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썰 백업(1)

윤홍

두서없음 맥락없음 짧음 식상함 적폐 기타 등등 주의... 

더 안 이을 듯한 것들 비정기적으로 모아서 한꺼번에 올릴 예정

(1) 펜팔 윤홍

나 파릇파릇 펜팔윤홍 보고싶음 윤정한 친구들이랑 바다놀러갔다가 자기 이름&주소 적어넣은 유리병 바다에 던졌는데 n달위에 뜬금없이 해외에서 우편와서 ????하다가 뒤늦게 설마 그거?! 했을듯 솔직히 그냥 애들끼리 장난+추억삼아 했던거지 그걸 진짜 누가 주워서 편지를 보낼 줄 알았겠냐고

저멀리 태평양 건너 홍은 우연히 유리병 주웠는데 안에 쪽지가 들어있네? 이런 걸 진짜 하는 사람이 있구나 낭만적이네~ 하고 말 수도 있었는데 호기심에 열어본 주소가 한국으로 되어있었고... 자기랑 완전 동떨어진것도 아닌, 우연히도 나름 인연이 있는 국가니까 더 호기심 돋아서 함 편지 보내본 걸로

윤정한도 진짜 편지가 왔으니까 신기하잖아 그래서 답장 보내보고 몇 달 후에 또 답장오고 그런 식으로 그래봤자 얼마나 가겠어 걍 재미인데~ 했던 게 진짜 몇 년씩이나 이어지면 좋겠다 해외우편이니까 오고 가는 데에만 상당히 시간 걸리니 모아보면 갯수는 몇 안 되지만 오히려 그만큼 n주 n달치 얘기 이것저것 꺼내느라 나날이 편지 길이는 길어지고 그에 비례해서 내적 친밀감도 쌓이고... 사실 메일 교환하면 훨씬 쉬웠겠지만 이런 경험 자체가 특이하고 신기하니까 이 아날로그적 낭만 해치기 싫은 맘에 둘다 꿋꿋하게 편지로 주고받을듯 로망챙기려고 사진요구도안함ㅋㅎ 머릿속 이미지 깨뜨리기 싫은 어쩌구

글케 n년 미지의 펜팔친구로 살다가 청소년기의 마지막 겨울날 조슈아로부터 온 편지 열어봤다가 자기 한국가면 만나줄수있냐는 내용에 깜짝 놀랄 윥,,,, 머 성인되면 부모님이 혼자 배낭여행보내주기로 약속하셨는데 너때문에 한국에 관심 많이 생겨서 내년 초에 한국여행갈 생각이다 나는 네가 궁금해서 이 기회에 만나볼 의향이 있는데 넌 부담 안가져도된다 근데 만약 너도 생각이 있으면 이리로 연락해달라 << 대강 이런 내용으로 편지 말미엔 메일주소 sns아이디 스카이프까지 걍 현대적수단으로 연락가능한 모든 창구가 적혀잇음

윤 만약에 얘랑 그 정도로 오래 알고지냈던 거 아니면 딱히 연락 안했을텐데 벌써 몇년간 고작 편지뿐이라지만 얘랑 잘 맞는 느낌이 있었어서 솔직히 계속 궁금하긴했어 꾸준히 더 알아가고 싶은 친구였음. 그래서 고민 쫌 하다가 결국 메일로 컨택했음 좋겠다 와중에 슈아가 적어 보낸 수많은 수단 중 가장 조심스럽고 보수적인 수단으로 연락하기 ㅋㅋㅋㅋ

메일답장은 편지랑은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빨리 왔겠지 비행일정 공유하고 현지인이 추천하는 관광지 이런것도 얘기좀하구 슈아가 넌지시 가이드 해줄수있겠냐 물어봤는데 윥이 어물쩍 대강 넘겼음 일단 공항 내릴때 마중은 나가기로 했는데 그 뒤로 거의 보름 가까이 되는 여행 기간동안 같이 다니기? 솔직히 번거롭잖아 애가 실제성격은 진짜 별로일수도 있고,,, 다행히 슈아도 부담스레 두번세번 조르진 않았음 이런점은 맘에듦 애초에 그러니까 만나보겠다고 한 거긴 한데... 이런 생각이나 하는 윤정한

