까 말야!?
야시로 이토 : (……로카…… 로카 씨, 인가. 유키 씨의 지인이구나.)
스오우 로카 : 그치만, 유키무—! 이런 걸 가만히 듣고 있을 수는 없어.
다테 유키무라 : 그래, 진정해. 워워.
다테 유키무라 : 뭐 솔직히 도중부터 언제 치고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긴장하면서 듣고 있긴 했어.
다테 유키무라 : 우리 손님에게 겁주지 마. 이번 건 나도 꽤 놀랐으니까.
스오우 로카 : 그것에 관해선 사과할게. 하지만…… 윽.
다테 유키무라 : 어떻게 해서든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끼어 들어온 시점에서 알고 있으니까.
스오우 로카 : !
야시로 이토 : (……말하고 싶은 것?)
다테 유키무라 : 일단은 진정해. 아무튼, 초면에 그 기세는 위험해. 잘못하면 신고당할만한 사안이니까.
스오우 로카 : ……이거 실례했어! 확실히, 필요한 절차를 조금 까먹고 말았네.
스오우 로카 : 우선 인사를 해도 될까?
야시로 이토 : ……네……?
다테 유키무라 : 이토 쨩 미안해. 내 친구인데, 멀리 떼어놓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줘.
다테 유키무라 : 책임지고 가게 밖으로 내가 밀고 나갈테니까.
야시로 이토 : (밀고 나간다고……)
스오우 로카 : 안심해줘, 결코 수상한 사람은 아니니까☆
다테 유키무라 : 그건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스오우 로카 : 나는 스오우 로카. 이쪽에 있는 유키무, 다테 유키무라 군과는 흔히 말하는 절친이지!
스오우 로카 : 가볍게 로카라고 불러줘. 만나서 기뻐.
[본부]
스오우 로카
야시로 이토 : (이거, 나도 자기소개할 흐름…… 이겠지?)
야시로 이토 : ……. 야시로입니다.
스오우 로카 : 야시로 씨! 이거, 처음 뵙겠습니다!
야시로 이토 : (아아 어떡하지, 눈을 보고 말하는 타입의 쾌활한 사람이다. 밝다…… 차 헤드라이트보다 밝은 것 같아.)
스오우 로카 : 야시로 씨는, 초면인 상대랑 악수할 수 있는 타입이야?
야시로 이토 : (악수!?)
야시로 이토 : ……저기. 이런, 평범한 거라면?
예상 외의 질문에 당황한 결과, 자신의 양손으로 ‘평범’한 악수를 실연한 나를
그—로카 씨는, 질색도 팔색도 하지 않은 채 상냥하게 웃었다.
야시로 이토 : (……에.)
스오우 로카 : 그럼 평범한 걸로! 자, 나이스 투 미츄~♪
힘 좋게 나의 손을 잡고, 붕붕 힘 좋게 흔든다…… 고 생각했지만. 그는 아주 신사적으로 손을 내밀기만 했고
내가 손을 잡은 뒤에도 금방 움직이지 않고, 이쪽이 쥐는 것을 기다린 후에 비슷한 정도의 힘으로 부드럽게 손을 쥐었다.
야시로 이토 : (……아까의 웃음도, 이 악수도. 잘은 말할 수 없지만 뭔가, 굉장히— 의외다.)
야시로 이토 : (단순히 말도 안 되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한 사람이네.)
다테 유키무라 : …….
스오우 로카 : 몰래 들으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네 이야기가 들려 와서.
스오우 로카 :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어 버렸어. 미안해.
야시로 이토 : 아…… 아뇨. 저야말로, 목소리가 컸나 보네요. 죄송합니다.
스오우 로카 : 사과하지 말아줘.
스오우 로카 : 방금 있었던 일도, 아까 말했던 건도. 네가 사과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어.
야시로 이토 : 에……
스오우 로카 : 말해도 괜찮아. ‘나는 잘못하지 않았다’고.
야시로 이토 : (……. 어째서.)
스오우 로카 : 누군가를 대신해서 자신을 죄인으로 만들고 포기해 버린다니
스오우 로카 : 그런 슬픈 짓, 하지 않아도 괜찮아.
야시로 이토 : …….
로카 씨의 말도, 시선도, 아마 마음도 전부 올곧게 나에게 전해져 와서
이 사람은, 지금 방금 만났을 뿐인 나에게 어째서 저렇게까지, 라는 당혹스러움 속에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싫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아주 조금도.
그러니 자신의 입에서 그런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야시로 이토 : —감사합니다.
