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 리크먼

임무 로그 - 어린 변이체 관리

낙원탈출기록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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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관들을 대하는 일반적인 태도 이상으로, 레아 - 혹은 ‘그들의 셰에라자드’를 대하는 로드들의 태도는 그들의 각양각색인 외모나 능력만큼이나 다양했다. 어른이 된 후에도 부모의 집으로 돌아오듯 틈만 나면 얼굴을 비추는 어리광 많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은 그런 유치한 놀이는 진작에 졸업했다는 듯 짐짓 콧대를 세우고 여봐라는 듯 무관심을 과시하는 경우도 있었다(주로 성년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로드들이 이렇게 행동했다). 그저 인생의 아랫목 어디쯤 어디에 놓여진 가구들 가운데 하나인 것처럼 레아를 대하는 로드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 혹은 거의 모두가. 소수의 예외는 있었다 - 공통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든지 간에, 어찌됐든 그 나름의 방식으로 레아를 소중하게 여기고, 그와 함께했던 나날을 그리워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레아가 손짓 하나로 나무 오두막을 으리으리한 궁전으로, 촛불의 그림자를 무시무시한 유령으로 바꾸어 아이들을 매료시키는 이야기꾼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이상으로, 그가 이 내키지 않는 연극 배우들로 가득찬 낙원에서, 넘칠 정도로 순전한 진심으로 그들을 사랑하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발설되지 않은 진실들이 대개 그렇듯, 어떤 로드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으나 동시에 모든 로드가 어느 정도는 느끼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의 통상적인 일과를 벗어나서도, 변이체들을 어르고 달래다 두 손 다 든 서기관이 혐오감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뱉어내는 경우는 흔했다. “그 미친년을 불러와.” 약삭빠른 감언이설 같은 것이 없어도, 성의라곤 없이 형식적인 공대에 담아 “저희를 위해 로드께 청원해주십시오.” 한 마디만 건네면 그는 기꺼이 따라왔다. 예의 그 정신나간 반짝이는 눈을 하곤, 밖에서 말썽을 피우는 아이를 잡으러 나가는 어머니 같은 포부 당당한 자세로 성큼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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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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