메일 주고받으면서 슈아가 넌 다른 더 편한 메신저는 안쓰냐 물어봤는데 윥이 그래도 펜팔 오래했으니까 만나기전에 미리 얼굴보기 싫어서 일부러 sns는 안들여다봤다 스포당하는기분이다 이런얘기하면 lol 이런반응할듯 너답다고 듣고보니 자기도 그편이좋을거같다고 

글케 윥 입장에선 기대 1/3 염려 2/3 정도의 맘으로 슈아 한국오는날 도래함 솔직히 윤정한은 이날이 얘랑 마지막이라는 생각 했을듯 얼굴도 모르는채 바다너머로 편지만 주고받는 낯설고 특이한 관계라 몇년이고 유지된 건데 만나고보니 성격 안맞을확률 상당히 높고? 설사 그대로 잘 맞더라도 어차피 다시 미국 돌아갈놈인데 자주 만나서 놀지도 못하잖아 그렇다고 그저그런 sns 친구로 남기? 그런 어중간한 거 안 키움ㅇㅇ 그렇다고 피차 얼굴 보고나서 다시 미스터리한 펜팔 사이로 돌아갈수있을것도 아니잖아 그러니 어떤 방향이건 오늘 만나고 우리 관계는 종료다~ 그런 생각하면서 마지막 예의?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공항에 마중나오겠다한것임 얼굴모르니까 그냥 조슈아 홍 이름 적힌 피켓이나 하나 들고 서있음. 그리고 영혼없는 표정으로 득시글한 사람들 바라보며 저 인파 속 누가 내 펜팔일까,,,하고 무료해하고있는데 진짜 무슨 천사처럼 생긴 애랑 눈이 마주침 

걔가 고개 갸웃?하더니 갑자기 환히 웃으며 손흔들고 다가옴 쟤 지금 나한테 오는거야?? 이런 생각 하는 사이 성큼성큼 눈앞까지와서는 네가 정하니야?? 나 조슈아야! 이럴때 

그순간부로 윤정한 n주동안 메일주고받으며 했던 모든 생각 다 폐기하고 눈앞에서 생글거리는 눈웃음보자마자 홀린듯이 냅다 아직도 가이드 필요해? 질러버리는거 보고싶음

그날은 서울까지 같이 이동해서 슈아 게스트하우스 잡아둔 근처에서 밥이나먹고 카페서 얘기나하고 그랬음 근데 뭐 어쩌겠어,,, 대화나눌수록 더더 윥취향일텐데,,, 속으로 진짜 n년이나 알고지냈던거 아니면 이거 신개념 외국계 다단계라고 확신했을듯 이런생각 하겠지 

솔직히 가이드도 일단 냅다 하겠다고 지르긴 했겠지만 다녀보고 역시 좀에바다싶으면 요령껏 발뺄생각 했을텐데 혹시 한국에서 가보고싶었던 곳 있냐 물어보니까 완전 눈 반짝반짝하면서 정하나 너네동네는 여기서 멀어? 나 네가 말했던 너희 학교 운동장 벤치 앉아서 붕어빵? 먹기 해보고싶어! <<이런얘기하면... K.O. 당할수밖에 없겠지..........

(2) 결별 후 윤정한 불면증

윤홍 헤어졌는데 여전히 같이자는거(레알 순수하게 잠) 보고싶음 

둘이 n년간 잘 사귀며 동거까지 하고 있었는데 대판싸우고 헤어짐 원래도 자잘자잘 안싸우던건 아니었는데 진짜 이번엔 심각함 둘 다 그래 이럴거면 헤어지자 ㅇㅇ하고 슈아가 급한짐만 대충 들고 집 나가버림