스오우 로카 : ……!
스오우 로카 : 인사를 받을 정도는 아냐. 하지만…… 천만에!
야시로 이토 : (굉장히, 기뻐 보이는 얼굴.)
그것에 이끌리듯, 굳어져 있던 얼굴이 나도 모르게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야시로 이토 : (어라. 조금이지만, 웃고 있어?)
스오우 로카 : …….
스오우 로카 : ……응. 정했어.
야시로 이토 : ?
다테 유키무라 : 뭐를?
스오우 로카 : 이야기가 들려왔던 순간부터 생각은 했었지만, 방금의 미소를 보고 확신했어.
스오우 로카 : 내가 찾고 있었던 것은, 야시로 씨가 틀림 없어!
야시로 이토 : 에
다테 유키무라 : 아니, 아니 기다려. 그런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더니
다테 유키무라 : 추파는 아니지, 갑자기 무슨 짓이야.
스오우 로카 : 확실히 야시로 씨는 매력적인 사람이지만, 그런 걸로 착각을 하다니 너무하네.
스오우 로카 : 이건, Aporia 오너로서의 스카우트야!
야시로 이토 : 스카우트, 라면.
스오우 로카 : 아니면 헤드 헌팅이라고 해야 하려나?
다테 유키무라 : 오너로서라니, 로카…… 에. 설마, Aporia에?
스오우 로카 : 역시 유키무, 눈치가 빠르네!
야시로 이토 : ……아포리아?
스오우 로카 : 이 빌딩 맨 꼭대기 층에 있는, 아는 사람만 아는 유명 가게의 이름이야.
스오우 로카 : 무엇을 감추랴, 내가 그곳의 오너지!
야시로 이토 : !?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변하지 않는 일상이,
하나의 계기로 인해 의외로 아주 가볍게 풀린단 것을.
나에게 있어서 그것이,
오늘 이곳에 찾아온다는 것을.
스오우 로카 : 그런 나로부터 야시로 씨에게, 중요한 상담…… 부탁…… 아니, 어느 쪽도 아니야.
스오우 로카 : 엄청난 제안이 있어!
기묘한 관계, 얽힌 연.
그것은 ‘틈새’인가, ‘실마리’인가—
스오우 로카 : 야시로 씨는 지금부터, 우리 쪽에서 일하도록 해!
야시로 이토 : 네?
스오우 로카 : 나의 대리, 즉…… 오너 대리로서!
야시로 이토 : …….
야시로 이토 : ……네?
나의 일상을 아주 가볍게 바꾼 그 제안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키세 유즈루 :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키세 유즈루 : 으음~……. 정리할까.
레아 : ! 레아! 레아 군, 밥이야! 자아!!
키세 유즈루 : 막 먹은 참이잖아.
레아 : 오우……
키세 유즈루 : ? 로카 씨네……
키세 유즈루 : 수고하십니다, 키세입니다. 네, 아직 사무소에 있어요.
키세 유즈루 : 아이 씨는 벌써 나가셨어요. 전화 안 되나요?
키세 유즈루 : 바쁜 용건이라면, 저도 연락을 해볼까요?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키세 유즈루 : ……. 네……
키세 유즈루 : —에
코우사카 아이 : —‘대역’을 찾았다고?
키세 유즈루 : [네. 아직 자세한 것은 듣지 못했지만 유키 씨의…… CAFNÉ의 손님이라고 하셨어요.]
코우사카 아이 : 유키 씨가 소개한 건가.
키세 유즈루 : [아뇨,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로카 씨가 그 자리에서 스카우트했다고 했던 것 같은……?]
키세 유즈루 : [야시로 이토 씨, 라는 사람이에요.]
코우사카 아이 : ……야시로, 이토.
키세 유즈루 : [아무튼 지금, CAFNÉ에 오고 계신다고 해요. 저는 이 뒤에, 조금 이야기를 나누기로 되었어요.]
키세 유즈루 : [아이 씨, 어떻게 하실 건가요?]
코우사카 아이 : …….
키세 유즈루 : [……아이 씨?]
코우사카 아이 : ……들린다.
코우사카 아이 : 나는 다음에 다시 시간을 잡지. 만일, 무언가 큰 분쟁이 생겼을 때만 불러라.
코우사카 아이 : 키호 씨와 리쿠 씨에겐, 오늘 중으로 연락을 하도록 로카에게 전달하고.
키세 유즈루 :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코우사카 아이 : 그래.
코우사카 아이 : ……. 야시로…….
코우사카 아이 :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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