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스
"덥다 더워. 쪄 죽을 것 같아." 간만의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서현이 연신 투덜거렸다. 세건은 애써 참았다. 이번 사냥 장소를 찾아갈 때 주변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우고 운전을 한 것도 전부 세건의 몫이었다. 서현이 한 것은 차 안에서 내내 카타볼릭 핑계로 차 안에서 내내 드르렁 코를 골며 퍼 자다가 도착지에 다 와서야 일어나 잠깐 날뛴
"후우... 이게 무슨 쓸데없는 고생이람..." 서현은 투덜거리며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았다. 포장되어있지 않은 길에서도 라이칸스로프인 그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못지않은 무시무시한 속력을 낼 수 있었다. 인적도 없겠다, 모처럼 마음껏 달릴 기회였다. '이런 곳에다가는 아무리 그 자식이라도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놓지 못했겠지...' 머릿속에 자꾸만 찾아드
"서현!" 자꾸만 눈이 감긴다. 그래도 떠야 했다. 뜨려고 애썼다. 가능한 한, 마지막까지 그의 모습을 눈에 담고 싶어서. "울지 마라. 못생겨져." 그의 눈에서 귀화마저 꺼뜨린 투명한 눈물이 넘쳐 나온다. 손가락으로 닦아주고 싶은데, 그쪽의 근육과 신경은 이미 기능을 잃었다. 그래서 나는 굳어가는 안면 근육을 억지로 움직여서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내
아인소프 오올에 의해 다시 한 번 쓰여진 세계에서, 플렉스 메디컬을 테러했던 세건의 과거는 존재하지 않았다. 인터폴에까지 수배당해 이 세상 어디에도 맨 얼굴로 편히 다닐 수 없었던 세건은 한 순간에 자유로워졌다. 더구나 어떻게 된 것인지 그가 획득했던 진마 사냥꾼이라는 타이틀까지 사라지고 애송이 헌터로만 알려져 있어서, 하급 뱀파이어들도 세건을 경계하지 않
“서울의 겨울이라고 해서 러시아보다 항상 나은 건 아니구나…” 서현은 발목을 덮을 정도로 수북이 쌓인 눈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한국은 그가 살던 러시아보다 남쪽에 있으니 겨울에도 무조건 따뜻하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본 한국의 겨울은 러시아 못지않게 기온이 떨어지는 날도 많았고, 건조한 칼바람이 불어와 체감 기온을 훨씬 더 떨어뜨렸다. 하나
옛날 옛날에 월야 왕국에 릴리쓰 여왕님과 그녀의 두 아들 서현 왕자, 서린 왕자가 있었습니다. 릴리쓰 여왕님은 아름답고 긴 금발과 백옥 같은 피부와 푸른 눈을 가진 왕국 최고의 미녀였고, 어머니의 미모를 빼닮은 두 왕자들도 왕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들로 자라났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서현 왕자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서현 왕자의 귀가
세건은 오늘 아웃로 뱀파이어가 있다는 허위 정보에 속아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헛걸음을 거하게 하면서 시간과 돈을 제법 낭비했지만 세건은 그 사실에는 그닥 흔들리지 않았다. 사냥이란 건 원래 나갈 때마다 항상 성공하는 게 아니니까. 그보다도 잠깐 바이크에 올라 달리려다가 무심코 와버린 아르쥬나, 그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훤칠한 회색 머리 청년. 여
*리퀘박스 '세건이한테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듣고싶어서 고군분투하는 서현이'로 썼습니다. *커피글을 좋아해주신 신청자 분께 감사드립니다! "커피 한 잔." 서현은 그렇게 주문을 마치고 입을 꾹 다물어버린 눈앞의 남자를 띠꺼운 얼굴로 노려보았다. 지금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나름 구색맞춘 카페인 이곳 아르쥬나까지 와서 그런 주문을 하면 대체 어쩌라는 건데
내 이름은 한세건. 월야고(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름 진짜 이상하다ㅡㅡ)에 재학중인 평범한 고등학생 ㅡㅡ 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여느 때처럼 부모님과 형은 이미 식탁에 앉아 있었다. "세건아 오늘은 밥을 좀 먹지 그러니...ㅠㅠ?" 어머니가 내 몫의 밥을 퍼주시려고 했지만 나는 거절(조금 죄송하긴 하다)하고 냉장고에서 바나나, 우유, 계란 등을 꺼낸 다음