그날부터 윥 텅 빈 집 혼자 쓰기 시작하는데 자꾸 잠이 안오는거야 이상함 원래도 조용한거 좋아하고 오히려 사람 신경쓰이고 시끄러우면 못 자는 쪽이었는데 갑자기 왜 잠이 안오는지 모르겠음 동거지만 지수랑 기본적으로 방 따로써서 맨날 같이자고 그런것도 아니었단말야. 그래서 그냥 이별 스트레스 때문에 좀 그런가보다... 정도로 생각하고 수면제 처방도 받아보고 하는데 별반 효과는 없었음 

그러다가 n일만에 홍한테 연락이옴 새로 머물 곳 구했으니까 자기 짐 정리하러 가겠다고 언제가 편하냐고 그래서 날잡고 슈아가 짐 정리하러 왔음. 같이 살면서 섞인 짐이 하도 많으니까 윤정한도 거실 앉아서 저것도 네 거 아냐? 간간이 그렇게 끼어들면서 구경하고있는데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잠들어버림. 윤정한 어느 순간부터 너무 조용해져서 방 치우다 말고 거실 나가봤던 홍 걍 얼척이없음 얘 지금 자는거야?? 짐챙기러온 전남친 눈앞에두고 잠이 와?? 근데 간만에 본 윥 얼굴 진짜 피곤에 찌들어보이긴 했어서 걍 냅둘듯 솔직히 헤어지고 자기도 맘편히 자고 먹고 했던거 아니니까... 오히려 윥 맘고생 좀 했던거같아보이니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아ㅎ 혹시라도 깨울까봐 방문 닫고 조용히 짐정리 끝내고는 갈 때 되어서야 조심스레 윥 깨울듯 나 다 끝났으니까 간다? 하는데 윤정한 겁나 얼떨떨하겠지. 헤어진 이후로 처음으로 편하게 달게 자서 잠도 제대로 안 깨는데 암만 피곤했어도 이상황에 글케 세상모르고 잠들었다는거 자체가 스스로도 좀 어이없기도하고 면목없고 그래서 자기가 피곤해서 그랬다 미안하다면서 홍지수 이사 도와주겠다고 제안하기

상식적으로는 말도안되는 제안 -당연함 n일 전에 헤어진 전남친이 이사를 왜 도와주는데?- 인데 홍 잘 생각해보니까 나쁘지? 않음ㅋㅋ 애초에 동거 시작할때부터 둘 다 다니기 편한위치로 집 골랐던터라 새 집도 걍 같은 동네임. 거리 가깝고 짐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이사업체 부르기는 번거롭고 아까운 맘이 없잖아있었단말야 근데 윤정한이 자진해서 도와준다? 개꿀이죠ㅎㅎ 그래서 냅다 몇월며칠에 이사할건데 시간 돼? 지르고 걍 바로 일정픽스해버리기

 그리고나서 다시 이삿날까지의 며칠간,,, 윥은 또 잠을 못잠 사실 홍지수가 죽도록 그립냐? 그건 잘 모르겠음 아직 언제든지 연락하면 받아줄것만 같아서 별로 실감이 안나기도함. 헤어졌다 말했을때 주위에서 우려하던 것처럼 진탕 술취해서 울고불고? 그런거 절대할일없음 걱정이 무색하게 윤정한은 진짜 잘지내고 있음 다만 딱 하나,, 잠만 못자는거임,,,,,,, 약 먹어야 간신히 좀 자고 근데 글케 자봤자 수면의 질 좋을리가 없으니까 어거지로 피로는 풀리더라도 상쾌하게 잘 잔 기분은 절대 안 드는거지 삶의 질 하락 레전드

그래도 홍 이사전날은 일부러 약 좀 더먹고 억지로 오래 잤음 자기가 기껏 돕겠다고 나서놓고 피곤해서 헤롱거리고 있으면 민폐니까,,, 그래서 담날 지수 찾아온거 잘 맞이해서 짐도 잘 옮기고 홍이 도와줬으니까 저녁은 자기가 사겠다고 해서 같이 배달 기다리던 와중에...? 또 저도모르게 잠들어버린 윤정한

배달 초인종 울릴때까지니까 진짜 잠깐이긴했는데 얼떨떨한거지... 나 나름 어제 요 근래중에 가장 많이 자고 왔는데? 그리고 지금 막 이사만 끝났다뿐이라 완전 먼지투성이 난장판인 불편한 자린데?? 홍은 그냥 너 짐 옮겼다고 피곤한가보다 얼른 먹고 가서 쉬어 이러고마는데 윥 혼자 뭔가 깨달아버림 

어쩐지 홍지수랑 같이 있으면 잠이 잘 오는 것 같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그냥 깔끔하게 잘먹었어 지수야 어 고마워~ 하고 서로 잘 살라고 기원해주고 깔끔하게 헤어졌음 아니라고 믿고싶으니까,, 솔직히 사귈때도 맨날 홍지수 끌어안고 자던것도 아니었는데 헤어지자마자 갑자기 걔 없인 잠을 못자는게 말이 됨? 안됨ㅇㅇ 걍 우연인듯 불면증세야 금방 나아질거임 애초에 홍지수와의 이별이 그렇게 힘든것도 아니니까, 그냥 가끔 좀 허전한가? 싶은 정도니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로 근 한 달 간 윤정한은 제대로 잠을 이룬 적이 없음. 가뜩이나 미묘하던 수면제 효과도 그냥 이젠 없다시피함 정말 몸이 못 견딜 즈음 되어서야 전원 꺼지듯이 픽 몇 시간 겨우 기절하듯 잠드는게 전부임. 그리고 사람이 잠을 못자니까 정말... 시시각각 초췌해져가겠지 당연히 일도 제대로 안 됨. 주변에선 그저 오랜 연인이랑 헤어진 후폭풍인줄 아는데 아니야 그냥 잠만 안 올 뿐임 근데 그 잠이 정말 홍지수가 없어서 안 오는 건가...? 모르겠음....

그래서 정말정말 견디기 힘들어서 이러다 진짜 죽겠다 싶어진 어느날 홍지수 집앞 찾아가면 좋겠음 이사할때 어디사는지 보긴했지만 ㄹㅇ 질척한 전남친의 전형처럼 연락도 없이 무작정 찾아갈생각 없었고 홍도 설마 윤정한이 그럴거라곤 생각안했을테니까 귀가했을때 진심 깜짝 놀랐을듯 

너 여기서 뭐해?? 하는데 기력없이 문앞에 주저앉아있던 윤정한 부스스 고개드니까 와... 진짜 쟤 일 바빠서 보름연속 야근했을때도 저런 몰골은 아니었음. 전남친이고자시고 저 얼굴이 저렇게 상했다는 게 너무 충격이라 홍 대뜸 너 어디 아파?? 하는데 윤정한 추욱 늘어진 목소리로 지수야.... 진짜 미안한데 사람 하나 살린다 생각하고 하루만 재워주면 안될까..... 이러기

홍지수 진짜 ??싶겠지 한달동안 연락한번없이 그대로 그냥 잘 끝난줄 알았던 구남친이 갑자기 와서 재워달라한다? 근데 애 몰골이 진짜 죽어가는 꼴이니까 걱정이 되는거지... 집에 뭔일있나 갈곳이없나 사실 생각해보면 자기도 갑자기 길바닥나앉게되는 일이 생긴다?(오해임) 하면 솔직히... 그 누구보다도 윤정한 찾아가야하나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것같단말이지..... 그래 우리가 서로 그정도 도움은 줄 수 있는 사이니까ㅇㅇ 셀프로 납득하고 홍지수 순순히 문열어줌 사실 들어와서 넌지시 사정 청취도 듣고 할 생각이었지 지수는... 근데 옷갈아입고 나와서 저녁은 먹었어? 물어보려고 보니까 그새 소파에서 깊게 잠들어있는 윤정한... 어이없고 어쩌다 이렇게됐는지 궁금도하고 자는거 불편해보여서 방으로 옮겨야되나 싶다가 아니 침대 하나밖에 없는데 쟬 옮겨서 뭐 어쩌려고 싶어져서 혼자 고개 절레절레하고 그냥 한참 윤정한 자는거나 들여다보기...........

다음날 홍도 잘 자고 일어났는데 윥 여전히 쿨쿨 잘 자고 있음... 역시 엄청 피곤했나봐 하고 조용히 나가서 장도 봐오고 하는데 아직도 자고있음ㅎ 토요일 낮 꼬박 다 지나가고 진지하게 걱정되기 시작할때쯤... 잠든지 근 20시간 지나서야 간신히 윤정한 일어남. 간만에 푹 자서 아직도 멍한 눈인 윥 보다가 툭 던지듯 그래서? 무슨 일인데?? 물어보는 홍. 근데 뭐라고 말하겠어... 내가 딱히 너랑 헤어져서 죽을만큼 힘들고 후회되고 그런건 아닌데 너없으면 못잔다고?ㅋㅋ.... 그래서 윥 그냥 난처한 표정 지으면서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하단 얘기만 함. 그니까 슈아도 더 못 물어보고 그냥 입 닫음 딱봐도 사정 설명하기 안 내켜보이는데 그걸 붙들고 추궁할 사이는 이제 아니잖아 우리가? 그래서 그냥 어 미안하면 저녁이나 사ㅇㅇ 하고 또 나란히 배달이나 시켜먹고 깔끔하게 헤어짐. 솔직히 홍지수는 밤새 설마 윤정한이 자길 못잊어서 찾아왔나?하는 생각을 안해보진않았음 좀 그렇게 생각할만한 상황이잖아. 근데 지금 윤정한 태도보니까 자기한테 미련남은건 전혀 아닌거같음. 홍지수도 뭐,, 만에하나 윤정한이 붙들고 늘어지면 그땐 어케해야될지 솔직히 자기자신도 모르겠는데 자기가 먼저 미련없는애 붙들 생각은 추호도없으니까 앞으로는 진짜 이런일 없으려니 생각했겠지 이번에야말로 진짜 끝! 완전 결별!이라고. 응... 오산ㅇㅇ

3주 좀 넘게 감감무소식이었던 구남친이 또 집앞에 주저앉아있을때ㅋㅋ 홍지수는 이제 어이가없어서 좀 빡침. 윤정한 너 지금 뭐해? 하는데 자기 올려다보는 윥 또 초췌하기 그지없는 몰골임... 조금 맘 약해지려는거 다잡고 말하기전엔 못들여보내줘 하니까 윤정한 한참 침묵하다가 너 없으면 잠을 못자........ 이러기. 정말 어이없는 발언이라 홍 헛웃음지으면서 뭐????하는데 윤정한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개수작 아니고... 진짜 너랑 있을 때만 잘 수 있어서 나도 답답해... 이러니까 뭐라 반응해야할지도 모르겠는거임. 고민하다가 결국 일단 또 문은 열어줬어... 그리고 또 윤정한은 대강 자리잡자마자 잠들기

이른 저녁인데도 그냥 딥슬립 빠져버림. 그 꼴 보니까 완전 거짓말 한 건 아닌거같은데 홍지수 심란하겠지 이제와서 뭐 어떻게 다시 해보자는것도 아니고 이걸 어케 해야함? 그때 마침 친구한테 연락옴 지금 이 근처래 집들이삼아 너네집에서 술마시면안되녜 근데 지금 집에는 윤정한이 와있잖아? 홍 그냥 지갑챙기면서 나갈준비함 오늘은 좀 사정있어서 집들이는 나중에 정식으로 하고 그냥 밖에서 마시자고. 친구한테 털어놓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맘에 걸리는 일이 있으니까 술이 잘들어감ㅎ 이래저래 마시다가 거의 자정 다 돼서 친구보내고 귀가했음. 근데? 윤정한이 안자고 깨있는거야 홍 진짜 어이가없어져서 너 잠 못잔다며? 추궁하는 투로 한소리하니까 윥 다 잠긴목소리로 한다는 말이 ...네가 없잖아...... 이러는거임... 누가 업어가도 모를것처럼 기절잠 자고있던애가 자기 나간건 어케알고깼는지 아니 그보다 정말 홍지수 없으면 못잔다는게 진짜였는지 얼떨떨해서 현관에 붙박힌것마냥 가만 서있는 슈아 윤정한은 한참 바라보다가 그냥 다시 누워서 또 잠들듯..... 그리고 진짜 이걸 어떻게해야할지 심각하게 고민되기 시작하는 홍지수

홍은 자기가 먼저 재결합 제안할 생각이 추호도 없음 원래 그런 건 아쉬운 쪽이 해야 하는 거 아냐? 그리고 홍지수는 별로 안 아쉬워. 헤어진직후엔 화나있었고 좀 지나자 허전해졌다가 그 후엔 윥이 자기를 너무 황당하게 해서 아쉬울 틈이 없었거든. 근데 윤정한은 자기 없으면 잠을 못잔대..... 그럼 이건 윤정한이 엄청 아쉬운 쪽 아냐? 근데 윥은 다음날 일어나더니 또 별 말 없이 신세졌다고만 하고 돌아가려함. 진짜 어이가없어서 홍지수 홧김에 툭 던짐 나 만나는 사람 있으니까 또 이렇게 찾아오면 곤란해. 사실 그런 사람 없으면서ㅎ 하지만 지금부터 만들어나가도 되는거잖아? 근데 내심 홍은 윥이 거짓말이라는거 꿰뚫어볼거라생각했음 윤정한은 늘 그랬으니까, 속내를알수없는 어조로 믿는 척 진짜?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금방 거짓을 확신할거라고ㅇㅇ 하지만 오늘의 윥은 아직 피로가 덜 풀려서인지 아니면 간밤에 지수가 정말 저 몰래 누군가를 만나러 나갔다왔기 때문인지 가타부타 더 묻지않고 그냥 알겠다고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가버림 

그렇게 이번에야말로 진짜진짜 완전한 결별 최종판인줄 알았음. 어쩐지 고까운 심정에 홍 정말로 사람 여러번 만나봤어 자기가 나서서 아무나 후리고 다닌건 아니지만 주변에서 소개시켜주는거 굳이 마다하질 않았지. 그치만 진지하게 만나봐야겠다 싶은  사람은 없었어 아직 주기적으로 정한이 생각이 나고,,, 그치만 한달 훌쩍 넘었는데도 정말 윥이 한 번도 안 찾아오니까 지수도 그래 끝났나보다 이렇게 나도 알아서 지내다보면 금방 완전히 잊고 새사람도 만나고 하겠지... 하고 확신한지 며칠이나 됐을까 새벽에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에 화들짝 깨버린 홍

웬미친놈인가 했는데 너무나도 익숙한 윤정한 목소리가 들려옴... 지수야 문 좀 열어줘.... 해도해도 이건 선 넘었다 단단히 한소리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호기롭게 문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술냄새에 홍 당황함 한번도 윤정한이 이렇게 술 많이 마신 적이 없었는데. 너 무슨 술을 이렇게 마셨어?? 물으니까 한다는소리가 잠이 안와서...... 그새 어둠에 좀 익숙해진 눈으로 자세히 보니까 진짜 눈은 다 핏발서있고 피부도 푸석해진거같고 다크서클은 턱끝까지 내려올 지경인게 연락 없던 기간동안 정말로 내내 못 잤던 모양임. 이젠 괜찮아져서 안 찾아오는 건 줄 알았는데... 심경이 복잡함

그런맘을 아는지모르는지 윤정한이 지독하게 피곤한 목소리로 거의 애걸하다시피 부탁함 지수야.... 우리 다시 같이 살면 안될까. 다시 만날 생각전혀없는것처럼 몇 달을 보내놓고? 싶은 심정에 뭐?!?? 하고 반응하니까 한다는말이 딴사람 만나도 돼 다시 연애하자는거 아냐 그냥 룸메이트라 생각하고 한 집 쓰기만 하자... 

정말 이게 다른 누구였다면 그자리에서 뺨맞아도 할말없는 쓰레기성발언임 그치만 윤정한은 정말 너무. 피곤해보였고...... 홍지수는 늘 윤정한이 몰려 있을 때엔 결코 그를 혼자 내버려두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결국 홍지수 짐 다빼고 이사했던게 무색하게 바로 다음날 다시 짐챙겨서 원래 둘이 같이 살던 집 들어가버림 그리고 곧바로 심란해짐... 윥은 몇 번 홍 집 무단난입 했었지만 홍은 헤어지고 짐뺀 뒤엔 단 한번도 찾아간적이 없어서 이번이 정말 처음 다시 온거거든 근데 변한게 너무 없어서,,

둘이 살던 집에 한 명 분의 짐 전부 빼내서 나갔는데 그게 나간 자리 그대로 비어있음 언제라도 홍지수가 돌아온다면 애초에 나가지도 않았던것처럼 딱 들어맞을수 있을것처럼... 심란하지만 암말없이 짐정리시작하고 윥도 묵묵히 도와줌 딱히 말이 오갈필요가없지 지수가 어디에 어떤 물건을 두고싶어하는지 이미 다 알고있으니까. 

그래서 정말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기 이미 피차 생활습관 다 아니까 낯설진 않을거라생각했지만 오산임ㅎ 일단 윤정한이 자꾸 자기 침대에 기어들어오기 시작했음,,, 사귈적에도 잘 안하던짓을,,, 분명 내 집 난입했을때는 각방에서도 잘만 자지 않았냐 꼭 한침대 써야하냐는 질문이 턱끝까지 차오르지만 자기 끌어안고 잘때 윤정한 표정이 너무 평온해보여서 뭐라 못하겠음 그리고 진심 손만잡고자는수준이라 개수작이라고 걷어차기도 뭣함,,, 사실 그보다 황당한건 홍지수 개인약속 나가는걸 윥이 내키지않아한다는거임 이거야말로 진심 사귈때도 안하던짓이라 지수 저녁약속나가있는데 윥한테 처음으로 언제들어오냐고 연락왔을때 걍 짜증내버림 그게 너랑 뭔 상관인데? 윥 읽기만하고 한동안 답장없다가 자정 넘긴 시간에서야 딱 한마디함 잠이 안와... 하고. 그거 확인하자마자 어이없고 짜증났던마음 또 소강되어버림 홍지수 그냥 주섬주섬 짐 챙겨서 그길로 귀가해버리고 윤정한은 안 자고 거실에 조용히 앉아있었겠지. 그렇게 귀가한 슈아 씻고잘준비 끝낼때까지 계속 가만히 쳐다만보다가 늘 그랬던것처럼 자연스럽게 같이 홍 침대로 들어가서야 곤히 잠듦. 홍지수만 잠 못들고 멍하니 천장 바라보는거임... 당장이라도 윥 흔들어 깨워서 정한아 진짜 나랑 어쩌자는거야? 묻고싶은데 그 질문에 무슨 대답이 돌아오길 바라는지 스스로도 모르겠는거 보고싶음

(3) 네임버스

윤홍 네임버스면 의외로 윤정한한테 네임 없는것도 맛있을거같음 다른거 다 차치하고 오직. 윤정한이. 타투로 조슈아도 홍지수도 아닌 '조슈지' 새겨오는거 보고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슈아는 아주 어릴때부터 몸에 윤정한 네임 새겨져있어서 오래오래 상상해왔음 내 운명의상대는 어떤사람일까 그리고 만나자마자 바로 삘왔겠지 아 얘구나! 오랜시간 기다리며 기대해왔던 사람이니까 반가워서 안녕!! 네가 정하니구나!! 하고 반갑게 말거는데 어째 상대방 반응은 미묘?함. 자초지종 들어보니 윤정한 몸에는 그 어떠한 네임도 없다는거임 그치만 슈아는 딱히 굴하지않음 뒤늦게 발현될수도있는거고 네임상대라고 너지금당장나랑결혼해! 할것도 아니었으니까. 이름만 아는채로 상상의나래+내적친밀감만 쌓아오던 사람 진짜만나니까 신기하고 반가워서 업된거지 무턱대고 사귀자 어쩌자 할것도 아님. 그래서 정한이몸에 네임이 있건없건 어쨌든 반가운건 반가운거니까! 마인드로 계속 맴돌면서 친근하게 굴듯. 

윥은 자긴 평생 네임이랑 연없는사람인줄 알았는데 웬 첨보는예쁜애가 자기몸에 네 이름이 있다고하니까 첨에는 사람 착각한줄 알았겠지 자기이름이 엄청 희귀한것도 아니고 동명이인인가보지~ 그래도 윤정한 세글자가 몸에 있다는건 신기하니까 첨엔 빙글빙글 웃으며 장단맞춰주면서 어디에 있는데~? 보여줘ㅎㅎ하는데 애가 머뭇..하면서 나중에~~ 이러고 빼는거임. 사실은 허벅지 안쪽에 있어서 밖에서 아무렇게나 남한테 보여줄수가없는 위치였던건데 그거보고 윥은 어라? 얘 혹시 나랑 가까워지고싶어서 자기한테 네 네임있다고 뻔한 거짓말로 수작 부리나?? 이런 의심 들어서 한동안 겉으론 웃으면서 속으론 엄청 경계했을듯ㅎ 그치만 친해지면서 아 얘는 그런애아니구나 알게되고 마음의벽 허물어지고 슈아는 처음부터 이미 윥한테 호감갖고시작했고 지낼수록 진짜 맘에 드니까 꾸준히 애정주고 윥도 가뜩이나 취향인 애가 자기한테 특별히 다정하기까지해?? 걍 돌돌돌 말려가면서 무난하게 사귀게 됐을듯 근데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되는 윤정한의 심적고난ㅎㅎ

사귀기 시작해도 조슈아 이름이 안생겼기때문ㅇㅇ 슈아는 신경쓰지말라그러고 실제로 본인이 신경을 안씀 어차피 정하니는 나만 좋아하는데 이름 없는게 뭐 어때서?? 마인드임. 사실 자기몸의 윤정한이름도 아무래도 상관없음 네임없었어도 정한이 좋아하게 됐을거니까! 그치만 정작 윥이 겁나게 신경쓰기••• 자기도 정말 인생에 다시없을마음으로 조슈아 사랑하는데 네임발현이 안되니까 괜시리 슈아에 비해 자기 감정이 불안하고 부족하고 그래서인거같고 누가봐도 자기글씨체로 쓰인 이름인데도 말도안되는거 알면서도 저게 자기가아닌 다른 윤정한일까봐 걱정되는 터무니없는 마음이 불쑥 치밀어오를때도 있고••• 그리고 이런 불안감 열심히 숨기려고 하지만 슈아가 얼핏 눈치챈것도 알아 그런데도 내색않고 더 다정하게 자기가 안심할수있게 잘해주는 슈아한테 미안해져 나는 정말 너말고 다른사람 상상도 못하겠으니까 느긋하게 발현 기다려보자고 다독이는데 사실 다른 무엇보다도 받는 애정이 너무 많으니까... 윤정한도 조슈아한테 뭔가 주고싶은거야 연인 몸에 자기 네임이없다고 의심하고 불안해할애가 아니란걸 알면서도 자기 맘을 눈에 보이는 명확한 증표로 내보이고싶은거야 슈아는 늘 자기에게 그걸 주고있으니까••• 그래서 사귄지 1주년되던날 슈아랑 똑같은 부위에 타투 새기고 왔으면좋겠다

조슈아도 홍지수도 아닌 조슈지라는 이름 보자마자 세상행복하게 웃음터뜨리는 아기강강쥐... 정한이가 자길 위해 이름을 새겨왔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그냥 정한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본인몸에 남긴 증표가 세상오직 윤정한만 불러줄 제 이름이라는게 더 맘에들겠지 아이고예쁜사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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